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하던 이에야스가 겨우 선잠이 들었는데 곧바로 가신들이 흔들어 깨웁니다.
오카자키성에서 군세가 출동한다는 긴급보고입니다.
놀란 이에야스가 뛰쳐나가니 모두들 절마당에 모여 오카자키성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과연 오카자키 성문에서 꾸역꾸역 대부대가 출동하고 있습니다.
어제 밤의 습격이 아직도 생생한 이에야스무리는 대부대의 기동에 긴장합니다.
시국이 시국인만큼, 성주대리 사카다가 화근인 자신들을 짓밟아버리려 한다고 생각하는게 당연합니다.
불과 19명, 공격당한다면 승부가 되지 않습니다.
오다에게서 도망치고, 들도적에게 쫒기고, 드디어는 아군인 이마가와군에게도 쫒기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천지간에 갈 곳이 없는 주종 모두 말을 잃었는데, 얼마간의 정적이 흐른 후 노신 사카이가 이에야스에게 말을 겁니다.
주군 좀 이상합니다. 혹시?
이에야스가 고개를 들어 오카자키성을 바라보니 선두는 벌써 삼거리에 들어섰는데 후미는 아직도 성문을 나오는 중입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합니다. 자신이 들어있는 다이쥬사로 향해야 할 사케다의 선두가 거꾸로 이마가와를 향하고있습니다.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바라보니 의아한 점이 또 있습니다.
성을 나선 대 부대는 전투를 앞둔 군세치고는 둔중하기 짝이 없습니다.
바리 바리 짐바리를 중간 중간에 끼워넣고 어딘지 모르게 발걸음이 황급한 듯 합니다.
주종이 모두 서로 얼굴을 바라보면서 울먹이는 기색입니다.
오카자키의 성주대리 사케다가 이에야스의 그림자에 놀라 성을 버리고 슨푸로 도망하는 형상입니다.
그림자에 놀라 성을 버리다니, 골프나 전쟁이나 멘탈이야말로 승패를 결정짓는 결정적인 요소인거같습니다.
이에야스가 공격할 군세를 가지기는커녕 공격할 의사조차 분명치 않은 난감한 시점에서
오카자키 성주 사케다는 스스로 공황에 빠져 망상에 시달린 셈입니다.
사케다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위태롭기 짝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뭐니 뭐니해도 미카와에는 이에야스를 신종하는 불령한 무리들이 손으로 꼽아도 기백명이 넘습니다.
오카자키성을 내려다보는 다이쥬사에는 이에야스가 들어와서 버티고 앉았는데 자신에게 연통조차 없습니다.
이에야스가 불령한 무리들을 모아서 공격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무서운데 배후에 오다가 없다고 장담할 수도 없습니다.
게다가 주장 요시모토가 전사한 이 때, 오카자키는 더 이상 안전한 후방이 아닙니다.
오다의 압력에 최전방으로 노출된 곳이 자신이 주둔한 미카와 오카자키성입니다.
불령한 무리들이 가득한 적지에서 오다의 공격을 받는다면 하루를 버틸지 이틀을 버틸지 자신이 없습니다.
사케다가 성을 버린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있는 행위였지만, 심약하다는 비난은 면할 수 없습니다.
오다는 들도적의 전법으로 오케하자마에서 승리를 도둑질했지만,
자기 영토를 지킨 것만으로도 감지덕지, 도저히 국경을 넘어서 미카와를 침략할 여세가 없습니다.
들도적에게조차 값나가는 약탈물로 보이는 이에야스는 군세라고 할 것도 없는 떠돌이..
다이쥬사에 오직 20명 남짓의 무리가 들었다는 보고는 사케다도 당연히 알고있습니다.
구체적인 위협은 아직 아무데도 보이지않는데, 패닉에 빠진 사케다에게는 모든 정황이 두렵기만 합니다.
위태로운 오카자키성에서 꼼짝하지않고 버텨내는 것은 호랑이 앞에서 우두커니 버티는것처럼 무섭기만 합니다.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은 사람이 처한 입장에 따라서 천지간만큼이나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기에서 허둥대지 않고 상대방의 시각으로 상황을 바라보는 냉정함이 행운을 얻는 열쇠라는 생각이 듭니다.
