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난 토요일 역사 인문기행 중 리틀 이탤리 식당에서 늦은 점심먹다가 그날 공짜라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진격했습니다. 머리가 빠지는데는 다 이유가 있는거죠 ~~~ 흑. 그래서 다녀온 김에 리젼 어브 아너를 소개합니다. 슈가 대디와 결혼하여 일약 재벌로 떠오른 샌프란시스코의 신데렐라 빅 알마가 남겨준 샌프란시스코의 명소입니다. 제가 아직 미술에 대한 지식이 일천하여 본 내용은 계속 보강하겠습니다.

20231223_153518.jpg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은 너무나 유명한 작품입니다. 프랑스 정부가 저작권을 갖고 있고 현재 전 세계 27군데에 전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원래는 72센티 미터의 크기로 지옥문 위 팀파눔에서 지옥을 내려다보는 자세로 자리잡고 있는 비교적 작은 작품인데 확대해서 183 센티미터 크기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베이 지역에는 스탠포드 대학에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로댕 작품이 여기에 전시되어 있는 이유는 빅 알마와의 개인적인 친분, 사실은 살짝 염문으로 인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로댕은 울퉁불퉁한 근육과 긴장된 모습을 통해 미적 요소를 제거하고 표현에만 천착했다고 합니다.

 

 

20231223_153420 (1).jpg

20231223_153536.jpg

 

정문의 기둥은 코린트 양식, 주변 기둥들은 이오니아 양식으로 건축하였고, 정면은 루블 박물관 입구를 연상케하는 유리삼각형을 설치해놨는데, 이건 사실 좀 없어보입니다.

 

20231223_160058 (1).jpg

루블에서도 보기 어려운 와토의 작품을 여기에서 보게 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 와토는 프랑스 혁명으로 종친 부르봉 왕조의 사치가 한창인 시절 귀족 사회에서 유행하던 로코코의 대가입니다. 그는 밝은 태양빛으로 가득한 작품을 많이 그렸는데 이 그림은 주변을 어둡게 표현한, 어떻게 보면 키아로스쿠로 화법을 가미한 듯한 작품입니다.

 

20231223_162256.jpg

쿠닝은 네덜란드 출신으로 미국으로 이민온 추상표현주의 작가입니다. 네덜란드는 플랑드르 시대로부터 유명한 화가들을 많이 배출한 지역으로 섬세한 표현을 주요한 특징으로 볼 수 있습니다. 플란더스의 개 소설 속 주인공 넬로의 장래 희망이 화가일만큼 회화가 발달된 지역입니다. 고호, 렘브란트, 얀 반 아이크, 베르메르, 반 다이크, 루벤스, 히에로니무스, 등등 웬만해서는 명함을 내밀 수없을 만큼 많습니다. 쿠닝은 이러한 사회적 배경에서 미술을 시작했고, 뉴욕으로 이주한 후에는 잭슨 폴락과 함께 활동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잭슨 폴락이 비구상인 것에 비해서 쿠닝은 형상을 담았는데 특히 여인들에 대한 작품을 많이 그렸다고 알고 있습니다. 아름다움과는 많이 멀지만 그 속에 자신만의 표현방식을 창조해내어 거장의 반열에 올라간 것을 보면, 앙리 로트렉과 상통하는 면이 있는거 같습니다. 암튼, 리전 어브 아너에는그의 스케치 한 점이 전시되어 있어서 거장의 스케치는 어떠한지 편린을 맛볼 수 있습니다.

 

20231223_163154.jpg

피카소는 뭐 말할 것이 없는 작가이니 생략합니다.

