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잘못한 걸까요???
우리집에는 나무늘보, 미련한 곰탱이, 쌈닭이라 불리는 인간 셋이 삽니다.
사건 발단
비가 찔끔거리는 작년 12월 어느 토요일 오전, 영국 축구 명문구단 아스날과 손홍민이 맹활약중인 토트넘의 EPL 아주 중요한 경기가 있는 날입니다.
이경기는 영국 북런던 더비의 철천지 라이벌간의 일년에 딱 두번있는 경기라 몇일전부터 이 경기를 보기 위해 대기모드로 들어가 있는 날입니다
또한, 요즘 아주 무적의 쌈닭이 되신 마나님에게는 그무엇보다도 중요한 이곳 산호제사는 동생의 귀빠진 날이기도합니다.
쌈닭인 마나님이 저번주에 약속한 오늘 이모(처제) 집에서 생일겸 갇이 점심 바베큐할테니 11쯤 출발할수있게 준비하고 있어란 말을 나무늘보와 미련한 곰탱이에게 외치며 구워먹을 고기하고 장좀 보러 간다며 아침일찍 급하게 나갑니다.
사건전개
11시쯤 그라지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차가 주차했고 제법 많은 양을 장보고온 쌈닭이 물건들 주방으로 나르는지 분주하게 들락거렸나 봅니다.
오늘 아침엔 손홍민이 진짜 환상의 50미터 질주 골을 포함에 아스날을 상대로 2골이나 넣은 경기라 너무 행복한 토요일 아침이었기에 저에게는 분주하게 들락거리는 소리는 안들렸고 경기후 인터뷰까지 볼려고 2층 침실 TV 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습니다.
11시 15분쯤 되었나봅니다. 혼자 낑낑거리며 물건들 나르다 5분대기조하고 있었라하고 일러둔 나무늘보와 미련한곰탱이는 안보이고 아래층 화장실 팬돌아가는소리와 2층 TV 소리만 들리고 아무도 안튀어 나옵니다.
혼자낑낑거리며 물건나르다 화가 단단히 났나봅니다. 여기서 아래층화장실 문을 경계로 쌈닭과 나무늘보사이 명량해전급 “화장실 대첩” 이 일어납니다.
좀더 현장감있게 구어체로 묘사해보면
쌈닭: (주위를 매서운 눈초리로 둘러보다 팬돌아가는 소리가나는 화장실앞으로 가서 팔짱을 딱끼고 문을 아주 강하게 발로차며)
“너 지금 뭐해 이시키야 !!”
나무늘보: (갑자기 쾅 들리는소리에 깜짝놀라 벌떡일어났다 다시 앉으며)
“ Mom, I am 똥~ ing”
쌈닭: (아주화난 매서운 목소리로)
“너지금 엄마가 혼자 무거운거 나르고 있는거 안보여??
나무늘보: (억울한 목소리로, 억울하면 이놈은 대부분 영어입니다)
“Mom, how can I see you carrying things from car while I am in bathroom??
Can’t you tell me and wait if you need help?”
(편집자 주*: 나무늘보 말이 맞는거 갇습니다. 화장실 문을 투시해서 볼수있는 이혁재 눈을 가진거도 아니고 어떻게 화장실밖에서 엄마가 하는걸 볼수 있는지???)
'쌈닭': (화가나 말까지 더듬으며)
“니가 지금 똥싸고 있을 군번이야? 이시키야!! 그리고 엄마가 몇시까지 준비하고 있서래써??”
'나무늘보' :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I was about to ready, 근데 갑자기 똥이 마려운데 어떡해요?? Do I even have to get permission from you and schedule for 똥?? “
(편집자주 **: 여기서 한번도 국방의 의무가 있어본적이 없는 쌈닭과 미국산 나무늘보라 한국군대도 잘모르는 나무늘보 사이에 군번을 외치고 대꾸하는거보면 참으로 불가사의한 일입니다)
쌈닭: (정곡을 찌르는 답에 얼핏 당황하면서고 결연한 표정을 지어며) :
“그래 시키야. 정해놓고 싸. 아무때나 싸지말고”
(편집자 주 *** : ????, ㅠㅠㅠ, How??)
아래층 상황이 심각하며 다음 대상은 나인걸 알기에 층계를 내려가며 너스레를 떨어봅니다.
“야, 오늘 손홍민이 그림갇은 골을 “두골” 이나 넣고 아스날 이겼네. 역시 손홍민이 최고네”
쌈닭이 층계내려오는 나를 째려보며 아래층 대첩은 잠시 중단하고 독하게 쏘아부침니다.
“이 미련한 곰탱이 아저씨야. 내가 몇시까지 준비하고 있어라했어??
내가 나무늘보와 미련한 곰탱이 두마리 가르치며 사느라 속이 새카맣게 탄다.
그리고 손홍민은 왜 비까지내리는 아침부터 공찬다고 난리야???”
(편집자주****: 이부분에서 서로 오해가 있는듯 합니다.
저는 분명히 11쯤으로 들었고 쯤이란 단어에는 보통 15분 길게는 30분까지의 루저타임이 주어지는걸로 알고 살았습니다.
축구도 연장전있고 MVP 인터뷰 있습니다.
손홍민은 비오는 토요일 아침부터 공찬게 아니고 화창한 토요일 저녁에 정상스케쥴데로 런던에서 시합한거입니다.
