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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오까 소하찌'가 쓴 총 20권의 '대망' 이라는 소설을 읽은 것이 언제인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 중3 방학 때 였던 것 같은데),  '오다 노부나가'의 인상이 뇌리에 강력하게 남아
이후 제가 일본이라는 나라를 비교적 좋아하게 되는 동기가 되었습니다.

총 10권의 속편은 구로부네 사건 이후의 메이지유신을 배경으로 하는데,
거기 나오는 '사까모도 료오마'라는 주인공도 참 좋아합니다.

제가 활동하는 골프동호회의 한 회원이 요즈음 '대망'의 간추린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하루 하나씩 퍼오겠습니다.

[펌 시작]

제가 제일 재미있게 읽은 책이 뭐냐고 누가 물으면 대망이라고 말하겠습니다.

삼국지는 청소년필독서, 대망은 경영전략서로 분류된답니다.
삼국지는 애들용이고 대망은 어른용이라는 뜻입니다.
혹시 안 읽으신 분들이 계실지 몰라서 간략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일본사람이 좋아한다는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3인은 동시대의 인물입니다.
때는 바야흐로 일본 전국시대, 벌써 100년 동안이나 피로 피를 씻는 난세에 이에야스가 태어났습니다.
이에야스의 아버지 히로타다가 17살, 어머니 오아이가 15살(중학생이 애를..)때입니다.

히로타다의 아버지, 기요야스는 용감무쌍한 영웅이었는데, 25살의 젊은 나이로 전사합니다.
당시로서는 드물게 1만여명의 병사를 몰아서 이웃나라인 오와리를 공격하다가 가신의 칼을 뒷통수에 맞고 죽었습니다.

할아버지 기요야스의 전사 이후, 심약한 히로타다가 영주가 되었지만, 휘하 가신들의 신망을 얻지 못했습니다.
세력은 점점 기울어서 오히려 이웃 오와리 오다네의 끊임없는 침략을 받게 되었습니다.
견디다 못 한 히로타다는 또 다른 이웃인 대국 이마가와에 원병을 요청하는데 이때부터 이마가와는 상전이 됩니다.

훌륭한 아버지 덕분에 항상 부담감을 느끼고 살아야했던 히로타다는 불행한 삶을 살았습니다.
이에야스가 두 돌이 지났을때 어머니 오아이는 친정으로 쫒겨나 버렸습니다.

오아이의 친정 미즈노집안이 이마가와와 공동의 적인 오와리의 오다 집안과 붙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심약한 히로타다로서는 상전 이마가와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 사랑하는 아내 오아이와 이혼할수밖에 없었습니다.

그후로도 이에야스의 아버지 히로타다는 오와리의 오다에게 빼앗긴 영토를 되찾기 위해서 안간힘을 다 합니다.
그러나 역부족, 당시 오와리는 저 유명한 오다 노부나가의 아버지 효웅 오다 노부히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력으로 오다를 이길수없다는 절박함에 히로타다는 상전 이마가와에 원병을 요청합니다.
이미가와는 원병을 조건으로 인질을 요구합니다. 히로타다는 외아들 이에야스를 이마가와에 인질로 보냅니다.

그런데 인질로 가던 여섯살배기 이에야스가 배달사고를 당합니다.
외가집인 미즈노집안에서 이에야스를 중간에 가로채서는 거금을 받고 오다네에 넘겨버린겁니다.

미즈노집안의 상전이었던 오다는 이에야스를 인질로 잡고 히로타다의 공순을 요구합니다.
오다의 주적이었던 이마가와를 배신하고 오다의 산하로 들어오라는 요구를 히로타다는 거절합니다.

원수 오다와는 화해할수는 없으니 아들 이에야스를 죽일테면 죽이라고 말했답니다.
풍전등화인 이에야스의 목숨이 살아남은것은 살려서 볼모로 잡는것이 유리하다는 판단때문이었습니다.

이에야스는 8살때까지 오다네에서 인질생활을 하게됩니다.
소설에서는 이 시기에 9살 연상인 오다 노부나가와 친하게 지냈다는 구절이 나옵니다.
이에야스를 찾아온 노부나가에게 이에야스가 말 한 마리를 얻어서 타고 다녔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갑자기 정세가 변합니다.
이에야스의 아버지 히로타다는 그 아버지 기요야스처럼 가신에게 사소한 일로 칼을 맞고 암살됩니다.
이마가와는 긴장합니다. 동맹국의 영주가 죽었는데 외아들인 이에야스가 적국인 오다에 억류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마가와는 부하를 보내서 무주공산이 된 미카와(히로타다의 영지)국을 장악합니다.
이 때부터 미카와는 이마가와의 식민지처럼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정당한 계승자인 이에야스가 적국인 오다에게 억류되어있는것은 장래의 불안요소입니다.

이마가와는 이에야스가 8살 되던 해에 오다네의 중요한 성채를 공격해서 점령합니다.
이 과정에서 성주를 생포했는데 이 성주는 오다의 영주 노부히데의 친동생이었습니다.

오다와 이마가와는 서로 인질을 교환합니다. 오다의 성주와 이에야스의 교환입니다.
적국인 오다네에서 풀려난 이에야스가 향한 곳은 영지인 미카와가 아니었습니다.

