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첫 이틀
언제나 그렇듯, 몇일간 잠시 방문하는 것과 살러 오는 것은 정말 많이 다릅니다.
22 년 전 미국땅에
첫발을 디뎠을 때, 미국과 한국을 비교했던 내 버릇이 그제, 어제 되살아 났습니다.
미국에 처음 갔을 때, 이
나라는 왜 이래 하면서 부닥치는 상황마다 툴툴거렸던 그 상황이 재연되었습니다. 이유는 두가지 입니다.
새로
적응하는 과정에서 부닥치는 낯선 상황의 불편함이 첫째 이유이고, 먼저 살던 지역의 우월성을 확인하고 싶은 성향이 둘째 이유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 에피소드 하나. (6 월 29 일)
장소 :
수원 출입국 관리소 외국인 거소 신고 접수처.
나 : 거소 신고하러 왔습니다.
담
당 : 시민권자이신가요 ? 국적 상실 신고 하셔야 하니. 기본 증명서하고 가족관계 증명서, 사진 한 장, 여권 사본, 시민권
사본을 제출해주세요.
나 : 국적상실신고는 미국에서 하고 왔습니다. 비자도 받았습니다.
말씀하신 구비서류들은 미국에서 비자받을 때 이미 다 제출했는데, 또 해야 하나요 ? 그리고 출입국 관리소 웹싸이트 구비서류 안내에
가족관계 증명서는 누락돼 있습니다. 업데이트하시는게 좋겠습니다.
담당 : 비자를 받고
오셨군요. 그러실 필요없는데.... 여기서 국적상실 신고까지 한꺼번에 다 할 수 있거든요.
(이 순간 머릿속이
멍~~했다. 그놈의 비자 받으려고 한 시간 반이나 걸리는 영사관을 세번이나 다녀오고, 영사관 가서 위임장 받아서 한국에 있는
동서한테 보내서 동서는 동사무소에 가서 서류받아서 나한테 다시 보내고, 갈 때마다 반나절 깨지고, 기름값에 비자 신청 비용에,
톨게이트 비용에 ~~~)
그리고, 미국에서 비자를 받으셨어도, 여기서 비자 발급 절차를
또다시 해야 합니다. 영사관에서 넘어오는 기간이 너무 길어서, 어쩔 수 없습니다.
(이건 또 뭥미..... 담당 부서(외교부/법무부)가 다르다고 같은
업무를 두번 봐야 허대는 얘기. 게다가 서류들을 준비해가지 않았더라면 나는 서울까지 다녀와야 했을 것이다...)
***
결국 국가에서 공지한 절차를 밟고 온 나만 짱구됐다. 주 샌프란시스코 대한민국 영사관 어느 직원도 "한국가서 하셔도 됩니다."
한마디 해주는 NYUN/NOM이 없었다.
***에피소드 둘 (6 월 30 일)
장
소 : 수원역 지하상가 전화 가게
나 : 전화기 사러 왔습니다.
점
원 : 개통에 필요한 서류 작성해야 하는데 외국인 등록번호 있으신가요 ? 신분증이 있어야 합니다.
나 :
(가방속 뒤적뒤적) 어제 출입국 사무소에서 외국인 등록하고 접수증을 받은 게 있거든요.
점원 : 접수증은
신분증이 아니니 오늘 개통은 안되겠습니다.
나 : 담당 공무원이 접수증만 있으면 각종
서비스 신청하는데 문제가 없을 꺼라고 하던데요.
(나는 이 대목에서 한국 정부에서 발행하는 접수증과 미국
정부에서 이런 상황에서 발행하는 임시 신분증을 동일시 하는 판단 미스를 했다. 미 )
점원 : 출입국 사무실에서 발행한 접수증에 대해
그렇게 얘기하는 지는 몰라도, 전화 회사에서는 그 접수증을 신분증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외국인 등록증을 받으셔야만
개통이 가능하겠습니다. 최소한 등록번호와 정확한 유효기간 날짜만이라도 나온다면 개통해드릴 수 있습니다.
나
: 알았습니다. (뚜껑이 열리기 시작)
접수증에 나와 있는 출입국 관리소에 전화를 걸었다.
아리따운 여인의 목소리 "수원 출입국 관리소에 전화주셔서 감사험당. 저희 번호가 바뀌었으니 1345 번으로 걸어주시면
감사허겠슴다. Thank you for calling Suwon bla bla bla --- 궁금하신 분은 031-695-3800
으로 전화해서 직접 체험해보시길.....---- 일헌 된장, 밑도 끝도 없이 1345 번으로 걸면 전화가 되냐....
