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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ion of Honor : 미술을 만나면 세상은 이야기가 됩니다.

by FAB posted Dec 31, 2023 Views 198 Replies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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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역사 인문기행 중 리틀 이탤리 식당에서 늦은 점심먹다가 그날 공짜라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진격했습니다. 머리가 빠지는데는 다 이유가 있는거죠 ~~~ 흑. 그래서 다녀온 김에 리젼 어브 아너를 소개합니다. 슈가 대디와 결혼하여 일약 재벌로 떠오른 샌프란시스코의 신데렐라 빅 알마가 남겨준 샌프란시스코의 명소입니다. 제가 아직 미술에 대한 지식이 일천하여 본 내용은 계속 보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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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은 너무나 유명한 작품입니다. 프랑스 정부가 저작권을 갖고 있고 현재 전 세계 27군데에 전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원래는 72센티 미터의 크기로 지옥문 위 팀파눔에서 지옥을 내려다보는 자세로 자리잡고 있는 비교적 작은 작품인데 확대해서 183 센티미터 크기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베이 지역에는 스탠포드 대학에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로댕 작품이 여기에 전시되어 있는 이유는 빅 알마와의 개인적인 친분, 사실은 살짝 염문으로 인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로댕은 울퉁불퉁한 근육과 긴장된 모습을 통해 미적 요소를 제거하고 표현에만 천착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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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의 기둥은 코린트 양식, 주변 기둥들은 이오니아 양식으로 건축하였고, 정면은 루블 박물관 입구를 연상케하는 유리삼각형을 설치해놨는데, 이건 사실 좀 없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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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블에서도 보기 어려운 와토의 작품을 여기에서 보게 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 와토는 프랑스 혁명으로 종친 부르봉 왕조의 사치가 한창인 시절 귀족 사회에서 유행하던 로코코의 대가입니다. 그는 밝은 태양빛으로 가득한 작품을 많이 그렸는데 이 그림은 주변을 어둡게 표현한, 어떻게 보면 키아로스쿠로 화법을 가미한 듯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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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닝은 네덜란드 출신으로 미국으로 이민온 추상표현주의 작가입니다. 네덜란드는 플랑드르 시대로부터 유명한 화가들을 많이 배출한 지역으로 섬세한 표현을 주요한 특징으로 볼 수 있습니다. 플란더스의 개 소설 속 주인공 넬로의 장래 희망이 화가일만큼 회화가 발달된 지역입니다. 고호, 렘브란트, 얀 반 아이크, 베르메르, 반 다이크, 루벤스, 히에로니무스, 등등 웬만해서는 명함을 내밀 수없을 만큼 많습니다. 쿠닝은 이러한 사회적 배경에서 미술을 시작했고, 뉴욕으로 이주한 후에는 잭슨 폴락과 함께 활동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잭슨 폴락이 비구상인 것에 비해서 쿠닝은 형상을 담았는데 특히 여인들에 대한 작품을 많이 그렸다고 알고 있습니다. 아름다움과는 많이 멀지만 그 속에 자신만의 표현방식을 창조해내어 거장의 반열에 올라간 것을 보면, 앙리 로트렉과 상통하는 면이 있는거 같습니다. 암튼, 리전 어브 아너에는그의 스케치 한 점이 전시되어 있어서 거장의 스케치는 어떠한지 편린을 맛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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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는 뭐 말할 것이 없는 작가이니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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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고갱의 스케치입니다. 고호에 비해서 특징이 살짝 모호하다고 저는 느끼는 작가입니다. 애초에 인상파에 들어갔다가 타히티 섬에 가서 인간의 본면목을 표현하는데 천착했던 작가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의 색깔은 과감한 원색이지만 한편으론 폴 세잔의 기품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19세기 프랑스 화단은 작가들마다 나름대로 색깔의 향연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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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셀로나 출신의 스페인 작가 호안 미로입니다. 