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교련 시간
교련시간은 나에게 많은 추억 거리를 제공한다.
고딩 시절의 추억도 많지만, 대딩 시절의 교련 시간은 내 인생에 몇 가지 큰 영향을 미쳤다.
1977년, 그러니까 만 스무살이 되던 대딩 3년차...
마지막 학기의 교련시간을 허구헌 날 대리출석을 시키고 학교 앞 당구장에서 땡땡이 치고 놀다가
몇 번 걸려서 권총을 차는 바람에 4학년 때 한 학기 교련 수업을 더 들어야 했던 것은
약간 치욕적인 사건이었고 (물론 수업은 한 번도 안 들어 갔지만)...
예비군 훈련과 마찬가지로 운동장 마당에 주저 앉아 쌈치기를 하거나 돌멩이 던지기를 하다가,
심심해진 친구들이 서로 별명을 붙여 주는데, 한 친구 왈...
너는 성이 ‘조’ 이니까 ‘지다’로 해라. ‘조지다’... 켈켈켈...
그래도 뜻은 그럴 듯 해야 하니까, 알 '知', 많을 '多', '趙知多',... 켈켈켈...
이렇게 해서 붙여진 知多 라는 닉네임은 내 평생 나를 그림자 처럼 따라 다니게 되었다.
계열별 모집으로 자연계열에 입학하였는데, 보통 지방 출신은 동문들이 많지 않아
자연스럽게 다른 학교 동문들과 어울리게 되는데,
우리 반에는 서울고, 경복고, 용산고 세 학교 출신들이 많았다.
그 중 나는 경복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었는데, 나중에 모두 공대로 가면서 전공은 다 다르지만
불x 친구 보다 더 절친한 친구들이 된다. 그게 75년도 얘기니까 지금은 35년 지기들이다.
암튼, 이 친구들 하고 일/이학년 때 여행도 같이 다니고 미팅 & 고팅도 수없이 했고,
아르바이트 월급 받는 날은 나이트클럽에 가는 날이었다.
그 때 당시 잘 가던 곳은 종로2가의 낙원클럽 (조용필이 포니 1 타고와서 라이브 출연하던 곳),
청계천 팽고팽고, 명동 풍전호텔, 신촌의 티티카카, 우산속 등.
그리고, 동대문의 이스턴 나이트클럽은 돈이 없을 때 주로 가던 곳으로,
쏘주병을 품 안에 숨기고 가서 단골 웨이터를 불러 기본만 시켜 놓고 밤새도록 놀았다.
이스턴 나이트클럽은 최헌이 나오던 곳...
그 당시만 해도 통금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통금이 해제될 때 까지 놀다가 나와서
새벽다방에 가서 한 잠을 자고는 했다. 계란 노른자가 들어간 쌍화차 한 잔 마시고...ㅎㅎ
다시 77년도 학기 초의 교련 시간으로 돌아 가서...
여느 때와 다름없이 M-60 기관총의 분해 결합을 후딱해 놓고 돌던지기를 하고 있는데,
기계과 친구가 과대표와 함께 온다.
“지다야, 우리 내일 개강파티를 쫑으로 하는데 인원이 모자라거든... 올래?”
“어디랑 하는데?”
“응, H대 미대 2학년 얘들인데... 물 좋아...”
“어디서 해?”
“팽고팽고.”
“오케바리.”
그 때는 새 학년이 시작되면 고고장을 빌려서 개강파티를 하던 때 였다.
이렇게 해서 그녀를 만나게 되는 사건이 교련시간을 통하여 전개되고 있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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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게시판이 썰렁해서, 저도 화~악~ 잠수해 버릴까 하다가...
그냥 제 얘기나 주저리 주저리 써 볼려고 합니다. 검열반장이 잠시 없는 틈을 타서...ㅎㅎ
생명이 위태롭다고 느끼는 순간, 다 날려 버릴 수도 있습니다.
지난 일들을 자꾸 얘기하면, 나이가 들어가는 증상이라고 하던데...ㅠㅠ
그래도 반응이 좋으면 계속 가겠습니다. 하루에 쬐끔씩...ㅋㅋ -
참, 분당의 한방차 파는 집, 저도 가 본 것 같은데요...
초가집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낮은 돌담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가물가물...
비 오는 날에 가서 분위기가 더욱 좋았다는...
그런데, 이름이 생각 안나네요. 멀리한테 물어 봐야지.... -
?
와.... 지다님 감사. 재미있게 읽었읍니다. 다음편이 많이 기다려지네요.
전 미국에 일찍 온편이라, 한국에서의 지다님처럼 재미있는 추억은 없고요..
고등학교때 전 교련시간에 참모였는데, 생각하기도 싫은 추억입니다. (손발이 따로 노는탓으로..)
그리고 계란노른자가 들어간 쌍화차... 왠지 으악일것 같으네요.
아무틋, 저도 계시판이 무척 썰렁하다고 느꼈지만, 별다로 쓸 이야기가 없어서 혹... 나그네님이 글을 또 올려주시지 않을까
기대했었는데..
감사합니다. 조만간 2편 부탁드립니다. -
헉, 참모...
괜히 무척 잘 어울렸을 것이라는 생각이... =3=3=3 -
?
왠지 재미있을것 같읍니다. 그리고 반갑구요..
지금 까지도 재미있게 보았구요. 앞으로도 재미와 상관없이 재미있게 잘 읽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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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마지막에 나온 '그녀'가 궁금해서....다음 편 빨리 올려주세요, 네??
설마 Molly 님은 아니겠지요? 아니 기여야 하는건가...?
계란 노란자 들어가는 진한 쌍화차 좋아했는데... 참 맛있게 잘하는 집이 있어서 미국 오기전에 (2000년 전후) 많이 갔었거든요.
곁들여 나오는 한과도 참 맛깔스러웠고, 마당에 우리나라 고유 꽃들이 많이 피어나는... 분당 어디엔가 있었는데....
올해 한국 들어가면 한번 찾아가 봐야 겠네요.
세대차이(^^)가 나서 좀 틀리긴 하지만, 다시 한번 옛 추억을 떠올리는 계기가 되어 좋았습니다.
다음편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