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images.google.com 에서 제목 + 악보 라고 넣으면 찾기가 쉽습니다.
예) 갑돌이와 갑순이 악보
1. 위 링크에서 찾을 제목과 악보라고 적어 넣습니다.
2. 나타난 악보에 커서를 갖다 대면 크게 해서 보여 줍니다. 적당해 보이는 악보를 클릭해서 열어 봅니다.
아래처럼 해당 웹 사이트가 뜨고 중앙에 찾았던 악보가 뜨고 오른쪽에는 Full size image라는 링크가 뜹니다.
웹사이트를 보고 싶으면 가운데 악보의 x를 눌러 보면 되고,
악보 이미지를 원하면 Full size image라는 링크를 누르면 됩니다.
3. Full size image라는 링크를 누르면 아래와 같이 찾던 악보가 나타납니다.
이를 오른쪽 마우스 버튼을 눌러 저장하거나 프린트하면 됩니다.
구글 이미지 검색기를 통해서 다른 이미지도 찾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dog dozing off" 같은 것도...
naver.com 에도 이미지 검색기가 있지만 저장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daum.net이나 naver.com 같은 한국 사이트의 경우 악보가 카페에 많이 있지만 모두 회원 가입을 요구하고, 그러자면 주민등록번호가 있어야 하고 (이런 건 사실 쉽게 가짜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관리자가 등업 (준회원 -> 정회원 등급 변경) 을 해 줄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이런 면에서 너무 불편하죠. 구글이 훨씬 쉽습니다.
나 어디 있게?
그래서 좋아하는 향수를 검색해 봤더니.....
길긴하지만 아주 좋은 해설이 같이 있네요.
향수(鄕愁)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워 고이시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傳說) 바다에 춤추는 밤 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요점 정리
지은이 : 정지용(鄭之溶)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율격 : 내재율
성격 : 감각적, 묘사적, 향토적, 서정적, 회화적
표현 : 참신하고 선명한 감각, 언어의 해조(諧調 : 잘 조화됨, 즐거운 가락)와 압축된 서정적 분위기, 토속적이고 원초적임, 공감각적 심상과 낭만적 묘사.[언어 표현상의 특징 : '지줄대는', '휘돌아', '해설피', '풀섶', '함초롬'과 같이 참신하고 세련된 인상을 주는 시어들과 '실개천', 얼룩백이 황소', '질화로', '짚베개'와 같이 토속적인 정감을 주는 시어들을 사용하여 읽는 이에게 유년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고향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심상 : 고향에 대한 추억을 선명히 되살려 주는 감각적이고 향토적인 심상
연
중심 소재
고향의 모습
1연
실개천, 얼룩배기 황소
고향 마을의 평화롭고 한가로운 정경
2연
질화로, 아버지
겨울 밤 풍경과 늙으신 아버지에 대한 회고
3연
파아란 하늘
아름다운 꿈과 신비로 가득 찬 시적 화자의 유년 시절 회고
4연
어린 누이, 아내
어린 누이와 소박한 시골 아낙네의 모습인 아내에 대한 회고
5연
서리 까마귀, 초라한 지붕
고향 마을의 단란한 가족의 모습 회고
배경 : 시적 화자 기억 속의 고향은, 넓은 벌이 펼쳐져 있고 실개천이 휘돌아 흐르는 한가로운 농촌 풍경이다. 이는 한국인의 마음 속에 각인된 전형적인 고향의 모습이다. 그곳은 늙으신 아버지와 순박한 누이, 평범한 아내가 고달프지만 욕심이 없이 일하며 살아가는 공간이자, 유년 시절의 꿈과 동경이 숨쉬는 공간이다.
어조 : 아련한 그리움에 젖어드는 차분한 회상의 어조
구성 : 확대 - 축소의 중첩 구조, 일정한 후렴구가 반복되는 병렬 구조, 각 연은 이미지의 묘사와 감정의 진술로 구성됨
1연
실개천, 얼룩백이 황소
평화롭고 한가로운 고향의 정경(외부 풍경)
2연
질화로, 늙으신 아버지
겨울 밤 풍경과 아버지에 대한 회상(내부 풍경)
3연
파아란 하늘빛
아름다운 꿈과 신비로 가득 찬 유년기의 회상(내면 공간)
4연
검은 귀밑머리 어린누이, 사철 발벗은 아내
누이와 아내에 대한 회상(외부 풍경)
5연
서리 까마귀, 초라한 지붕, 돌아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고향에서의 귀가와 휴식(내부 풍경)
감각적 이미지와 효과
연
구절
이미지
1연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
시각적 이미지의 청각화
금빛 게으른 울음
청각적 이미지의 시각화
2연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청각적 이미지의 시각화
3연
파아란 하늘빛
시각적 이미지
풀섶 이슬
촉각적 이미지
4연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 물결,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
시각적 이미지
발벗은 아내, 따가운 햇살
촉각적 이미지
5연
성근 별
시각적 이미지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시각적 이미지의 청각화
시의 구조 : 이 시는 고향의 정경을 그려 낸 다섯 개의 연이 병렬적으로 이어지며,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라는 후렴구가 반복되는 단순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각 연은 다양한 이미지를 활용하여 고향의 정경을 그려 내고 있으며, 후렴구는 회상 속에 떠오른 고향의 정경에 대한 화자의 정서를 집약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제재 : 고향의 정경(선명한 감각적 심상 제시로 제재를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음)
주제 : 고향에 대한 그리움, 영원히 잊지 못할 고향의 정경
작품개관 : 1930년대에 쓰여져 오늘날까지 널리 사랑받고 있는 정지용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 시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이 시에 묘사된 고향의 정경과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의 모습이 한 개인의 고유한 체험을 뛰어넘어 한국인의 보편적 정서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참신하고 감각적인 이미지들과 아름다운 우리말로 표현하고 있는 점 또한 이 시가 정서적 공감대를 넓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시는 뛰어난 서정성과 더불어 우리말에 대한 뛰어난 감수성을 보여 준다. 서정 갈래를 이해함에 있어 이 시를 제재로 선정한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 또한 비교적 쉽고 구조가 단순한 이 시를 제재로 선정함으로써, 흔히 시를 난해한 것, 복잡한 구조를 가진 것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의 고정관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출전 : <조선지광>65호(1927)
내용 연구
넓은 벌 동쪽 끝으로(유장하고 평화로운 배경을 나타냄)
옛이야기 지줄대는(거침없으면서도 다정하고 나긋나긋한 소리를 내는) 실개천이 휘돌아(휘감아 돌아) 나가고,[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 고향의 들판을 끼고 흐르는 실개천이 옛날의 전설을 얘기해 준다는 의인법적 표현이다. 고향의 모습에 대한 시적 화자의 정겨움과 따뜻한 시선이 담겨 있다.]
얼룩백이 황소가[고향을 표상하는 이미지에는 실개천, 얼룩백이 황소, 질화로, 짚베개 등이 있음]
해설피(소리가 느릿하고 유장하고, 약간 슬픈 느낌이 들면서 한가함의 정서적 느낌이 드는 것 ① 해피설피 : 헤프게 슬프게 ② 느리고 어설프게 ③ 해가 기울 무렵, 해질머리) 금빛 게으른 울음[금빛이 가장 느리게 보이는 색깔로 보았으며, 따뜻하고 찬란한 그리움을 돋우는 한가한 울음으로 해석할 수 있다. 청각적 대상인 황소의 울음을 '금빛'이라는 시각적 방법으로 나타낸 공감각적 심상(청각의 시각화)이 나타나는 시구이다. 예를 들면 '0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와 유사함]을 우는 곳.[얼룩백이 - 울음을 우는 곳. : 따가운 가을 햇살이 내리쬐는 들판에 누워 느리고 긴 울음을 우는 한가로운 황소의 모습을 감각적으로 묘사한 표현]
[넓은 벌 ~ 우는 곳 : 평화롭고 한가한 고향의 정경을 원근법(넓은 벌 - 실개천 - 얼룩백이 황소)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의인화(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와 공감각적 표현(금빛 게으른 울음)을 통해 고향의 정경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음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이 시의 주제를 강조하는 데 기여한 표현법은 반복법으로 각 연 뒤에 후렴구 역할을 하는 시구로, 주기적인 반복을 통해 시상을 정리하고 시에 형태적 안정감을 주는 한편,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불러 일으키고, 간접적인 리듬감 형성에 기여를 하고 있어 노래로서 지어진 것으로 볼 수 있는 요인임. 명암의 이미지와 떨치지 못하는 향수를 포괄적으로 나타낸 설의적 표현) - 한가로운 고향 들판의 정경
질화로[질흙으로 구워 만든 화로]에 재가 식어지면,(시간이 흘러 밤이 깊어졌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시간의 흐름을 형상화)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한밤중 문밖으로 들리는 바람소리가 사람이 말 달리는 소리처럼 들리는 것에 비유, 의인화하여 표현한 것이다. 청각의 시각화)
엷은 졸음(살풋 든 졸음을 감각적으로 표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워 고이시는 곳.(포근하고 평화스러운 분위기)
[질화로에 재가 ~ 고이시는 곳 : 시골집의 깊어만 가는 겨울 풍경과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회상을 통해 드러내고 있으며, 평화로운 고향의 일상을 따뜻하게 그리고 있음]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 고향 집 저녁 방안의 풍경과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흙에서 자란 내 마음(유년 시절의 순박함을 흙을 통해 형상화)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리워(소박한 꿈과 이상 / 정서의 직접적 진술로 볼 수 있고 다음에 나오는 화살이 지향하는 곳)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유년기의 소박한 꿈과 동경을 비유, 풀밭에 떨어진 화살을 줍기 위해 헤매는 소년의 모습은, 고향에서의 꿈 많던 소년 시절을 비유적으로 그린 것임)
풀섶 이슬에 함초롬(가지런하고 고운 모양, 물이 배어 나도록 젖은 모양, 담뿍 젖어 촉촉함) 휘적시던(마구 적시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 꿈 많던 유년 시절의 회상
전설(傳說) 바다(역동적인 이미지로 원관념은 검은 귀밑머리)에 춤추는 밤 물결[원관념 : 검은 귀밑머리] 같은
검은 귀밑머리(① 이마 한가운데를 중심으로 좌우로 갈라 귀 뒤로 넘겨 땋은 머리. ② 뺨에서 귀의 가까이에 난 머리털.) 날리는 어린 누이[소박하고 순수한 모습]와[전설(傳說) 바다에 - 어린 누이와 : 짙은 검은 머리를 가진 누이의 머리결 흩날리던 어린 시절의 모습을 그려 보며, 전설이 깃든 바다에 춤추는 듯 머리카락이 흩날리는 모습을 통해 검은 머리결을 가진 어린 누이의 사랑스럽고 신비한 이미지를 묘사한 표현]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평범하고 보편적인 모습)
사철 발 벗은 아내가(농사일에 바빠서 신도 잘 추스려 신을 틈이 없는 아내를 통해 고향의 토속적인 모습과 가난한 삶의 모습의 반영하는 것으로 시적 화자의 아내가 이 땅의 어느 곳에나 있음직한 평범한 여인임을 나타냄으로써,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정서로 확장하고 있다.)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평화스럽고 정겹고 따뜻한 분위기)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 어린 누이와 아내에 대한 회상
하늘에는 성근[듬성듬성하여 사이가 뜬( 해방전의 시집에는 '석근'으로 표기 되어 있었는데, 석근은 밤하늘에 크고 작은 여러 가지 별들이 섞여 얼크러진 모습을 이르는 말로 해방 후 발행된 '지용 시선'에는 '드문드문'이라는 뜻으로 '성근'별로 표기됨)]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모래성처럼 아련한 꿈과 소망이 어우러진 별을 보며 걸어가고, 발을 옮기고 주체는 성근별 / 신비로운 분위기, 동화적 요소)
서리 까마귀(가을 까마귀, 서리 맞은 까마귀로 힘없는 까마귀, 떼까마귀로 무리진 까마귀 등)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가난한 삶),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바쁜 농사철을 지낸 후 가족의 단란한 모습을 시적 화자는 상상하고 있으며, 가난하지만 정겹고 따뜻한 고향의 모습을 그리워 하고 있음.)
