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19 02:30
언제 철이들까, 난
내가 몰랐던 일
이동순
내가 기운차게 산길을 걸어가는 동안
저녁밥을 기다리던
수백개의 거미줄이 나도 모르게 부서졌고
때마침 오솔길을 횡단해가던
작은 개미와 메뚜기 투구벌레의 어린것들은
내 구둣발 밑에서 죽어갔다,
내가 기운차게 산길을 걸어가는 동안
방금 지나간 두더지의 땅속 길을 무너뜨려
새끼 두더지로 하여금 방향을 잃어버리도록 만들었고
사람이 낸 길을 초록으로 다시 쓸어 덮으려는
저 잔가지들의 애타는 손짓을
일없이 꺾어서 무자비하게 부러뜨렸다.
내가 기운차게 산길을 걸어가는 동안
풀잎 대궁에 매달려 아침 햇살에 반짝이던
영롱한 이슬방울의 고고함을
발로 차서 덧없이 떨어뜨리고
산길 한복판에 온몸을 낮게 엎드려
고단한 날개를 말리우던 잠자리의 사색을 깨워서
먼 공중으로 쫓아버렸다.
내가 기운차게 산길을 걸어가는 동안
이처럼 나도 모르게 저지른 불상사는 얼마나 많이도 있었나
생각해보면 한 가지의 즐거움이란
반드시 남의 고통을 디디고서 얻어내는 것
이것도 모르고 나는 산 위에 올라서
마냥 철없이 좋아하기만 했었던 것이다.
* 이동순 : 영남대 교수, 경북대 국문과 졸, (개밥풀), (물의 노래) 등 다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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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동안 알게 모르게 참으로 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통하여 오늘 내가 이곳에 서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신 감사한 글 잘 읽었읍니다.스님들은 바닥을 성기게 짠 짚신을 신으심으로 바닥을 기어다니는 조그만 생명들을 귀하게 여기셨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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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하수구 시설이 도입되기 전에 거리에 쌓인 오물을 피하느라 하이힐이 개발되었다지요.
동서양의 차이를 느끼게하는 하지만 무언가 가슴속에 응어리를 느끼게하는 차이가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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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보다 낮은 육지에서 사는 네델란드 사람들이 바닷물이 넘쳐 땅이 항상 질척거려서 나무로 된 신을 신고 다녔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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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존중사상은동양이 훨씬 깊고, 유구한것 같습니다.단편적이긴 하지만....살인하지마라 vs. 살생하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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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산지기 입니다 지난주 초보산지기가 힘들게 산을 경험했죠 잘올라가시는 분들이 부러웠지만... 그래도 숲속 향기와 시원히 땀을 식혀주던 산바람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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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많은 이름으로......배회하시다가 마침내 파랑새님으로 등업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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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바닥님 정회원이 되셨습니다.
정회원 되심을 축하합니다.이번 운영진의 마지막 정회원이십니다. 짝짝짝 많이 참여하셔서, 산행 즐거움 나누시기 바랍니다.
모든 생물과의 관계는 물론 사람과의 처신도 돌아보게 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