손홍민 현재 런던에서 삽니다)
결론
이날 저는 저보다 군번이 아래인 나날이 고기굽는 기술이 예술의경지로 접어드는 손아래동서를
마다하고 미련한 곰탱이가 두시간 동안 고기를 구워야했습니다.
평소갇으면 대한민국 육군 만기제대 학사장교출신이고 이날 모임에서 유일하게 국방부가 하사한 군번을 가진 동서가 군번이 제일 아래인 나무늘보를 데리고 구웠어야하는데 제가 구웠습니다
나무늘보는 이모네 화장실을 여러번 들락거렸습니다.
특이하게 육식위주인 이 나무늘보는 평소 자갈도 씹어먹을수 있을거 갇고
평소 똥도 잘싸는 군번이 제일 아래인 놈이 이날은 전날 섭취단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과정중 소장, 대장도 놀랐는지 아님 화장실 문차는 소리에 놀랐는지 이모네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렸습니다.
저는 고기굽는 두시간 내내 손흥민과 축구 이야기만 했습니다.
동서는 옆에서 잘굽혔는지 맛본다며 고기맛까지 봐보며 군대이야기만 합디다.
이동서는 내가 국방부 발급 군번이 없는 2주만에 제대한 문무대 출신이란 걸 압니다. 얄미웠습니다. ㅠㅠ
화장실 들락거리는 나무늘보 붇들고 미련한 곰탱이가 인생살아가는데 아주 중요한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아들아, 인생을 지혜롭게 살기 위해선 가끔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하는거란다.
엄마나 여자 친구가 화났다 싶어면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과감히 끊을줄아는 결단과 용기가 필요한거란다.
가끔은 오늘처럼 뒤가 구린 경우가 있더라도.
그리고 우리처럼 대한민국 국방부의 군번을 받지못한 남자들은 때론 더 과감하게”
궁금증
오늘까지 저는 쌈닭이 누구에게 제일 화났던건지 궁금합니다.
1. 똥싸는 나무늘보
2. 축구보고있는 미련한 곰탱이
3. 나무늘보와 곰을 조금빨리 움직이게하는 평소데로의 조련과정
4. 비 찔끔거리는 토요일 아침에 공찬다고 설치는 손홍민
그리고 누가 진짜 잘못한걸까요.
1. 중요한 순간에 결단을 못내리고 도움이 안된 똥싸던 나무늘보
2. 손홍민 골에 흥분해 들락거리는 소리도 못들은 미련한 곰탱이
3. 체계적인 나무늘보와 곰 조련과정을 못갇춘 쌈닭자신
4. 비 찔끔거리는 토요일 아침에 공찬다고 설치는 손홍민
*저는 답이 4번 4번일걸로 짐작합니다.
어제 일요산행에 많이들 갇이 걸어주셨는데 아쉽게 등대는 못들어가 봤네요. 잠와님도 아래글처럼 매주 기록 업데이트 해주시고 감사하네요.
웃자고 한번 쓴글입니다. 긴글 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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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님에게 강림하는 그분은 누구일까요?
1. 이유없는 짜증
2. 하느님
3. 토트넘 vs 챌시전 심판
4. 손홍민
저는 정답이 4번 일걸로 추측합니다. -
저는 1번 같은디요.
남자들한테도 갱년기가 되면 이 분이 자주 오신다는 데..
"머리나 이치로 납득이 안 되는" 이 분이 오면, 전 "이 머꼬.."하고 짖어 봅니다. ^^ -
재밌게 읽었습니다.
씨트콤 한 장면 보는것 같습니다. -
?
돋보기를 꼈다 벗었다 하면서 아주 잼나게 읽었습니다. 사랑과 행복이 넘쳐나는 가정이네요.^ ^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미련 곰탱이에서 귀여운 코알라로 변신 하시지여. -
이나이에 코알라로 변신하면 괴물 나타났다고 신고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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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저도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제 생각에는 100퍼 손홍민 잘못 입니다! -
맞습니다. 크리스탈님이 저와 생각이 갇네요
4번 4번 4번입니다.
100% 손홍민 잘못이고 저에게는 가끔 강림도 하십니다. -
?
어 .. 곰탱이와 나무늘보는 우리서방이 날 부르는 애칭인데 ㅋㅋ
보해님 책한권 내세요 꼭 사서볼께요 -
저희들 친척인가요?혹시 성함은? 본관은?? 몇대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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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연극을 보는듯한 리얼하게 감동이 왔읍니다, 작가가 전하고자하는 메세지 충분하게 공감되었구요, 저도 책 내시면 두번째로 구매합니다 와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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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이 왔나요?
전 정신적 학대를 받으며 살고 있는데??책이랴뇨 ㅎㅎ"제가 얻은 교훈은 비오는 토요일 아침에 공차면 혼난다" 입니다. 손홍민처럼
히죽거리며 재밌게 읽었습니다.
영상을 보듯 문체가 전해주는
전체그림이 이토록 확연하니
이미 다재다능 하신 보해님의 +1(극작가)
재능이 보이네요.
범인은... 세상에서 가장 멀다는
머리와 가슴의 차이입니다.
전엔 식은 죽 먹기로 수월했던 일들이
이젠 죽도 쑤기 전에 지치는 체력을 인지하게 되면
저도 그렇듯 늘 그분이 강림하신곤 하지요.
그리고 "그분"은 어떤 이치로도 설명/납득되지 않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