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칼 35> 멈추고 가만히 바라보면 보이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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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논하는 명상은 어느 특정 종교의 수행법이 아닌, 병원이나 교육기관 등에서 채택하는 건강요법으로서의 테크닉입니다. 그리고 저는 비종교인임을 밝힙니다.하지만 그 테크닉에 있어서 역사적 발전 유래를 아는 것은 유용할 것 같습니다.미국에서 유행하는 Mindfulness(알아차림) 명상은 소위, 위빠싸냐(Vipasana)라는 마음챙김 명상에서 나온 것입니다. 옛날 태국 같은 남방 불교에서는 이런 관법인 위빠싸나(Vipassana, 알아차림) 명상을, 중국 같은 북방 불교에서는 사마타(Samata, 집중) 명상법을 더 강조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위빠싸나가 미국인들에게 각광을 받는 이유는 명상 과정 과정을 논리적으로, 언어친화적으로 하나 하나 잘 안내하고 설명해주기 때문에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서양인들이 접근하기가 쉽기 때문입니다.반면 중국에서 나온 선불교는 ‘화두 들기’와 같은 강력한 집중법을 사용하는데, 이는 자잘한 언어적 설명을 배제하고, 강한 몰입으로 단번에 의식을 도약하는 밥법을 쓰기 때문에 서양인들에게는 잘 안 맞는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집중법은 제가 앞글(링크)에서 설파한 몰입(FLOW)하고도 만나는 지점이 있습니다.위빠사나를 대표하는 현대의 지도자로는 베트남 출신의 틱 나한 스님이 있고, 집중법 중심의 명상은 한국 간화선 불교 명상법을 최초로 미국과 전세계로 전파한 숭산 스님이 있습니다.(참고로 저는 15여년 전에 하버드대에서 근무할 당시, 캠퍼스 가까이에 있는, 한국 숭산 스님이 창설한 캠브리지 선원(Cambridge Zen Center)에서 화두법의 중심을 둔 명상법을 수년 동안 수학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 명상을 접한 것은 20대 때 서양 스승들을 통해 관법인 위빠싸나(=mindfulness) 명상이었으니 좀 아이러니합니다. 동양의 전통을 서양인들한테 먼저 배우고, 돌아돌아 먼 훗날에 더 나이들어서야 한국 전통을 배웠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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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을 하면서 부딪히는 가장 큰 장애가 생각입니다. 명상을 하려하면 오히려 생각이 더 많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생각을 멈추려 하거나 통제하려 하지 말고 생각을 그대로 놔두고 바라보기만 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일어나는 감정도 그냥 인지하고 바라봅니다. 바라보는 순간, 혹은 관찰을 하는 순간 생각과 감정은 힘을 잃고 꼬리를 내리며 사라집니다. 만약 통제하려고 하면 생각은 더욱 기승을 부리는 역설의 효과를 내게 됩니다.
이런 차원에서 생각과 의식은 다른 것입니다. 대뇌 작용을 통해 현실을 왜곡시키는 것이 생각이라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의식입니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그대로 바라보기가 어려운 이유가 평생 생각의 노예로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생각은 현실을 왜곡해서 바라보는 뇌의 작용이기 때문에 현실을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생각과 분리를 해서 의식으로 바라봐야 하는데, 이 의식으로 바라보기가 바로 명상입니다. -
개인적인 경험으로 명상의 효과는 운동을 하고 나서 하면 배가가 되는 것 같습니다. 즉, 운동 중에 항진된 교감 신경이 운동 후에 반대로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최대의 이완이 오기 때문입니다.명상을 소개하는 영상들이 많지만 그저 스트레스 해소와 정신 건강에 효과가 있다고 하는 막연한 것들이 많고, 위 본문에서 설명한 것처럼 짧게 그 요체를 간파하도록 도와주는 영상물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나마 도움이 되는 영상 몇 개를 올려 드립니다.독일인이 유창한 한국어로 명상의 요체를 설명하는 영상: 알렉스 콘리의 "의식을 높이는 법" (링크)뇌를 쉬게 하는 최고의의 방법 (EBS, 골라듄 다큐):뇌과학자 장동선 교수: 명상의 효과는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 (동영상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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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은 글이네요.