[하늘에는 성근 ~ 도란도란거리는 곳 : 시간의 흐름을 통해 동화 속 같은 고향의 따뜻한 밤 분위기를 표현하고 있으며, 도란거리는 소리를 연상하며 가난 속에서도 정을 나누던 과거의 시절을 그리워하고 있는 시적 화자의 모습이 보임]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 화목하고 단란한 가정의 정겨운 모습
(1) 작품 선정의 취지
이 작품 역시 앞의 두 작품과 마찬가지로 시의 운율을 공부하기에 적절하다. 특히 후렴구를 반복하는 효과를 익힐 수 있다. 또한 후렴구를 제외한 매 연의 끝이 동일한 어구로 맞추어진 점을 통해 그 운율적 특성과 효과까지 공부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따라서 앞의 두 작품에서 개별적으로 나타났던 특징들을 이 작품을 통해 한꺼번에 공부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는 셈이다. 또한 이 작품은 선명한 시각적 이미지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상(心象)을 공부하기에도 적절하다. 특히 모든 감각을 시각화하고자 한 모더니즘적 기법을 공부할 수 있는 대표적 작품이다.
(2) 지도의 핵심
이 시의 주제가 제목 그대로 '향수(鄕愁)'라는 점은 누구나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시의 주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시의 주제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요인은 이 시의 표현 방식이다. 즉, 이 시는 반복법과 선명한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고향의 이미지와 그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잘 표현하고 있다. 따라서 반복법의 일반적 효과를 이 시에 적용해 보는 활동과 선명한 시각적 이미지가 어떻게 구사되고 있으면 또 그것은 어떻게 향수를 표현하는 데 적절하게 기여하고 있는가를 파악하는 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
(3) 작품 연구
이 작품은 정지용의 초기작으로 고향을 떠난 시적 화자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물씬 느껴지는 서정시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상 전개는 5연이 모두 한 컷 한 컷의 장면 묘사로 이어져 있다. 그 장면들은 하나같이 사실적이고 또 우리 고향의 원형을 담고 있다. 그리고 후렴구에 해당하는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가 독자로 하여금 각자의 고향을 부르고 그리워하게 하는 주술적 힘을 가지고 있다. 고향은 고달프고 초라하지만 정답기 그지없었던 삶의 모태이기 때문에 시적 화자는 그 고향이 시간이 지날수록 잊혀지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 시의 짜임은 음악의 반복 형식과 매우 유사하다. 각 연의 끝은 한결같이'~는(던) 곳'으로 되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정경을 실감나게 제시했다. 다만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의 반복이 직설적이고 기계적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으나, 그 평범한 영탄조의 반복이 주는 효과는 크다.
후렴구를 제외할 때 홀수 연인 1,3,5연은 감각적 심상의 제시에 그쳤고, 감정의 표출이 극도로 제약되어 있다. 만일 그러한 반복이 없다면, 그 평면적인 심상의 제시로 이루어진 홀수 연들은 각각 동떨어진 심상들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짝수 연은 평면적인 심상의 제시로 이루어진 홀수 연들의 연결고리 구실을 하여 이 시가 유기적 통일성을 갖도록 해 주고 있다.
이 작품은 모더니스트로서의 정지용의 특징을 잘 보여 주기도 하는데, 선명한 시각적 이미지를 통하여 고향의 정경을 실감 있게 제시하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다만 도시적이고 문명적인 소재와는 전혀 상반되는 시골, 즉 고향을 제재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모더니즘 시의 특징을 벗어나 있다.
친해지기
학습 활동
1. 이 시에서 '고향'은 어떠한 이미지를 통해 드러나는가?
지도 방법 : 작품에 구사된 구체적 이미지를 파악하는 활동이다. 이미 공부한 이미지의 종류를 확인하고 그에 따라 이 작품에는 어떤 이미지들이 구사되었는지를 파악하게 한다. 그리고 가장 중심적인 이미지는 어떤 것인지 찾아보게 한다. 특히 감각에 의해 분류한 이미지와 표현 방법에 의한 이미지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풀이 : 이 작품은 매 연마다 고향의 정경을 제시하고 있다. 마치 풍경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색채어를 많이 구사하여 시각적 이미지를 뚜렷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심지어 '금빛 게으른 울음'에서는 청각적 이미지마저 시각화하는 기법을 구사하고 있다. 따라서 강한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고향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감각적 수식어를 동원하여 고향의 그리고 있으므로 묘사적 심상이 구사되고 있기도 하다.
2. 이 시에 두드러지게 나타난 정서는 무엇인가?
지도 방법 : 주제와 시적 화자의 정서를 연결시켜 보는 활동이다. 이 작품의 제목이 '향수(鄕愁)'라는 점과 이 작품의 중심 내용이 주로 과거의 고향에 대한 기억이라는 점을 강조해 보면 그 주된 정서를 쉽게 파악하게 할 수 있다.
풀이 : 이 작품은 향수(鄕愁), 즉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그 주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적 화자는 과거의 고향의 모습을 잊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리움'이 이 작품의 주된 정서이다.관련 고사성어는 ? 수구초심(首丘初心) : 여우가 죽을 때 머리를 자기가 살던 굴로 향한다는 뜻으로,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일컫는 말.
꼼꼼히 읽기 :
고향에 대한 회상과 그리움을 노래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시는 총 다섯 부분으로 나뉘는데, 각 부분마다 고향의 모습을 회상한 연이 먼저 나오고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라는 후렴구가 독백 형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병렬적으로 구성된 다섯 개의 연(후렴구 제외)에서 고향의 정겹고 따스한 모습(홀수 연)과 고향의 아픈 모습(짝수 연)을 번갈아 보여 줌으로써, 고향을 아름답게만 보는 것이 아니라, 푸근한 흙내음과 가난한 삶의 고난이 함께 존재하는 곳으로 인식하고 있다.
1. 이 시에서 고향을 표상하기 위해 동원된 구체적인 소재들을 모두 찾아보자.
지도 방법 : 중심 대상과 관련된 작은 소재들을 찾아보는 활동이다. 이를테면 상위 개념과 하위 개념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활동이다. 그런데 사전적 의미의 상하 관계가 아니라, 시적 화자의 주관적 관념 속에서 구성된 상하 관계라는 점을 강조해 주어야 한다. 따라서 학생들의 개인적 경험에 의한 소재찾기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풀이 : 이 시의 거의 모든 소재는 고향을 구성하는 소재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다만 각 연마다 대표적인 소재를 중심으로 고향을 표상하는 소재들을 열거해 보면, '실개천과 얼룩배기 황소', '질화로와 아버지', '파아란 하늘', '어린 누이와 아내', '서리 까마귀와 초라한 지붕' 등이다.
2. 이 시의 화자는 고향에 대해서 어떠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지 말해 보자.
