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웰빙 postedJan 18, 2024

<창칼 24> 치매를 침해하다

by 창공 Views 307 Likes 0 Replies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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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칼 24> 치매를 침해(侵害)하다
 
 
6개월 전에 90세의 나이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해 본다. 돌아가시기 10년전부터 어린 아이 같은 행동을 자주 하셨다. 예를 들어, 물건에 대한 집착으로 너무도 쉽게 남을 의심한다든지, 한 얘기를 하고 또 한다거나 생각의 변덕스러움도 자주 보이셨다. 처음에 그 증세가 경미해서 가족들은 아무도 치매라고 눈치를 못 챘고, 그게 다 어머니 성격이거니 나이들면서 그러려니 했었다. 결국, 그게 뇌가 쪼그라들면서 생겨난 치매라는 것을  알기까지는 10년의 세월이 걸렸다. 이후로, 그동안 어머니 행동에 갑갑하게 느끼거나 원망을 했던 가족들은 일찍 더 잘 모시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몇 년 전에, 내 친한 동창이 50대 들어 초기 치매 진단을 받은 소식을 접한 바 있다. 건강한 줄로만 알았던 친구였기에 그 소식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최근에 영원히 죽지 않을 것 같았던, 영화 '다이 하드(Die Hard)'의 주인공 배우 브루스 윌리스(Bruce Willis)도 치매로 활동이 중단됐다는 아이러니한 뉴스도 접했다. 한국에서 유툽의 강사로 아주 유명한, 나보다 젊은 김창욱 교수도 초기 치매 진단이 나왔다. 멀리 갈 필요없이 주변에서도 어느 순간부터 기억력과 판단력의 저하는 물론, 왔다갔다하는 기분과 함께 심한 생각의 변덕으로 초기 치매의 증상으로 보여지는 행동을 하는 나와 비슷한 연령대의 지인도 있다. 
 
치매 종류에는 가장 비중이 높은, 기억력과 인지력이 감퇴하는 알츠하이머나 혈관성 치매 등 다양 것들이 있는데, 이는 암이나 심혈관 질환 보다도 더 무서운 것 같다. 본인의 삶이 전면 무너지는 것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더 힘들게 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암에 걸려서 혹은 심장병으로 빨리 생을 마감하는 게 주변 가족들에게는 더 나은 편인지도 모를 정도로 치매는 현대의 최고의 무서운 병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문제는 유독 최근들어 갑자기 치매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를 살짝 보면, 한국에서 치매 인구가 65세 이상 인구에서 지난 10년 사이에 11%가 증가했다고 한다. 40대, 50대 같은, 65세 미만에서 걸리는 “젊은 치매” 환자도 지난 2009년 이후 매년 15% 증가하더니 10년 후인 2019년에는 그 수가 4배가 증가했다는 충격적인 보도도 있었다(링크). 미국의 경우도 CDC 통계로 지난 10년간 65세 이후의 치매환자가 33%, 75세 이후로는 51%가 증가했다고 했다(링크). 해가 갈수록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의 심각성으로 인해 의학계에서는 지난 수십년 동안 많은 가설과 이론들을 내놨고 이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되어오고 있지만, 여전히 100프로 실증된 원인들과 치료법이 밝혀지고 개발되지 있지 않는 가운데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해지게 됐다. 하여, 치매 원인에 대한 논의와 예방차원에서 나와있는 많은 정보들 중에서 여기저기 떠도는 짜투리 정보가 아닌, 내가 직접 여러번 읽고 공부한 신뢰 높은 전문가들의 책이나 저술물에서 꽤 믿을 만한 정보들을 내 나름대로 추려서 나눠보고자 한다 (아래 댓글의 참고 문헌 참고). 
 
치매를 부추기거나 조장하는 첫 번째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는 질 낮은 수면이나 수면 부족을 들 수 있다. 지면 관계상, 한 가지 핵심 기제만을 소개하자면, 그것은 우리 뇌가 낮에 활동하다가 남기는 뇌 노폐물들이 깊은 수면(=서퍼 수면) 단계에서 청소가 되는데, 깊은 수면을 충분히 취하지 못하면 아밀아제와 같은 단백질 노폐물이 뇌조직에 쌓이면서 뇌기능이 망가지게 된다. 보통 수면 부족은 차곡차곡 쌓여서 한 10여년 후에 그 효과가 나타난다고 하니, 40 대에 심하게 수면 문제가 있었으면 50대 이후에 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하루 8시간의 깊은 수면을 목숨과 같이 지킬 것을 강력하게 권하고 있다. (Matthew Walker; Andrew Budson; 박문수 박사 - 아래 댓글의 참고문헌)
 
둘째는 최근 수십년 동안 치매 인구의 급증과 가장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인슐린의 기능의 저하와 뇌 기능 저하의 연관성이다. 인슐린 기능이 떨어지면 뇌의 당(Glucose) 대사를 방해하고 염증 처리를 잘 하지 못하고 더 나아가 뇌노폐물인 아밀라제 같은 물질을 쌓이게 한다. 그런데, 인슐린 기능을 망가뜨리는 쳣째 원인은 지나친 당 섭취이다. 단적으로 단 음식이나 정제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면 혈당이 높아지면서 인슐린 기능을 떨어뜨리거나 망가지게 한다. 많은 당뇨병 환자들에게 치매가 동반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즉, 당뇨병은 물론, 치매 예방을 위해서라도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을 잘 지켜주는 게 엄청나게 중요하다는 것으로 요즘같이 탄수화물이 넘치는 시대에 저탄 식사를 유지하는 것이 치매 예방의 초석이 되는 것이다. (지난 20년 이상을 소화가 안 된다고, 고기를 포함한 모든 음식을 피하고 밥만 먹고 사셨던 내 어머니가 치매에 걸린 가장 큰 이유로 나는 바로 이 지점에서 찾는다.) 하여, 쉽지는 않지만 저탄 식사를 실천을 할 수만 있다면 몸이 얻는 이익은 엄청나다고 확신한다. (아래댓글의 Benjamin Bikman, Peter Attia, David Purlmutter) 
 
