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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Vinicunca 16,469/5,020m 후기

by 장비 posted Apr 01, 2024 Views 164 Replies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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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6/2024

일명 무지개 산 Vinicunca Trcking

전날, 화창한 마추피추 일정을 마치고 19:30분쯤 Wanchaq기차역에서 내렸다. 숙소인 플라자 아르마스로 걸어 들어오니, 여기 저기 군중들이 벌떼처럼 몰려 들어 20:00쯤 한 발작도 움직일 수 없다. 다가 올 일요일 (03/31) 부활절전 축제로 골목마다 인파가 밀려서 광장을 가득 매웠고 손에 십자가 고상과 꽃으로 엮은 십자상을 들고 페레이드가 지나가길 하염없이 기다리고들 있었다. 내가 가려던 고급 페루 식당 (Kusykay Peruvian Craft Food)이 10분거리임에도 불구하고 꼼짝 달삭 할 수 없어 나는 2시간정도 발이 묶였다. 드뎌 22:30경 세비체, 알파카 햄버거를 먹고 숙소로 돌아 오는 길에 아직 문이 열린 현지 여행사가 보인다. Vinicunca 패키지를 $28를 내고 끊었다. 05:00 숙소로 픽엎 드랍 해주고, 조식, 점심 부폐를 제공한다. 진짜 싸다.

쿠스코는 어제의 화창한 날씨와는 달리 밤새 비가 내린다. 05:10분쯤 Whatup으로 전화가 울린다. 숙소 도착했다나. 20인승 미니 벤에 빼곡히 외국인들이 앉아 있었다. 내가 탄 차는 독일인 청년과 나를 제외하곤 남미 각지에서 온 관광객이라 가이드는 스페니쉬로 하루 종일 떠든다. 한마디로 못 알아 듣겠다. 가끔 중요한 것만 영어로 간단히 설명해 준다. 1시간 30분쯤후 식당에 도착했다. 페루식 부페가 준비 되어 있었는데 신선한 과일들과 스크렘블 에그, 팬케익, 일품 감자 요리들, 코카잎 차 등등 아주 훌륭한 조식 부폐였다. 한국 입맛에 잘 맞았다. 다들 30분간 든든히 먹고 나니,  차는  비포장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배도 부르고 차는 흔들리고  좌우로 흔들 흔들 마구 마구 머리를 흔들며 졸았다. 졸다 슬쩍 눈을 뜨니 창밖 아래로 아찔한 절벽이 계속해서 보이고 마추피추 기차에서 본 우르밤바 강이 여기서도 이어진다. 군데 군데 수십 마리의 알파카떼가 높은 산 아래에서 평화롭게 풀을 뜯고 산위에 구름은 천천히 흘러간다. 가끔은 맞은 편 오는 차량을 피해서 버스는 더 절벽쪽으로 바짝 붙어 서기도 하는데 창밖으로 내려다 보기도 무섭다.

중간에 시골 농가 화장실 한번 경유하고 다시 차는 달려서 드디어 17000 ft Vinicunca  (무지개 산) 10:00경 도착했다. 가이드는 내리기전, 코카잎 스프레이를 손에 뿌려주며 비벼서 흡입하란다. 노란색 테이프를 두른 지팡이를 한개씩 나눠주며, 절대 뛰지말고 힘들면 말을 타든, 오트바이를 타든 해서 천천히 올라가라고 했다. 버스로 돌아 오는 시간은 12:20이란다. 모두 고산증 염려도 비장한 각오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멀리서 잉카 복장을 한 원주민 여성들이 치맛단을 팔랑 팔랑거리며 말을 끌고 뛰어 내려와 " 말 탈래?" 연신 물어 본다. 숨이 찬 가운데 대답도 힘들어 안 탄다고 머리만 연신 흔들었다. 산 중턱에 이르때까지 끊임없이 말을 끈 사람들의 회유를 뿌리치고 천천히 올랐다. 덩치가 산 만한 남자들도 한 손에 지팡을 짚고 고개를 숙이고 숨을 헐떡였고, 급기야 말을 탄 사람들도 고개를 떨구고 말에 실려서 올라가고, 오트바이 운전자 뒤엔 탄 사람들은 머리를 운전자 등에 붙이고 정상을 향해 가는게 보인다. 아이고 숨이 점점 차서 나도 철퍼덕 주저 앉아 에너지 젤 1봉을 흡입했다. 쉬고 나니 좀 덜 힘들다. 곧장 정상까지 천천히 올라서는데  내 버스 옆자리 두 사람이 정상 못 미친 위치에 말에 내려져 숨을 헐덕이고 바위에 앉아 있는게 보인다.둘은 나한테 엄지 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정상까지 부지런히 가라고 응원을 한다.

