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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문화와 한국문화 중에 어느 쪽이 좋고 나쁘고는 가릴 수는 없습니다만,
오랜 세월 이곳에 살다 보니 미국사람의 사고방식에 좋은 점을 많이 배우며 살아가게 된다. 칭찬과 격려를 많이 하는 것은 미국이고, 질책과 강요를 많이 하는 것은 한국 문화가 아닐까 한다. 또한, 오지랖이란 것은 상대에 대해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을 말합니다만 주로 한국에서는 흔하고 미국에서는 실례에 해당이 될 듯하다. 물론 한국 문화도 더없이 좋은 점이 많지만 오랜 이민 생활에 어설프게 동화되어 나 자신 이것, 저것도 아닌 채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오래전 구멍가게를 시작할 때의 일이다. 이민생활 십 년도 되지 않았을 때의 옛날 일이다. 어린 자녀와 같이 드나드는 부모들이 많았고 그 시절은 나에게도 그 또래의 아들이 있어서 관심이 많았다. 캔디를 사러 들어 온 꼬마는 우물쭈물 한참을 생각하며 선택의 시간을 가졌고, 부모도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준다. 얼마후, 녀석이 선택한 캔디를 집어 들었을 때 부모는 Are you sure? 하고 확인을 하고는 나간다. 어렸을 때부터 선택하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길러진다면 그 자녀들은 생동감 넘치는 일생을 살아갈 것으로 생각했다. 만약에 내가 아들 녀석과 함께였더라면 나의 결정으로 일 분 안에 끝냈을 일이다. (녀석은 아마도 내가 골라 준 것으로 싫어도 먹었을 것 같다) 이곳 부모들은 어떤 것을 좋아하느냐고 묻고 자녀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에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미국인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은 차고 넘친다고 생각해 본다.

한국문화를 생각해 본다면 뭐라고 해도 훈훈한 '정' 이 될것이다. 옛날부터 내려온 농사일이나 어려운 일에 서로 도와주는 품앗이가 시초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정'이란 딱히 설명하기 힘든 가슴이 따듯해지는 느낌과  '우리는 하나다' 라는 말로 표현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 위에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긴다고 하겠다. 요즈음에 일이다. 등산 장비에는 문외한인 나는 흰님 한 분에게 안내를 부탁했었는데 그분으로부터 많은 시간을 소비한 정성 어린 답장을 받았다. 이러한 것도 한국인의 특별한 '정' 이 함께한 생활이라고 하겠다. 그런데 너무 정이 넘치다 보면 불필요한 염려로 부담이 될 때도 있겠다. 예를 들어서, 어떤 사람이 안색이 안 좋다고하자. 옆에서 병원에 가보라고 한다면 말씀은 고맙지만 듣는 사람에게는 부담되는 일이다. 그 사람은 병원에 갈 수(?) 있을 때까지 여러 번 거울을 보고 stress를 느낄 것이다.
 
또한, 여러 사람의 공동체에서는 어떤 때는 정이 너무 지나쳐서 over 하게도 된다.
상대방이 좋아한다면 그 분의 의견을 존중할 줄 알고 격려하는 모임이 되어야 생동감 넘치는 즐거운 토요가족이 되리라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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