지도 방법 : 시의 분위기를 파악해 보는 활동이다. 동일한 대상을 표현해도 시적 화자의 처지와 정서에 따라서는 그 분위기가 매우 다르다. 우선 이런 점을 인식시키고 고향을 소재로 한 여러 작품을 수집해 보게 한다. 그리고 그 작품들은 각기 어떤 느낌을 주는지를 이야기해 보게 한 다음. 마지막으로 이 작품의 분위기를 파악해 보게 한다.
풀이 : 이 시는 고향의 자족적(自足的)이고 현실적인 모습을 그대로 보여 주면서도 쓸쓸함과 허전함을 짙게 드러낸다. 차마 꿈에도 잊을 수 없다고 밝힌 그 고향의 모습은 초라하고 답답했다. 그러나 이 시의 화자는 그 초라하고 답답한 고향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 주면서 그것을 꿈에도 잊을 수 없다고 외치고 있다.
탐구 / 이 시의 표현상 특징
시의 이미지는 추상적인 관념을 구체적인 영상으로 전환시켜 생동감 있게 표현함으로써 그에 대한 영상을 뚜렷이 하는 역할을 하고, 운율은 리듬감을 통한 쾌감뿐만 아니라 작품의 주제와 연결되어 인상을 강하게 함으로써 의미를 강조하는 효과를 지닌다. 이렇듯 시의 이미지와 운율은 결국 주제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표현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는 선명한 시각적 심상어를 적절히 구사하여 고향의 정경을 실감 있게 제시한 뒤에, 각 연은 후렴구를 반복적으로 제시하여 끝맺음으로써 고향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표현하고 있다. 또한 '지줄대는'·'해설피'·'풀섶'·'함추름'이라는 감각적인 우리말을 구사하고 청각적, 시각적 이미지와 공감각적 이미지, 냉온 감각 등의 수준 높은 이미지를 활용하고 있다.
도우미
'향수'에 담겨 있는 시인의 고향
'향수'에는 시인 정지용이 유학하였던 일본식의 근대 도시와 반대되는 고향의 모습이 잘 담겨 있다. 시인은 시(詩) 속에 근대화된 도시 문명에 의해서 바뀌어 가고, 자주적인 근대화가 아닌 일제의 식민지적 근대화 정책에 의해 수탈의 대상이 되어 황폐한 고향의 사라져 간 옛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제 그 고향은 시인이 처한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상실된 곳이다. 시인은 자신이 속한 그 당대의 현실적 조건을 벗어나려고 하는 구원 의식에서 추억 속의 공간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곳에는 아름다움만이 아니라 푸근한 흙내음과 가난한 삶이 고난이 함께 존재하지만, 식민지 현실의 부정적 징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로는 갈 수 없으므로 단순히 '향수'만 느낄 뿐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향수'에서 고향의 아름다움보다는 정든 것과의 이별에서 오는 슬픔과 그리움의 정서를 보게 되는 것이다.
탐구
이 시의 표현상 특징
선명한 시각적 이미지 : 마음 속의 고향을 구체적인 영상으로 전환시켜 줌.
후렴구의 반복 : 고향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 표현
감각적 우리말 구사 : 지줄대는, 해설피, 풀섶, 함추름
공감각적 이미지 구사 : 금빛 게으른 울음(청각의 시각화)
지도 방법 : 이미지와 운율을 중심으로 한 이 시의 표현상의 특징을 이해하고 구체적인 표현 내용을 찾아보는 활동이다. 특히 이미지와 관련하여 공감각적인 이미지를 익힐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이 표현은 단순히 하나의 감각으로 표현되지 않고 하나의 감각이 다른 감각으로 전이(轉移)된다는 특징을 지니기 때문에 학생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감각을 이해시키는 데 있어서 '복합감각'과의 구분을 명확히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3. 후렴구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의 반복이 주는 효과는 무엇인지 말해 보자.
지도 방법 : 이미 민요를 공부하면서 익힌 후렴구의 효과를 확인하고, 보다 발전적으로 공부하는 활동이다.'논매기 노래'에서의 후렴구가 어떤 기능을 했던가를 떠올려 발표하게 한 뒤, 이 작품에서는 후렴구가 어떤 기능을 하고 있는지 비교하여 발표하게 한다. 특히 주제의 표현에 이 후렴구가 중요한 역할을 함을 강조해 준다.
풀이 : 후렴구는 반복적으로 구사되기 때문에 우선 운율감을 준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그 곳(고향)'을 잊지 못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으므로 이 시의 주제인 '향수(鄕愁)'를 거듭 강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4. 이 시에서 공감각적 심상이 제시된 부분을 찾아보자.
지도 방법 : 공감각적 심상의 개념을 익히고 이를 활용하여 구체적인 표현을 찾아보는 활동이다. 다시 한번 심상, 즉 이미지의 종류를 확인시키고 하나의 감각이 다른 감각으로 전이(轉移)되는 과정을 정확히 이해하여 설명할 수 있도록 이끈 뒤, 그러한 표현이 구사된 부분을 찾도록 한다.
풀이 : 이 시에서 공감각적 심상이 구사된 부분은 '금빛 게으른 울음',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등이다. 청각적 이미지를 시각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감각의 전이가 이루어진 공감각적 심상이다.
시야 넓히기
다음은 이 시를 노랫말로 한 대중 가요 '향수'의 악보이다. 이 노래를 듣고, 시로 읽을 때와 노래로 들을 때의 느낌이 어떻게 다른지 말해 보자.
(
지도 방법 : 장르의 전환으로 인한 정서적 차이를 느껴 보는 활동이다. 이 활동은 특별히 답이 마련 된 것이 아니다. 따라서 학생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느낌을 자유롭게 발표하게 하는 것이 좋다. 다만 발표는 일정한 체계를 세워서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즉 내용에 대한 이해, 운율감, 정서적 차이 등과 같이 항목을 정해서 발표하도록 해야 한다.
예시 답안 : "저는 시를 읽을 때는 후렴구에 대한 느낌이 모두 똑같았었는데, 후렴구의 리듬이 다른 노래를 들어 보니 매 연마다 감정의 기복이 서로 다르게 되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표현하기
이 시를 읽고 떠오르는 고향의 이미지를 5컷의 그림으로 그려 보고자 한다. 후렴구를 제외한 각 연에 해당하는 고향의 이미지는 어떻게 그려져야 할지, 다음 사항을 고려하여 토의해 보자.
·계절적 배경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시간적 배경은? (밤, 낮)
·공간적 배경은? (폐쇄적 공간, 개방적 공간)
·시적 화자가 회상하는 시절은? (어린 시절, 성인 시절)
·중심 인물은? (아버지, 아내, 누이, 가족, 화자)
지도 방법 :
소재를 재구성하여 배경 인물을 파악하는 활동이며, 또한 파악한 내용을 시각적으로 배치하여 그려 보는 활동이다. 각 연의 소재들을 모두 열거하게 하고 그것들을 통해 제시된 물음에 답할 수 있게 한다. 그런 다음 그림으로 표현하도록 지도한다. 이 작업은 모둠별 토의를 통해 공동으로 이루어질 수 잇도록 지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시 답안 :
다음 표의 연은 후렴구를 제외한 것이다.
계절적 배경
시간적 배경
공간적 배경
회상하는 시절
중심 인물
1연
봄
낮
개방적 공간(벌)
(현재형 시제)
(고향의 정경)
2연
겨울
밤
폐쇄적 공간(방)
(현재형 시제)
아버지
3연
봄 또는 여름
낮
개방적 공간
어린 시절
시적 화자
4연
가을
낮
개방적 공간
성인 시절
아내와 누이
5연
가을
밤
폐쇄적 공간(방)
(현재형 시제)
가족
도우미
'향수'는 시각적인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그림으로 표현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각 연에서 선명하게 떠오르는 고향의 모습을 그리되, 5컷의 그림이 전체적으로 같은 흐름을 유지해야 함을 잊지 않도록 한다.
참고 자료
고향
(가)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꿩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항구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뫼 끝에 홀로 오르니
흰 점 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 나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 정지용,'정지용 시집', 시문학사, 1935.
(나) 고향
나는 북관에 혼자 앓아 누워서
어느 아침 의원을 뵈이었다.
의원은 여래 같은 상을 하고 관공의 수염을 드리워서
먼 옛적 어느 나라 신선 같은데
새끼손톱 길게 돋은 손을 내어
묵묵하니 한참 맥을 짚더니
문득 물어 고향이 어데냐 한다
평안도 정주라는 곳이라 한즉
그러면 아무개씨 고향이란다.
그러면 아무개씨를 아느냐 한즉
의원은 빙긋이 웃음을 띠고
막역지간이라며 수염을 쓸는다.
나는 아버지로 섬기는 이라 한즉
의원은 또다시 넌지시 웃고
말없이 팔을 잡아 맥을 보는데
손길은 따스하고 부드러워
고향도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있었다. - 백석, '백석전집', 실천문학사, 1997.
도우미
'고향'이라는 같은 제목의 두 작품으로, 앞에서 학습한 '향수'와 비교, 대조해 보기에 적절하다.
(가) 정지용의 '고향'에서 식민지 시대 지식인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고향 상실 의식, 바로 나라는 잃은 설움이 나타나 있다. 그렇게도 그리던 고향에 돌아와도 예전의 고향이 아니라고 느끼는 그 자리에 식민지 지식인으로서의 뼈아픈 자기 반성이 놓여있다. 나라를 잃은 지식인이면 누구나 방황하는 느낌을 갖는다는 것은 당연하다. 식민지 시대의 우리 시에 유난히 나그네의 설움을 다루거나 아버지(또는 어머니)의 상실을 암시하는 시가 많았다는 것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시는 역사적 맥락에서 읽어야 하며 식민지 시대를 고뇌하면 살아가는 한 지식인의 아픔으로 읽어야 한다.
