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함께한 산행

by musim posted Feb 01, 2011 Views 4071 Replies 1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이번 Point Reyes의 산행은 날씨와 장소가 적당히 어울리는 산행이었다. 널찍널찍한 주차장과 화장실은 어찌 그리 깨끗하고 고급스러웠던지 두루 님 말대로 부자 동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컴에는 난이도가 힘듦으로 나와 있어서 각오는 단단히 했었는데 안개와 보슬비를 맞으며 보낸 토요식구들은 그다지 어렵지 않은 산행이었다.  수지님과 두루님의 합작으로 지름길을 택하여 도착하니 예정보다 이른 시간, 가벼운 운동으로 몸을 풀며 기다리니 생각보다 적은식구가 모였다.  한솔님+2  한국에서온 젊은 친구들을 반갑게 맞이하며 첫 번째로 하나를 힘차게 외치니 열넷으로 끝난다.  열네 명의 토요식구들은 안개와 보슬비를 맞으며 산등성이를 오름니다.  굽이굽이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걷는 상쾌함,  곰살궂은 식구들의 발걸음이가볍다.  이 좋은시간에 입을 다물고 수행하는 것도 좋겠지만, 평소말 없는 호랑이님곁으로  가서 이야기를 나눈다.  중간마다 인원점검도 해가며  어느덧 점심시간,  적당한 곳에 둘러앉어 식구들과 냠 냠냠~~~.  오늘은 식사하는 모습이 스님들의 공양시간 보다 더 조용하다.  차분히 돌아보니 목소리 카랑 카랑한 구름님이 열심히 공양 중이니 조용할 수밖에  ---,  식사후 막내인 처음처럼님의 노래로 즐거운 시간을 갖은후 떠난 도랑 길을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군대생활 속의 참호도 생각나게 하고  -----.  잠시후 안개비 속에 길쭉길쭉 곧게 뻗은 나무사이로 안개와 햇살이 어우러진 빛줄기, 나뭇가지마다 축축히 늘어진 이끼들이멋진 장면들을 연출한다.  그  무엇이 나의 눈을 더 황홀하게 하겠는가.  굽이굽이 돌아 시간 반쯤 걸었을때,  눈 앞에 바다가  보인다.  흰님들이 그토록 찾았던 광어도 보이는 듯하고, 오늘은 바다와 산의 산행,  일석 이조인가 아니 나중에 굴 농장 견학까지 했으니 일석 삼조인가.  해안가 물속에 솟은 바위를 배경으로 한 컷씩 찍어댄다. 얄궂은 사진사는 조금만 뒤로가세요 라고 외치는데 뒤에는 황천길----. 구름님은 조심하라고 신신당부하고---.  오랫만에 마주하는 밀려오는 파도는,  뽀얀 물거품을 내뿜으며 기쁨과슬픔을 안겨주며, 어느덧 슬며시사라지기를 반복한다.  마치 우리의 인생살이처럼----.  여러 상념에젖어보는 시간도 잠시, 떠나야할 시간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터벅터벅 걷는다.  경치에 취해 참았던 소변을 보려고 선두로 냅다 치고 나간다.  갈림길에서 됐다싶어 산 쪽 위로올라가서 실례를 하는 중이었는데,  KT님과 두루님이 어느새 와서 소리를지른다. 무심님,  그쪽에 길이 없어요  이쪽입니다. (위장이 잘된 곳으로 안심했는데 하지만 거리는 10미터정도) 중간에 Stop하고 시침 뚝 떼고 내려와 같이걷는다.  KT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때 어느새 주차장에 도착하여 근처에 있는 굴 농장으로 향했다.  짧지 않은 거리에 도착한 굴농장, Picnic도 할수있는 시설과 눈앞의 바다는 언제라도 토요식구들과 함께함에 좋은 장소라고 여겨진다.  굴도 사고 주위도 둘러보며 우리는 다음 산행을 기약하며 집으로 향했다.  빠져나오는 출구에는 많은 소 떼들이 떠나지 말아 달라는 듯 측은한 눈빛으로 좁은 길을 막아서는 난감한 순간잠시 긴장하며 수지님이 차를 갖다 대 냄새라도 맞게 해주니젖소들은 입맛을 다시며 슬슬 피해준다. 차 안에서 자연님과 두루님의 우스개소리를 들으며  리치몬드 다리를 건널 때 즈음엔 어두움이 우리를 반긴다.  차창 밖으로 반짝이는 불빛과 검은색으로 변해버린 바다는 파도에 밀려오던 하얀 거품과 대비되며 하루해를 마감한다.  오늘 산행을 이끌어준 구름님, 호랑이님께고마움을 전하며 또한 운전을 해주신 수지님, 먹거리를 준비하신 자연님, 두루님과의 정다운 대화, 그외  모든 토요가족에게 고마운 마음을 만땅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