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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합 Shasta 겨울산행

2008.12.23 02:11

에코맨 조회 수:3608

지난 주말에 제가 그리도 하고 싶었던 겨울 눈산 산행을 하고 왔습니다.  계획은 삼박사일정도로 하면서 정상까지 하려고 했는데 눈폭풍이 너무 심해 겨우 1박만 하고 내려 오고 말았습니다.  고생스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평생 잊지못할 아름다운 산의 또다른 모습을 보고 와서 내눈에 들어 있는 산행의 즐거운과 겨울산의 아름다움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네요.

온통 하얀 세상이었습니다.  허벅지까지 빠지는 눈속을 걷기 시작했죠.  눈은 계속 내리고 있었습니다.


첫날 스노우슈즈를 신었음에도 불구하고 허벅지까지 빠지는 눈속을 헤치며 네시간을 올랐는데 겨우 1000피트 올랐네요.  그리고 어두워지기전에 텐트를 쳤지요.  저는 근처에 사시는 에코산악회 형님과 형님의 LA친구, 이렇게 셋이 왔습니다.  바닥을 삽으로 퍼서 다져 놓고 나니 금방 어두워집니다.  눈은 하염없이 내리고 있네요.  떡국을 떡복기 떡으로 끓여 먹었는데 눈속에서 좋은 친구들과 오붓하게 얼은 몸을 녹이면서 먹었기에 세상 그 어느 떡국보다 맛있었습니다.  아무튼, 떡국먹고 전 바로 골아 떨어졌습니다.  아마, 여섯시쯤 이었나...


밤새 텐트에 떨어지는 눈 소리를 들으면서 잤는데, 새벽에도 계속 오고 있었습니다.  때론 싸리눈, 때론 함박눈이 쉴새 없이 내렸습니다.  새벽 세시반에 일어나서 아침으로 크림스프를 끓여먹고 다섯시에서야 산엘 다시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텐트는 놔두고 오늘 정상에 최대한 접근해 보려고 일찍 나선 것 이지요. 


약 다섯시간을 올랐습니다.  거의 만피트쯤 왔을때 상당히 위험한 구간이 펼쳐졌습니다.  칼날처럼 선 바위 능선을 따라 가야 하는데 능선으로 가기가 까다로왔습니다.  셋이 줄을 묵고 한 삼십분을 노력을 했는데, 점점 눈보라가 세어져서 눈이 얼굴에 부딪히는 아픔을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결국, 눈물을 머금고 등반을 포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계속 올라가야 하는데, 지금보다 더세게 눈보라가 불것이고 여기부터는 눈이 쌓이는 눈이 아니라 눈이 별로 없어서 텐트도 없이 비박을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습니다.  다시 한시간쯤 내려오니 세찬 눈보라는 그쳤습니다.  내려오면서 산악회 형님에게 겨울산 테크닉을 배웠습니다.  프렌치 테크닉과 미끄러 졌을때 제동하는 방법 등등을 눈에서 구르며 배웠습니다.


텐트로 돌아와 티와 가벼운 점심을 하고 철수를 하고 내려왔습니다.  계획한대로 하지 못한 산행이었지만 제게 겨울산의 매력을 보여주기엔 충분한 산행 이었습니다.  내려오면서 눈 속에 파묻혀 가고 있는 샤스타를 놓고 돌아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