드뎌 정상에 올라서니, 알파카 스튜를 끊이는 원주민들의 음식 냄새로 속이 미식거린다. 마치 양고기를 간장에 졸이는듯한 냄새이다. 평소 양고기를 즐기는 나지만 고산에서 맡는 냄새는 식욕을 뚝 떨어뜨린다. 여기 저기 알파카를 색색가지 실로 이쁘게 단장하고 입은 침을 뱉지 못하게 단단히 조인 모양을 하고선 사진 호객행위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 인증샷 줄이 어마무시하다. 6000m 높이 반대쪽 산까지 길게 줄이 늘어서서 인생샸을 찍기 위해 난리도 아니었다. 무지개 산 감상 보다 인증샷 포즈 잡는게 더 잼날 지경이다. 하루 2000명이 방문한단다. 나는 대강 찍고 내려 가려는데 가이드가 나랑 독일 청년을 부른다. 정면에서 살짝 비낀 모습으로 서서 포즈를 잡으라고 하곤 라마 손 동작 포즈도 가르쳐준다.  덕분에 무지개산 맨 앞줄에서 찍은 듯한 사진들을 건지긴 했다. 

 

11:50분 버스로 맨 먼저 도착했다. 내 노란 스틱을 보고 노란 자켙을 입은 운전자가 노란 표지가 붙은 버스로 나를 인도했다. 수백대의 흰색 20인승 버스가 정류장에 서 있어서 순간 맨붕이 왔는데 다 고객을 찾는 요령이 있었나 보다. 버스 문을 닫자 마자 푸르른 하늘에 우박이 쏟아 지기 시작하더니 점점 굵어진다. 우박은 30분가량 심하게 내리더니 앞에 보이는 산을 하얂게 덮기 시작하고 굵은 빗줄기로 변한다. 차안에 앉는 나는 일행들이 슬슬 걱정 되기 시작했다. 길이 진흙으로 바뀔것이고 내려 오면서 비끄러지지 않을까 싶어서다. 12:40분 하나 둘씩 판초를 두르고 바짓 가량이엔 진흙을 잔뜩 뭍힌 사람들이 버스 문을 열고 들어 오기 시작했다. 차안은 순식간에  신발과 판초에 뭍은 진흙으로 엉망으로 변했다. 올라 타는 사람들은 추위에 입술들을 파르르 떨었다.  버스 내릴때 가이드가 화창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판초, 비옷을 챙겨 올라가라고 당부한 뜻을 이제야 이해하겠다. 버스 출발전에 가이드는 3번 정도 고산증 예방 스프레이 3번씩이나 연거푸 더 뿌려 줬고, 정상에서 사 온 알파카 찜과 감자를 투고 해 온 동행들은 차안에 사람들과 모두 한 두 입씩 나눠 먹었다. 알파카 고기 짰지만 은근 맛있었고 십는 식감도 아주 좋았다. 우리 버스는 2시간후 점심 부폐 장소에 도착했고 맛난 비프찜과 온갖 페루 정통 요리와 휼륭한 디저트로 배 부르게 먹고 17:00시 각자의 숙소로 돌아 왔다. 버스는 중간에 공항에 들려 콜롬비아에서 온 일행들 내려 주기도 했다.  바로 뱅기를 타고 떠나는 모양이였다. 

 

내일은 04:00에 쿠스코 공항으로 가서 리마 행 비행기를 탄다.

 

*고산증*

캘리에서 산행을 할때 12500 피트까지 가 봤다.

특별한 고산증 증세는 없었지만 그냥 졸립고 나른한 느낌이였다.

숙소가 있는 쿠스코 11150 피트, 마추피추 7972 피트 Vinicunca 16,469/5,020m

4K 짧은 산행이여서 견딜만했고, 내려 올때는 신나서 뛰어서 내려 왔다 ㅎㅎ

 

*입장료*

무지개 산 입장료는 현장에서 1인당 30솔을 추가로 요구한다. 개인 소유지란다.

몇년전에는 무지개산에 광산 채취 반대하는 일도 있었다고 하고 페루에 고도가 낮은 무지개 산도 있다고 하고

이런 무지개 산은 페루만 10군데 정도 여기 저기 펼쳐져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