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세월이 물 흐르듯이 흐른다고 한다. 맞는 말 같기도 하고 틀린 말 같기도 하다. 세월은 막을 수 없는 것만은 확실한데 글쎄, 흐르는 물은 막을 수 있지 않은가. 고 정주영 회장님은 큰 배를 가져와서 흐르는 물을 막았으니 증명이 되었다. 벌써 한 해의 끝자락으로 몰리고 있는 12월에 서 있다. 세월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나이야 정해진 규칙에 의해서 갖는 것이니 치워 버리고, 거울에 비친 얼굴을 들여다본다. 나 자신의 모습에서 세월을 확인하며, 자식과 친구의 얼굴에도 동병상련의 생각을 하리라. 어쩌다 옛 사진을 대하게 되면서 오랜 시간을 돌아보기도 한다. 아니면 애지중지 지키던 오래된 골동품에도 느낄 수 있겠다. 우리가 걷는 산, 혹은 하늘만큼은 언제나 변함이 없다. 오직 사계절에 따른 향기와 색깔만 다를 뿐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세월을 늦추려고 열심히 화장하며 살아간다. 그 화장이란 것이 코와 눈을 적당한 크기로 잡아주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겠고, 보톡스 주사로 피부를 당겨서 팽팽한 젊음의 시절로 돌아가려고도 한다. 아니면 정력제로 무장하려고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고통과 불안함을 수반 할 것이다. 지나간 세월 후회하지 말고 오는 세월에 산뜻한 화장을 할 수는 없는 것일까? 무엇보다 아름다운 세월을 지닌다는 것은 자신을 늘 닦아 내는 일이다. 그것은 마음만 먹으면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이며, 우선 자기 자신에게 너그러워져 마음의 평온함을 갖는 것이 어떨까? 일어나지도 않을 근심과 걱정은 치워 버리자! 또한, 막을 수 없는 세월 이라면 나 자신이 더불어 사는 연습도 많이 해야겠다. 누가 싫은 말을 해도 내가 그 말을 받지 않으면 그만이 아닌가? 상대편의 말은 공기 속에 흩어질 것이요. 글 또한 내가 지니고 다니며 읽지 않으면 휴지인 것이다. 같이 떠나는 배 안에서 평온한 항해를 마치는 것이 얼마나 좋을까? 흐르는 물은 자기가 알아서 멈출 수가 있지만, 세월 속에서 내릴 순간은 누구에게나 예고 없이 오는것이다.
요즈음은 간간이 딸꾹질로 고생한다. 좋다는 방법은 다 하여 보았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제일 힘든 것은 취침 시간에 시작하면 견디기가 무척 힘들다. 침대의 반동이 심하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위, 아래로의 진동은 별거 아닌 것도 사람에 따라서는 느끼는 감정이 다르리라. 벌떡 일어나 설탕 한 숟가락을 먹고 잠을 청해 본다. 그것도 잠시일 뿐 다시 시작이다. 그냥 친구로 하기로 생각을 고쳐먹으니 마음은 편해진다. 그것이 살아 있다는 증거인 것을 딸꾹, 딸꾹, 딸꾹... Z Z Z 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