(나) 백석의 '고향'은 향토적이고 토속적인 정이 담겨 있는 시다. 타향에서 병든 '나'에게 고향의 손길과 아버지의 품을 느끼게 해주는 의원의 모습에서 시를 읽는 이의 가슴이 따뜻해진다. 무슨 까닭인지는 나와 있지 않지만, 외지에 나와 있는 '나'가 예전에 고향에서 함께 어울리며 나누던 삶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나직나직한 어조로 잘 표현되어 있다.
더 읽을거리
정지용,'정지용 시집', 시문학사, 1935.
민병기,'정지용(문학의 이해와 감상70)' 건국대학교출판부, 1996.
김신정 엮음,'정지용의 문학세계연구' 깊은 샘, 2001.
김학동, '정지용 연구'. 민음사, 1997.
'향수'에서는 다양한 감각적 이미지들이 사용되고 있다. 어떠한 이미지들이 사용되었는지 찾아보고, 그 기능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자.
교수·학습 방법 :
'향수'는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라는 대목만 제외하고는, 시를 읽으면서 고향의 풍경을 그대로 그려낼 수 있을 만큼 선명한 이미지를 담고 있는 이미지즘 계열의 대표적인 시이다. 감각적 이미지가 시 전체에서 다양하게 쓰였으므로 3~4명씩 조를 이루어 감각적 이미지가 쓰인 부분을 찾고, 그 기능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지도한다. 퀴즈 형식으로 활동을 진행해 각 조간의 경쟁을 이끌어 내는 것도 수업 분위기를 활발하게 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예시 학생 활동 :
1연의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나가고'에서는 시각적 대상인 '실개천'이 청각적 이미지로 표현되었다. '금빛 게으른 울음'에서는 '울음'이라는 청각적 이미지와 '조름에 겨운'의 근육 감각적 이미지가 쓰였으며,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에서는 청각적 대상(밤바람 소리)이 시각적 이미지(비인 밭, 말을 달리고)로 표현되었다. 5연에서는 '파아란 하늘'의 시각적 이미지와 '풀섶 이슬'의 촉각적 이미지를 찾을 수 있다. 7연에는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에서 시각적 이미지가 쓰였으며, '발 벗은'아내와 '따가운 햇살'의 촉각적 이미지가 나타나 있다. 9연에서는 '석근 별'의 시각적 이미지가 나타나 있으며,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에서 시각적 대상이 청각적 이미지로 전환된 예를 찾을 수 있다. 이러한 감각적 이미지는 독자들이 고향의 모습을 선명하게 떠올릴 수 있도록 하고, 정서적 환기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향수'에서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라는 반복적 표현이 주는 효과에 대하여 말해 보자.
교수·학습 방법 :
'향수'에는 짝수 연마다 마치 후렴구처럼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가 삽입되어 있다. 학생들이 시를 읽으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을 중심으로 이 구절의 표현 효과를 생각해 보도록 지도한다. '반복'의 일반적 효과와 함께 이 시에서의 쓰임에 대해서 생각해 보도록 한다.
예시 학생 활동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는 설의적 표현으로 꿈에서조차 고향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는 간절한 그리움을 전달하고 있다. 이러한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해서 시적 화자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간절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같은 어구를 반복함으로써 시 전체의 연속성과 통일성을 높이고 운율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지도방법
학생 스스로에 의한 주도적 작품 읽기가 될 수 있도록 한다.
이 시는 노래로도 불려지면서 많은 학생들이 익숙하게 알고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정작 왜 이 작품이 뛰어난 것인가, 이 작품의 미적인 구조는 어떠한가라는 질문에는 쉽게 답을 하지 못한다. 작품에 대한 이해가 학생 스스로의 주도적 학습에 의한 결과라기보다는 교사에 의해 선험적으로 주어졌기 때문이다. 정지용의 문학사적 위치나 그의 시의 가치를 논하기에 앞서 왜 이 시가 뛰어난 작품인가 하는 문제 의식을 제기하고, 이를 확인해 가는 과정을 통해, 좋은 시란 이러한 것이다라는 인식에 도달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이 시의 후렴구의 효과에 유의하도록 한다.
이 시의 각 연은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라는 후렴구가 반복되는 단순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단순하게 반복되는 이 시의 후렴구는 오히려 어떤 복잡한 기교보다도 고향에 대한 소박하고 순수한 그리움을 드러내는 데 효과적으로 기여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학습 활동 풀이
1. 일제 강점기에 쓰인 이 시는 노래로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이 노래가 오늘날에도 깊은 감동을 주는 이유는 무엇인지 말해 보자.
이끌어주기 : 이 시는 정지용의 대표작으로, 1930년대에 쓰여진 작품이다. 또한 이 시는 오늘날 노래로까지 만들어져 널리 사랑을 받고 있다. 식민 치하에서의 삶과 현대인의 삶은 여러 가지 면에서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나 노래가 우리에게 공감을 주는 요인이 있다면 그것은 작품의 주제 의식이나 정서의 보편성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식민 치하에서의 삶과 현대인의 삶을 비교하면서, 이 노래의 공감 요인을 찾아보도록 한다. 이 활동은 2-(1)과 관련이 있으므로, 필요에 따라 두 활동을 엮어서 수업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예시답안 :
정지용의 '향수'에 형상화된 고향은 한국인의 원형에 맞닿아 있다. 한국인에게 고향이란 평화롭고 아늑한 곳, 부모와 형제가 살고 있는 곳, 유년의 꿈이 깃들인 곳, 초라하고 고달프지만 정겨운 사랑이 넘치는 공간으로 인식된다. 이러한 향수는 시인 개인에게서 비롯된 것이지만, 식민 치하를 살아가던 많은 사람들의 고향 상실 의식과 맞물리면서 깊은 공감과 정서적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이며, 고향을 떠나 도시적 삶을 영위하는 현대인들이 고향을 부르고 그리워하게 하는 주술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2 이 시의 주제가 갖는 보편적 의미를 생각하면서 다음 활동을 해 보자.
(1)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고향'이란 어떤 곳인지 생각해 보자.
이끌어주기 : 앞의 활동을 통해 이 시가 우리 민족의 보편적인 정서에 맞닿아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 활동은 이 시의 주제인 '향수'의 보편적인 의미를 생각해 보는 것으로, 고향의 의미를 원형적인 이미지와 관련하여 생각해 봄으로써 보다 심화된 인식으로 이끌어 보고자 한 것이다. 앞의 활동에서 이러한 문제가 충분히 다루어졌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생략해도 된다.
예시답안 :
인간에게 고향은 존재의 원천이자, 삶의 안식처이다, 일반적으로 고향은 자기가 태어나 자란 곳, 또는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곳이자 마음 속에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곳을 일컫는다. 기본적으로 고향은 순수한 유년 시절에 대한 동경과 관련되어 따뜻하고 자족적인 공간으로 상징된다. 이러한 고향의 긍정적 이미지는 현대의 훼손된 삶과 대비되면서 고향에 대한 상실감을 확산시킨다.
(2) 후렴구를 제외한 각 연에 묘사된 고향의 정경을 간단한 그림으로 표현해 보자. 그리고 각 연에 그려진 고향의 모습은 어떤지 말해 보자.
이끌어주기 : 이 활동은 시에 사용되는 이미지의 기능과 관련한 것이다. 화가가 색채와 형상을 통해 자신의 뜻을 전달하는 것처럼, 시인은 이미지를 통해 자신의 정서를 구체화한다. 이 작품의 경우, 화자의 정서는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라는 후렴구를 통해 집약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각 연에 제시된 구체적인 이미지에 의해 뒷받침됨으로써 보다 선명한 인상을 준다. 이미지는 산문적인 언어로 표현하게 되면 장황하거나 추상적으로 흐르기 쉬운 생각이나 느낌을 압축적이고 실감나게 전달해 주는 효과가 있다. 이 활동을 통해 이미지가 무엇이며, 그것이 정서 표출에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이해하도록 하여, 시를 효과적으로 감상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시 창작 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한다.
예시답안 :
각 연에 그려진 고향의 모습은 비록 단편적이지만 하나같이 사실적이고, 고향의 원형을 고스란히 살려내고 있다. 1연에서 고향은 실개천이 흐르고 얼룩백이 황소가 금빛 울음을 우는 곳으로 그려져, 평화롭고 아늑한 곳이라는 인상을 준다. 2연에서 고향은 늙으신 아버지가 살고 있는 곳으로, 조상 대대로 살아온 삶의 터전으로 그려지고 있다. 3연에서는 유년 시절의 꿈이 깃들인 곳으로 그려진다. 4연에서는 평범하게 살아 가는 어린 누이와 아내의 고단한 일상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으며, 5연에서 고향은 초라하지만 정겨운 사랑이 넘치는 공간으로 그려진다. 이러한 고향의 이미지와 후렴구의 정서가 적절히 섞이면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효과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3. 이 시의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사용된 표현은 어떤 것인지 고려하면서 다음 활동을 해 보자.
(1) 우리말의 미감을 가장 잘 살려서 표현한 구절을 찾아서 낭송해 보자.
