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교련 시간

by 지다 posted May 12,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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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련시간은 나에게 많은 추억 거리를 제공한다.

고딩 시절의 추억도 많지만, 대딩 시절의 교련 시간은 내 인생에 몇 가지 큰 영향을 미쳤다.

 

1977, 그러니까 만 스무살이 되던 대딩 3년차...
마지막 학기의 교련시간을 허구헌 날 대리출석을 시키고 학교 앞 당구장에서 땡땡이 치고 놀다가
몇 번 걸려서 권총을 차는 바람에
4학년 때 한 학기 교련 수업을 더 들어야 했던 것은
약간 치욕적인 사건이었고
(물론 수업은 한 번도 안 들어 갔지만)...

 

예비군 훈련과 마찬가지로 운동장 마당에 주저 앉아 쌈치기를 하거나 돌멩이 던지기를 하다가,
심심해진 친구들이 서로 별명을 붙여 주는데, 한 친구 왈...

 

너는 성이 이니까 ‘지다’로 해라.  ‘조지다’... 켈켈켈...
그래도 뜻은 그럴 듯 해야 하니까, 알 '
知', 많을 '多', '多',... 켈켈켈...

 

이렇게 해서 붙여진 知多 라는 닉네임은 내 평생 나를 그림자 처럼 따라 다니게 되었다.

 

계열별 모집으로 자연계열에 입학하였는데, 보통 지방 출신은 동문들이 많지 않아
자연스럽게 다른 학교 동문들과 어울리게 되는데
,
우리 반에는 서울고, 경복고, 용산고 세 학교 출신들이 많았다.

그 중 나는 경복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었는데, 나중에 모두 공대로 가면서 전공은 다 다르지만
x 친구 보다 더 절친한 친구들이 된다.  그게 75년도 얘기니까 지금은 35년 지기들이다.

 

암튼, 이 친구들 하고 일/이학년 때 여행도 같이 다니고 미팅 & 고팅도 수없이 했고,
아르바이트 월급 받는 날은 나이트클럽에 가는 날이었다.

 

그 때 당시 잘 가던 곳은 종로2가의 낙원클럽 (조용필이 포니 1 타고와서 라이브 출연하던 곳),
청계천 팽고팽고, 명동 풍전호텔, 신촌의 티티카카, 우산속 등.
그리고, 동대문의 이스턴 나이트클럽은 돈이 없을 때 주로 가던 곳으로,
쏘주병을 품 안에 숨기고 가서 단골 웨이터를  불러 기본만 시켜 놓고 밤새도록 놀았다.
이스턴 나이트클럽은 최헌이 나오던 곳...

 

그 당시만 해도 통금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통금이 해제될 때 까지 놀다가 나와서
새벽다방에 가서 한 잠을 자고는 했다
.  계란 노른자가 들어간 쌍화차  한 잔 마시고...ㅎㅎ

 

다시 77년도 학기 초의 교련 시간으로 돌아 가서...

 

여느 때와 다름없이 M-60 기관총의 분해 결합을 후딱해 놓고 돌던지기를 하고 있는데,
기계과 친구가 과대표와 함께 온다.

 

지다야, 우리 내일 개강파티를 쫑으로 하는데 인원이 모자라거든...  올래?

어디랑 하는데?

, H대 미대 2학년 얘들인데... 물 좋아...

어디서 해?

팽고팽고.

오케바리.

 

그 때는 새 학년이 시작되면 고고장을 빌려서 개강파티를 하던 때 였다.

 

이렇게 해서 그녀를 만나게 되는 사건이 교련시간을 통하여 전개되고 있었다.

 

- To be continu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