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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11년 마지막 날 기념으로 하나 더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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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편에 붙은 이에야스의 처자식이 풍전등화입니다.
벌써 십여명의 인질들이 본보기로 처형당했는데, 부인 쓰루히메와 장남 다께찌요는 아직 살아있습니다.

이에야스는 미카와와 이마가와의 국경지역 성채를 공격해서 우지사네의 중요한 친척을 생포합니다.
서로간에 사자가 오고 간 후 인질교환이 이루어집니다. 이제 이에야스의 자주독립이 완성되었습니다.

요시모토가 죽고 아들 우지사네가 계승한 이마가와 가문은 이미 여기저기서 조금씩 무너지고 있습니다.
우지사네의 지도력을 의심하는 가신들은 사기가 땅에 떨어지고 신종하던 토착영주들도 이반하기 시작합니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고 우지사네가 완전히 망해서 영지를 다 털어먹는데는 아직도 몇년의 세월이 남아있습니다.

이에야스는 노부나가와의 동맹으로 순식간에 탄탄한 지역구 강자가 됩니다.
노부나가의 영지인 서쪽을 제외하고 동쪽 방면으로 착착 세력을 확장해 나갑니다.

이에야스가 세력을 확장해가는 동쪽은 이마가와라는 커다란 먹이를 사이에 두고 다케다 신겐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풍림화산의 다케다 신겐은 전투력으로는 일본 최강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에스기 겐신과의 가와나까지마 전투는 두 대장의 기량이 일본 정상임을 확실하게 보여줍니다.
이마가와가 완전히 해체된 나중에, 이에야스는 결국 다케다 신겐과 부딪쳐 일생 최대의 박살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에야스 서쪽의 노부나가는 서쪽으로 서쪽으로 끈질기게 도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동쪽을 동맹 이에야스에게 맡긴 노부나가가 나아가는 서쪽은 미노라는 철벽이 있었습니다.

오케하자마의 승리로 영지와 군세 모두 두배 가량 성장한 노부나가가 마누라의 친정인 미노를 공격하게 된 것은
장인 사이토 도산이 아들인 요시다츠에게 참살당했기 때문입니다. 요시다츠는 노부나가의 부인인 노히메의 이복오빠입니다.

사이토 도산의 장남 사이토 요시다츠에게는 복잡한 사연이 있습니다.
요시다츠의 어머니는 원래 미노의 주인이었던 도키 요리나리의 애첩중의 하나였는데 사이토가 하사받았습니다.
하사받을 당시 이 애첩은 이미 임신중이었는데 사이토 도산에게 온 후 일곱달만에 요시다츠가 태어납니다.

대범한 사이토 도산은 아는  듯 모르는듯 요시다츠를 장남으로 인정해서 후계자로 세웁니다.
그런데 권력을 물려주고 은거한 사이토 도산과 승계자인 아들 요시다츠가 서로 충돌합니다.

덩치가 크고 살짝 곰보였다는 아들 요시다츠는 아버지를 도모하기 전에 동생들부터 참살합니다.
죽을 병으로 몸져 누웠다고 소문을 낸 요시다츠는 순진한 동생들을 성내로 부릅니다. 순진하면 죽습니다.
자기가 죽으면 후사를 정해야하니 문병을 오라는 말에 아무 의심없이 문병 온 두 동생은 자다가 목이 잘립니다.

부자가 충돌한 것은 요시다츠의 측근들이 요시다츠가 원래 도키씨의 핏줄이란걸 속삭인 탓입니다.
요시다츠는 이제 아버지가 아니게 된 사이토 도산과의 전쟁도 아무 거리낌이 없습니다.

사이토는 장남에게만 엄하고 다른 두 아들과 딸에게는 매우 다정했다고 합니다.
사이토로서는 후계자를 강하게 키우려던 의도였는데 출생의 비밀을 전해들은 장남은 오해가 증폭됩니다.

사이토가 물러나 은거하던 작은 성채를 요시다츠의 군세가 포위합니다.
늙었지만 아직도 왕성한 사이토는 성내의 가신을 모두 모아서 포위망을 뚫습니다만 결국 따라잡힙니다.
오와리를 향하던 사이토가 작은 야산에서 아들 요시다츠의 군세와 치열한 전투를 벌이지만 역부족..

전사한 사이토 도산의 시체는 그대로 강물에 버려졌다고 합니다.
하루 아침에 아버지와 두 동생을 잃은 노히메는 노부나가에게 매달려 읍소합니다.


