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흙 같이 어두운 밤
랜턴 하나 달랑들고 산자락을 오르다 보면
옆 사람의 밭은 숨소리와 발자욱 소리가
저버저벅 그렇게 든든하고 정겨울 수가 없습니다.
사람이 있다는 것
같은 길을 함께 걷고 있다는 것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든든한 힘이 된다는 것
초행의 산길에서 그 만큼 소중한 깨달음도
없습니다.
그렇게
그런 마음으로
서로의 발밑을 비추어 가며
서로의 걸음에 맞추어 가며
내내 함께 걸어갈 수 있도록
애쓰며 살겠습니다.
산이 준 소중한 인연으로 처음처럼과 수팡이 서로 곁에 자리하기로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처음처럼/수팡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