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16 18:55

아 !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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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의 근교에있는 실리콘밸리라는곳에 어느 중년 부부는 이민 생활을 시작한지도 어느덧 삼십 년이 되어 갑니다. 지금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 둘과 어렵사리 얻은 막내아들과 바쁘게 살아가는것은 여느 한국분들과 같은 생활입니다. 요즈음에는 직장에서 승진도 하여 여유 있는 생활과 교회에서도 신실한 집사님 부부가 되어 있어 더욱 바쁜 나날입니다. 그러나 처음의 이민생활을 돌이켜 보면 힘든 가운데서 오늘이 있기까지 대견 하기도 하고 자랑 스럽기도 합니다. 더욱이 둘째 딸이 생겼을때는 맛 벌어야 살 수 있는 형편에 걱정이 한 두 가지가아니었습니다.

그 부부에게는 한국 농촌에서 넉넉히 생활하시는 부모가 계셨습니다. 외아들인 그분은 항상 부모님을 생각하면 죄송스러웠는데 이번에 모셔 오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아니 믿을만한 babysit과 그리고 경제적으로 생활에 도움이 되는 생각을 먼저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렵사리 짧은 휴가를 내어 한국으로 떠났습니다. 노부부는 외아들이 없는 허전함을 미국에 있는 아들과 며느리,손주, 손녀의 자랑을 하며 지냈습니다. 오랜만에 뵌 부모님께 아들은 미국으로 떠나시자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부모님은 우리는 나이도 있고하니 너희나 잘 살면 된다고 극구 사양하셨습니다. 며칠간 설득끝에 어렵사리 허락을 얻었습니다. 그 후 고향 집을 정리하신 돈을 갖고 이곳으로 오시게 되었습니다.

노부부의 이곳 생활은 녹녹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가져오신 돈으로 아파트에서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어 아버지는 텃밭 가꾸시는 재미에 생활이 무료하지도 않고 더욱이 가까운 곳에 있는 교회에서 친구분도 사귈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아이들 babysit으로 힘든 시간이지만 일요일에 교회에 나가시는 기쁨으로 지낼만했습니다. 그렇게 몇 년의 세월이 흘러 안타갑게도 어머니가 먼저 세상을 뜨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상을 치르는 동안에 가슴을 도려내듯이 슬피 우는 모습에 친구분 중에는 소리내어 우는 분도 많았습니다. 그후 아버지는 어렵사리 하시던 운전도 못 하게 되고 시력과 기력이 많이 쇠퇴해 지셨습니다. 며느리도 아직 직장 생활과 교회 생활에 늘 바쁜 듯 보였습니다. 그보다 더 외로운 것은 손녀, 손주들이 사춘기때라 영 하래비는 이방인으로 남아 있어야 했습니다.

아마도 작년 이맘때 인 것 같습니다. 주말에 모처럼 일찍 퇴근한 아들은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생막걸리 세 병, 오징어 눌린것과 만두를 사들고 아버지를 기쁘게 해 드릴심으로 집에 들어섰습니다. 그러나 집에는 아무도 없이 기르는 강아지만 반갑게 맞으며 꼬리를 흔들며 짖어 대었습니다. 금요일 아홉시 쯤에 아버지가 안계신 것이 무척 이상했습니다. 간혹 친구분 집에 걸어서 가셨지만 늘 오후 일찍 돌아 오신다는 것은 아내에게 들어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늘 아내가 써놓는 메모를 보러 부엌으로 가보니, 이렇게 적어있었습니다.


-여보 오늘 친구 모임이있으니 시장하시면 냉장고에 만들어 놓은 간식 꺼내 드세요- 하지만 아버지의 언급은 없었습니다. 아들은 급히 아버지 방문을 열어보았습니다. 맞은 벽에는 인자하신 어머니의 사진이 걸려있고, 헌 책상위에는 이렇게 적어있었습니다.  "여지껏 네어머니 없이 지낸 세월을 그래도 용케 지내왔단다. 이제 촌사람이 미국구경도 했고 이만하면 됐다 부디 행복하게 살그라 사랑하는 아들아!" 그옆에는 마시다 남긴 쇠주 세병과 과자 부스러기가 들은 봉투가 눈에 들어옵니다. closet을 열어보니 그곳에는 아버지의 세탁물이 제법 쌓여있었습니다. 한쪽에는 당신이 깨끗이 접어놓은 팬티와 양말도 보입니다. 아들은 갑자기 주저앉으며 통곡을합니다. 아! 아버지~~~! 정신을 차린후, 친구분 집과 가실만한 곳을 수소문 하며 혹시나 하며 기다려보나 소식이 없습니다.  규정상 사흘이 지나서야 가출신고도 했지만 그후 아버지는 영영 돌아 오시지 않었습니다. 

P.S.  This story is 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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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2013.06.17 15:43

    그저 먹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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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sim 2013.06.17 20:49
    KT님,
    Father's Day에 Happy Ending으로 끝나는 것이 어울리겠지만, 혹시라도 비슷한 가정의 아버지가 계신다면 돌아 보는 것이 어떨까 해서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밝은 글로 먹먹했었던 심정을 풀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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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은 2013.06.18 20:28
    눈물이 나네요.   저도 엄마와 지내는 마지막 시간일거같은날들을 보내고있습니다.  점점더 기력을 잃어가시는 엄마를 옆에서 지켜보는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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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sim 2013.06.18 21:46

    조은님,
    어머님 곁에서 말동무 되어드리는 시간 많이 갖으시고, 
    편안히 지내시다가 산행에서 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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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송 2015.06.06 10:18
    제 가슴이 저며 집니다. 건강하실때 자주 연락 못드린게 너무 죄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