이끌어주기 : 이 시를 읽는 독자들은 누구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떠올리게 된다, 그것은 이 시가 우리 민족의 고향에 대한 보편적인 정서를 담아 내고 있으며, 한국인의 기억 속에 자리잡고 있는 고향의 이미지를 세련되고 참신한 이미지로 그려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의 뛰어난 서정성은, 이러한 감각적인 이미지와 더불어 고향의 정취가 묻어 있는 아름다운 시어에 의해 뒷받침됨으로써 가능하다. 이 활동은 시의 언어가 정서 표출에 어떻게 기여하는가를 이해하는 데 일차적인 주안점을 두었다. 우리말 사용의 전범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작품을 감상함으로써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더 나아가 우리말의 미감을 살려 표현하는 태도를 기를 수 있도록 지도한다.
예시답안 :
이 시는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잘 살려 표현해 내고 있다. 이는 단순히 우리말을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를 넘어서 아름답고 참신한 인상을 주는 시어들을 의도적으로 선택하고 다듬어 사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지줄대는', '휘돌아', '풀섶', '함초롬'과 같은 시어는 참신하고 세련된 인상을 주는 시어들이다. '비인'이나 '잊힐리야', '우지짖다'와 같은 말은 '빈', '잊히랴', '우짖다'와 비교할 때 시인이 의식적으로 말을 다듬어 썼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또한 '실개천', '얼룩백이 황소', '질화로', '짚베개'와 같이 토속적인 정감을 주는 시어들은 읽는 이에게 유년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고향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시인의 언어에 대한 뛰어난 감수성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2) 이 작품에 나타난 감각적 이미지를 유형별로 찾아 어떤 느낌을 주는지 말해 보자.
이끌어주기 : 이 작품은 시각적 이미지를 중심으로 고향의 정경을 그려 내고 있다. 이러한 이미지 외에 다른 이미지가 사용된 부분을 찾아보게 한다. 단순히 이미지의 종류를 이해하는 데 그치지 말고, 이러한 이미지를 사용함으로써 얻게 되는 효과까지 관련지어 말하게 함으로써, 이미지가 시적 형상화에 기여하는 효과를 이해하도록 지도한다.
예시답안 :
각 연은 시각적 이미지를 중심으로 시상이 전개되는 가운데, 다양한 이미지를 사용하여 고향의 정경을 그려 내고 있다.
1연에서는 고향의 풍경을 원경으로 포착하고 있다. 멀리서 실개천이 휘돌아 흐르는 시각적인 풍경을 '옛이야기 지줄대는'이라는 청각적인 인상과 결합함으로써, 마치 가까이에서 바라보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얼룩백이 황소의 '금빛 게으른 울음'은 청각적 인상을 시각적 이미지로 전이시킨 공감각적 표현으로,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가운데 한가롭게 들려오는 황소의 울음소리를 감각적으로 표현하여 평화롭고 아늑한 고향의 이미지를 환기하고 있다.
2연에서 화자의 시선은 고향 집으로 옮겨간다. 밖에서는 찬 바람이 불어대고, 질화로가 싸늘하게 식어가는 늦은 겨울 밤, 짚베개를 다시 돋워 베며 잠을 청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시각, 청각, 냉온감각 등의 이미지를 활용하여 그려 내고 있다. 싸늘하게 식어가는 '질화로'는 냉온감각적 이미지를 활용한 것이며, 한밤중에 황량한 밭을 가로지르는 '밤바람 소리'는 청각적 인상을 시각적 인상으로 전이시킨 공감각적 표현이다.
3연에서는 꿈을 좇던 유년 시절의 체험이 시각적 이미지로 형상화되고 있다. '함부로 쏜 화살'은 유년 시절의 화자가 지녔던 미래에 대한 꿈과 동경을 상징하며, 여기서의 고향은 유년 시절의 꿈이 서린 낭만적인 공간으로 그려진다.
4연에서는 평범하게 살아가는 가족의 모습을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특히 어린 누이의 검은 귀밑머리는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 물결에 비유되어 신비스러운 이미지로 형상화되고 있다.
5연은 밤에 바라본 고향집의 풍경을 시각과 청각적 이미지로 제시하고 있다. 밤 하늘에 가득히 크고 작은 별들이 어우러져 별무리를 이루는 밤, 떼까마귀들이 우지짖고 가는 초라한 집에서 갈아가고 있지만, 그 속에는 도란도란 가족들의 정겨운 이야기가 피어나고 있다. 여기에서 고향은 비록 가난하지만 정겹고 따뜻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그려지고 있다.
(3) 이 작품의 정서 표출 방법과 관련하여 후렴구의 기능을 설명해 보자.
이끌어주기 : 시에 사용되는 후렴구는 특정 음운을 거듭 사용하여 음악적인 효과를 높이는 기능, 시상을 매듭지어 연과 연의 관계를 구별하는 기능, 동일한 내용을 반복함으로써 의미를 심화시키고 시 전체의 통일성을 유지시키는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을 한다.
이 활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하여 먼저 학생들이 잘 알고 있는 노래의 후렴구를 하나씩 들어 보게 하고, 이 시의 후렴구와 비교하여 그 차이점과 공통점을 찾아보게 하는 것도 유용한 지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예시답안 :
이 시는 고향의 정경을 그려 낸 다섯 개의 연이 병렬적으로 이어지며,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라는 후렴구가 반복되는 단순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후렴구에는 화자의 정서가 직접적으로 표출되는데, 이는 화상 속에 떠오른 고향의 정경에 대한 화자의 정서를 집약적으로 제시하는 효과를 준다. 이 시는 후렴구를 경계로 각 연이 분리되고 있다. 즉 이 시의 후렴구는 각 연의 시상을 매듭지어 연과 연의 관계를 구별하는 기능을 한다. 또한 동일한 내용을 반복함으로써 고향에 대한 화자의 그리움을 더욱 심화시키며, 시 전체에 통일된 인상을 부여하고 있다.(출처 : 김윤식외 4인 공저 문학교과서지도서)
고향을 소재로 한 시
고향에 고향에 도라와도/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산꽁이 알을 품고/뻐꾹이 제철에 울건만,//마음은 제 고향 진하지 않고//머언 港口로 떠도는 구름.//오늘도 메 끝에 홀로 오르니/흰 점 꽃이 인정스레 웃고,/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 나고/메마른 입술에 쓰디 쓰다.//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 정지용, 고향
가도, 가도 붉은 산이다./가도 가도 고향뿐이다./이따금 솔이나 숲이 있으나/그것은/내 나이같이 어리고나./가도 가도 붉은 산이다./가도 가도 고향뿐이다. - 오장환, 붉은 山
잠자는 약을 먹고서/ 나타샤는 고이 잠들고/나만 살었다.//나타샤는 마우자, 쫓긴 이의 딸/나 혼자만 살었느냐/고향이 있어서...//또 다시/메르치요, 메르치요, 메르치요, 메르치./매양 힘에 겨운 사무를 보고/점심 시간 지붕 우에 나오는 즐거움//나타샤의 어머니와 마조 앉으면/우리옛날은 모조리 잊으십시다./어두운 지붕 속에서...//엄마가 주무시던 밤/높은 다락안에서/능금이 썩는 향내에 잠을 못 잔 밤이 있었습니다.//......아버님/ 내가 혹시 고향에 가면, 그리고 그때가 겨울이라면/고이 쌓고 눈은 헤치고라도/평생에 좋아하시는 술, 고진음자 술./그 대신에 성냥불만 그어도 불이 붙는술.//웍카, 웍카/이제와선/마우자의 파주를 뿌려 드리우리다. 고향이 있어서...... - 오장환, 고향이 있어서
초라한 지붕 썩어 가는 추녀 위엔 박 한 통이 쇠었다.
밤 서리 차게 내려앉는 밤, 싱싱하던 넝쿨이 사그라 붙던 밤, 지붕 밑, 양주는 밤새워 싸웠다.
박이 딴딴히 굳고 나뭇잎새 우수수 떨어지던 날, 양주는 새 바가지 뀌어 들고 초라한 지붕, 썩어가는 추녀가 덮인 움막을 작별하였다. - 오장환의 '모촌(暮村)'
고향(故鄕)에 돌아온 날 밤에
내 백골(白骨)이 따라와 한방에 누웠다.
어둔 방(房)은 우주(宇宙)로 통(通)하고
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어둠 속에서 곱게 풍화작용(風化作用)하는
백골(白骨)을 들여다 보며
눈물 짓는 것이 내가 우는 것이냐
백골(白骨)이 우는 것이냐
아름다운 혼(魂)이 우는 것이냐
지조(志操) 높은 개는
밤을 새워 어둠을 짖는다.
어둠을 짖는 개는
나를 쫓는 것일게다.
가자 가자
쫓기우는 사람처럼 가자
백골(白骨) 몰래
아름다운 또 다른 고향(故鄕)에 가자.
- 윤동주. 또 다른 고향
눈더러 물어볼까 나는 슬프냐/장닭꼬리 날리는 하얀 바람 봄길/여기사 부여 고향이란다/눌더러 물어볼까 나는 정말 슬프냐 - 박용래, 고향
일상의 굴레에서
낯선 마을에 당도한다
빈 들에서 바람이 불고
먼 바다에선 구름이 솟는다
그리움이
야성의 소리를 울어버리고
하늘빛, 풀빛 그 사이에
무섭게 번져가는 원시의 빛깔이
붉게 붉게 불타는 해와 달
내 그리움은 바람에 날려가고
나는 한 마리 짐승으로 언덕 위에 선다
고향
소나무밭 그늘에 누워
생각한다.
