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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최고미인이었다는 오이치는 딸 셋을 낳았는데도 미모가 여전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미모보다 최강 노부나가가 사랑하는 친동생이라는 빛나는 신분이 더 매력적입니다.
 
사나이의 로망을 불사르는 황금돌싱 오이치, 노부나가의 이름있는 장수들이 모두 은근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개똥밭에서부터 아둥바둥 중신 자리까지 오른 히데요시는 내면에 출신에 대한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한담을 마친 노부나가가 부리부리한 눈을 들어 히데요시를 내려다보면서 말합니다.
그대가 오다니성을 떨어뜨렸으니 그대에게 아자이의 영지를 주겠다. 그런데 거기에 혹이 달린 것을 알고있겠지?
 
히데요시는 짐짓 모르는 척합니다. 아자이의 영주로 승진하는거보다 더 가슴이 떨리는 혹 때문입니다.
만사를 잊고 덥석 받아들이고 싶지만, 그래선 안 된다는걸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혹이라고 말씀하시면? 하고 어물쩍대는 히데요시에게 노부나가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합니다.
오이치년이 단념하지 않는다. 나는 살리고싶다. 그대가 단념시켜서 데리고 살도록...
 
히데요시는 그 말에 무너집니다. 18만석 영지를 받는것보다 오이치를 주겠다는 노부나가의 말이 더 사무치기 때문입니다.
눈물이 흔했다는 히데요시지만, 쏟아지는 눈물을 주먹으로 닦으면서 노부나가의 명령을 거절합니다.
 
주군, 성보다 더 기쁜 오이치마님이지만 저는 거절하겠습니다. 마님을 취하면 히데요시의 충성이 흐려집니다.  
무슨 말이냐는 노부나가에게, 미천한 히데요시가 주군의 혈족이 되면 눈치가 보여서 직언도 할수없게 된다고 대답합니다.
 
노부나가는 생각의 회전이 빠릅니다. 미련없이 오이치를 회수하는 노부나가에게 히데요시가 상주합니다.
주군 마님은 받을 수는 없지만, 단념시키라는 말씀은 히데요시가 맡겠습니다.
 
노부나가는 아무리 달래도 통하지않는 오이치를 히데요시가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 무척 궁금합니다.
히데요시는 성공합니다. 히데요시는 절간에서 안정하고싶다는 오이치를 오와리의 한 절까지 수행합니다.
 
붙임성좋고 깍뜻한 히데요시에게 오이치가 가끔 마음 속의 말을 풀었답니다.
교토에 효수된 남편을 떠올리는 오이치 부인이 "죽은 사람의 목을 불당 앞에 효수하다니 얼마나 악한 일인지.."하고 말합니다.
 
히데요시는 "살아 생전 추한 일만 생각하던 머리가 불당 앞에 걸려 덕을 쌓으면 좋은 일이지요'라고 대답합니다.
살갑던 히데요시가 갑자기 낯설어진 마님이지만, 가만히 생각하니 일리가 아주 없지는 않은 말입니다. 
 
살짝 금이 간 마님이 결정적으로 단념한 것은 노상에서 시체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절간까지 가는 도중에 새까만 것이 눈에 띕니다. 오이치들이 다가가니 새까만 파리떼가 날아가고 하얗게 변합니다.
 
파리가 날아간 밑에는 하얀 구데기들이 온통 꾸물거려서 시체가 하얗게 변한 것입니다.
더러운 것 지저분한 것과는 상관없이 꽃처럼 살아온 오이치로서는 처음 맞닥드리는 두려움입니다.
 
오이치는 단념합니다. 그러데 히데요시가 단념하지 못 합니다.
꽃같은 오이치가 아른거려 히데요시는 우울증에 빠집니다. 항상 밝을 것만 같았던 히데요시로서는 이례적입니다.
 
 대망-22.jpg 
히데요시의 아들을 낳아준 차차히메, 오이치부인의 첫째 딸, 미인 엄마를 별로 안 닮은듯...
 
 가신 중의 하나가 우울한 히데요시를 위해서 엽색을 권합니다.
히데요시는 대단한 엽색가가 됩니다. 손안에 들었다가 제 스스로 포기한 오이치부인을 향한 미련 때문이었을지 모릅니다.
 
히데요시의 여성취향은 미색보다는 신분이었다고 합니다.
나중에 지체높은 여인들을 전국 각지에서 수집해서 수십명의 처첩을 거느렸습니다. 
 
노부나가는 여인에 대해서 매우 담백했다고 합니다.
이에야스는 처녀보다는 과부들을 선호했고 특히 애 딸린 과부를 더 좋아했다고 합니다. 경제적이어서였을까요?
 
히데요시는 귀한 출신인 노부나가 이에야스와 달리 지체높은 공주들만 취합니다.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한 열등감을 달래기 위해서 나타난 행태였을 거라는게 연구자들의 의견입니다.
 
나중에 히데요시의 유일한 아들을 낳아준 차차히메는 바로 오이치부인의 첫째 딸이었습니다.
히데요시의 가슴을 온통 뒤흔들었던 이상형 오이치마님은 끝끝내 히데요시와 연이 끊어지지 않은 셈입니다.
 
오이치 부인의 세 딸은 각자 당대의 최고권력자들과 결혼합니다.
큰 딸은 히데요시의 첩이 되어 히데요시의 후계자를 낳고, 두째는 이에야스의 아들과 결혼해서 쇼오군의 정실이 됩니다.
 
대영주의 부인이 된 세째까지 오이치부인의 딸은 모두 여인으로서는 가장 높은 지위에 오릅니다.
더 나중에는 히데요시의 아들과 이에야스의 손녀가 혼인하는데 둘은 외사촌간이었습니다.
 
노부나가의 핏줄과 아자이의 핏줄이 여인의 몸을 빌려 그 후의 일본 역사에 진한 흔적을 남깁니다.
찰나의 인생은 너무나 허무한데, 그 이면에는 면면히 이어지는 핏줄이 있어서 조금 위안이 되는군요...
 
 [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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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nbee 2012.01.11 23:24
    황금 돌싱 오이찌을 거절하는이유로,  주군의 혈족이 되면 눈치가 보여서 직언도 할수없어서...
    그리고 끝네 그 가슴앓이로, 희대의 엽색가 (색골)가되고, 돌싱의 첫째딸을 아내로...그리고 계속되는 가슴앓이...

    흠. ...  가여운 인생이네요.
    오이찌도 품고, 직언도 더 열심히 하자.  그렇게 결심하지...
    그 채울수없는 가슴앓이가, 결국 어마어마한게 번지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