 

 

20231223_163223.jpg

폴 고갱의 스케치입니다. 고호에 비해서 특징이 살짝 모호하다고 저는 느끼는 작가입니다. 애초에 인상파에 들어갔다가 타히티 섬에 가서 인간의 본면목을 표현하는데 천착했던 작가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의 색깔은 과감한 원색이지만 한편으론 폴 세잔의 기품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19세기 프랑스 화단은 작가들마다 나름대로 색깔의 향연인거 같습니다,

 

20231223_163252.jpg

 

 

바로셀로나 출신의 스페인 작가 호안 미로입니다. 선과 도형에 현실과는 동떨어진 형상들을 섞어서 그는 초현실주의 쪽에 가까운 작가인거 같습니다. 여기에 색상도 아주 예쁘게 처리해서 우리 일상에서 그의 아름다운 작품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미로다운 심플한 스케치입니다.

 

 

20231223_163331 (1).jpg

암포라는 주로 와인을 담아두던 용기입니다. 세계사 시간에 "도편추방법"이라는 그리이스에서 범죄인을 마을에서 쫓아냈던 투표방식이 있었다는 걸 배웠습니다. 바로 그 도편은 이 암포라나 크라테르의 조각이었습니다. 검은 조각과 갈색 조각으로 투표했던 것입니다. 검은 조각 숫자가 많으면 추방, 갈색 조각이 많으면 용서해주는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들었습니다. 암포라/크라테르는 크게 두가지 종류인데 초기에는 갈색 바탕, 후기에는 검은 바탕으로 발전했다고 하니 사진 속 암포라는 후기 작품인거 같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확인해보고 정정하겠습니다.

 

20231223_165217 (1).jpg

마침 산드로 보티첼리 특별전 기간이라 지하층으로 내려가서 보았습니다.

 

 

20231223_170133.jpg

이 제단화는 리피 작가의 작품인데, 왜 보티첼리 특별전에 등장했냐면, 보티첼리가 리피 공방에서 수학하던 리피의 제자이기 때문입니다. 작품은 수태고지입니다. 수태고지란 대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나타나서 예수의 회임을 알려주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인데, 르네상스 화가들이 가장 많이 그렸던 주제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마리아가 입은 의복의 파란색입니다. 이 파란색의 안료는 라피스 라줄리, 혹은 울트라 마린(주 : 울트라 마린은 자연 광물 라피스 라줄리와 후에 비용 절감용으로 발명된 화학 안료가 있음) 인데, 아프가니스탄 일대에서만 채굴되는 금에 비할 만큼이나 비싼 재료입니다. 그래서 청금석이라고도 불리웁니다. 그만큼 비싼 재료이기 때문에 그림에 사용할 때에는 그 그림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에만 라피스라줄리로 처리하였습니다.

 

20231223_170549.jpg

보티첼리 그림 가운데 가장 유명한 작품은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에 걸려있는 "비너스의 탄생"입니다. 비너스의 탄생에 묘사된 비너스의 얼굴, 특히 부드러운 눈매는 보티첼리 작품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사실 리피 공방의 특징입니다. 이 작품에서도 리피 공방의 특징인 부드러운 눈매를 확연히 볼 수 있습니다.

 

 

20231223_170708.jpg

이 그림에서도 라피스 라줄리로 채색한 사람들이 두사람이 보입니다. 여인은 성모 마리아이고, 다른 남자는 필경 이 그림을 주문한 사람일텐데, 요셉으로 등장시켰습니다.

산드로 보티첼리는 지롤라모 사보나롤라라는 수도사에게 거의 영혼이 털려서, 그의 작품 활동에 회의를 느껴서 많은 작품들을 스스로 파기하였습니다. 그 결과 남아 있는 작품들이 별로 없는 탓에 이번 특별전에도 주로 스케치나 카피가 많았습니다. 살짝 실망하였지만, 어느 정도 예상했던 터라 그래도 이런 작품들을 샌프란시스코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행복했습니다.