노부나가가 사람을 발탁할 때는 먼저 기량을 보고 마지막으로 그 사람의 운을 보았다고 합니다.
능력이 출중해도 운때가 따르지 않으면 변수로 가득찬 난세에서 기량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아까운 천재들이 어처구니없는 불운으로 반딧불처럼 스러져가는 것이 인생입니다.
몸과 마음을 갈고 닦으면 자신의 그릇은 키울수 있습니다만, 운은 어떻게 키우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천지가 무너져도 허둥대지않고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이 자신의 운과 복을 늘리는 첩경이라고 합니다.
이에야스는 평생을 통해서 상대방의 입장과 시각으로 국면을 내려다보는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답니다.
천둥벌거숭이인 이에야스가 동이 트기 시작하는 다이쥬지에서 고난에 가득찬 그 때까지 그의 일생중에서
난생 처음으로 행운을 만납니다. 가슴이 먹먹해진 주종은 묵묵히 서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한참이나 지난 후에 노신 사카이가 얼굴을 찡그리면서 이에야스에게 말합니다.
주군, 사케다란 놈이 버린 성을 줏으러 가보십시다.
행운이란 놈을 난생 처음 마주친 이에야스, 아직도 입이 떨어지지 않아서 고개짓으로 대답을 대신합니다.
기량이 심상치않은 이에야스에게 드디어 운이 열리기 시작합니다.
버린 성을 줏은것이니 이마가와를 배신한 것도 아닙니다. 처자식은 아직 안전합니다.
그러나 오다와 이마가와 두 세력의 접점이 된 미카와에서 조만간 어느 쪽에 붙을것인지 결단해야만 합니다.
기울어가는 이마가와냐? 떠오르는 오다냐?
가신들은 당연히 떠오르는 오다를 선호합니다. 시국은 오다의 편이기 때문입니다.
처자식은 아직도 이마가와 슨푸에 있습니다. 천애고아인 자신의 인생에서 처음 얻은 가족입니다.
괴로운 결단은 나중 일이고
당장의 이에야스 주종에게는 가슴 벅찬 십사년만의 귀향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축하합니다. 젊은 이에야스.
[펌 끝]
오카자키성에서 군세가 출동한다는 긴급보고입니다.
놀란 이에야스가 뛰쳐나가니 모두들 절마당에 모여 오카자키성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과연 오카자키 성문에서 꾸역꾸역 대부대가 출동하고 있습니다.
어제 밤의 습격이 아직도 생생한 이에야스무리는 대부대의 기동에 긴장합니다.
시국이 시국인만큼, 성주대리 사카다가 화근인 자신들을 짓밟아버리려 한다고 생각하는게 당연합니다.
불과 19명, 공격당한다면 승부가 되지 않습니다.
오다에게서 도망치고, 들도적에게 쫒기고, 드디어는 아군인 이마가와군에게도 쫒기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천지간에 갈 곳이 없는 주종 모두 말을 잃었는데, 얼마간의 정적이 흐른 후 노신 사카이가 이에야스에게 말을 겁니다.
주군 좀 이상합니다. 혹시?
이에야스가 고개를 들어 오카자키성을 바라보니 선두는 벌써 삼거리에 들어섰는데 후미는 아직도 성문을 나오는 중입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합니다. 자신이 들어있는 다이쥬사로 향해야 할 사케다의 선두가 거꾸로 이마가와를 향하고있습니다.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바라보니 의아한 점이 또 있습니다.
성을 나선 대 부대는 전투를 앞둔 군세치고는 둔중하기 짝이 없습니다.
바리 바리 짐바리를 중간 중간에 끼워넣고 어딘지 모르게 발걸음이 황급한 듯 합니다.
주종이 모두 서로 얼굴을 바라보면서 울먹이는 기색입니다.
오카자키의 성주대리 사케다가 이에야스의 그림자에 놀라 성을 버리고 슨푸로 도망하는 형상입니다.
그림자에 놀라 성을 버리다니, 골프나 전쟁이나 멘탈이야말로 승패를 결정짓는 결정적인 요소인거같습니다.
이에야스가 공격할 군세를 가지기는커녕 공격할 의사조차 분명치 않은 난감한 시점에서
오카자키 성주 사케다는 스스로 공황에 빠져 망상에 시달린 셈입니다.