선과 도형에 현실과는 동떨어진 형상들을 섞어서 그는 초현실주의 쪽에 가까운 작가인거 같습니다. 여기에 색상도 아주 예쁘게 처리해서 우리 일상에서 그의 아름다운 작품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미로다운 심플한 스케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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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포라는 주로 와인을 담아두던 용기입니다. 세계사 시간에 "도편추방법"이라는 그리이스에서 범죄인을 마을에서 쫓아냈던 투표방식이 있었다는 걸 배웠습니다. 바로 그 도편은 이 암포라나 크라테르의 조각이었습니다. 검은 조각과 갈색 조각으로 투표했던 것입니다. 검은 조각 숫자가 많으면 추방, 갈색 조각이 많으면 용서해주는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들었습니다. 암포라/크라테르는 크게 두가지 종류인데 초기에는 갈색 바탕, 후기에는 검은 바탕으로 발전했다고 하니 사진 속 암포라는 후기 작품인거 같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확인해보고 정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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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산드로 보티첼리 특별전 기간이라 지하층으로 내려가서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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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단화는 리피 작가의 작품인데, 왜 보티첼리 특별전에 등장했냐면, 보티첼리가 리피 공방에서 수학하던 리피의 제자이기 때문입니다. 작품은 수태고지입니다. 수태고지란 대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나타나서 예수의 회임을 알려주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인데, 르네상스 화가들이 가장 많이 그렸던 주제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마리아가 입은 의복의 파란색입니다. 이 파란색의 안료는 라피스 라줄리, 혹은 울트라 마린(주 : 울트라 마린은 자연 광물 라피스 라줄리와 후에 비용 절감용으로 발명된 화학 안료가 있음) 인데, 아프가니스탄 일대에서만 채굴되는 금에 비할 만큼이나 비싼 재료입니다. 그래서 청금석이라고도 불리웁니다. 그만큼 비싼 재료이기 때문에 그림에 사용할 때에는 그 그림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에만 라피스라줄리로 처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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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티첼리 그림 가운데 가장 유명한 작품은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에 걸려있는 "비너스의 탄생"입니다. 비너스의 탄생에 묘사된 비너스의 얼굴, 특히 부드러운 눈매는 보티첼리 작품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사실 리피 공방의 특징입니다. 이 작품에서도 리피 공방의 특징인 부드러운 눈매를 확연히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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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에서도 라피스 라줄리로 채색한 사람들이 두사람이 보입니다. 여인은 성모 마리아이고, 다른 남자는 필경 이 그림을 주문한 사람일텐데, 요셉으로 등장시켰습니다.

산드로 보티첼리는 지롤라모 사보나롤라라는 수도사에게 거의 영혼이 털려서, 그의 작품 활동에 회의를 느껴서 많은 작품들을 스스로 파기하였습니다. 그 결과 남아 있는 작품들이 별로 없는 탓에 이번 특별전에도 주로 스케치나 카피가 많았습니다. 살짝 실망하였지만, 어느 정도 예상했던 터라 그래도 이런 작품들을 샌프란시스코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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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귀스트 로댕 전시실입니다. 로댕은 이탤리 피렌체 여행을 통해 미켈란젤로에게로부터 엄청난 영감을 받았습니다. 로댕의 위대한 점은 그 플라톤 철학에 근간한 이상적인 아름다움에서 자신만의 표현을 뽑아냈다는 천재성인거 같습니다. 울퉁불퉁한 근육을 강조하여 생명력을 표현하였는데 여기에서는 이데아 사상을 바탕으로하는 시각적으로 일반적인 아름다움이란 철저하게 배제되었습니다. 사람을 극단적으로 가늘게 표현한 자코메티와 대척점에 있는 작품들이 아닌가 하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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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타시스 양식(배흘림)이 확연하게 보이는 우람한 기둥들입니다. 엔타시스 양식은 한국에도 있습니다. 경상북도 영주 부석사에 가시면 무량수전 기둥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 시대에 그리이스와 우리나라의 간접적인 교류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문화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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