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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능 배밭의 배가 익어 무렵이면 공릉동 캠퍼스에는 마로니에 낙엽이 뒹굴고,

가을 축제의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청량리에서 상계동으로 들어가는 10 버스를 타고 30여분 들어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커플로 다니는 과친구 둘과 함께 우리 커플은 캠퍼스에서 자주 만나 같이 놀았다.

 

당시 상계/중계동은 개발되기 전이고, 나중에 학교 앞에서 하숙을 늦게 놀다가

10 버스를 타고 들어올 참이면, 행상을 하는 상계동 주민들로 디딜 틈이 없고는 하였다.

 

아쉬운 가을을 보내고 겨울이 오면서, 그녀와 나는 오는 삼청공원을 거닐기도 하고,

효자동에 있던 그녀의 화실 (정확하게는 그녀가 아르바이트 하던 화실) 주변에서 데이트를 하기도 하였다.

 

4학년에 올라 가면서 동안  등한시 했던 학점 관리를 위해서, 입주 아르바이트를 청산하고

공릉동 캠퍼스 앞에서 하숙을 하게 된다.

친하게 지내던 다른 커플의 친구가 집이 서울이면서도 나와 함께 방에서 하숙을 하면서,

우리 커플의 죠인트 데이트는 더욱 잦아지고...  (공부는 언제 하나...ㅠㅠ)

 

그러나...

 

아마 늦은 ?  그러니까 그녀와 만난지 일년이 지난 즈음.

 

앞에서 언급했듯이, 말재주 없어서 목소리가 듣고 싶어 전화를 놓고도 말도 없고...

만나도 맨날 그저 그런... 그렇게 내가 재미가 없었서 그랬는지...

 

어느 갑자기, 그녀는 나와 만나느라 친구들과 놀지도 못하고 다른 활동들도 하지 못했다면서,

이제는 자유롭고 싶노라며 결별을 선언한다.

 

...

...

...

 

그저 하늘이 노랗고, 땅이 빙글빙글 돈다.  가슴이 아프다.  아프다 못해 터질 것만 같다.

이건 간접 경험으로는 절대 이해할 없는, 실연을 당해 사람들만이 있는 아픔이다.

 

어떻게 해야 그녀의 마음을 다시 잡을 있을까?

 

그리하여 나는 소위 '스토커' 되어 버린다.

 

헤아릴 없이 그녀의 집에 꽃을 사가고 (꽃을 받아들고 들어 가시는 그녀의 어머니 얼굴에서

'망할 년' 하며 미안해 함을 느끼고는 했다)...

그녀가 수업이 끝나는 시간, 버스정류장에서 멀찌감치 그녀를 바라보다 돌아 오고는 했다.

그녀의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기도 하였다.  도와 달라고...

 

나와 헤어진 그녀는 학내 무슨 보컬활동을 시작했나 보다.

 

H대의 축제 기간에 혹시나 그녀를 만날 있을까 하여 캠퍼스에 갔더니, 대운동장에서 공연을 한다.

그녀의 학교 친구들이 알려 주어, 대학의 원정공연에도 가서 발치에서 그녀가 하는 노래를 듣고 오고는 했다.

 

, 그들이 주로 부르던 노래가 바로 Mama's & Papa's 부른 California Dreaming 이었다.

 

나는 지금도 노래를 들으면 때의 아픔이 되살아나서 가슴이 아프다.

 

All the leaves are brown

And the sky is grey

I went for a walk

On a winter's day

I'd be safe and warm

If I was in L.A.

California dreamin'

On such a winter's day

 

Stopped into a church

I passed along the way

Well, I got down on my knees

And I pretend to pray

You know the preacher likes the cold

He knows I'm gonna stay

Oh, California dreamin'

On such a winter's day

 

All the leaves are brown

And the sky is grey

I went for a walk

On a winter's day

If I didn't tell her

I could leave today

 

Oh, California dreaming'

On such a winter's day

On such a winter's day

On such a winter's day

On such a winter's day

 

그녀를 생각하며 노래를 하루 종일 반복하여 듣기도 했다.

 

사실 슬픈 내용의 가사도 아니고, 단지 추운 겨울에 남자가 따뜻한 캘리포니아 갈망하는 노래인데,

나의 뇌리에는 무척 슬픈 노래로 각인 되어 있다.

 

얼마 동안이나 그녀를 스토킹했는지 모르겠다.

 

지칠대로 지친 나는, 어느 장마비가 오는 , 하숙집 옥상에 올라가 소주를 병나발 불면서...

빗물인지 눈물인지 분간 못할 정도로 눈물을 흘리며...

그녀를 마음에서 자유롭게 놓아주기로 하였다.

 

정말로 자유롭게 놓아 주었다.  그리고는,내 가슴 깊은 곳에 예쁜, 하지만 슬픈 추억으로 남겨 놓았다.

만 스무살이 된 그녀의 모습과 함께...

 


 
-
일단 -

  • profile
    지다 2010.05.12 19:48
    내친 김에 걍 막 갑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에 모두 날려야만 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스토리는 시간이 되는대로 계속 됩니다...
  • ?
    pika 2010.05.12 20:37
    헉.....  지다님,
    너무 재미나게 읽다 그다음 글이 궁금해지는 찰라에 왠지 조금씩 불안해 지는데요......
    그 여주인공이 멀리님인줄 알았는데 아니였나요???
    제가 멀리님 노래실력을 조금 알걸랑요...
    어쨋던 다음 스토리 기다려 지내요. 파이팅!!!emoticon
  • ?
    산이슬 2010.05.12 20:44
    지다님~
    제가 들은 얘기도 있고.....
    아무래두 멀리님이랑 함께한 러브스토리 같은데... 아닌가여?
    그리하야...나중에 다시 만나서 재회를 하고.. 그리고 그 두사람은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답니다??...ㅎㅎㅎ
    암튼 무료하던차에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답니다.  지다님의 글은 뭔가 끌리는 마력 같은게 있는것 같아요~~
    계속 올려주실꺼죠?
  • profile
    지다 2010.05.12 22:02
    피카님 & 산이슬님, 멀리가 가까이 없는 관계로 막 나가고 있는데,
    나그네님이 초를 치고 있네요...ㅠㅠ emoticon
    오늘 좀 쉬려고 오후 휴가 내고 집에 왔다가, 그 넘의 성격이 지랄 맞아서 4편 까지 올려 버렸습니다...
    재미나게 읽어 주셔서 감사~
  • ?
    mysong 2010.05.12 22:32
    "나는 지금도 노래를 들으면 때의 아픔이 되살아나서 가슴이 아프다."

    '그녀'가 멀리님일까 아닐까가 가장 궁금한 사항인데... 이 글을 읽고 나니 다시 아리송해지네요.
    멀리님이 노래 잘 못 하던가요??? 전에 한번 들은 것 같은데, 잘 기억이 안나네요. 온갖 추리중...ㅎㅎ
  • profile
    지다 2010.05.12 22:44
    "아프다"기 보다는 "아릿하다"는 표현이 더욱 적절할 듯 하네요.
    이럴 때 누가 California Dreaming 노래 링크 좀 올려 주면 좋으련만...ㅎㅎ
    저는 유튜브 찾아서 지금 듣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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