낯설기만한 이 마을에서
나는 누구인가
누구를 찾아왔는가 - 박이도 '고향'
바알간 초록 시금치 밑둥/아침 산책 나온/바알간 오리발 맨발//채마밭을 지나//바알간 볼의 소년이/새 운동화를 신고/읍내/학교로 간다//도시락이 따뜻하다//아직은/미워할 수 없는 게/더 많다/아직은 바알간 속살로/기다리고 있는 게 더 많다 - 정진규, 고향에 가서
산 끝에서 해까지/얼마나 먼가//거긴 네가 사는 곳//그 거리는/내 그리움의 길이/그리움 끝에 산 끝에/밤엔 별도 뜨고//별 너머/스티븐 호킹의 검은 구멍과/아기 우주가 있고 그 너머/붙박이 채송화 같은/네가 사는곳//아스라한 그 거리는/내 그리움의 길이//끝끝내 돌아갈/우주/내 고향. - 김지하, 내 고향
어리고, 배고픈 자식이 고향을 떴다//-아가, 애비 말 잊지 마라/가서 배불리 먹고 사는곳/그곳이 고향이란다 - 서정춘, 30년전
언덕엔 살구꽃에/고요가 스며들고/밭두렁 위/어미 소는 아기 소를 달래고/바람에 새소리 흩어지고/하루종일 기쁨을 누려도/탓하는 이 없는곳/풀 줄기에다 들꽃을 꿰어쥐고/개울을 팔짝 건너면/큰 느티나무/그 느티나무 아래/봄 꿈에 젖어/자식을 기다리는 어머니/영원히 거기 있어주어요/어머니 - 김초혜, 세상살이
(출처 : 김재홍 편,한국 현대시 시어 사전)
이해와 감상
이 시는 농경 시대 한국인의 고향을 노래했다. 10개 연 중 홀수 연은 고향의 잊을 수 없는 심상을 제시하고, 짝수 연은 잊을 수 없는 감정을 동어 반복을 통해 강조하여 홀수 연의 심상들을 연결하고, 작품 전체에 통일성을 유지시켜 준다. 날로 도시화, 비인간화되어 가는 현대 사회, 이 땅의 청소년들에게 옛 고향의 정취에 젖어 들도록 하기에 족한 시다.(출처 : 김봉군, 최혜실 공저 지학사 문학)
이해와 감상2
고향은 누구에게나 짙은 그리움의 대상으로 존재한다. 그 곳이 가난에 찌든 곳이든, 헐벗은 산촌이든 마찬가지다. 궁핍하지만 다정한 고향의 모습을 그림 펼치듯 제시한다.
작품은 다섯 부분으로 나뉘는데, 각 부분마다 고향의 모습을 회상하는 연이 먼저 오고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라는 독백이 이어짐으로써 그리움을 반복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반복의 수법은 무척 단순한 것이지만, 그 어떤 복잡한 기교보다도 절실한 심경을 나타내 준다.
실개천가의 얼룩백이 황소와 질화롯가의 짚베개 등 고향을 회상시키는 대상을 형상화하였다. 그 고향은 화살을 쏘면서 뛰어 놀던 동산이자 누이와 아내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공간이다. 그리고 이 공간을 표상(表象)하는 상징물이 생생한 감동으로 살아오도록 표현하였다.
이와 같이 일제 식민지 기간에 보여준 시인들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상실한 고향에 대한 동경뿐만 아니라, 회복 의지를 보여주는 역설적인 표현임을 고려해야 한다.(출처 : 성기조 저 학문사 문학)
이해와 감상3
이 작품은 정지용의 초기 시의 하나로서, 고향에 대한 회상과 그리움을 주정적(主情的)으로 노래했다. 그리고 그의 시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으로 고향을 떠난 서정적 자아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물씬 느껴지는 서정시이다. 작품은 모두 다섯 부분으로 나뉘는데, 각 부분마다 고향의 모습을 회상하는 연이 먼저 나오고 '―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라는 독백으로 이어짐으로써 간절한 그리움을 반복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반복의 수법은 무척 단순한 것이지만, 그 어떤 복잡한 기교보다도 절실하게 시인의 심경을 나타내 준다. 이 작품은 포근함과 아름다운 꿈이 서려 있는 고향의 모습과 함께 가난하고 고단한 삶의 모습이 담긴 고향을 형상화한 것으로, 고향에 대한 시인의 그리움이 진하게 나타나 있다.
5연으로 나누어 정리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1연에서는 청각적 심상과 공감각적 심상을 사용하여 평화롭고 한가로운 고향 마을을 둘러싼 공간을 원경으로 제시하고 있다.
2연에서는 '짚베개를 돋워 고이시는' 늙은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촌민(村民)들의 삶을 환기시키면서 잊지 못할 고향 집의 심상을 드러내 주고 있다.
3연에서는 '내 마음'이라는 단어를 통해 시적 자아가 제시되기도 하는데, 여기에서 시적 자아는 아름다운 꿈과 신비로 가득한 유년 시절을 감각적 단어의 사용을 통해 회상하고 있다.
4연은 어린 누이와 아내의 모습을 통해 농가의 정경과 아낙네들의 소박한 인정을 회상하는 부분이다.
5연에서는 '하늘에는 성근 별', '모래성',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등의 어휘들을 통해 고향의 정경을 드러내 주고 있고, '흐릿한 불빛, 도란도란거리는'의 단어를 통해 단란한 농가의 생활을 그리고 있다.
전반적으로 토속적이고 원초적인 심상('실개천', '얼룩백이 황소', '질화로', '짚베개' 등)에 의해 고향의 정경을 재구성함으로써 그리움의 주제를 부각시키고 있으며, 공감각 및 감각의 전이(轉移) 기법을 통해 참신하고 선명한 시각적 표현을 보인다. 아름다운 우리말의 해조(諧調)가 서정적인 분위기와 조화되어 고도의 압축된 시적 형상화를 이룬다.
이해와 감상4
'향수'는 정지용의 초기시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고향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절실하게 노래하고 있다. 14세에 고향을 떠나 서울과 일본에서 유학 생활을 하며 고항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을 지녔을 것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새삼 그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시는 고향의 정경을 그린 다섯 개의 연이 병렬적으로 이어지며,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라는 후렴구가 반복되는 단순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연에 그려진 고향의 모습은 비록 단편적이지만 하나같이 사실적이고, 고향의 원형을 고스란히 살려내고 있다. 이 작품에서, 고향은 평화롭고 아늑한 곳(1연), 부모와 형제가 살고 있는 곳(2, 4연), 유년의 꿈이 깃들인 곳(3연), 고달프고 초라하지만 정겨운 사랑이 넘치는 공간(5연)으로 그려지고 있다. 이러한 고향의 이미지와 후렴구의 정서가 적절히 섞이면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효과적으로 제시하고 있다.(출처 : 한계전 외 4인 공저 블랙박스 문학교과서)
이해와 감상5
정지용(鄭芝溶)이 지은 시. 1927년 3월 ≪조선지광 朝鮮之光≫ 65호에 발표되었고, 작자의 제1시집 ≪정지용시집 鄭芝溶詩集≫(1935)에 수록되었다.
이 작품은 주권과 국토는 물론, 민족과 그 혼의 상징으로서의 국어마저 핍박받고 억압을 당한 일제강점기의 고통스러운 상황 속에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고향 상실의 비애감을 시로 표현한 정지용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이다.
그의 시에서 가장 지속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향수라 할 수 있다. 향수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지만, 그 밑바탕에는 상실된 낙원을 회복하고자 하는 소망을 간직하고 있다. 이것은 비관적인 현실인식에서 비롯되며, 따라서 그리움과 함께 비애의 정조를 띠게 된다.
이 작품의 배경은 평범한 한 농촌으로 실개천이 흐르고 얼룩배기 황소가 울음을 우는 풍경으로서의 한국적인 농촌 모습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여기에 다시 가족사적인 그리움이 결합된다. 겨울밤에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우어 괴시는 정겨운 모습이 다가오는 것이다. 아울러 ‘질화로, 재, 뷔인 밭, 밤바람 소리’ 등의 소재가 유년의 회상을 강하게 환기시켜주는 촉매가 된다.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시절로서의 소년시절이 아프게 떠오른다. 이 소년시절이란 흙과 하늘의 대조 속에서 ‘화살을 쏘는’ 상징적인 행위로 요약된다.
그것은 꿈 많던 시절 끊임없이 솟구쳐 오르기만 하던 비상의지의 발현이며, 이상을 향한 몸부림을 반영한다. 여기에 다시 가족사적인 풍정이 연결된다. ‘누이’와 ‘안해’에 대한 그리움이 그것이다. 누이와 아내는 둘 다 그리움의 표상이자 모성적인 따뜻함과 편안함을 일깨워주는 대상이 된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것들은 현재와 연속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마지막 연에서 드러나는 ‘석근 별, 모래성, 서리 까마귀, 초라한 집웅, 흐릿한 불빛’ 등의 대응 속에는 이제 추억 속에서만 살아 있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비애감이 담겨져 있다.
이와 같이,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낙원에 대한 지향을 시로 표현한 〈향수〉는 일제강점기의 비극을 상징적으로 노래한 작품이다.
≪참고문헌≫ 鄭芝溶-시와 산문-(깊은샘출판사, 1988), 鄭芝溶全集(民音社, 1988), 鄭芝溶연구(金軟東, 民音社, 1988), 鄭芝溶의 시세계(金載弘, 文學思想 183, 1988.1.).(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심화 자료
'향수'의 형태적 특성
'향수'는 반복 형식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각 연의 끝행은 '- 는(던) 곳'으로 반복되고, 후렴구와 같은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란 1행으로 된 연이 짝수 연으로 반복되면서 홀수 연들을 연결시키고 있다.