이마가와는 이에야스를 이마가와의 거성인 슨푸로 데려갑니다.
성인이 되면 영지를 다시 돌려주겠다는것이 새로운 인질생활의 시작이었습니다.
오다와 대치한 중요한 지역에 미성년영주를 배치하는 것은 미카와나 이미가와 모두에게 불리하다는 명분이었습니다.

일단 끊은 다음 이마가와에서의 새로운 인질 생활과 영지 복귀 과정에 대해서는 다시 올리겠습니다.
혹시 다들 읽으셔서 한분도 흥미가 없으면 어쩌나 걱정되네요..

[펌 끝]


  • ?
    말뚝이 2011.12.24 12:15
    도쿠가와 이에야스,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3명이 일본역사에 있어서 탁월한 지도자 상을 보여주는데요 통치스타일을 얘기해 주는 재미있는 얘기가 있습니다. 앵무새가 울지않으면 이 3명은 어떻게 하나요? 오다 노부나가는 목을 비틀어 죽여버리고, 도쿠카와 이에야스는 앵무새가 울때까지 마냥 기다리고,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앵무새를 '까꿍까꿍' 얼러서 울게 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카모도 료마는 얼마전 나온 소프트뱅크의 손 마사요시(손정의)씨의 자서전에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소개되었더군요. 손정의씨가 세라몬티 하이스쿨과 버클리를 졸업했더군요. 
  • ?
    bear 2011.12.25 00:43
    아주오래전에 밤을 세우며 흥미롭게 잃었던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특별히 도쿠가와이예야스. 1614-1615년 두번의. 오사카 전투를일으켜 히데요시의아들히데요리를 주축으로한 도요토미의 부하들을 제압하여 대망의 천하통일을 이룬자로 저에게가장기억에 남는 인물이네요. 이예야스하면 가장먼저 생각나는 단어가 말뚝이님의 비유처럼 인내 입니다. "인생은 무거운 짐을지고 먼거리를 가는것과 같다. 그래서서두르지말라" 우리의 지금인생도 이예야스의 인내처럼살아 간다면 2012년에는 더 큰소망이 우리앞에 준비되지않을까요? 회원님 모두에게 사랑과 열정을......
  • ?
    Sunbee 2011.12.25 02:13

    저는 대학교 1학년때 쉬엄쉬엄 1년동안 읽었네요.
    느낌은 사뭇 다르네요.

    일본은 인위적인 아름다움에 지나치게 몰두하려한다는..
    그래서 우리문화/ 생활약식과는 너무나 다르다.  아니 너무나 자연스럽지가 않다. 그런 느낌이 강합니다.

    시간이 가면 우리문화가 그들에게 더 자연스런 편안함을 줄수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열역학적으로 불안한 system이라 보고 있는거죠.  

  • ?
    말뚝이 2011.12.25 11:26
    공학적인 해석이 재미있습니다. 안정과 불안정은 사회과학에서는 상대적인 개념이라서 공학에서 처럼 딱 떨어지는 개념이 없습니다.

  • ?
    Sunbee 2011.12.25 11:58

    열역학은 딱 떨어지는 절대적 개념만을 다루지는 않지요
    요즘 자연과학이 다 그렇듯이..
    진화 vs. 창조 논쟁에서도 열역학은 좋은 tool이고...

    앞으로는 더 사회과학이 자연과학에서 절대적 영향을 받을것으로 보이는데요 ;)
    예를 들면 meme.. 상대성이론 등등.  안 그럴까요?

  • ?
    bear 2011.12.25 09:20
    우리 문화의 특성은 형식을 거부하며 자유스럽고 또한즉흥적이고 역동적이며 자연스러운특성을가지고있는 민족입니다. 무질서 가운데 질서를 만들고 무계획 에서 계획을 세우며 무절제 에서 절제를 무기교에서 기교를 만들어가는 훌륭한 자질을 가지고있는 민족이라는 자부심이 넘침니다. 분명한것은 미래의 키워드는 디지탈.여성.감성 이라는것이죠 . 따라서 우리 문화의 특성은 미래의 큰 에너지가되는셈이죠. 그러나 일본문화 의 특징 또한 우리가 가져와야 할것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
    아지랑 2011.12.29 02:21
    집에 인터넷이 없어서, 어찌어찌 하다 들어와서  뒷북 치는데.....

    저도 Thermo dynamics 의  Heat Transfer  로 한수
    " 모든 물체는 Equilibrium 상태로 가려 한다."
    예를 들면, 방안에 있던 뜨거운 커피가 시간이 지나면 식어 버리고,
    빨리 안먹으면 아이쓰 케키가  뚝뚝 녹아 버립니다.
    뜨거운 커피가 아무리 식어도 상온 보다 더 차게 내려가지 못하고.
    아이쓰케키가 지아무리 녹아도 상온보다 더 올라가지못합니다.
    모든것이 가장 편안한 상태 즉 이퀴리 브리엄 상태로 가려 합니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아무리 독특한 문화를 가졌어도,  결국 세계적인 트렌드를 좇아 서서히 흘러가게 마련입니다.
    이걸 글로벌 시대라고 하나요.
    자연 과학을 사회과학에 한번 응용해 보았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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