“명상을 자주 하면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가 커지고 안목도 높아지는 것이다. 한 마디로 지혜로워진다는 얘기다. 또, 직관이 열리고 창조성이 높아진다. 두려움을 관장하는 뇌의 '편도체'가 안정이 돼서 두려움과 불안에서 벗어난다. 긴장된 몸이 이완될 뿐만 아니라 행복감이 높아진다.”
불멍, 별멍, 물멍을 때리면서 명상을 해보는데.. 아직 초보자 수준에 머물러 지혜 단계까지 들어가기가 요원한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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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 감사 드립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명상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는데 도움을 드리기 위해 한 코멘트 드려봅니다.'멍을 때리는 것이 과연 명상인가'입니다. 제 생각에는 그것은 뇌의 단순한 휴식에 불과한 게 아닐까 합니다. 물론, 뇌를 쉬어주는 것자체만으로도 정신 건강에 아주 좋다고 봅니다.
명상을 통해 지혜를 얻자면 집요한 자기 관찰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자기 생각을 나라고 착각하는 나', '자기 감정을 나라고 착각하는 나', '끊임없이 생각으로 조작하는 나' 등을 알아채고 그것들이 나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작업인 것이죠. 그러니, 그냥 아무 생각없이 앉아 있는 것을 넘어서 치열한 자기 탐색의 과정이 제대로 된 명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관찰(=알아차림)이 집요하게 일어나기 위해서 '집중'의 힘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관찰과 집중이 합작이 이루어질 때 드디어 나의 의식(=메타인지)이 작동이 돼어, 생각과 착각으로 이루어진 나의 허상에서 벗어나서 거울 같은 참나를 찾고 마음의 자유를 얻는 것입니다. 아주 쉽게 말해서, 그 메타인지가 참나라는 겁니다.(직접 해 봐서 알면 쉬운데 말로 설명하려면 언어 자체가 이해를 막는 장애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중국 선불교에서는 '불립문자'라고 해서 모든 불편한 언어를 끊어 버리고 막바로 몰입과 같은 집중으로 들어갈 것을 주창하기도 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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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이야기 5
이제부터는 제목을 맹자 이야기로 변경해서 올립니다. 내용이 어렵다는 민원이 들어와서 좀더 현대적인 표현으로 해석하고, 주희의 해석 부분은 필요하지 않으면 생략해서 내용을 간단하게 작성하겠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주셔서 감읍할 따름입니다... -
A blessing in disguise in Portland, Oregon
어쩌다 보니 살이 빠졌습니다. 직장과 주변에서 이런 저를 보고 어찌 살을 뺐는지 물어 보았습니다. 반복되는 질문에 답하다 좀 귀찮아져 그동안 있었던 일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시작은 몸무게를 잴 이 저울을 구입하면서 입니다. https://a.co/d/0MjSNx0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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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시작하는 맹자이야기 4
3편의 조회수가 줄어든 걸로 보아 맹자이야기의 관심도가 점차 정상으로 가는 거 같습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끝까지 가봐야겠습니다. 5 년 이상 걸릴 겁니다. 이제부터는 제후와 백성이 함께 즐기는 것에 대하여 양혜왕과 맹자간의 연못가에서 대화가 전개됩니... -
<칼럼 40> 한강의 작품과 기억에 대한 소고(小考)
<칼럼 40> 한강의 작품과 기억에 대한 소고(小考) 최근에 있었던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여 의미를 생각해 보았다. 여린 감수성의 소유자임에도 폭력에 대해서 온 몸으로 아파하면서 거부하고 저항했던 그녀.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에서 광주 5.18... -
오늘은 슬프지만 그래도 희망의 내일을 꿈꿔 봅니다