노부나가는 기필코 원수를 갚아줄테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노히메를 달랩니다.
그런데 노히메가 아직 충격으로 몸져 누워있는 동안에 노부나가가 한꺼번에 4명의 측실을 들입니다.

가신의 딸중에서 건강하고 통통한 처녀 네 명을 하루 이틀 상간으로 성내로 불러들입니다.
노히메는 남편의 참혹한 처사에 절망하지만 노부나가의 의도를 알고 있는 이상 원망할 수도 없습니다.

노부나가가 갑자기 축첩을 한 것은 이제 원수가 된 미노의 요시다츠를 안심시키기 위한 행동입니다.
노히메를 박대함으로써 요시다츠의 경계심을 풀어준 노부나가는 측실의 몸에서 줄줄이 아들을 얻게 됩니다.

요시다츠는 맹장이었다고 합니다. 지략도 풍부하고 가신들도 심복해서 요시다츠 생전의 미노는 철벽이었습니다.
노부나가가 미노를 장악하는 것은 요시다츠 사후였는데, 오케하자마 이후 7년이란 세월이 필요했습니다.
이무렵 노부나가 휘하의 한 부장으로 성장한 히데요시의 활약이 미노공략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미노는 오늘날의 나고야 일대로 풍요로운 들판과 왕도인 교토로의 동쪽 관문이라는 지리적 요충입니다.
교토의 동쪽 관문인 미노를 손에 넣은 노부나가는 그야말로 날개달린 호랑이가 되었습니다.

당장 경제력이 세배로 늘어났습니다. 오와리는 30만석 남짓인데 미노는 70만석에 가깝습니다.
100만석의 대 영주로 급부상한 노부나가는 전국 최대 다이묘의 대열에 오릅니다.
이제 일본 전국에서 노부나가와 세력이 비슷한 대영주는 손가락으로 꼽히게 됩니다.

일본최고 부자영주인 모리, 땅부자 호죠, 우에스기 겐신과 다께다 신겐 정도가 손에 꼽힙니다.
그중에서 가장 강력한 것은 급부상한 노부나가입니다. 때를 만난 잉어처럼 싱싱한 노부나가...

모리는 시조 모토나리가 서부 일본 최대의 영지를 개척하였지만, 장군자리를 욕심내지 말라는 유언을 남깁니다.
이만하면 됐으니까 가늘게 먹으라는 유언인데, 먹지않으면 먹히는 난세에 가늘게 먹는다고 길게 먹는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벌써부터 소극적인 모리집안의 운명은 얼마나 버티느냐지, 더 이상의 성장은 태생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 점에서 호오죠집안도 마찬가지입니다. 간토 8주 일본 전체의 6분의 1일라는 어마어마한 영지를 가지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교토까지 진출해서 천하인이 되겠다는 야심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모리네처럼 이미 가진 것이 너무 많습니다.

다케다 신겐과 우에스기 겐신은 전국시대 전투의 치열함이 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가와나카지마의 싸움으로
알 수 있듯이 그 기량에서는 전국시대를 통틀어서 가장 우수한 대장들입니다. 둘 다 충분히 천하인을 노릴 기량이 있습니다.

우에스기 다께다 두 사람의 불행은 그 둘이 동시대에 태어났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서로 이웃입니다. 둘 다 서로를 견제하느라고 영지를 비울 수가 없습니다.

천하를 도모할 수 있는 자는 천하의 무수한 영주들 중에서 노부나가 한 사람으로 좁혀졌습니다.
동쪽이 안전해진 지금 노부나가는 서쪽 북쪽 남쪽으로 그 세력을 착 착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내일 글을 못 올릴지 몰라서 미리 올립니다.
내일 시간이 되면 노부나가의 미노 공략을 간추려 보겠습니다.

미노공략에서 또 하나의 영웅 히데요시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합니다.
히데요시는 고정관념이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천의무봉 히데요시...

[펌 끝]
  • ?
    Sunbee 2012.01.02 15:36

    '사이토로서는 후계자를 강하게 키우려던 의도였는데 출생의 비밀을 전해들은 장남 (요시다츠)은 오해가 증폭'

    인간의 오해중에는 자격지심이, 자신이 알기도 어렵고 극복하기도 힘든 굴레인것 같음.  
    업보라면 업보요, 원죄라면 원죄고....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