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과 식사

by 본드&걸 posted Nov 10, 2010 Views 4956 Replies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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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은 Good. 주황은 NSG (Not So Good).


   "움츠러든 몸을 풀고 봄을 즐기는 데는 등산만한 운동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 초보이다 보니 중반을 넘으면 힘이 들기 시작하고, 정상에서 소주라도 한 잔 마시면 맥이 탁 풀립니다. 수월한 산행을 도와주는 음식은 무엇이 있습니까? "   -  30대 후반 직장인


체력훈련과 식사조절 등 사전 준비 없는 등반은 운동이 되기보다 오히려 건강에 무리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본격적인 등산이라면 적어도 한 달 전부터 스트레칭과 워킹, 상하체 근력단련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적정한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통해 근력강화를 도와야 합니다. 삼겹살 같은 고지방 육류보다는 쇠고기 안심이나 닭 가슴살, 흰 살 생선 같은 저지방 고단백 육류를 선택하는 것이 단백질과 '크레아틴(creatine)' 보충에 좋습니다. 크레아틴은 근육 운동시 에너지 생성에 필요한 유기 화합물로서 근수축 등으로 에너지가 대량으로 소비될 때 저장한 에너지를 방출하여 근육운동을 도와줍니다. 운동으로 쌓이는 피로물질인 젖산의 완충작용을 해주어 운동시간을 지속시키고 운동 후 회복시간도 줄여주지요. 유산소 운동시 고갈되기 쉬운 미네랄인 칼슘은 지속적인 심장박동에도 필수적이니 평소 저지방 우유나 치즈를 꾸준히 섭취하세요.

등반 당일 2~3시간 전에는 소화흡수가 용이한 죽이나 탄수화물 식품으로 아침을 꼭 챙겨 드시기 바랍니다. 등산가방에는 생수와 이온음료, 비스킷, 바나나, 귤 등을 챙기시구요. 등반이 시작되면 굳이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전해질이 보충된 이온음료와 귤, 과즙을 수시로 섭취해 구연산과 비타민C, 과당을 섭취하는 것이 등반을 한결 수월하게 해줍니다.

산 정산에서 만난 등반객들은 인심이 좋아 서로 음식을 나눠먹지요. 그러나 평소에 자신이 먹지 않던 낯선 음식이나 짜고 기름진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소주나 막걸리 등의 알코올은 가뜩이나 운동으로 피곤해진 간장에 맷돌을 지우는 격이지요. 커피나 홍차 녹차 등 카페인과 타닌이 흡수된 음료도 좋지 않으며, 지나치게 매운 음식도 불필요한 에너지 대사를 일으켜 체력을 저하시키니 삼가 하시기 바랍니다.

등반 후에는 되도록 빨리 운동으로 피곤해진 간장과 근육을 풀어주고 체력을 보강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산 후 30분 이내에 밥, 국수, 감자. 빵 등의 고탄수화물 함유식품과 적당한 단백질로 식사를 하면 혈당과 인슐린 반응을 일으켜 식사를 하지 않은 때보다 간장과 근육의 글리코겐 회복이 2~3배 빠르게 이루어집니다. 하산 후에 백반과 시원한 막걸리 딱 한 잔(!)으로 식사를 한 다음 미온수로 목욕을 하면 심신의 회복에 가장 좋겠지요.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즐기는 등산-식이요법도 꼼꼼하게 챙겨서 더욱 큰 효과를 얻으시기 바랍니다.

(배은주 요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