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산 산행을 앞두고...

by musim posted Feb 23, 2016 Views 365 Replies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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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님들이 하얀 오르는 것을 구경만 하다가 나도 산행의 추억을 만들고 싶어서 참가한다고 일찌감치 놓고서는 은근히 걱정이된다.

걱정의 종류에도 여러 가지 형태가 있는데, 일반적인 걱정에 대한 비정상적인 태도가 심하게 발전되면 '패닉'이 되고, 정신적인 문제가 생기게 된다.

걱정하는 습관을 털어버린 방법 중에 최고의 방법은 정신적인 부담으로부터 우리의 관심을 몸의 활동으로 돌리는 것이다.

그것은 운동을 통해, 많은 부분의 부담감을 줄일 있고, 우리의 정신적인 상태를 건강하게 회복할 있다.

내게 처음인 산행은 삶의 활력소가 되는 즐거운 걱정이다.

 

 

  산행한다고 이년 전에 뽑은 방수 바지와 잠바를 때루 떼지 않고 closet 쳐놓고 열적 마다 이걸 언제 입어보나 하고 중얼거렸던 것이 드디어 때가 되어간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다.

저녁 시간이다. 왠지 밥도 퍼먹고 며칠 남지 않은 동안이라도 '슈퍼맨' 비슷하게라도 되어 활기찬 백곰이 되려는 욕심이 치솟는다.

오늘은 대단한 결심이나 듯이 식후 시간이나 지나야 마시는 와인도 triple 샷으로 저녁 식사와 함께 마무리한다.

 


방으로 와서 책상 앞에 앉으니, 완전 배불러 안돼겠다 싶어 "이즈리"에게 동내나 바퀴 돌자고 했더니 ! 지금이 신데 나가느냐고 핀잔을 한다.시간을 보니 여덟 시가 넘어가니 그리 무식한 스피쿠 아닌듯하다.

여보게! 아니 미국땅에 통행금지 시간이 있소? 하고 나의 방으로 와서 책상에서 마지막 하루의 끝자락 시간을 보내려 하였다.

근데 잠시 집사람이 빨간 잠바를 입은 모습이 보이니 동내 산책 출발의 신호다. ㅎㅎ

비록 삼십 짜리이지만 걸으면 집안에 있는 것과 생각부터가 다르니 냉큼 나섰다.


 

오랜만에 밤에 나오니 그런대로 산듯한 공기와 적막해진 거리가 하루의 마감을 느끼는 분위기다.

길옆에는 많은 차가 얼굴을 꼬리에 묻고 흡사 기차 차량이 연결되어 있는 듯하다.

간간이 밝힌 집에서는 가족과 함께 깊어가는 저녁 시간을 보내리라.

우리 동내는 다민족이 어울려 산다고 해서 특이할 것도 없고, 사람이 사는 것은 대동소이하다.

낯에는 히잡(hijab) 쓰고 다니던, 치마를 칭칭 감고 다니던 직장 갔다 와서는 자동차 세워 놓고 집에 들어갔다 시간도 안돼서 출근하고...

그렇게 시간은 가고 있다. 멀리 있는 부모 형제 친구 어느 사람이라도 반복 되는 생활에서 벗어나 있 않으리라.

나이 들어 집에 있다 해도 사회활동만 줄었다뿐이지 반복되는 생활에 지혜롭게 살아가는 것은 온전히 각자의 몫이 된다.

 

 그래도 자신을 돌아보니 무식한 건지 단순해서인지 혹은 머리 굴려가며 생활하는 것을 싫어해서 인지 아직 우울하다거나.

의기 소침한 기분은 없으니 하느님께 "고맙습니다."

 

 

세월이란 시계에 고장이 없다. 옛적에 어른들께 인사로 건강은 괜찮으십니까? 고 여쭈어 보면 십중팔구 예전과 같지 않다는 말씀을 하신다.

그렇게 세월은 가는데 건강은 젊은 시절을 붙잡고 싶은 마음이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다.

그저 자연스럽게 세월이 흐르는 대로 사는 것이 순리인 것을 사람들은 그것을 떨쳐내려고 안간힘을 써댄다.

살다 보면 누구라도 불편한 데가 없지는 않은데 그냥 세월과 함께 자연적으로 생기는 현상이라고 늘 주문을 외우면 마음이 편할 텐데 말이다.

매사에 욕심부리지 말고 "소크라테스"님의 "너 자신을 알라"는 말씀 위에 "그 정도면 좋은 거야" 를 더해서 기억하는 생활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 여섯 자의 명언이 잠들기 전까지는 항상 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으면 하고 소원해 본다.


 

나의 생활에서 걷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생각해 보았다.

건강, 평화, 땅과의 교감, 자유, 여유로움, 고요함 청초함 등이 떠오른다.

아직은 뚝길을 걸을 수가 있음에 감사하고 산을 오를 수가있음에 감사한다.

언젠가는 기력이 쇠퇴해진다 해도 푸근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무던히 해야겠다.

오늘도 생전 처음 하얀 산을 오를 기회를 얻었으니 얼마나 좋은가?

눈이 있어 바라보고, 발이 있어 걸을 수가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며칠 남지 않은 하얀 산 산행에 대비해서 알맞은 체력 관리나 더 해야겠다. 편안한 하루를 지켜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좋은 꿈이 함께하는 밤이 되기를 바라며 하루를 보낸.

2016,정월 대보름 밤을 넘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