저는 가끔 솔로 산행을 합니다.
이전에는 일년에 많아야 두세번 이스트 시에라나 킹스캐년등 장거리 산행을 솔로로 하였는데 지난해부터 본의아니게 일하는 시간을 많이 줄인 관계로 비교적 자주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일요일 혼자나선 솔로 산행에서 고산증이라는 처음이자 조금 다른 경험과 쉽게 생각한 산행이 여러가지 변수로 조금 다른 경험을 하게되어 산을 즐기시는 산우님들과 예방적 경험 공유차원에서 글을 남겨 봅니다.
요즘 산악회 홈페이지의 특별/장거리산행 섹션에 백팩킹이나 캠핑계획이 풍성하고 저의 대부분 계획이 복잡함을 피해 주중을 낀 계획들이라 산행공지는 못하고 아래 트레일등을 혼자 걸을 예정으로 일요일 새벽 집을 나섰습니다.
1. Bishop Pass 올라가는길에 있는 Chocolate Lake Loop Trail 7.2 Miles
2. Bishop Trailhead ~ Bishop Pass 10.5 miles
3. Lake Sabrina ~ Hungry Packer Lake 14 miles
4. North Palisade NF 1st lake to 7th Lake 16 miles
나이가 들어 그런지 한동안 수면장애가 있네요. 토요일밤에도 중간에 잠이 깨버려 뒤척이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일단 커피부터 한잔 마십니다. 대강 챙겨 6시에 집을 나섰습니다. 잠을 세시간 정도밖에 못자 중간에 운전이 피곤도 하고해서 이스트 시에라 지역갈때 비교적 자주 들리는 소노라 다운타운에 있는 아침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에 들러 아침식사. 여기서도 아침식사를 무한리필 커피와 하다보니 카페인으로 수면부족을 해결할 요량입니다 그런데 필요이상으로 과다한 카페인 섭취가 그렇듯이 활발한 이뇨작용덕에 중간중간 차세우고 섭취한 수분보다 훨씬 많은 수분을 배출시키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ㅎㅎ
요세미티를 넘어가는 120번을 타고 가는데 일요일 아침이라 공원입구 입장 퍼밋 조사하고 아시다시피 미국애들 느릿느릿 일 처리하느라 트레픽이 많아 45분가량이 지체됩니다.
집을 나서고 예정보다 1시간 늦은 거의 7시간 30분만인 오후 1시 30분에야 South Lake 옆에 있는 Bishop Pass Trailhead 도착 (9780ft)
그런데 트레일 헤드 도착해 간단한 데이 하이킹 팩 꾸리는데 유난히 컨디션이 별로네요. 2주전 알타픽도 갔다왔고 작년 이스트 시에라 엔트리를 통한 JMT들과 마운틴 위트니 때도 그랬고 특별한 고산증세를 겪은적이 없어 나는 고산증이 없는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출발하자마자 숨이 찹니다. 고산증세가 이미 살짝 시작되었다는걸 인지못하고 부실체력때문인가 싶어 다가오는 부근지역 백팩킹 계획들이 살짝 걱정되기 시작하며 저의 부실한 체력만을 탓해봅니다.