031-695-1345로 걸어 봤다. 결번이랜다.
(웬 놈의 관공서가 전화번호 안내 하나 제대로
못하냐..... ) 김이 나기 시작. 결국 통화를 했다.
나 : 어제 거소 신고한
사람인데요. 이러저러한 상황입니다. 혹시 임시 신분증 비스름한 거라도 없나요 ?
담당 공무원
: 접수증 외에는 없구요. 외국인 등록 심사를 마쳐야만 합니다. 외국인 등록증은 심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는 불가합니다.
(한 국가의 시스템이라는 벽에 부딪혔을 때 느끼는 짜증은 민초라는 신분의 한계적 울분이다.)
DMV에서 발급하는 임시 면허증의 사회적 효력이 눈앞에 어른거리는 건 왜일까.
어쨌든 나는 전화기 사는 걸 포기하고 돌아왔다. 이런 개인의 사소한 시간 낭비, 에너지 낭비, 정신적
스트레스는 어디서 보상받을 수 있을까.... 얼어죽을.... 내가 밖에서 너무 오래 살았음이야.....
첫
이틀 동안 에피소드가 두 건이니, 앞으로 어떤 에피소드꺼리가 기다리고 있을른지....
-
?
FAB 님,
올리신글 재미있게 (미안합니다) 읽었습니다.
저도 한국이냐 미국이냐 로 날마다 생각은 태평양 을 하루에 몇번씩 왔다 갔다 한답니다.
나도 작년에 거소증 을 서울 목동 출입국 관리사무소 에서 받았습니다.
친구말에 의하면 목동은 돛대기 시장같고 종로는 친절하고 께끗하니 종로 사무실로 가라고 했지만 제가 머물던곳이 종로구역이
아니랍니다. 이해가 되지않았습니다. 한국외무부가 동사무소가 아닌데 말입니다.
목동사무실도 께끗하고 무척 친절해서 야~ 한국 많이 변했다 였습니다.
제가 미리 FAB 님 사정을 알았으면 알려드렷을텐데...
외무부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분명히 현지 영사관에 국적 상실신고 를 하라고 써있습니다.
SF 영사관에 전화를 했드니 한국 가서 하라고 하더군요. 영사관에 올필요 없다고 저도 믿기 어려웠지만 미친척 믿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다 했습니다.
한가지 기억하실것은 한국관공서에 일 보러 가실때는 최대한 멋을 부리고 가세요. 대접이 달라집니다.
그것은 70년대 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한국에 장기간 머무실거면 이런글 많이 올려주세요. 제미있게 읽겟습니다.
건강하세요. -
아주 들어가신 건가요?
그렇다면, 빨리 자리잡고 적응하시기를 바라고...
잠시 방문하시는 거라면, 맛있는 것 많이 드시고 오세요.... -
이번에 대만 기업의 한국 지사를 맡게 되었습니다. 혼자 나왔는데, 가족들 다 데리고 오면 고생 엄청할 꺼 같아서, 지금 같아서는 그냥 혼자 계속 있으려고 합니다. 정말 한 나라의 시스템과 부딪쳐야 하니 고역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젠 이삿짐 때문에 세관하고 한바탕했습니다. 하루하루가 사건 25 시네요. 이렇게 힘들게 만들어놓고 외국인 투자를 왜 받으려고 하는지.... 정말 책임의식이 없는 정부입니다. 권위도 없고.
외교부 재외 공관에서 받은 비자가 법무부 출입국 사무소에서는 전혀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 실태가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영사관은 돈받고 허위 서류를 발급한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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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한국은 마음만의 고국이지 삶의 터전은 아니라 생각되더군요.
일단은 모든 시스템이 저하고는 코드가 안 맞아서....
하나에서 부터 열까지...... 모든게 뚜껑이 열릴려고 해서요.
만약에 내가 한국에서 산다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천수(天壽)를 못누리고
비명횡사를 할수 있겠다는 예감이 파~악 꽂히더라구요.
한가지 마음에 드는건 서울의 지하철인데,
그것 또한 계단이 너무나 많아서 이곳에서 하이킹으로 다져진 다리의 힘이 없다면
상당히 고역스럽겠다는 생각도 들고....
우째튼, 늘 건강하시고 소식 자주 전해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