이러한 기계적 반복이 너무 의도적이고 직설적이라는 지적도 받을 수 있겠지만, 이러한 반복이 시에 미치는 효과는 크다. 홀수 연들은 향수로 불러일으키는 정경들을 감각적인 심상으로 제시했으나, 감정의 표출은 극도로 제약되어 있다. 만약 이러한 반복적인 형식을 사용하지 않았더라면 홀수 연들은 각각 따로 떨어진 심상의 조각들이 평면적으로 흩어져 있을 것이다. 각 연의 끝의 끝행의 반복과 홀수 연들이 연결 고리 구실을 함으로써, 이 시는 점층적인 이미지의 상승과 유기적 통일성을 얻어낼 수 있다.
우선 표현면에서 볼 때, 이 작품은 첫째, 토속적이고 원초적인 심상('실개천', '얼룩백이 황소', '질화로', '짚베개' 등)에 의해 고향의 정경을 재구성함으로써 그리움의 주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둘째, 공감각 및 감각의 전이(轉移) 기법을 통해 참신하고 선명한 시각적 표현을 보인다. 셋째, 아름다운 우리말의 해조(諧調)가 서정적인 분위기와 조화되어 고도의 압축된 시적 형상화를 이루고 있다.
각 연별로 시상의 전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2연은 청각적 심상과 공감각적 심상을 사용하여 평화롭고 한가로운 고향 마을을 둘러싼 공간을 원경으로 제시하고 있다.
3,4연은 '짚베개를 돋워 고이시는' 늙은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촌민(村民)들의 삶을 환기시키면서 잊지 못할 고향 집의 심상을 드러내 주고 있다.
5,6연은 '내 마음'이라는 단어를 통해 시적 자아가 제시되기도 하는데, 여기에서 시적 자아는 아름다운 꿈과 신비로 가득 찬 유년 시절을 감각적 단어의 사용을 통해 회상하고 있다.
7,8연은 어린 누이와 아내의 모습을 통해 농가의 정경과 아낙네들의 소박한 인정을 회상하는 부분이다.
9,10연은 '하늘-성근 별', '모래성', '서리 까마귀-지붕' 등의 어휘를 통해 고향의 정경을 드러내 주고 있고, '흐릿한 불빛, 도란도란거리는'의 단어를 통해 단란한 농가의 생활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은 정지용의 초기 시의 하나로서, 농경 시대 한국인의 고향에 대한 회상과 그리움을 주정적(主情的)으로 노래하였다.
'향수'에서의 '고향'의 의미
이 시는 고향의 자족적이고 현실적인 모습을 그대로 보여 주면서도 쓸쓸함과 허전함을 짙게 드러낸다. 차마 꿈에도 잊을 수 없다고 밝힌 그 고향의 모습은 초라하고 답답했다. 그러나 작가는 그 초라하고 답답한 고향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그것을 꿈에도 잊을 수 없다고 외쳤다. 그 때는 일본 유학을 앞두고 꿈에 부풀어 있었던 시기였다. 그러나 작가의 꿈은 일본 유학이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초라하고 답답한 고향의 울타리 안에 있었다.
시의 운율(韻律, rhythm)
(1) 운율의 개념 : 운율은 '운(韻)'과 '율(律)'의 합성어로서, '운'은 특정한 위치에 동일한 음운이 반복되는 현상을 가리키고, '율'은 동일한 소리 덩어리가 일정하게 반복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즉 운은 같은 소리 또는 비슷한 소리의 반복을, 율은 소리의 고저, 장단, 강약 등의 주기성을 가리키는 개념이다. 우리 시가의 음악성은 대부분 운보다는 율의 요소에 의해 이루어진다. 운율은 소리의 반복 현상과 관계가 깊다.
(2) 운율의 구성 요서 : 동일 음운의 반복, 동일 음절의 반복, 음성 상징어의 반복, 일정한 음절 수의 반복, 일정한 음보의 반복, 통사 구조의 반복 등
(3) 운율의 기능
1) 소리의 규칙적 질서에 의하여 쾌감을 주고, 인상을 깊게 해 준다.
2) 평상시 말에 대한 습관적인 무감각에서 우리를 일깨우며, 한편으로는 일정한 요소의 반복에 의해 우리의 의식 상태를 가라앉게 하기도 한다.
3) 한 편의 글이 생경한 말의 한 토막이 아니라 재정리된 것, 즉 예술이라는 각성을 일으켜 시의 생활을 구분하게 한다.
4) 작품의 주제와 연결되면서 독특한 어조를 이룬다.
(4) 운율의 종류
1) 외형적 운율(外韻律) : 겉으로 드러나는 일정한 규칙성이 있는 운율
㉠ 음위율(音位律) : 동일한 말소리가 일정한 위치에 규칙적으로 반복될 때 형성된다.
㉡ 음성률(音聲律) : 소리의 고저, 장단, 강약, 음질, 등의 여러 속성들이 한 단위가 되어 규칙성을 띠고 반복되는 것이다.
㉢ 음수율(陰數律) : 음절의 수를 단위로 하여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것을 계측함으로써 나타난다.
㉣ 음보율(音譜律) : 호흡의 단위인 시간의 등장성(等長性)으로 운율을 측정하는 것으로, 현대시와 같이 한 행을 이루는 음절수가 불규칙한 경우에 적용하기에 알맞다.
2) 내재적 운율(內韻律) : 주관적인 성질의 운율이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 외형적인 규칙성은 없으나 내용과 어울려 자연스럽게 돋아나는 운율
2. 시의 심상(心象, image)
(1) 심상의 개념
시에 있어서의 '이미지(心象)'란 언어를 통해 표현된 구체적 형상이나 그와 관련되는 추상적인 관념들을 말한다. 즉 시적 언어를 통해 어떤 형상이 우리의 머릿속에 그려질 수 있으며, 나아가 그 형상과 관련된 여러 가지 관념이 함께 연상될 수도 있다. 이러한 구체적 형상 또는 그와 관련된 추상적 관념들을 시에서는 '이미지'라고 부른다
(2) 심상의 기능
1) 표현의 구체성을 높인다.
2) 표현의 독창성을 살린다.
3) 정서 환기의 장치가 된다.
4) 주제를 추적하는 지표가 된다.
5) 경험을 구체적으로 재생한다.
6) 감각적 인상을 재현한다.
7) 추상적 관념을 구체화한다.
(3) 표현 방법에 따른 심상
1) 묘사에 의한 심상 형성 : 묘사 또는 감각적인 수식어의 구사를 통하여 사물의 영상을 직접 드러나게 하는 심상을 말한다.
2) 비유에 의한 심상 형성 : 직유, 은유, 대유, 의인 등의 수사적 표현 방법에 의해 형성되는 심상을 말한다.
3) 상징에 의한 심상 형성 : 이미지의 기본적인 기능은 감각적 인상을 생생하게 재현해 내는 데 있다. 그러나 이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이미지는 어떤 대상의 감각적 인상을 전해 줄 뿐만 아니라, 독자에게 그 대상과 관련된 여러 가지 관념들을 연상시킨다. 이와 같이 관념을 연상시키는 기능을 가지는 이미지를 '상징적 이미지'라 한다.
(4) 감각에 따른 심상
1) 시각적 심상 : 색채, 움직임을 제시하는 이미지
2) 청각적 심상 : 소리, 음성, 음향 등을 제시하는 이미지
3) 후각적 심상 : 냄새, 향기 등을 제시하는 이미지
4) 미각적 심상 : 음식의 맛, 맛을 보는 행위 등을 제시하는 이미지
5) 촉각적 심상 : 만짐에 의한 것으로 차가움과 뜨거움, 피부결 등으로 세분되는 이미지
(1) (가), (나), (다)를 소리내어 읽어 보자.
김동환의 '산 너머 남촌에는'
가보지 못한 산 너머 남쪽 마을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이 자연과 융합되어 자연의 운율적 질서와 동화됨으로써 민요적 리듬을 창출하고 있는 이 작품은, '국경의 밤'과 '북청 물장수'에서 보여 준 북방의 억센 사투리와 강한 남성적 이미지와는 대조적으로 섬세하고 부드러운 언어 구사와 여성적 어조로 표현되어 있어, 시인의 또 다른 일면을 보여 주고 있다. 시인은 이 시에서 '남촌'을 무대로 하여 그가 그리워하는 이상향을 제시하고 있다.
신동엽의 '산에 언덕에'
신동엽의 시는 아름다운 서정성과 준열한 역사성을 바탕으로 한다. 서정성을 바탕으로 한 시적 아름다움이 이 시에 잘 나타나 있으며, 그것은 한국 서정시의 전통과 맥(脈)을 같이한다. 이 작품이 시적 화자인 '행인'은 4·19 때 진정한 민주(民主)를 외치다 총칼 앞에 쓰러져 간 젊은이들의 영혼을 추모, 위로하고 있다. '꽃', '바람' 등의 시어는 '고매한 신념과 이상을 가지고 소리 높여 외치다 죽어간 그리운 그의 환생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조지훈의 '고풍 의상'
조지훈 시의 매력은 고전미(古典美)에 있다. 고전 시대의 풍물에서 즐겨 제재를 구하고 독특하고 우아한 필치로 노래하여 한국적 정감을 잘 고취시켰다. 이 시는 옛 여인의 옷과 춤사위의 아름다움을 예스런 말투와 가락으로 조화 있게 보여 준다. 그러나 단순히 고전적인 미(美)만을 묘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라져 가는 우리 것에 대한 시인 자신의 그리움, 서글픔 등을 작품의 내면에 담고 있다.
