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 (14): 미노 정복 [펌]
히데요시의 천재는 창의성입니다.
용감하게 싸우다 폼나게 죽기만 바라는 단순무장이 주류인 전국시대에서 히데요시는 다른 방식으로 싸웁니다.
구태여 공격해서 적도 죽고 나도 죽는 미련한 방법 대신 설득과 회유를 기본으로 합니다.
히데요시 병법의 제 일항은 싸우지않고 이기기입니다.
먼저 적정을 파악합니다. 특히 적장을 시시콜콜이 파악합니다.
대부분의 적장에게는 인정상 통하는 약점이 있습니다. 물론 예외도 있습니다. 폼생폼사 전국시대니까요..
끈끈하면서도 끈질긴 그러면서도 적절한 히데요시의 회유에 수많은 미노의 장수들이 노부나가편으로 변절합니다.
사나운 무장들에게 변절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해주는 것은 매우 특별한 재능입니다. 세일즈맨 히데요시.
미노의 삼인방이라는 중신들조차 노부나가에게 몸을 의지해옵니다.
드디어 노부나가가 총공세를 폅니다. 휘하병력 거의 전부인 1만 군세를 이끌고 핵심인 이나바성을 공략하는 노부나가,
그러나 이나바성은 원래 천연의 요새인것을 살무사 사이토 도산이 심혈을 기울여 보강에 보강을 더한 천하의 명성입니다.
유일한 통로인 가파른 산길을 올라 단단한 성문을 공격하는 것은 수비는 편하고 공격은 어려운 위험한 일이었습니다.
정면공격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고 피로해진 노부나가에게 히데요시가 기습작전을 건의합니다.
이나바 산성은 그 험준한 지세 때문에 대문을 제외한 다른 길이 전혀 없는 걸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정보수집에 적극적이었던 히데요시는 뒷문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북한산의 숨은벽코스나 만경대코스처럼 아찔한 길을 지나면, 이나바산성의 뒷문이 있었습니다.
너무 험해서 공격측은 물론 수비측에서도 거의 신경을 쓰지않는 후미진 곳입니다.
이 코스를 히데요시가 수하 10여명과 함께 돌파합니다.
이틀이나 걸리는 먼 산길을 돌아가던 히데요시는 여기서 한 소년을 만납니다.
왕년에 노부나가의 부친 노부히데의 한 가신이 죄를 짓고 죽게되었는데 노부히데의 자비로 목숨을 구제받습니다.
그가 이 산골에서 화전을 일궈서 연명하다가 아들 하나를 남기고 죽었는데 그 아들이 히데요시를 안내합니다.
만약 이 소년을 만나지 못 했다면 난코스를 과연 넘었을지 혹은 아슬아슬한 릿지코스에서 낙상해서 죽었을지..
이 소년은 나중에 히데요시 휘하의 큰 장수로 성장합니다. 인재를 주워담는 히데요시입니다.
뒷문에 도달한 히데요시는 공격할 필요가 없었답니다.
워낙에 당나라보직이었던 뒷문수비대는 어슬렁 어슬렁 걸어오는 히데요시를 적군으로 인식하지도 못 하고..
뒷문쪽에 몰려있던 창고에 들어가 불을 지르고 나서야 그제야 적인줄 안 당나라보직들은 허둥지둥하지만,
두어명 베어넘기고 시내로 돌입한 히데요시는 성내 곳곳에 불을 지르고 소란을 피웁니다.
때를 맞춰 공격한 노부나가는 동요하는 성병을 가볍게 제압하고 난관이었던 외성문을 돌파합니다.
노부나가가 난장판에 내성에 틀어박힌 성주에게 항복을 권유합니다. 미노성주는 노부나가의 처조카가 됩니다.
생명을 보장받은 미노성주는 저항을 포기하고 수하 30여명을 이끌고 성을 버리고 달아납니다.
살무사 사이토 도산의 성취는 3대로 끝나고, 미노는 새로이 노부나가의 영지가 됩니다.
미노를 제압한 노부나가의 영지는 이제 백만석, 노부나가는 드디어 천하를 노릴 수 있는 대망의 백만석짜리가 되었습니다.
이제 노부나가가 동원할 수 있는 군세는 물경 3만명, 이제 손가락으로 꼽히는 일본 굴지의 대영주가 되었습니다.
다른 대영주 모리, 호죠, 우에스기, 다께다 등에 비해서 노부나가는 월등히 유리한 조건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지정학적 위치입니다. 교토에서 코 앞이라는 지리적 위치, 미노야말로 천하의 관문이었습니다.
노부나가가 차지한 미노는 우리나라로 치자면 천안 정도 되는 위치입니다.
조치원 지방의 영주였던 노부나가가 천안을 차지함으로써 군세로나 지리적 위치로나 천하에 가장 가까워졌습니다.
교토에서 가장 가까운 백만석 노부나가를 기점으로 일본 동쪽의 세력을 짚어보면
노부나가의 동쪽은 동맹이자 방패인 이에야스, 그 다음은 무너져가는 이마가와입니다.
이마가와 다음은 호랑이 다케다 신겐, 다케다 다음은 우에스기와 호죠입니다.
노부나가가 미노를 정복한 이듬해에 이마가와는 무너져서 그 영토가 이에야스와 다께다에게 분할 흡수됩니다.
동쪽의 세 영웅 다께다 우에스기 호죠는 서로 견제하느라 그 막강한 세력에도 불구하고 움직이지 못 합니다.
우에스기나 호죠가 천하를 노리려면 먼저 다께다를 격파해야만 합니다.
다께다가 천하를 노리려면 먼저 이에야스를 격파해야합니다. 그런데 배후인 우에스기와 호죠가 무섭습니다.
서쪽의 모리집안은 현상유지가 목표입니다, 천하를 노릴 의지가 지극히 부족합니다.
바야흐로 천하는 노부나가의 눈 앞에 둥둥 떠다니고 있습니다.
손만 뻗으면 닿을거같지만, 백여년의 난세를 종식시키는 것이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다음은 노부나가가 처절한 살육전을 펼치면서 천하를 손에 넣는 과정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월요일, 젊은 노부나가처럼 화이팅하십시다..
[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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