출발부터 컨디션이 별로인거 같아 이날은 일단 제일 짧은 1번 Chocolate Lake Loop 7.5 마일만 돌 요량으로 Bishop Pass 쪽으로 출발 했습니다. 쉬운 코스고 트레일헤드 출발시간도 늦었고 컨디션 때문에 급하게 결정한 코스라 Alltrail 지도도 다운 안받아 놓은지 몰랐네요. 한시간쯤 올라가다 Chocolate Lake Loop 으로 가는 팻말을 보았는데 Loop 코스라서 조금더 올라가면 반시계방향으로 돌수있는 길이 또 있을거라 착각을 하기 시작합니다. ㅎ
한참을 헉헉거리며 더올라 갔는데 사인도 안나오고 아무래도 아닌거 같아 다행히 비숍패스쪽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이 있어 잠시 이야기 하다보니 일행중 한명이 전화기 Hiking Project 앱으로 지도를 살펴봐 줍니다. 조금 꺼꾸로 내려가다보면 RUWAU LAKE 사인이 나오는데 거기로 가면 Chocolate Lake Loop 으로 연결 된다고 알려주네요. 감사
한참을 내려오다 알려준데로 Ruwau Lake 쪽으로 다시 조금 오르막으로 향했습니다. 6시가 거의 다되어 Ruwau Lake (11500 ft) 도착해 잠시 쉬는데 어지러움 메스꺼움에 토하기 시작합니다. 거기에 찬바람까지 세어지며 추위도 밀려오고 이거 아니다 싶어 빨리 내려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근데 결정적으로 다른일행이 그렇게 알려줬고 내스스로도 아직도 계속 여기서 Chochlate Lake Loop 으로 연결될거라 생각합니다. 한시간 넘게 길을 못찿고 계속 헤메다보니 트레일을 한참 벗어나 결국은 길을잃고 헤메기 시작했고 컨디션이 더욱 안좋아져 고산 증세는 더욱 심해지고 판단도 흐려지고 이거 조난이다 싶었습니다. 길찿는거 포기하고 무조건 그냥 크로스 컨트리로 아래쪽으로 내려갔습니다. 다행히 이전에 Alltrail 코스에 부근 지역 지도 다운 받아놓은게 있어 트레일헤드 부근 South Lake 방향이 잡히길래 그거하나 의지해 무사히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난후 Bishop Pass 트레일 헤드 도착 했습니다. 어지럽고 두통이 심했습니다. ㅠㅠ
예약해둔 캠핑장 10시쯤 도착해 두통과 탈진상태라 텐트칠 엄두도 못내고 차에 겨우 기어들어가 뻗어 자고 새벽에 잠깨 복기헤보니 7.5 마일 예정한 코스를 16마일로 헤멨고 Ruwau Lake 에서 Chocolate Lake Loop 으로 Alltrail 코스로는 연결이 안나오는데 다른일행이 알려준 Hiking Project 에는 연결이 되는걸로 나온거 같네요. 아마 눈이 녹고 사람들이 Off Season 동안 거의 안다녀 트레일이 있기는 한 모양인데 찿을수 없는 상태로 변한거 같다는 결론입니다.
그래서 이글을 통해 산우님들과 경험을 공유하고자함은
1. 고산증이라는게 누구는 고산증이 있고 없고가 아니라 (저도 고산증이라는게 없는줄 알았음) 수면부족, 수분섭취, 여러가지 요인으로 꼭 13000~14000 피트가 아니더라도 해발 10000ft 이상지역에서는 그날그날의 컨디션에따라 누구에게나 불시에 올수 있습니다. 고산증이 일단 온다 싶어면 더 심해지기전에 내려가는게 제일 중요할거 같습니다. 다행히 자고 새벽에 잠깨니 고산증세는 말끔히 없어졌습니다.
2. 체력도 항상 안전을 위해 70% 만 사용하도록 트레일 계획을 잡으라 했듯이 시간도 적어도 어두워지기 두시간전쯤 시작한 트레일 헤드로 돌아올수 있도록 넉넉하게 계획을 잡는게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길잃고 헤메며 크로스 컨트리로 내려오다 제일 컸던게 어두워질까하는 두려움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높은지역에서는 낮기온과 밤기온차가 상당하고 어두워지면 Off Trail 코스는 진짜 난감합니다.
3. 이스트 시에라등 고산 산행시에는 아무리 쉬운 코스라도 계절별 상황따라 트레일을 찿을수 없는 경우가 많은거 같으니 아무리 짧은 코스라도 믿을만한 트레일 지도를 미리 다운 받아 놓는게 좋을거 갇습니다. 다만 아시다시피 Alltrail 을 비롯한 위성 추적 앱을 사용시에는 전화기 배터리 소모가 엄청 빠릅니다. 저도 전화기 10번정도를 충전할수 있는 25000mh 짜리 Power Bank 를 가지고 다닙니다만 가끔은 무겁다거나 귀찮다고 안가지고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행히 이날은 운전하며 전화기를 트레일헤드 출발시 Full 로 충전해둔 상태라 겨우 버틸수 있었습니다.
4. 이전에는 솔로 산행을 별 걱정없이 잘다녔는데 이번 산행후에는 솔로 산행시에는 더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거 같고 가능하다면 같이 할수 있는 일행이 함께할수 있다면 안전을 위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혼자 다니는거보다 같이할수 있는 산우님이 있다면 좋겠다는걸 새삼 느꼈습니다.
그냥 별거아닌 경험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많은 생각이 들게한 산행이었기에 공유차원서 글남겨 봅니다.
큰일 날뻔 하셨네요. 저도 하프돔에서 경험이 있는지라 남 일같지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