지도 방법 : 운율을 발견해 보는 활동이다. 우리 시의 특징이 특히. 음보율에 있음을 유의하게 하고, 이 작품들도 적절한 음보율을 적용해서 낭송하게 해 본다.
풀이 :
(가)는 '산 너머/남촌에는/누가 살길래//해마다/봄바람이/남으로 오네.', (나)는 '그리운/그의 얼굴/다시 찾을 수/없어도//화사한/그의 꽃/산에 언덕에/피어날지어이.', (다)는 '살살이/퍼져 내린/곧은 선이//스스로 돌아/곡선을/이루는 곳'으로 3음보율 또는 4음보율을 적용해서 읽는 것이 적절하다.
(2) (가), (나), (다)를 읽을 때 운율이 느껴지는 이유를 설명해 보자.
지도 방법 : 운율의 특징과 효과를 확인해 보는 활동이다. 특히 운율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특징을 지녀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보도록 한다.
풀이 :
운율은 규칙적인 반복에 의해 형성된다. 위의 작품들은 세 마디 또는 네 마디를 단위로 하는 리듬감이 규칙적으로 반복되고 있기 때문에 운율을 느끼게 해 준다.
시인의 태도(주제 표출 방식)에 따른 시의 종류
시는 사물에 대한 해석과 시인의 동기화(動機化), 형상화(形象化)의 태도에 따라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1) 주정시(主情時) : 인간의 감정이나 정서를 그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 좁은 의미의 서정시를 말한다. 주로 비유적 심상을 통해 시적 화자의 감정과 정서를 표출하므로 심상을 위주로 한 작품의 경우, 그 속에 담긴 감정과 정서에 초점을 맞추면 그 주제에 도달하기가 쉽다.
(2) 주지시(主知詩) : 인간의 지성을 다룬 것으로, 기지(機智), 풍자(諷刺), 역설(逆說), 반어(反語)등의 지적 활동이 크게 작용하는 시다. 표현 방법이 지적(知的)이기 때문에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가 깊이 감추어져 있다. 따라서 이러한 작품에 구사되는 표현 방법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접근해야 주제 파악이 쉽다.
(3)주의시(主意時) : 의지적인 내용의 시로 순수한 의지에 지성과 감성이 결부된 시다. 이러한 종류의 시는 그 주제가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난다. 직접 표출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구사하는 어휘가 사전적 의미로 쓰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심상이나 표현법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주제에 접근할 수 있다.
시의 주제의 다양성
문학 작품의 주제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 시의 주제 역시 시대 및 사회의 변천에 따라, 또는 작품을 보는 관점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보인다.
(1) 관점에 따른 주제의 다양성 : 이육사의 '청포도'의 주제는 이 시에 나오는 '내가 바라는 손님'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사회적. 역사적 측면에서 보면 '조국 광복에 대한 간절한 마음'이 주제가 되고, 순수 서정시의 측면에서는 '풍요롭고 평화로운 고향을 그리는 간절한 소망이나 기다림'이 그 주제가 될 수도 있다. 이처럼 한 작품의 주제는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므로, 한 가지 주제만이 옳다고 단독적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 작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객관적 분석을 바탕으로 다양한 주제를 추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2) 시대 및 사회 변천에 따른 주제의 변화 : 문학 작품의 주제는 시대적 분위기를 반영하기도 한다. 예컨대, 조선 전기의 비교적 평화롭던 시대에는 자연의 아름다움이나 전원 생활의 즐거움이, 임진왜란 직후처럼 내우외환(內憂外患)의 시대에는 우국 충절(憂國忠節)이, 일제 강점기에는 잃어버린 조국에 대한 그리움 등이 주요한 주제였다. 따라서 작품이 형성된 시대적 상황과 작가의 처지 등을 미리 파악하는 것도 주제를 파악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다.
정지용(鄭芝溶 1902-미상) 정지용 생가
시인. 충북 옥천(沃川) 출생. 서울 휘문고등보통학교를 거쳐, 일본 도시샤[同志社]대학 영문과를 졸업했다. 귀국 후 모교의 교사, 8·15광복 후 이화여자전문 교수와 경향신문사(京鄕新聞社) 편집국장을 지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순수시인이었으나, 광복 후 좌익 문학단체에 관계하다가 전향, 보도연맹(輔導聯盟)에 가입하였으며, 6·25전쟁 때 북한공산군에 끌려간 후 사망했다. 1933년 <가톨릭 청년>의 편집 고문으로 있을 때, 이상(李箱)의 시를 실어 그를 시단에 등장시켰으며, 1939년 <문장(文章)>을 통해 조지훈(趙芝薰)·박두진(朴斗鎭)·박목월(朴木月)의 청록파(靑鹿派)를 등장시켰다. 섬세하고 독특한 언어를 구사하여 대상을 선명히 묘사, 한국 현대시의 신경지를 열었다. 작품으로, 시 "향수(鄕愁)", "유리창1", "비", "압천(鴨川)", "이른봄 아침", "바다" 등과, 시집 <정지용 시집>이 있다.
시와 언어
시의 표현에 있어서 언어가 최후 수단이요 유일의 방법이 되고 만 것은 혹은 인류 문화 기구(文化器具)의 불행한 빈핍(貧乏)일지는 모르나 언어의 불구(不具)를 탄(嘆)하는 시인이 반드시 언어를 가벼히 여기고 다른 부문의 소재를 차용치 않았다. 언어의 불구가 도리어 시의 청빈의 덕을 높이는 까닭이다. 언어의 불구에 입명(立命)하여 시의 청빈에 귀의치 못한 이를 시인으로 우대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니 제약을 통하지 못한 비약이라는 것은 그것이 정신적인 것이 될 수 없음이다. 가장 정신적인 하나인 시가 언어의 제약을 받는다는 것은 차라리 시의 부자유의 열락이요 시의 전면적인 것이요 결정적인 것으로 되고 만다. 그러므로 시인이란 언어를 어원학자처럼 많이 취급하는 사람이라든지 달변가처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언어 개개의 세포적 기능을 추구하는 자는 다시 언어 미술의 구성 조직에 생리적 리프트 기버(lift-giver)가 될지언정 언어 사체(死體)의 해부 집도자인 문법가로 그치는 것도 아닌 것이다. 그러므로 언어는 시인을 만나서 비로소 혈행(血行)과 호흡의 체온을 얻어서 생활한다.
시의 신비는 언어의 신비다. 시는 언어와 인카네이션(incarnation)적 일치다. 그러므로 시의 정신적 심도는 필연으로 언어의 정령을 잡지 않고서는 표현 제작에 오를 수 없다. 다만 시의 심도가 자연 인간생활 사상에 뿌리를 깊이 서림을 따라서 다시 시에 긴밀이 혈육화되지 않은 언어는 결국 시를 사산시킨다. 정신(精神)이 거하는 궁전이 언어요, 이를 다시 방축(放逐)하는 것도 언어다. -정지용, '시와 언어', 김은자편, <정지용>( 새미, 1996)
정지용의 시 세계
경도에서 썼던 초기시들은 먼 이국에서 느끼는 고독과 향수를 자연 풍경에 담아 그려내고 있다. 날카롭고 재치 있는 감각적 표현을 특성으로 하는 정지용의 시 세계는 먼저 시각적 이미지의 치밀한 구축을 통해 동적인 이국 정조 속에서 드러내고 있다. '바다1', '슬픈 기차(汽車)', '경도 압천(京都鴨川)', 등의 시가 대표적인 예이다. 한편 평안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내고 있는 전통 지향적인 시가 다른 한 궤를 이룬다. '향수'로 대표되는 그러한 시편들에는 소박한 향토 정조가 나타나고 있으며, 가족사적 세계와 자연에 대한 친화감이 드러나 있다. 향토적 정서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연결된다.
독실한 신앙 생활을 바탕으로 한 시편들은, 그가 <카톨릭 청년>지의 편집에 관여하면서 발표되었다. '불사조(不死鳥)', '갈릴레아 바다' 등의 작품은 인간적 비애에 대한 깊은 인식과 비애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기도를 담고 있다.
그의 시 세계가 1925년경부터 1933년까지의 감각적인 이미지즘의 시, 1933년 '불사조'이후 1935년까지의 카톨릭 신앙을 바탕으로 하는 종교적인 시, '옥류동', '구성동' 이후 1941년에 이르는 동양적인 정신의 시로 세 단계의 변모 과정을 겪었다고 보기도 한다.
유치환의 '향수'
나는 영락한 고독의 가마귀창랑히 설한의 거리를 가도
심사는 머언 고향의
푸른 하늘 새빨간 동백에 지치었어라
고향 사람들 나의 꿈을 비웃고
내 그를 증오하여 폐리같이 버리었나니
어찌 내 마음 독사 같지 못하여
그 불신한 미소와 인사를 꽃같이 그리는고
오오 나의 고향은 머언 남쪽 바닷가
반짝이는 물결 아득히 수평에 조을고
창파에 씻긴 조약돌 같은 색시의 마음은
갈매기 울음에 수심져 있나니
희망은 떨어진 포켓트로 흘러가고
내 흑노같이 병들어
이향의 치운 가로수 밑에 죽지 않으려나니
오오 저녁 산새처럼 찾아갈 고향길은 어디메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