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 (16): 노부나가의 피바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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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나가가 소수의 병력을 남기고 새로운 근거지 미노로 돌아간 것은 본토를 장시간 비워둘 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서울도 좋고 정치도 좋지만, 난세에 잠깐성공에 취해서 객지를 떠돌다가는 곧바로 홈리스가 될수도 있습니다.
노부나가가 수도를 비우자, 시코쿠의 아와로 도주했던 미요시 삼당이 교토로 쳐들어옵니다.
이 때, 미노에서 도주했던 사이토 다츠오키의 낭인무리도 미요시들과 합당해서 교토를 공격합니다.
목표는 쇼오군의 어소, 쇼오군을 참살하고 자신들과 함께 도주했던 전직 쇼오군을 다시 원위치시키는 것입니다.
소수의 병력으로 교토를 경비하던 노부나가의 수하들이 목숨을 걸고 쇼오군을 사수합니다.
노부나가는 폭설이 쏟아지는 교토-미노 가도를 밤을 낮삼아 이틀만에 주파합니다. 폭설중에 엄청난 속도입니다.
그러나 노부나가가 도착하기도 전에 교토는 이미 안전해져 있었다고 합니다.
노부나가의 소수 부하들과 급보를 받고 도착한 인근 영주들의 군세가 역적 일당을 물리친 것입니다.
역적을 토벌하는 것은 정의로운 일이기도 하지만, 영토와 세력을 늘릴 절호의 챤스이기도 합니다.
역적 미요시들과 같이 궐기한 몇 몇 성주들이 철퇴를 맞고 그 영토는 노부나가에게로 귀속됩니다.
이 과정에서 오늘날의 오사카부 일대인 셋슈지방의 지배권이 노부나가의 손에 들어가게 됩니다.
셋슈에는 당대 최대의 무역항이었던 자유도시 사카이가 있었습니다. 오늘날의 오사카입니다.
노부나가는 자유도시 사카이의 복속을 요구하지만, 돈많은 사카이는 미요시일당을 돈으로 사서
노부나가에게 대항하게 합니다. 돈을 얻은 미요시들이지만 노부나가에게는 역부족, 형편없이 깨집니다.
미요시가 도주하자 사카이는 노부나가에게 납작 엎드립니다.
사카이를 획득함으로써 노부나가는 군사적 경제적으로 커다란 이익을 얻게됩니다.
당시 막 일본에 소개되기 시작한 총포의 수입도 사카이를 손에 넣으므로써 원활해졌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노부나가의 시야를 일본을 넘어서 해외로까지 넓혀준 곳도 정보의 고향 사카이였습니다.
자유무역을 신봉하는 노부나가와 시장경제 사카이와는 오랫동안 죽이 잘 맞았다고 합니다.
교토의 서쪽인 셋슈 사카이를 손에 넣은 노부나가는 곧바로 교토의 남쪽인 이세지방에도 손을 뻗어서
반항하던 이세의 영주들을 장악합니다. 노부나가의 두 아들이 항복한 이세의 영주가문에 양자로 들어갑니다.
노부나가의 아들이 양자로 입적해서 가문을 이어받은 곳은 간베집안과 기타바다케집안입니다.
특히 기타바다케 집안은 유서깊은 가문으로 대대로 내려오는 이세의 국사가문이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혈통주의 한국인들로서는 의아한 일이 있습니다.
대체로 왕좌도 재산도 장자에게 넘어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우리로서는 궁금합니다.
도대체 항복한 기타바다케 집안에 왜 아들을 양자로 보내는지 그리고 패배한 가문은 어째서 양자를 받아들이는지??
일본의 지방영주인 다이묘집안은 쉽게 말하자면 오늘날의 대기업과 비슷합니다.
기업전쟁에서 패배한 어느 대기업을 인수합병한 승자기업이 반발과 혼란이 두려우면 당근을 준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항복하기만 하면 정리해고는 없다. 생산직은 말할것도 없고 사무직 관리직 모두 고용승계해주는 겁니다.
거기에 현재 회장님의 신분도 보장해줍니다. 회장이 명예회장님으로 높아지고 실세인 회장직만 인수하는 셈입니다.
사방이 지뢰밭인 노부나가로서는 이세지방 영주들의 결사항전을 피하기 위해서 일단 미봉책을 선택합니다.
츠키하라 보쿠텐에게 면허를 받았다는 검호 기타바다케 도모노리, 200명 넘게 베어넘겼다는 달인 츠키하라 보쿠텐
여담이지만 나중에 노부나가의 세력이 안정되자, 중요지역인 이세를 불안한 상태로 내버려둘 수 없었던 노부나가는
유서깊은 가명을 자기 대에 지우지 않은걸로 만족하며 은거하던 기타바다케 도모노리를 기어이 암살하였다고 합니다.
무릇 권력이란 방심을 허용하지않는 것, 순수한 마음은 상관없이 존재 자체가 부담이 되는 것이 전직영주인가봅니다.
기타바다케가 암살될 때, 그의 무릎에는 3살난 아들이 앉아있었다는데, 아버지와 같이 참살당합니다.
시대의 흐름과는 관계없이 한줄기 희미한 바람같은 이야기지만, 선군이었던 기타바다케의 억울한 죽음은
유서깊은 기타바다케 집안의 녹을 먹던 4백명의 충신들이 키리야마성에서 오다의 대군과 싸움을 벌이게 합니다.
열심히 싸웠지만, 결국 한 사람 남김없이 목숨을 바칩니다. 공격하는 측도 항전하는 측도 결과를 이미 아는 싸움이었습니다.
400명의 충신장을 마지막으로 240여년 이세를 영위하던 유서깊은 기타바다케(北畠)집안도 명운을 다 합니다.
노부나가가 특히 인간성이 나빠서 기타바다케를 암살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노부나가가 가장 두려워했던 전국의 영웅 다케다 신겐이 드디어 노부나가를 노리고 상경하려한다는 첩보가
키타바다케의 운명을 결정한 것이었습니다. 강적에게 공격당할때 배후에 혼란이 일어난다면 끝장이기 때문입니다.
노부나가의 암살지령은 인정으로는 천인공노할 짓이지만, 난세의 무장으로 회피할수 없는 업보가 아니었을까요?
노부나가가 연출하는 피바다는 이세를 제압하고 아들들을 양자로 입적시키는 시점에서부터 서서히 막이 오르고있습니다.
다음은 노부나가의 피바다가 본격적으로 연출되는 계기에 대해서 정리해보겠습니다.
[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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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나가의 암살지령은 인정으로는 천인공노할 짓이지만, 난세의 무장으로 회피할수 없는 업보가 아니었을까요?'난세의 무장으로 피할수 없는 업보였다며, 그 과보도 반드시 받겠지요당대가 아니면 그 다음, 그 다음 그 다음이라도...반드시 천인공노한 만큼.에너지 보존의 법칙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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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과보를 당대에서 받지요. 불구덩이 속 에서...
'노부나가의 최후' 편을 기대하시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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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기억으로는 노부나가도 부하에게 배반을 당해서 자결하지 않나요? 인과응보. 씨를 뿌린대로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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