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이제야 인사드립니다.

by santa posted Apr 19, 2011 Views 4237 Replies 12
?

Shortcut

PrevPrev Article

NextNext Article

ESCClose

Larger Font Smaller Font Up Down Update Log Go comment Print

안녕하세요? 
본의 아니게 불청객이 된 준회원 싼타(santa) 정식으로 인사드립니다.
저는 우연히 sfkorean.com을 통해서 이곳 산악회를 알게되었습니다.

미국에 와서 사는동안 산이라고는 한번도 오르지 않아서 호기심반 기대반으로
회원가입은 했지만, 가입인사는 나중에 해야지 하다가 그만 잊고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토요일.
저와 친구 가족이 아이들을 데리고 레잌타호 부근의 눈썰매장에 가기로 되었던 했던 계획이
우리 아이의 감기로 인해 취소가 되었고.  그날 휴가까지 내었던 친구에게 미안해서 뭔가
색다른 일이라도 추진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여기 산악회의 정기산행을 떠올렸습니다.
그래서 토요일 오전에 여기에 들어와 보니, 산행 코스가 자세하게 나와 있더군요.
회칙에 대해서는 잘 몰랐지만, 그래도 등록을 했고 이곳의 회원이라는 소속감이 있었기에
뒤늦게 행선지를 찾아가도 반겨줄것 같은 기대감으로 산에 올랐습니다.

가는 도중 좁은 산행로를 따라 많은 외국인들과 가벼운 인사를 나누면서 저와 친구는 되돌아 오는
한국사람(이곳의 회원)이 나타나기만을 고대하면서 첫 산행에도 힘든줄 모르고 갔습니다.

이윽고 한참만에 만난 한국사람들.. 드디어 이 산악회의 회원들이구나 싶어 반갑게 말을 건넸고
그들도 흔쾌히 반겨주더군요.  그리고 늦은 시각에 겁없이 덤벼든 저희들을 위해 산행의 조언도 해
주셨고 그래도 좋은 풍경(유채밭)을 놓치지 말고 보고 오라는 격려도 해 주셨습니다.

그분들의 배려에 우리는 힘을 얻어 유채꽃이 있는곳까지 가기로 결심하고 가는 도중에 또 몇몇
회원들을 더 만났 인사를 나눴습니다. 모두가 친절하신 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만난 회원이 아마도 나그네와 김삿갓인가 하는 분이었던것 같습니다.
그들은 유채꽃밭까지 가겠다는 저희들에게 산은 일찍 어두어지니까 산행을 무리해서 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그분들의 말에 한풀 기가꺽인 저는 친구에게 돌아가자고 했고.. 우리는 가던 길을 멈추고
그분들을 따라 뒤돌아 갔습니다.

그런데 조금을 가다가 우연치않게 제가 다니는 교회의 청년부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서로가 너무
반가운 나머지 저와 친구는 같이갔던 그분들께 인사도 미처 못드리고 어떨결에 우리 학생들을 따라서
동행하게 되었고 그 길로 폭포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폭포까지 가서야 오늘의 산행이 얼마나 가치있고 보람되었는지를 알겠더군요.
정말 색다르고 아름다운 광경이었습니다.
앞서 만난 몇몇 회원님들이 왜 가면 후회하지 않을꺼라고 했는지도 알겠구요.
돌아오는 길은 발목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다리에 힘도 풀렸지만, 마음만큼은 날아갈듯 가벼웠습니다.
비록 유채밭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그날의 산행은 평생을 두고 남을만큼 인상적이었습니다.

미국에 10년가까이 살면서 한번도 등반을 해보지 못한 저로서는 첫 등반에 대한 감격이 컸고, 그 감격을
느끼게 해준 이곳 산악회에 대한 고마움과 산행도중 만난 친절한 회원님들께 정식으로 인사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어제저녁 사진을 정리해서 산행후기의 게시판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냥 장난삼아 올린것도 아니고,  어떤 목적이 있어서 올린것도 아닌데.. 마치 경고라도 하듯 굵은 글씨로
회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어느분의 댓글에 솔직히 기분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더욱이 고압적인 언어로 회칙까지 들이대면서 글을 자유게시판으로 옮겨놓으라는 그분의  뜻에 따라
자게판에 옮겨진 제 글은 제스스로 삭제했음을 알려드립니다.
 
물론 회칙을 자세히 읽어보지 못한 저의 불찰이 더 크겠지만,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만큼 가입회원의
작은 실수쯤은 관용해야 되지 않을까요? 
먼저 환영의 말과 함께 정중하게 회칙에 대한 준수를 유도해도 될 일을 마치 예의없는 불청객 대하듯 하는
나그네님의 댓글은 저로하여금 탈퇴하면 그만이라는 맞수를 두게 하는군요.
하여, 조용히 떠나려다가 그래도 예의는 아니다 싶어 인사의 말씀 드리고 갑니다.
안녕히 계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