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중국 촉(蜀)나라의 임금 망제(望帝)는 이름을 두우(杜宇)라 하였습니다. 두우가 다스리던 촉나라는 위나라에 망하게되고 두우는 도망하여 복위를 꿈꾸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채 죽어 그 넋이 두견(杜鵑)새가 되었다고 합니다.
한이 맺힌 두견새는 밤이고 낮이고 슬피 울었다 합니다. "귀촉(歸蜀)... 귀촉" (촉나라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하며...
그래서 이 새를 또다른 말로 귀촉도라고도 부릅니다. 죽은 망제의 혼이 된 두견새는 그 맺힌 한으로 피를 토하며 울고 또한 피를 다시 삼켜 목을 적셨는데, 피맺힌 한이 땅에 떨어져 진달래 뿌리에 스며들어 꽃이 붉어졌다고도 하고 꽃잎에 떨어져서 꽃이 붉게 물이들었다고도 합니다. 봄에 오는 철새인 접동새가 바로 두견새 입니다.
봄은 언 땅을 뚫고 나오는 새싹들의 힘으로 생명을 상징하지만, 동시에 껍질을 깨는 고통을 느끼는 잔인한 계절이기도 하고요, 우리나라의 현대사에도 4월 혁명, 5월의 군화발, 그래도 피어난 오월의 노래 등으로 엄청난 고난의 세월이 녹아 있습니다. 언제나 희망의 생명은 동시에 죽음을 예정하고 있고, 다시 또 다른 생명을 잉태하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이산 저산을 붉게 물들이는 진달래가 핏빛인 이유의 하나가 여기에 있습니다.
어느 시인이 노래합니다.
희망은 불멸이다
그대, 희미한 불빛만 살아 있다면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