3년전쯤으로 기억합니다. 이스트 시에라의 McGee Pass 로 들어가 JMT 를 타고 남행하여 Mono Pass 로 나오는 45마일 정도의 백팩킹 계획이었습니다. 둘째날 McGee Pass (12, 300ft) 를 넘는데 6월중이라 그런지 패스 부근에 제법 많은양의 눈이 있었고 눈을 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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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시작하는 맹자이야기 3
未有仁而遺其親者也, 未有義而後其君者也.(미유인이유기친자야 미유의이후기군자야) 인하면서도(仁而) 그 부모를 버린 사람은(遺其親者) 아직 있지 않고(未有也), 의로우면서도(義而) 그 임금을 뒤로한 사람은(後其君者) 아직 있지 않습니다(未有也). 한자 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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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시작하는 맹자이야기 2
맹자집주를 보아가면서 진행하려니 본문이 상당히 길어집니다. 주희의 해석이 절대적이라고는 할수 없겠지만, 조선을 디자인한 정도전 선생으로 시작한 조선 성리학이 주희본을 텍스트로 선택하여 그것이 거의 바이블처럼 되어 있다보니 자연히 주희본을 선정... -
설악산 암릉 이야기 3편 설악산 리지의 개척 등반사 (퍼옴)
설악산 리지의 개척 등반사 (울산암, 천화대, 용아장성, 공룡능선을 설악산은 천태만상의 얼굴을 하고 수많은 등산객들을 맞이하는 천혜의 도장이다. 장대한 능선과 깊은 계곡, 사시사철 변화무쌍함을 보여주는 기암절벽은 많은 등산객들을 유혹한다. 산을 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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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암릉 이야기 2편 석주길
하늘에서 꽃이 내려와 앉았다는 천화대(天花臺)는 설악에서 가장 아름다운 암릉길이고 그곳에는 '흑범길', '염라길', '석주길' 등 멋진 암릉길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석주길'은 아름다움 보다는 그곳에 얽힌 설화 같은 이야기로 더 유명하다. 그 슬픈 이야기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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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의 산 설악산 암릉 이야기 1편 천화대
여기 모두 산이 좋아서 모인 분들이라 다른 이야기보다 산에 관련된 이야기를 함 풀어 보겠습니다 물론 퍼 왔고요 제가 한국에 있을때 제일 좋아한 산 설악 입니다 지금은 자주 못가지만 항상 그리운 설악 입니다 설악산은 천태만상의 얼굴을 하고 수많은 등산... -
뜬금없이 시작하는 맹자이야기
네~~~~ 뜬금이 없지만, 뭐, 여기는 자유로이 글을 쓰는 공간이니깐 시작해보려 합니다. 제가 산악회를 위해 할 수 있는게 뭘까 생각하다가 "맹자"라는 책을 장기간에 걸쳐 주 1회 올려보는 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아마도 4,5 년 정도는 걸릴꺼 같습니다. 어... -
<창칼 39> 내가 의지하는 가장 소중한 친구
<창칼 39> 내가 의지하는 가장 소중한 친구 초등학교 5학년 여름이었던 것 같다. 집 앞에 있는 큰 호수에서 친구 서너 명과 멱을 감으며 놀고 있었다. 그때, 헤엄을 잘 치는 친구가 수심이 깊은 곳으로 가서 놀자며 그쪽으로 우리를 데리고 갔다. 그 당시 수영... -
<창칼 38> 내 안의 야만성을 찾아서
<창칼 38> 내 안의 야만성을 찾아서 (부제: 일상 속 야만 타파를 위한 코드) 최근에 “야만의 시대(링크)"라는 책을 접하게 됐다. 교회 조직의 힘을 빌려 인권 유린과 착취가 성행하던 중세의 참혹한 실상을 담은 한 프랑스 농노의 회고록이다. 이 회고록에서 ... -
소주 마시고 가출해 여행을 해야하는 이유.
이른 아침을 먹고 장거리 운전에 나선다. 며느리의 유일한 자매 여동생의 결혼식이 July 4th 연휴에 LA에서 열린다. 곧 태어날 손주를 위해 며느리도 좀 챙겨야 할거 같고 LA 사는 오랜 지인도 이번에 만나 회포도 좀 풀어야 할거 같아 좀 일찍 출발해 LA에 일... -
<창칼 37> 내 인생의 황금기
<창칼 37> 내 인생의 황금기 (The Golden Age of My Life) 짧지 않은 내 인생에 황금기(黃金期)가 있었다. 그것은 20대 중반을 막 넘은 스물여섯 살과 스물일곱 살에 이르는 1여년의 짧은 기간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군 생활을 막 마친 때였고 유학을 오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