사케다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위태롭기 짝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뭐니 뭐니해도 미카와에는 이에야스를 신종하는 불령한 무리들이 손으로 꼽아도 기백명이 넘습니다.
오카자키성을 내려다보는 다이쥬사에는 이에야스가 들어와서 버티고 앉았는데 자신에게 연통조차 없습니다.
이에야스가 불령한 무리들을 모아서 공격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무서운데 배후에 오다가 없다고 장담할 수도 없습니다.
게다가 주장 요시모토가 전사한 이 때, 오카자키는 더 이상 안전한 후방이 아닙니다.
오다의 압력에 최전방으로 노출된 곳이 자신이 주둔한 미카와 오카자키성입니다.
불령한 무리들이 가득한 적지에서 오다의 공격을 받는다면 하루를 버틸지 이틀을 버틸지 자신이 없습니다.
사케다가 성을 버린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있는 행위였지만, 심약하다는 비난은 면할 수 없습니다.
오다는 들도적의 전법으로 오케하자마에서 승리를 도둑질했지만,
자기 영토를 지킨 것만으로도 감지덕지, 도저히 국경을 넘어서 미카와를 침략할 여세가 없습니다.
들도적에게조차 값나가는 약탈물로 보이는 이에야스는 군세라고 할 것도 없는 떠돌이..
다이쥬사에 오직 20명 남짓의 무리가 들었다는 보고는 사케다도 당연히 알고있습니다.
구체적인 위협은 아직 아무데도 보이지않는데, 패닉에 빠진 사케다에게는 모든 정황이 두렵기만 합니다.
위태로운 오카자키성에서 꼼짝하지않고 버텨내는 것은 호랑이 앞에서 우두커니 버티는것처럼 무섭기만 합니다.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은 사람이 처한 입장에 따라서 천지간만큼이나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기에서 허둥대지 않고 상대방의 시각으로 상황을 바라보는 냉정함이 행운을 얻는 열쇠라는 생각이 듭니다.
노부나가가 사람을 발탁할 때는 먼저 기량을 보고 마지막으로 그 사람의 운을 보았다고 합니다.
능력이 출중해도 운때가 따르지 않으면 변수로 가득찬 난세에서 기량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아까운 천재들이 어처구니없는 불운으로 반딧불처럼 스러져가는 것이 인생입니다.
몸과 마음을 갈고 닦으면 자신의 그릇은 키울수 있습니다만, 운은 어떻게 키우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천지가 무너져도 허둥대지않고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이 자신의 운과 복을 늘리는 첩경이라고 합니다.
이에야스는 평생을 통해서 상대방의 입장과 시각으로 국면을 내려다보는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답니다.
천둥벌거숭이인 이에야스가 동이 트기 시작하는 다이쥬지에서 고난에 가득찬 그 때까지 그의 일생중에서
난생 처음으로 행운을 만납니다. 가슴이 먹먹해진 주종은 묵묵히 서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한참이나 지난 후에 노신 사카이가 얼굴을 찡그리면서 이에야스에게 말합니다.
주군, 사케다란 놈이 버린 성을 줏으러 가보십시다.
행운이란 놈을 난생 처음 마주친 이에야스, 아직도 입이 떨어지지 않아서 고개짓으로 대답을 대신합니다.
기량이 심상치않은 이에야스에게 드디어 운이 열리기 시작합니다.
버린 성을 줏은것이니 이마가와를 배신한 것도 아닙니다. 처자식은 아직 안전합니다.
그러나 오다와 이마가와 두 세력의 접점이 된 미카와에서 조만간 어느 쪽에 붙을것인지 결단해야만 합니다.
기울어가는 이마가와냐? 떠오르는 오다냐?
가신들은 당연히 떠오르는 오다를 선호합니다. 시국은 오다의 편이기 때문입니다.
처자식은 아직도 이마가와 슨푸에 있습니다. 천애고아인 자신의 인생에서 처음 얻은 가족입니다.
괴로운 결단은 나중 일이고
당장의 이에야스 주종에게는 가슴 벅찬 십사년만의 귀향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축하합니다. 젊은 이에야스.
[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