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칼 19> 짜라퉁은 이제 짐 싸고 물러가라!
부제: 지혜완성의 핵심 매뉴얼(= 반야심경)과 자연과학의 만남
(반야바라밀다심경(般若波羅蜜多心經) : 반야 = 지혜; 바라밀 =완성; 심 = 핵심; 경 = 메뉴얼)
정보와 지식이 발달과 함께, 급격하게 진화하는 우리의 뇌가 신경 다발이 더 발달을 해서 이런 안목이 편안하게 받아들여지는 시대가 곧 오리라는 예감이 든다. 그 시점이 오면 ‘초인’ 나부랭이를 붙잡고 있는 우리 짜라퉁 도사는 이제 짐싸고 산을 아예 떠나야 할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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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지적과 관련해서, 제가 이해하는 뇌과학의 입장을 보자면, 시간을 의식하는 것은 결국 우리 뇌의 기능인 ‘의식’이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즉, (흐르지 않는 시간의 실체를 떠나), 인간 의식이 시간이 ‘흐른다’고 (왜곡해서) 의식하기 때문에 시간이 흐른다는 인식과 관념이 생겨난다는 것이죠. 우리 뇌가 시각, 청각 등등의 감각을 처리하는 방법을 보면, 감각으로 오는 정보를 있는 실재를 그대로 투영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생존에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방향에서 있는 실재를 왜곡, 편집해서 받아들이고 해석을 한다고 하는데, 같은 방식으로 흐르지 않는 시간도 흐른다고 해석을 함으로써 생존에 유리한 점을 취한다는 것입니다. 눈으로 보는 시각을 예를 들자면, 빛을 바라볼 때, 우리 눈은 적외선, 자외선 등의 수많은 다른 주파수의 광선들이 있지만, 이 모든 것을 무시하고 가시광선만 감지할 수 있는데, 이렇게 뇌가 가시 광선만 (왜곡, 축소해서) 보는 것이 생존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진화적으로 선택(?)을 해왔다고 볼 수 있고, 시간도 단선적 흐름이 없고 과거, 현재, 미래가 다 총체적으로 공존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뇌는 사물(의 움직임)을 인과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으로 인해, 시간도 인과적으로 인식한다는 것입니다. 인과적으로 본다는 것은 결국 전과 후가 있는 움직임 혹은 흐름으로 인식한다는 것이죠. 여기까지가 제가 이해한 의식과 시간의 관계에 대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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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출신도 알기쉽게 정리해 주셔서 덕분에 현대의 뇌과학과의 연계성은 잘 모르겠지만 먼 남 얘기 같았던 반야심경은 책걸이 한 기분입니다. 땡큐.
혹시 머리 아플까봐 건너 뛰었던 창공님의 이전 강론들도 한번 다시 들처보아야 겠습니다~
저도 공돌이 출신이지만 감수성 예민헀던 중고등 시절 남들처럼 데미안, 어린왕자로 시작해서 니체에서 꽤 고생하다 노자를 알게 되었던 시절이 있었지요, 막판에 알게된 조르바의 삶을 동경하고 흉내내며 아무 생각없이 열심히 막 살아왔었는데 자꾸 던지시는 화두에, 그나마 얼마 남지않은 머리카락도 사라질까 걱정이라 적당히 거리를 두고 다시 고민 좀 해봐야 겠습니다 ㅎㅎ -
와~ 산천님의 삶이 역동적이었던 것은 다 이유가 있었군요. 조르바의 삶을 동경하셨다면 제대로 사신게 게 아닌가 몰라요.
저도 조르바의 삶을 동경한다는 착각아닌 착각을 하면서 살았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보건데 (허구 애기이긴 하지만) 그리스인 조르바야 말로 위에서 얘기한 관자재 보살 급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이 고정된 실체가 없는 걸 일찌기 깨달아서, 자기라고 내세울 아집과 에고를 버리고, 아니 비우고, 물이 흘러가듯이 '보살'의 삶을 살지 않았나 싶어서요.
몸은 조르바, 정신은 (모든 고정된 관념에서) 자유로운 붓다, 저는 나이가 들어도 그렇게 살고 싶은 소망입니다. 멋있는 소회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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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다시 읽어 보니 "적당한 거리를 두고" 보신다는 말씀, 와 닿습니다. 그 표현 자체가 경계의 삶을 사는 초인의 경지가 아닌가 싶네요. 제가 너무 자의적 해석을 했나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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