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부터 주식시장도 폭락하고, 아침에도 또 폭락하고, 영 재미없는 한 주가 시작되어서 일이고 뭐고 다 때려치고 멍 때리다가 이래서는 안되겠다 글이라도 한바닥 쓰자...... 해서 한바닥 씁니다.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우선, 아리랑님과 가을님께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열 몇명이 들이닥쳐 이것저것 냉장고며 창고에 온갖 먹을꺼 다 털어먹고, 뒷마당을 난장판을 맹길고 깜깜하다고 죄다 도망가서 죄송합니다~~~~~~~~~~. 새벽까지 치우셨을텐데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에 또 가겠습니다 ~~~~~~~~~~~~~~~~~~~~.
토요일. 은행에 입금하러 갔는데, 텔러 옆에 놓인 책상 달력에 그림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야 ~~~~ 색깔 좀 봐라, 기가맥히군. 열두달 페이지를 다 넘겨보니 주로 동네 풍경을 그린 작품들인데 건물들 프레임은 폴 세잔 스타일을 불규칙하게 배열한 거 같은 형상이고, 모든 형상은 대충대충 그려놓은 건데 색깔만큼은 눈에 확 들어오는 거의 이 정도면 색깔의 마술사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에서 대충대충 그렸다는 건 뭐시기냐, 이런 겁니다. 인간의 뇌가 인식하는 메커니즘이 작동하도록 모양만 그려놓았다는 의미입니다.--- 아래 그림 참조. 이 대목에서 미쉘 푸코하고 르네 마그리뜨 썰울 풀면 머리 아파지니깐 요기꺼정만) 대가 작픔이니깐 달력에 등장했응 것인데, 다른 건 모르겠지만 제 눈에는 색깔에서 비범함이 철철 넘쳐났습니다. 앙리 마티스를 비웃듯한 빨간색과 파랑의 일탈, 회색인지 군청색인지 경계가 모호한 색이 만들어내는 어두운 분위기, Yves Klein의 울트라마린이 지배한 파란색의 도발을 한손으로 걷어내는 또다른 파란색과 노란색, 등등. 그래도 내가 생각하는 파란색의 제왕은 장대천 화백의 파란색이지만도. 암튼, 책상 달력 남는 거 있으면 좀 달라고해서 두 권을 받아 왔습니다. 집에 와서 검색해봤더니, Frank Webb 이라는 작가인데 우리 아버님과 동갑인데, 아직도 생존해 있는 현대 작가였습니다. 그림으로 먹고 사는 둘째한테 전화해서 프랭크 웹을 아느냐 물었더니,,,,, 아, 이 X, 아빤 그것도 몰랐냐는 반응..... 에라이.
그래서 월요일에 기분도 꿀꿀하고해서리 그림으로 안구정화나 하시라고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