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 (15): 노부나가의 상경전 [펌]

by 지다 posted Jan 03, 2012 Views 4429 Replie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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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효, 퍼 나르는 것도 일이네요.
어제 빼 먹어서 오늘은 두 편 올립니다...

[펌]
노부나가가 미노를 점령해서 전국적인 실력자가 되자, 찾아오는 사람이 늘었습니다.
미노를 점령한 바로 다음 해에 매우 중요한 인물 하나가 노부나가에게 접근해옵니다.
 
당시의 일본을 명목상 통치하고 있던 14대 쇼오군 아시카가 요시히데가 연락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얼마전에 암살당한 13대 쇼오군 요시테루의 하나뿐인 친동생 요시아키가 밀사를 보내 접근해 온 것입니다.
 
당시 일본의 수도인 교토의 정세는 매우 유동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경기도지방인 기나이지방의 유력다이묘는 미요시집안 삼인방이었습니다.
 
교토에서 아시카가 막부의 13대 쇼오군 아시카가 요시테루가 미요시 삼인방에게 암살당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쇼오군 암살사건이 벌어진 시기는 노부나가가 아직 미노에서 한참 씨름중이던 시기였습니다.
 
미요시 삼인방이 쇼오군을 암살한 이유는 13대 쇼오군 요시테루가 너무 깝쳤기 때문입니다.
당시의 쇼오군은 완전히 명목뿐인 쇼오군으로 실력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실력없는 쇼오군이 권위를 되찾겠다고 깝치다보니, 당시 수도권 일대를 장악하고 있던 기득권
미요시집안하고 부딪치게 된 것입니다. 쇼오군 오시테루가 젊고 패기만만했던 탓입니다.
 
13대 쇼오군 요시테루는 검술에는 명인이었지만, 세력은 전무했습니다.
쇼오군을 깔보는 미요시일가를 무찌르고 권위를 세우기 위해 원방의 대영주들에게 비밀연통을 하다가 누설됩니다.

 
Yoshiteru-Yoshiaki.jpg 

 검술의 달인이었다는 13대 쇼군 아시카가 요시테루      노부나가를 만나 15대 쇼오군이 되는 요시아키


참다 못 한 미요시일당이 명목상 천하인인 쇼오군 요시테루를 암살하고 사촌동생 요시히데를 세웁니다.
이 때 암살된 쇼군의 친동생인 요시아키도 제거대상이었는데, 측근의 도움으로 간신히 탈출하게 됩니다.
 
이 동생 요시아키가 처음에는 북국의 대영주 아사쿠라집안에 몸을 의탁합니다.
불의한 미요시들을 공격해서 무너진 정의를 다시 일으킬 것을 유서깊은 아사쿠라에게 의뢰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100년 동안 평화를 누렸던 교토 북방 동해쪽의 최대영주인 에치젠 아사쿠라집안은 호응하지 않습니다.
귀찮고 위험하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밥만 먹여주는 아사쿠라집안에 쇼군동생을 따라온 배신들이 절망합니다.
 
밥만 먹자고 가난한 쇼오군의 동생을 목숨걸고 따라다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수재 아케치 미쓰히데가 등장합니다. 미노에서 몸을 피해 아사쿠라에게 의탁중이던 미쓰히데도 찬밥을 먹고있던 중이었습니다.
 
아케치 미쓰히데가 먼저 쇼오군의 동생에게 접근해서 복안을 상주했다고 합니다.
아사쿠라집안은 늙어서 전망이 없으니, 이제 미노를 평정한 젊은 노부나가에게 의탁해보자는 안입니다.
 
아케치 미쓰히데는 다른 대안이 없었던 쇼오군 동생과 두어명뿐인 측근에게 열렬히 채택됩니다.
미쓰히데가 직접 노부나가를 방문합니다. 노부나가는 즉시 이 제안의 값어치를 알아봅니다.
 
 
정치세계에서 명분만큼 허황하면서도 중대한 것은 없다고 합니다.
악당에게 쫒겨난 쇼오군의 정통 혈통을 받들어 전대쇼오군을 암살한 역적을 무찌르는 정의의 전쟁입니다.
 
삼국지에서 조조가 독점해서 조조의 입지를 그토록이나 강하게 만들어주었던 천자와 같은 의미의 쇼오군후보 요시아키..
노부나가는 미노를 점령한지 일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상경전을 결심합니다. 기회는 챤스입니다.
 
노부나가의 상경이 성공하면 요시아키는 새로운 쇼오군이 됩니다. 지금 쇼군은 머리깎고 중이나 되겠지요..
노부나가가 쇼오군의 보호자가 되는 것입니다. 중국의 천자처럼 일본의 모든 명령은 쇼군으로부터 나옵니다.
 
쇼오군의 보호자는 역적지명권을 가지게 됩니다.
살얼음판같은 난세에서 역적을 만드는 방법은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역적만들기는 기회를 봐서 미운 놈에게 살짝 난제를 던져주면 됩니다.
고걸 꾹 참고 복종하면 다시 기회를 봅니다. 잠시 후에 조금 더 어려운 난제를 던집니다.
 
따르지않고 반발할 때까지 난제를 던지면 됩니다. 다만 명분에 맞아야합니다.
그래도 계속해서 복종하면 트집을 잡으면 됩니다. 편지 대화 시 한구절.. 모든것이 트집거리가 됩니다.
 
다만 힘이 있어야합니다. 힘이 없는 쇼군의 명령은 아무도 따르지 않습니다.
이제 힘을 가진 노부나가가 명분을 가진 쇼군을 등에 업을 기회를 잡았습니다.
 
노부나가와 연락하는 쇼군동생에게 불쾌감을 느낀 아사쿠라는 쇼군동생 일당을 박대합니다.
아케치 미쓰히데는 먼저 도주합니다. 아사쿠라에게 반 추방당한 쇼군동생 요시아키가 터덜터덜 노부나가에게 도착합니다.
 
전광석화 노부나가는 두달도 지나기 전에 상경을 시작합니다.
거칠 것이 없습니다. 노부나가와 교토 사이에는 전국다이묘 록카쿠부자가 있습니다.
 
노부나가의 맹공에 강력한 록카쿠도 버티지 못 하고 도주합니다. 명분을 등에 업은 힘은 무섭습니다.
록카쿠 다음은 바로 교토입니다. 교토 인근에서 쇼군을 독점하고 호가호위하던 미요시삼인방은 도주합니다.
 
교토에 남아있던 잔여세력 비주류 미요시들과 악당 마쓰나가 등은 노부나가에게 항복합니다.
새로 15대 쇼오군에 등극한 요시아키가 어느날 노부나가에게 "그대를 아버지처럼 생각한다"고 말했답니다.
 
새 쇼군 요시아키는 노부나가에게 부쇼군에 취임할 것을 권합니다. 노부나가는 점잖게 사양합니다.
바야흐로 힘과 명분이 짧은 밀월기간을 즐기는 중입니다.
 
이미지 관리의 중요성을 아는 노부나가는 교토를 쇼군에게 넘기고 자신은 미노로 돌아갑니다.
XX님이 알려주신데로 이제는 기후성으로 이름을 바꾼 자신의 거성으로 물러앉은 노부나가에게 천하가 바로 코앞입니다..
 
 
다음은 노부나가와 쇼군과의 밀월이 깨지고 혈투를 벌이게 되는 황소 노부나가를 정리해보겠습니다.

[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