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06 22:27

친구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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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집사람도 안녕하시고 집안 내 편안하리라 믿는다.

그동안 전화카드가 없어서 통화를 못 했는데, 너의 목소리를 들으니 반가웠다. 직장 그만두고 집에서 편히 있다니 참 좋구나. 손주 재롱 보는 것도 재미있겠고---.
 
비가 많이 왔다니 한국 장마철이 생각이 나는구나.그때는 후덥지 분한 날씨에 비가 내리면 시원해서 좋았지. 어떤 때는 비닐우산을 살 돈이 없어서 흠뻑 맞고 집에 간 적도 있었고---. 지금 나에게는 추억으로 남아있단다.
 
이곳은 온화한 날씨와 신선한 공기에 산에 올라 담소하기 좋은 날이다. 이곳도 겨울 석 달 정도는 종종 비가 내리지만, 그 외에는 항상 온화하고 맑은 날씨가 대부분이다.겨울이라 해봐야 장갑 끼는 날도 없고 한국에서의 꽁꽁 얼어붙은 길을 조심조심 걷던것은 희미한 옛 이야기가 되었다.
 
난 요즈음도 주중에는 친구 혹은 집사람과 두어 번 산에 오르고 토요일에는 한 시간 가량 운전하여 산밑에 모인 산악회분과 산행을한다. 산행이라야 두 시간 정도 올라가서 점심 들고, 잠시 오락시간 갖고 내려온다. 먼 곳으로 가는 때도 있지만 내 체력에 자신이 없으니 선뜻 나서지  못한다. 그래도 산행 덕분에 건강은 좋은 편이다. 나이 들수록 건강이 제일이라지만 건강한 생활이 쉽지만은 않구나.

그리고 큰 딸이 미국으로 시집을 온다고, 너무 걱정 하지말어라. 사람 사는곳은 어디나 다 비슷비슷하다.  단지 이곳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중요할 뿐이다. 너의 딸 은 한 번도 보지 못했지만, 일가친척도 없는 낯선 미국으로 이주하기로 한 결정만 보아도 잘 살 거다. 내 주위에 한국분 모두 잘 살고 있으니 염려하지 말거라.이 근처라면 집 사람과 내가 만나 볼 텐데 동부 쪽이니 아쉽구나.
 
짧은 통화 속의 만남이 아쉬어 몇 자 보내니 너의 생활도 적어 보내라. 참 그곳에 비가 많이 내린다니 전에 네가 보내준 김후란 시인의글 "비가오면" 이 생각 나는구나. 내도 몇자 보내는데 네 마음에 들지 모르겠다. 또 소식 전하자. Bye-Bye.



 

감사한 마음을 바라지 않으며 베푼다는 것은
행복한 마음으로 가는 지름길이며,
호의를 베푼다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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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nbee 2012.07.07 00:40

    다정 다감한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바라지 않으며 베푼다..... 사실 종교나 가르침의 최고 경지라 봐야지요.

    아니 베푼다는 생각도 없어야겠네요.....


     

  • ?
    musim 2012.07.07 18:28

    오늘 산행에서 지적하신 대로 Paragraph를 생각해서 띄어 쓰니 더 보기 좋군요.
    그분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
    musim 2012.07.09 12:14

    조건없이 베푼다는것은 성인의 경지이겠지. 도통한 도사나 그러할것이다.
    물론 그런마음은 아름다운 마음이겠지...  멋진글 자주 써서 보내주기바란다.
    논다고 해봐야 노는것도 아니다. 할일이 많아. 설것이, 빨래걷기. 청소 등등 ㅋㅋㅋ
    집사람이 하인 부려먹듯이 부려 먹으니 차라리 일나가는게 편하다...

    우리 딸은 17일 미국에간다. 다행이도 사위가 사람이 선하다. 눈생김 부터 선량하지.
    잘 살아야 할텐데 걱정이다. 우리 딸이 생활력이 강하니까, 잘 해나갈거로 믿는다.
    지금은 장마철이지만, 오늘은 해가 쨍쨍  소주한잔 먹고 이글을 쓴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