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황당하고 당황했던 순간들
#1
지난 여름 마운틴 위트니 백팩킹중이었다.
킹스 캐년 Bob's Creek 캠핑장에 텐트 설치해놓고 잠시 물 정수하러 개울가로 내려갔다.
그 사이 새끼곰이 내려와 내 백팩 뒤지고 텐트 위에 올라 서서 찣고 난리다.
곰과 처음 마주한 지촌님이 잠시
당황하신 모양이다.
소리 지르고 돌 던져 곰이 달아났다.
올라와보니 캠핑장에 텐트 4개가 설치되어 있었고 확률은 25%인데 왜 유독 내거만 뒤지고 찢는지?
내 별명이 ”미련한 곰탱이 아저씨“ 라 삼촌 오신걸 반겨주느라 저러는걸까?
황당하다.
#2
작년에 산행 마치고 카풀한 분들과 제차로 운전하며 귀가중 메탄가스의 폭팔음은 안들렸는데 갑자기 차안에서 메탄가스 냄새가 진동한다.
이 난국을 극복하고자 조용히 차 유리창 내렸다. 차 뒷좌석에는 부부이신 회원님 두분과 앞좌석에 다른 여성회원분이 계셨다.
뒤에 계신 여성 회원분이 말씀하신다.
“보해님 오늘 속이 안좋으신가 봐요?”
4명이 차타고 가다 출처를 알수없는 냄새가 나면 냄새를 유발할 확율은 각각 25%인데 무슨 근거로 나를 지목하지?
운전중인 내가 창문을 내리니 나를 범인으로 지목한걸까?
아님 본인 옆지기 보호 차원에서 나를 지목한걸까?
만감이 교차한다
억울하게 지목당한 나는 참으로 황당하다.
그런데 앞 조수석에 타고있던 여성 회원분의 얼굴이 붉어 지는걸 난 분명히 옆눈으로 보았다. 많이 당황 하셨을거 갇다.
나중에 또한번 강도는 약했지만 비슷한 냄새가 났다.
아무말 없이 차유리 창문만 내렸다.
또 억울하게 범인으로 몰리나 싶어 황당했지만 그날 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 여성회원님 그날 속이 많이 불편해
많이 당황스러웠을거 같다.
#3
2018 년도 킹스캐년에서 시작해 JMT 를 도는 Rae Lake Loop 백팩킹 때다.
첫째날 Paradise Valley Wilderness 캠핌장에서 1박할려고 텐트치고 곰통에서 음식 꺼내놓고 저녁준비중 요리할 물 뜨러 간사이 올라와보니 300 파운드도 넘을거 갇은 산적만한 곰이 내가 가지고간 3박 4일 백팩킹 음식 가지고 잔치중이다.
이번 백팩킹은 솔로 백팩킹이고 이날따라 여기 캠핑장에 사람들도 없다.
워냑 덩치가 큰 곰이다 보니 조금 멀리서 조용히 거리를 두고 지켜보다 나름데로 용기내어 솔방울을 던져 보았다.
곰이 잠시 당황한 모양이다.
근데 방귀뀐놈이 화낸다고 내가 가져간 음식 강탈중인놈이 도리어 나를 쳐다보며 너가 감히 나한테 덤벼 하는식으로 나를 겁준다. ‘
내가 많이 당황스럽다.
결국 음식 깨끗히 강탈 당하는거 지켜보고 3박4일 백팩킹을 무박 1일로 접고 돌아와야 했다.
참으로 황당했다.
#4
몇년전 Henry Coe 산행때다.
전날 마신 술 때문인지 산행 내내 배가 살살 아프다.
참고참다 산행 거의 마쳐갈 무렵 나의 의지로 컨트롤 할수 없는 시간이 다가왔다.
먼저들 가시면 곧 따라 가겠다하고 진짜 급한 2번이라 갈림길옆 그나마 큰 나무 뒤로 가서 급하게 엉덩이까고 앉았다.
근데 이게 웬 운명의 장난인가? 급하다 보니 주위 지형과 갈림길을 미처 파악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다.
나름데로 주위에서 제일 큰 나무 뒤로가 앉았는데 하필이면 거기가 세갈래 갈림길 바로 옆이다.
우리가 진행중이었던 길 반대편으로 올라오는 길이 또 있다.
피할수 없는 정면 방향이다.
젏은 백인 커플이 올라오다 엉덩이 까고 앉아 있는 나와 시선이 바로 마주쳤다.
둘의 얼굴이 붉어지며 잠시 멈칫하다 피할수 없는 운명이라 판단했는지 발걸음도 조용히 고개 푹숙이고 지나간다.
많이 당황한 모양이다.
근데 엉덩이 까고 앉아있던
나는 진짜 황당했다.
#5
Tar Water 산행지는 자주찿는 산행지다.
여기 일요산행 공지를 내가 올렸다.
이곳이 초행인 회원분도 참가한다는 댓글이 올라와 있길래 친절하게 여기는 전화가 안터지는 지역이고 하니 내비하실때 오프라인 지도 다운받아야 한다고 댓글에 친절하게 설명해 두었다.