셋째혈관 건강이다. 원활한 혈류의 방해를 방해하는 가장 큰 주범은 몸의 만성 염증인데 그 염증이 콜레스테롤을 불러 들어 동맥경화와 뇌경색, 고혈압 같은 혈관 질환을 일으키고 뇌의 혈류를 떨어뜨려 뇌 기능을 망가뜨린다. 여기에 만성 염증을 일으키는 가장 큰 주범이 또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이다. 탄수화물의 당이 간에서 지방으로 바꿔서 내장지방을 키우고 그 내장지방이 염증을 일으켜 심혈관과 뇌혈관에 지대한 악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즉, 혈관 건강은 너무나 오랫동안 잘못 알려진 고지방 식단이 문제가 아니라 탄수화물이 문제인 바, 다시 한번 치매 예방을 위해서 저탄 식이가 중요해진다는 포인트가 된다. (참고: David Perlmutter)
 
넷째뇌의 인지 기능을 지켜나가는 것과 관련이 있다. 최근 들어, 디지탈 치매라고 해서 산만함을 부추기는 휴대폰을 포함한 디지탈 미디어들에 대한 과도한 노출, 중독성 있는 활동을 통한 과도한 도파민의 추구 등등으로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와 같은 치매의 전단계까지 이르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한다. 한 마디로 우리는 집중이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이런 환경을 잘 이용해서 잘 집중하고 생산적인 생활을 하는 소수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런 발달된 미디어와 기기, 그리고 넘치는 정보로,  뇌가 분산되고 또 쫓기면서 사는 노예적(?) 생활을 하게 된다. 이에  스트레스도 더 받고 과도한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뇌의 기억력, 인지력이 떨어지는 생활에 떨어지게 된다. 집중을 통해 그리고 끊임없이 머리를 쓰는 지적활동을 해 주고, 그외에 집중을 유발하는 양질의 취미 생활과 정기적인 운동 등을 통해 인지 기능이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참고, 아래댓글의 Peter Attia; Manfred Spitze)
 
그 외에도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과음, 흡연, 스트레스 등의 다른 환경적 요인들이 있겠지만, 여기에 언급된 시대를 앞서는 선구자적인 전문가들의 견해를 바탕으로 내가 생각하기에 위의 네 가지가 아주 중요한 것 같다. 이를 바탕으로 치매를 타파하는 예방 대책으로써 반복적일 수 있지만 간결하게 다시 정리해 본다. 
 
1.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하게 떠오르는 것이 혈당을 줄이는 저탄수화물 식사법을 통한 인슐린 기능을 지켜 주는 것이다. 지금은 괜찮다고 해서 오랫동안 과도한 당 섭취를 지속시켜 계속 염증과 뇌의 노폐물들이 쌓이게 되면, 어느 한 순간 갑자기 뇌기능 저하로 나타날 것이다. 지금 괜찮다고 과신하다가 당하지 말고 꾸준하게 투자하는 마음으로 저혈당을 유지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2. 수면을 생명처럼 지키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8시간 수면법을 지난 30년 동안 지켜오고 있다. 어릴 적에 수면 부족으로 엄청난 몸의 시련을 당했던 나의 경우는 이후에 잠을 소중히 여기는 습관이 생겼으니, 잠과 관련된 소시적 시련이 이후의 삶에서 전화위복으로 작용한 셈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질적인 수면을 지키는 게 치매 예방 뿐만아니라 전반적인 뇌 건강과 몸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초석이라고 할 것이다. 
 
3. 그 다음 중요한 것이 운동이다. 운동과 뇌 건강의 관계는 너무나 중요하기에 요즘 이에 대한 정보가 너무 많이 나와 있다. 나이가 들수록, 꾸준한 운동을 하되, VO2 Max (최대산소섭취량)를 늘려주는 유산소 운동과 근육을 지켜나가는 저항 운동을 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끊임없이 걷는 하이킹이나 등산은 몸에서 제일 중요한 다리 근육을 지켜나가고 산소 용량을 키워서 몸 건강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뇌건강을 지키는 데 초석이 된다. 즉, 몸의 염증을 줄여주고, 뇌신경을 활성화해서 인지 기능을 향상 시키고 혈관 건강을 촉진시키니 치매를 예방의 지름길인 셈이다. 
 
4. 마지막으로 게을러지지 말고 끊임없는 지적활동을 하는 것이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고 하니 특정 주제에 대해 계속 배우는 것도 좋고 집중해서 생각할 수 있는 독서 등도 큰 도움이 된다. 눈이 쉽게 피로해져서 독서가 어려운 사람들은 듣는 오디오북으로 대체해도 된다. 집중력을 배양하는 좋은 취미 생활도 집중력과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예전에 썼던 “몰입” 과학(링크)을 배워서 자주 몰입 상태로 들어갈 수 있다면 그것만큼 뇌 건강을 지키고 증진시키는 좋은 방법은 없을 것이다. 
 
참고로 이 글은 빌려온 지식을 바탕으로 막연하게 '머리로' 쓴 것이 아니라, 직접 실험, 실천, 실행을 통한 검증의 과정을 거친 후에 '몸으로' 쓴 글이라는 것을 밝힌다.
 
치매의 코드를 해킹하거나 침해(?)를 해서 이를 잘 이해한 다음, 치매가 얼씬하지 못하도록 뇌를 지켜내는 것, 이 시대의 최대의 숙제가 되었다.  

 

 

침해 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