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29 21:03
바느질 그리고 나
온종일 바느질을 했다. 아니 엄밀하게 말하면 망치질을 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어젯밤 집사람이 찢어진 텐트를 고쳐 놓으라고 했고, 그 말은 밤새 머릿속을 맴돌다가 눈 뜨자마자 잠이 덜 깬 내 등을 떠밀었다.
.
.
십여 년 전 큰 녀석이 돌이 지난 무렵에 처음 떠났던 가족캠핑, 그때 구매했던 텐트다. 지금도 집사람은 만나는 사람마다 “이러저러해서 싸게 구입했어요” 하며 무용담 삼아 텐트 이야기를 한다. 그렇게 그 텐트는 십 년을 지나며 이곳저곳 망가지기 시작했고 camp fire 때 피어오르는 장작 나무 그으른 냄새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이제는 새로 구입한 pop-up 텐트에 안방을 물려 주었다. 그 텐트가 지난번 바닷바람에 한쪽 pole 귀퉁이가 찢어진 것이다. 찢어졌을 때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이제야 버릴 수 있겠다.” 하면서…
그런데 집사람의 마음은 달랐었나 보다.
.
.
아침!!! 시원한 그늘진 뒷마당에서 새소리를 들으며, 촉촉한 잔디밭에 자리 깔고 앉았지만, 마음은 불편했다. 아마도 이런 환경에서 산행이라도 했었으면 기분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버렸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하는 그 텐트를 바라보며 좀처럼 수리를 시작할 기분은 아니었다.
다른 쪽 pole 귀퉁이가 어떻게 바느질되어있는가를 자세히 관찰하고 나서야 바느질을 시작했다. 첫 바늘을 부러뜨리고 나서 heavy duty 바늘이 사용되어야 함을 알았다. 아침에 마무리를 못해서 점심을 먹고 나가니 벌써 뒷마당의 그늘은 많이 줄어들어 있었다. 바늘에 나일론 실을 꿰고 망치로 바늘귀를 살살 두드리며 간신히 마쳤다. 줄어든 응달 덕에 태양에 노출됐던 몸은 땀으로 흥건했고 버리고 싶었던 텐트는 나의 고생을 먹어서 그런지, 지키고 가꾸어야 할 물건으로 바뀌었다.
그래!!! 미워할 수 없다면 차라리 사랑해 버리자. 집사람이 아끼는 그것을 나도 같이 아껴주자.
그래!!! 내가 할 수 있는 한, 내 주위의 사람들이 아끼고 싶어 하는 것들… 그것들을 함께 아껴주자.
그런 것들 자체에 가치가 있어서라기보다는, 나에게 사랑을 먹고 가치가 생기는 그 모습에 의미를 부여하며 그렇게 사랑해 주련다.
-
No Image
7/4 번개 산행 구상
7/4 수요일은 독립기념일 휴일입니다.조금 먼 곳으로 산행을 하루 다녀 올까 구상해 보고 있습니다. 일단 전에 제가 올렸던 Chico 의 Upper Bidwell Park 를 생각... -
No Image
노딕 워킹 (Nordic Walking)
스키어나 하이커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폴 (지팡이) 을 사용해 왔지만 노딕 워킹 (Nordic Walking) 은 걷는 운동에 폴을 사용하는 것으로 1997 년에 마코 칸타네... -
No Image
제 6대 운영진입니다.
1. 제 6대 운영진 명단입니다. 일 년 동안 흔쾌히 봉사해주시기로 했습니다. - 강토, 말뚝이, 보리수, 본드*, 아지랑, KT, Sunbee 입니다 - 대표총무: Sunbee - ... -
No Image
바느질 그리고 나
온종일 바느질을 했다. 아니 엄밀하게 말하면 망치질을 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어젯밤 집사람이 찢어진 텐트를 고쳐 놓으라고 했고, 그 말은 밤새 머릿속을 ... -
No Image
캘리포니아 주립공원을 닫지 않는답니다
28일자 산호제머큐리 뉴스의 기사입니다. 오는 일요일에 닫기로 했던 70개 공원들을 닫지 않기로 했답니다. 민간그룹, 시정부 그리고 큰 회사들이 돈을 내서 살리... -
No Image
자신의 이해 (펌)
우리는 자신을 완전히 지각하고 있을 때에, 자아니 ego니 하는 "나의" 진면목이 완전히 노출되는 그런 삶의 운동이 있지 않겠습니까? 자아는 오직 인간관계에서 ,... -
No Image
아이비 정회원 되었습니다.
저도 이제 정식 회원입니다. 솔직히 매주 참석은 현실적으로 어렵겠습니다. 그렇지만 한 달에 한번 정도는 실현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름다운 인연 계속 ... -
No Image
산에대한 작은 생각
바쁜 하루를 보내고, 좀 차분한 시간입니다. 이런 저런 상념에 몇자 적어봅니다. 저는 산을 잘 모릅니다. 난생 처음으로 이 산악회에서 산이란 곳을 다니기 시작... -
No Image
댓글 추적
http://www.bayalpineclub.net/61225#comment_132044 에의 답변 맞습니다. 이미 구글 검색으로도 베이산악회의 정보가 많이 뜨고 있지요. 저도 심심풀이의 댓글을... -
No Image
봄 정회원 등업 시켜주세요!
안녕하세요.그동안 강토 +1으로 어깨넘어 구경만 하다가 드디어 본격적인 온라인 활동을 시작합니다. 지난 3개월동안 낯선 이곳 생활이 조금은 어색하기도 했는데... -
No Image
오랜만의 베이산악회식구와의 산행
지난 16일에 구름님과 바람 (초대회장)님과 청계산역에서 만나 청계산 산행을 했습니다. 코스는 원터골로 매봉, 만경대를 거쳐 이수봉을 찍고 옛골로 내려오는 코... -
No Image
6/23 부정기산행.
며칠동안 게시판을 들여다 봐도 6/23 일 부정기산행이 뜨질않아, 산행지 추천를 받습니다. 아니면 흰님중에 한분이 올리셔도 ' 딱이다' 이고요. -
해프 돔 (Half Dome)
언제 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정보를 한 번 추려 봅니다. 이전 글 링크: http://www.bayalpineclub.net/freeboard/131077 베이산악회 게시판을 검색해도 많은 자... -
No Image
산등성이
산등성이 고영민 팔순의 부모님이 또 부부싸움을 한다. 발단이 어찌됐든 한밤중, 아버지는 장롱에서 가끔 대소사가 있을 때 차려입던 양복을 꺼내 입는다. 내 저 ... -
No Image
재정 현황 - 6/16/12
오늘 산행에 참가하신 33분의 뒤풀이 회비에서 고기와 석탄 비용을 제한 $68.00 과 얼마전 산악회 몇몇 회원분들께서 모임을 가지신 후 남은 잔액 $7.00을 이즈리...
아싸님이 그래!!! 그래!!! 아무리 뭐라 뭐라해도
리아님의 포스만 묵직히 전달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