8시 50분. 모이는 시간 50분이나 지났는데 초행인 이분이 안 나타난다.
내가 전화 신호도 안터지는 곳이라 내비할려면 오프라인 지도 어쩌고 저쩌고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줬는데 자세히 안읽어보고 결국은 헤메다 못찿고 간 모양이라고 그냥 기다리다 출발 했다.
산행마치고 전화 터지는 지역으로 나와보니 메세지와 Missed Call 이 뜬다.
전화해 살짝 힐난썪인 어조로 물어봤다.
전화 신호가 안잡히는 곳인데 오프라인 맵 다운 안받았느냐고 길 못찿아 많이 당황하셨겠다고 했더니
차 네비게이션으로 좌표찍고 내비했고 가는중 자기 느낌에도 자꾸 다른데로 가는거 같아 이상했고 가다보니
다른데로 가고 시간도 늦어지고 해서 포기하고 그냥 집으로 갔단다.
조금 황당 하셨단다
확인해보니 내가 좌표를 잘못 옮겨 적었다.
이날은 통화중 내가 참으로 당황했다.
#6
빡쎈 산행마치고 집에오니 온몸에 젖어있는 땀냄새가 장난이 아니다.
샤워를 하고 있는데 옆지기가 불쑥 화장실에 들어온다. 그리고 좌변기에 앉는다.
샤워실 유리가 투명유리라 훤히 보이는데도 그냥 곰 한마리가 물 뒤집아 쓰고 있냐는 식으로 아무 꺼리낌이 없다.
같은 거주지 주소를 30년동안 공유했어니 하기야 야릇해 보이면 더 이상할거 같다.
그리고 변기물 내린다.
갑자기 샤워물이 순간적으로 뜨거워 진다.
나 샤워할땐 변기물 내리지 말라고 몇번 이야기 했는데….
당황 스럽다,
옆지기 나가고 조금있다 “앗 차거”
갑자기 찬물이 확 나온다.
뜨거운물 확보 전쟁마냥 최대한 뜨거운 물 많이 확보하기 위해 온수 수도꼭지를 최대한 올린다.
저쪽 화장실서 작은놈이 샤워 시작 하는 모양이다.
제발 내 샤워 할땐 샤워끝나고 샤워해라 했는데 …
저쪽에서도 최대한 뜨거운 물 많이 확보하기 위해 온수 수도꼭지를 최대한 올린모양이다.
코로나 상황이고 경제 활동이 중단된 상황이라 조금 오래되긴 했지만 나름데로 그나마 작동하는 물탱크를 200갤런짜리 새걸로 아직 못바꾸는게 안타깝다..
#7
샤워 할려고 들어갈때 밥먹을거냐고 물어봐서 오늘 빡센 산행하여 배가 많이 고프니 밥좀 차려 달라 하였다.
샤워 마치고 나와 밥먹는데 기본 반찬 가지수에 내가 좋아하는 몇가지 반찬이 더 보인다.
웬일인지 냉장고에서 시원한 맥주까지 하나 꺼내와 따라준다
주로 알코올 음료는 셀프 서비스하라는.소릴 듣는데 친절하게 맥주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뭥미 ? 뭐가 이쁘다고 ?? 웬 시츄에이션 ??? 오늘 내생일 아닌데 ???
많이 당황스럽다.
가족끼리 그러면 안되는거긴 하지만 내가 은근한 눈빛으로 야릇한 미소를 지어본다.
"아저씨 정신 차리고 빨리 밥먹고 그냥 디비자지 말고 어제 하다만 그라지 청소라도 마저하고 디비자라 " (*디비자라: 내한데서 배운 경상도 사투리 뒤집어져 자라 )
옆지기가 많이 황당했나 봅니다.
이유를 막론하고 가족끼리 그러면 안되는데 저의 착각으로 인한 머슴이 마님 쳐다보는듯한 눈빛과 미소를 지은
내 자신도 당황스럽고 황당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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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읽어셨다니 감사 드립니다.
저는 워냑 곰에게 많이 당하는 편이라 무섭다기보다는 항상 "왜 나만" 하는 황당 그자체입니다.
제가 표준말을 제대로 못배워
"댔다, 고만해라'
"디비자라"
" 와 이리 시끄럽노"
이런말만 하다보니 옆지기인 서울 여자가 요거만 배워 저에게 하는 말은 요즘 위 세가지 뿐이고 우습게도 위 세가지면 모든경우가 상황 종료 됩니다. ㅠㅠ
화이팅 해주신 태양님께 감사 말씀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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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가 몇 번이나 빵터졌어요. 넘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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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요즘 가을을 타는지 마음이 조금 뒤숭숭하고 해서 또 실없는 글을 올리네요 ㅎ
동행님의 유쾌, 상쾌 통쾌한 웃음이 항상 부러운 1인 입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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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4이 제일 공감이 되었어요. 몇년전 요세미티 하프돔 퍼밋 받느라고 전날가서 퍼밋받고 Backpacker Campground에 짐 풀고 혼자서 요세미티 4마일 올라가는데 한 절반쯤 갔나? 장 트러블이 와서 가다가 사고 칠거 같더라구여. 근데 거기는 계단 구간이라 어디 옆으로 빠져서 볼일 볼데가 없잖아요. 어찌어찌 약간 넓어 보이는 구간 사람들 많이 안보이는 타이밍에 잽싸게 볼일보고 주변에 흙이 없어서 넙적한 돌로 마무리 하고 룰루랄라 하면서 내려온 기억이... 그래서 아직도 4마일 구간을 끝까지 가보질 못했다는... 이후로 배낭에 챙기는 Emergency Kit중 제일 중요한건 똥종이 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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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ergency Kit 는 얼마던지 융통할수 있습니다.
