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는 오세영 시인의 말에 깊이 공감합니다.
부서진 원은 모를 세우게 마련이고, 맵시 있게 둥근 컵도 깨지면 날카로워집니다.
세상에는 상처입은 이들이 참 많습니다.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저마다 사연이 있고 사정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이들의 고통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큰 죄가 없는 듯합니다.
하지만 자꾸 베이고 찔리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예민해지게 마련입니다.
가벼움과 명랑함을 회복하지 않으면 스스로의 무게에 짓눌려 우울의 늪에 빠지기 쉽습니다.
햇살 환합니다.
등뼈를 곧추 세우고 심호흡을 합니다.
- 김기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