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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담에 고인 물이 물마다 거울일레

                                      거울 속에 비친 얼굴 봉봉이 홍장일레

                                      그 속에 흩어진 그림자 태고 찾는 나그네

 

                                      유구를 흘러흘러 돌과 바위 갈고 닦아

                                      모양도 동글동글 빛조차 깨끗하구나

                                      인심을 닦아 온 지는 역사 아직 젊더냐?


이희승 박사가 지었다는 시 백담계곡. 그 시를 연상하고 밤산행에 나섰습니다.

수원터미널에서 6 시 30분 속초행 막차를 타고 용대리에 내리니 어느덧 10 시 좀 못미처. 20 여년 전 용대리 처녀에게 장가간 우리 D 형은 아직도 버스 정류장 근처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나서 과자 한 접시 차려놓고 두런두런. 어느새 창밖엔 가을비가 내리고, 자정무렵 정말로 가는 거냐고 묻길래 그럼 여기까지 그냥 왔겠느냐고 툭던지고 나섰습니다. "미친게야~".

 우산 하나 받아들고 이렇게 칠흑같은 밤길을 홀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백담계곡의 봉봉이 홍장일레는 어디로 가버리고, 보이는 건 아무 것도 없이 흑장같은 산길만 계속 됐습니다. 그러니 뭐 별다르게 할 말이 뭐가 있겠습니까. 백담계곡 흑장길 대청봉까지 20 키로 걸었대는 얘기.

하산길 천불동 계곡은 역시나 우리나라 최고의 절경. 사진이나 몇 편.....


천당폭포




五蓮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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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nbee 2011.11.07 20:21

    글 그리고 사진 감사합니다.
    한번도 만난적은 없지만, 산행 회원이시란 얘기들었습니다.
    홀로 밤에 훌쩍 내장산을 다녀온 기억이 있네요.

    조국에서 많은 기여/ 봉사하고 돌아오셔서, 다시 산행 다닙시다.
    그리고 고국의 산천도 틈나는데로 많이 보시고, 정보도 올려주시고..

    봉봉이 홍장일레... 참 아름다운 우리글이네요. 

    시유

  • profile
    FAB 2011.11.08 16:00
    댓글 감사합니다.
    토요일에 일이 많아, 산행에 자주 참석하지 못해 항상 송구스럽습니다. 대신 한국 출장가면 주말 이틀은 산에서 살다시피하고 있습니다. 산행기 몇 편 끄적거린 것도 있으니, 차차 올려보겠습니다. 해가 길어지면 날잡아서 Del Valle 에서 Sunol Regional Wilderness까지 당일로 산행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원하시는 분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