 

20231223_170936 (1).jpg

오귀스트 로댕 전시실입니다. 로댕은 이탤리 피렌체 여행을 통해 미켈란젤로에게로부터 엄청난 영감을 받았습니다. 로댕의 위대한 점은 그 플라톤 철학에 근간한 이상적인 아름다움에서 자신만의 표현을 뽑아냈다는 천재성인거 같습니다. 울퉁불퉁한 근육을 강조하여 생명력을 표현하였는데 여기에서는 이데아 사상을 바탕으로하는 시각적으로 일반적인 아름다움이란 철저하게 배제되었습니다. 사람을 극단적으로 가늘게 표현한 자코메티와 대척점에 있는 작품들이 아닌가 하는 느낌입니다.

 

 

20231223_171254.jpg

엔타시스 양식(배흘림)이 확연하게 보이는 우람한 기둥들입니다. 엔타시스 양식은 한국에도 있습니다. 경상북도 영주 부석사에 가시면 무량수전 기둥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 시대에 그리이스와 우리나라의 간접적인 교류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문화재입니다.

 

 

00:27

 

  • profile
    무지개 2023.12.31 11:13
    저는 Klimt & Rodin 작품 전시때 다녀왔었는데 공교롭게도 6년전 오늘 12월 31이었네요.
  • ?
    풀꽃 2023.12.31 16:41
    ㅎㅎ 진격의 팹님 덕분에 새로운 지식을 얻어갑니다. 어제 번개 송년회에서의 팹니의 활약 어휴~!! 따봉 이었습니다. 어쩜 모르는 노래가 없으신지…감탄! 소실적 폼? 이 바로 나오더군요. 즐거웠습니다. 새해에도 좋은 일 많이 생기시고 배산(베산)에서의 활약 기대해봅니다.
  • profile
    모네 2024.01.01 21:19
    팹님의 여심, 남심 울리는 애창곡처럼 주옥같은 글! 잘 읽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와토, 쿠닝, 호안 미로...멋진 예술가들과 만나게 되겠네요.
    고갱은 저에겐 강렬한 작품보다 서머셋 모옴의 [달과 6펜스] 의 모델로 너무 인상 깊었었기에 인간애가 느껴지는 화가로 인식되어 있네요.

    보해님께서 올려 주신 역사 탐방지와 팹님의 Legion of Honor! 버킷 리스트에 저장합니다.
    그런데 캘리살이 적응될 때쯤 베산에 가입해서 다른 여가를 즐길 틈이 없다는...

    하지만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인 도시! 뉴욕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고 갈 곳이 많은 샌프란시스코! 차근차근 다가갈래요.

    유명하신 팹님! 아직 산행에서 뵌 적이 없는데 곧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 profile
    샘물소리 2024.01.02 10:17

    Fab님 Kudos... 제가 이 도보 여행을 놓치다니 아쉽네요. 제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Legion of honor를 방대한 인문 지식을 풀어넣어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1. No Image

    오늘밤 05/12/2024(일) 오로라 꼭 보세요.. Don't...

    오늘밤 05/12/2024(일) 오로라 꼭 보세요.. Don't miss it.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가 가장 잘보인다고 합니다. 플로리다, 하와이에서도 관측이 가능하다고 합...
    Category알림 ByOrganic Reply1 Views141
    Read More
  2. No Image

    18대 운영진 소개

    안녕하세요? 18대 회장 동사입니다. 다음과 같이 운영진 구성이 완료되었습니다. 총무: 잠와 웹마스터: 창공 운영위원: 드니로, 백호, 크리스탈, 파피, Fab, 페트...
    Category알림 By동사 Reply18 Views497
    Read More
  3. No Image

    회원정보보기 오류?

    제 폰에선 회원정보보기 누르면 서버오류 표시가 나네요? 카톡으로 연결안된 회원님 전화번호 확인해서 연락 하려니 안되어 연락할 방법이 없네요. 웹마스터께서 ...
    Category기타 By아리송 Reply3 Views130
    Read More
  4. No Image

    5/4/24 토요산행은 부정기

    안녕하세요? 동사입니다.18대 운영진 구성이 아직 진행중입니다. 완료가 되는데로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 토요일은 매달 첫 번째 토요일이어서 정...
    Category알림 By동사 Reply0 Views129
    Read More
  5. No Image

