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2월에 있었던 제임스 김씨의 조난사고

by 본드&걸 posted Dec 16, 2010 Views 7741 Replie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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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2일에 오레곤주 서남부에서 제임스 김이라는 재미한인이 오레곤에서 조난당해 동사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부인과 딸 둘은 차에 남아 있다가 구조되었죠. 미국 언론에 크게 보도된 사건이므로 많이들 기억하실 겁니다. 이 사건을 한 번 되짚어 봅니다.
 
제임스 김과 가족은 시애틀에서 추수감사절을 보내고 SF로 돌아 오려고 2006년 11월 25일에 인터스테이트 5번 길을 따라 남쪽으로 운전했습니다. 오레곤 해안의 골드 비치 인근에 있는 휴양소인 투투툰 라지 (Tu Tu Tun Lodge) 로 향한 길로 가려다가 오레곤 42번 도로로 나가는 출구를 놓친 후 다른 경로를 통해 해안쪽으로 가려했습니다. 그러다가 베어 캠프 로드 (Bear Camp Road) 인근에서 눈을 만나고 길을 잘못 선택해 BLM (Bureau of Land Management) 에서 관리하는 벌목용 비포장도로에 진입해 길을 잃게 되었습니다. 다음 날인 26일 새벽에 김씨 가족은 피곤과 악천후로 운전을 멈추게 됩니다. 눈은 더 내리고 차는 눈에 갇혀 움직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엔진을 틀고 추위를 견디어 보았지만 연료가 동이 나자 나뭇가지와 잡지들로 캠프 파이어를 만들어 보기도 했습니다. 구조대에게 위치를 표시해 보이기 위해 타이어를 태우기도 했지만 발견되지 못했습니다.
 
 

구조활동은 11월 30일이 되어서 김씨의 회사 동료가 샌프란시스코 경찰서에 행방불명 신고를 한 후 시작되었습니다. 해당 지역의 식당에서 크레딧 카드를 사용한 것을 토대로 해 오레곤주의 방위군(National Guard) 를 포함한 80여명의 구조대는 하이웨이와 지역도로를 며칠간 뒤져 보았지만 찾지는 못했습니다.
 
김씨 가족에게는 셀폰이 있었지만 셀폰 수신이 되지 않는 지역이어서 음성통화는 불가능했습니다. 셀폰이 음성통화가 되지 않더라도 문자 전송은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김씨 가족은 몰랐습니다. 문자 메시지는 '저장 후 송신'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셀폰 신호가 전혀 잡히지 않는 지역에서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12월 2일 제임스 김씨가 차에서 나와 길을 나섰던 날, 에지 와이얼리스 (Edge Wireless) 회사의 두 엔지니어가 구조본부에 도움을 주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김씨의 전화가 11월 26일 밤 1시 반 경 오레곤주 글렌데일에 있는 셀 수신소와 잠깐동안 연결이 되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해 해당 산악지역의 어느 지역들이 셀 수신소와 직선 가시지역 (line-of-sight) 인지를 파악하여 통보해 주었습니다. 이를 토대로 구조본부는 나머지 가족이 발견된 베어 캠프 로드 (Bear Camp Road) 로 수색대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오레곤 글렌데일 근처의 셀 수신소 위치
(Wolf Peak Cell Tower)


12월 2일이 되자 이들 부부는 지도를 읽어 본 뒤, 갤리스 (Galice) 라는 마을이 지도상 약 4마일 정도 떨어져 있을 것이고 제임스 김씨가 걸어서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김씨는 테니스 운동화, 재킷, 가벼운 옷을 입은 후, 만약 아무도 찾지 못하면 그 날로 돌아 오겠다고 말을 한 후 길을 나섰습니다. 이틀 뒤인 12월 4일에 김씨 가족은 구조대에 속하지 않은 어느 헬리콥터에 의해 발견되었고 김씨의 부인과 두 딸들은 무사히 구조되었습니다. 가족이 구조된 후에도 구조대는 계속해서 제임스 김씨를 찾았고, 제임스 김씨는 12월 6일에 죽은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김씨는 차에서 나온 후 도로를 따라 Galice 를 목표로 가다가 길을 이탈해 개울을 따라 내려 갔는데, 16.2 마일을 걸어간 후 사망한 지점은 출발지에서 불과 800미터 떨어진 곳이었습니다. 갤리스 (Galice) 는 직선거리로 약 10마일 되고 차도로는 약 30마일, 하천을 따라 가면 약 18마일 정도 되는 거리였습니다. 김씨는 1~2 피트 정도 깊이의 개울물에 빠진 채로 반듯이 누운 모습으로 발견 되었습니다. 옷은 다 입고 있었고 백팩에 신분증 등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부검을 해 본 결과 김씨는 차에서 나와 길을 나선지 약 2 일 후 동사한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사망한 제임스 김씨가 걸어다닌 길 (붉은 색)

잘못 BLM관리하의 도로에 들어 서는 사람을 막기 위해 BLM (Bureau of Land Management) 은 입구에 게이트를 설치해 놓았는데 무슨 이유로 게이트가 열려 있었다고 합니다. (BLM의 실수이거나 침입자의 소행.) BLM 관리 도로에 경고문도 있었기 때문에 김씨 가족은 한 번 이 경고문을 보고 오던 길을 돌아갈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길이 너무 좁아 차를 돌리기가 어렵다고 판단해 그냥 진행했다고 합니다.

김씨 가족이 있던 곳에서 1마일 정도 안에 블랙 바 라지 (Black Bar Lodge) 라는 산장이 있는데 이 곳은 겨울에는 문을 닫아 놓고 있으나 식료품을 갖추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이들이 블랙 바 라지의 위치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없었습니다.

제임스 김씨를 발견한 경찰은 김씨가 도중에 벗어 놓은 옷들을 발견했는데, 이는 저체온증 (hypothermia) 의 경우 흔히 일어나는 탈의 패러독스 (Paradoxical Undressing) 현상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오레곤 경찰은 구조를 바라던 제임스 김씨가 의도적으로 벗어 놓았을 수도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뉴스가 나올 무렵 GPS 혹은 인터넷 맵이 길을 잘못 알려줘 길을 잃게 되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으나 김씨의 부인에 따르면 이들은 종이로 된 지도책 (an official State of Oregon highway map) 을 사용했다고 하며 오레곤 주 경찰도 이를 확인했습니다.

 
참고자료
 및 다른 인터넷 자료
 

 
자동차가 있었던 위치로부터 갤리스까지 인터랙티브 구글 맵
출발점 A 좌표 42.69046 N,  123.776591 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