자세한 방법은 궁하면 통한다고 설명은 생략해도 될듯..
쪼그려 앉은 자세에서 눈마주칠 일이 없고 동공의 흔들림이 생길 경우만 없다면 당황할거도 황당할 일도 없는 자연적인 생리 현상일 뿐이라고 확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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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화장실에서 볼 일 보는 중에 장장 일곱 에피소드 일으며, 깔깔거리며 정신 줄 놓고 읽다가. 어느 순간 정작 일어날 수가 없었다. 다리가 저려서... 당황스럽다. ㅜㅜ 이렇게 혼줄을 빼어가는 길고 웃긴 글은, 최소한 화장실에서 보면 위험하다. 이런 웃긴 글의 위험성을 알려야 하는 것은 참으로 황당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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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에서 조금 지나치면 "당황스럽고" 그당황함이 갑자기 의문이 들면 "황당함"으로 변하는거 같습니다.
전 맥주 서비스 받은날 오기로 화장실에서 무협지 한권 다읽고 잤습니다.
저도 화장실에서 일어날려니 다리에서 쥐가 나서 당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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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1에 대하여, 당황스러운 아기곰과의 조우, 그것은 당황스런운 사건이었지만. 나의 뇌리에 지금의 그 아기곰의 힙합 리듬이 느껴진다. 어찌나 보해님 텐트를 리드미컬하게 바운스하던지. 순간 "재 뭐지?" 넌 최소한 Bobbs creek의 힙합스피릿 새끼 베어. 너의 리듬이 상상하면 바로 느껴지니, 난 당황스럽다. 넌 아기 곰일 뿐이데. 그 미친 리듬은 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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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날 찟어진 텐트보고 살짝 열받아 새끼곰 도망간곳으로 쫏아 올라가 너도 내거 냄새맏고 괴로워 봐라 하는 심정으로 흔적 남기며 복수하였습니다.
근데 요놈이 내가 복수하는 도중 응원군 에미곰 데리고 덤벼 왔어면 진짜 황당 하였을거는 같습니다..
그 새끼곰 미친 리듬의 힙합 스프릿 댄스도중 엉덩이를 못때려준거는 조금 아쉽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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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텡이 아쉨퀴 내 놀랜거 생각하면 그냥 콱 대갈통 쥐 뽀사삘라.
마 고마해라 -
헐.. 무섭십니다.
곰이 저소리를 알아들어면 많이 당황스럽겠습니다.
당황하다와 황당하다의 정의를 국어 대사전에서 찿아보니
똥차 (분뇨차) 뒤에 숨어 쪼그리고 앉아 볼일보고 있는데 똥차가 앞으로 가버리면 당황스러운거고
갑자기 똥차가 뒤로 후진하면 황당한거라고 나와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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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해님
그날의 순간들이
지금도 마음에 찐하게 몰려오네요
항상
좋은 마음으로 글을 올려주셔서
기쁘게 읽고 있습니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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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안데스님
지난 위트니 백팩킹때 이런저런 대화와 백팩킹 마치고 베풀어주신 호의가 감사하여 얼마전 세크라멘토 갔을때
맥주 대접이라도 해드릴려다 오히려 또 신세지고 왔네요.
큰형님처럼 항상 베풀어 주시는 호의에 감사 드리며 어찌보면 조금 실없는 글이라도 항상 좋게 봐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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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눈물 흘리면서 웃었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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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건 괸찮은데 울면 앙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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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해~님~
이러시기에요? 마시던 모닝커피가 코로 나올 뻔했어요.ㅋ 내년에 몬타나 주 글레시어 NP에 가려고 계획중인데 보해님이 꼭! 같이 가 주셔야 되겠습니다. 곰들이 보해님을 너무 좋아하는것 같으니 그리즐리 친구들 다 보해님쪽으로 유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풉!!! -
몬타나주 글래시어 계획하시는군요.
같이 갈수 있음 좋겠네요.
지난 여름 같이한 백팩킹들 참으로 즐거웠고 함께해
할수 있는 기회들이 주어져 감사 드립니다.
참고로 블랙베어는 우리 집안인데 그리즐리는 사돈지간이라 서로 피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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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 열심히 태양님한테 통역해줬습니다 ^^
보해님 ' 화이팅! ' 이라고 태양이 꼭 전해 드리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