    사진 파일 업로드및 로그인 아디 분실

    지난 회기 제가 웹 관리를 맞았던 관계로 저에게 개인적인 문의가 있었거나 제가 홈페이지에서 본 몇가지 사례를 위주로 간단히 세가지 정도는 안내가 필요한거 ...
    Category정보 By보해 Reply0 Views96 file
    Read More
  6. No Image

    여름 로드트립 서부 (오리건/와싱턴) (몬타나/와이오밍)

    가족하고 여름에 밴을 빌려서 서부 여행을 할까하는데요. 스프린터를 빌려서 캠핑대신에 할 생각이예요. 집에서 출발해서 오리건/와싱턴으로 가는 경로도 생각하...
    Category기타 By사비나 Reply2 Views219
    Read More
  7. 18대 회장선거와 회칙개정 투표결과 공지

    제 18대 회장 선거와 회칙 개정 투표 결과를 알려드립니다. 부재자 투표 관리는 잠와님이 저, 창공과 함께 해 주셨고, 현장 투표 진행은 FAB님과 제가 진행을 한 ...
    Category알림 By창공 Reply18 Views340 file
    Read More
  8. No Image

    4/13(토) Saratoga Gap to Castle Rock SP 불장난 산행

    기회가 되면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이번주 토욜은 거의 우중 산행일것 같고 3중대 산행에 참가 댓글이 거의 안올라 와서 후다트대신 점심때 Shelter 있고 불장난 ...
    Category제안 By아리송 Reply2 Views189
    Read More
  9. No Image

    Lost & Found

    물컵(술잔 ? Large size 2 개 :-- 1 Snowpeak, 1 stainless cup) 솔개가 보관하고 있읍니다 415-683-8348 가능하면 카톡으로 ...
    Category기타 By솔개 Reply0 Views162
    Read More
  10. No Image

    18대 대표총무 선거 관련 공지

    안녕하세요? 대표총무 동사 인사올립니다. 올 한해도 다양한 산행에 활발하게 참가하시고 산악회를 아껴주신 모든 회원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어즈 덧 17...
    Category알림 By동사 Reply7 Views448
    Read More
  11. 페루 Vinicunca 16,469/5,020m 후기

    03/26/2024 일명 무지개 산 Vinicunca Trcking 전날, 화창한 마추피추 일정을 마치고 19:30분쯤 Wanchaq기차역에서 내렸다. 숙소인 플라자 아르마스로 걸어 들어...
    Category기타 By장비 Reply3 Views159 file
    Read More
  12. Sunol Wilderness의 봄

    Sunol Green Mountain에 그려진 봄 입니다 3/31/2024
    Category기타 By이장 Reply8 Views232 file
    Read More
  13. 03/06~03/12 2024 파타고니아 Torre Del Paine O 서킷 ...

    03/04 (월) SAN - ATL- SCL (19h) 07:10분 공항 도착 11시 45 출발하는 Latam 항공 즉 Delta 비행기로 비행했다. 목요일부터 목이 이상하더니, 점점 붓고 열도 나...
    Category기타 By장비 Reply7 Views193 file
    Read More
  14. 3/28(목) Purisima & Huddart 8자 산행(20 mi)

    이번 목/금이 회사가 Freeday로 쉰다고 하네요. 날씨가 좋으면 Big Sur Sykes Hot Spring갈까 했는데 포기하고 얼마전 이프로님 올리신 코스 한번 해볼까 합니다....
    Category제안 By아리송 Reply0 Views122
    Read More
  15. No Image

    폰에서 동영상 만들수 있는 공짜앱 좀 추천 해주세요.

    산행후 찍은 사진들 폰에서 간단히 동영상으로 만들어 올리고 시퍼 앱들 찾아봤는데 무료인줄 알고 깔았는데 쓰다보면 다른 광고나 크레딧카드 정보 원하고.. 혹...
    Category제안 By아리송 Reply2 Views15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88 Next
/ 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