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즈와 의식의 흐름
지난 주말 사라토가에 있는 mountain winery에서 비틀즈 콘서트를 관람하였습니다.
물론 진짜 비틀즈가 아닌 비틀즈의 cover band 중 실력이 좋다는 Fab Four의 공연이었습니다.
외모와 목소리도 비틀즈와 흡사할 뿐 아니라, 2 시간 가까이 라이브 공연을 지침 없이 해내는 실력있는 밴드였습니다.
심지어 폴 매카트니 역할의 멤버는 정말 폴처럼 왼손잡이 용 기타를 연주하였습니다.
60년대 비틀즈처럼 mop top을 흔들며 노래를 부를 때는,
비틀즈의 공연을 본적은 없지만, 실제 비틀즈의 공연이 정말 이렇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예전 동숭동 대학로 비어팔라인가 맥주집이 있었습니다.
뭔가 어설프게 뮌헨의 호프브로이를 흉내낸 것 같기도 한 그 곳이었습니다.
비틀즈와 퀸의 음악을 찌든 맥주 효모 냄새와 시야를 가리는 담배 연기 속에서 반쯤 취해서 계속 들었었지요.
지금도 비틀즈의 음악을 들으면 옆자리 다른 일행이 먹던, 저는 돈이 없어 못 시키던 족발의 끈적끈적한 냄새가 담배 연기를 타고 넘어 오는 것 같습니다.
다시 공연장으로 돌아와 맥주와 족발 대신, 와인과 피자를 들이키며 맞은 편 관람석 백인 아줌마의 광란의 춤을 감탄하며 공연을 즐깁니다.
귀에 익은 음악을 들으며 아 이것도 비틀즈 음악이었지하고 감탄을 하였습니다.
특히 폴매카트니가 천진난만한 링고스타를 위해 만들었다는 Yellow submarine에서 분위기는 절정을 이룹니다.
공연이 끝나고 난 후 제가 좋아하는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가 레파토리에 없어 아쉬었습니다.
이 노래는 존 레넌이 아들, 줄리안 레넌의 유치원 친구 루시 오도널을 그린 그림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 그림에서 루시 오도널은 다이아몬드를 가지고 하늘에 있었다고 합니다.
그것은 공식적인 설명이고 실제는 제목의 abbreviation인 LSD를 흡입했을 때를 묘사한 노래라는 설도 있습니다.
몽환적인 가사와 멜로디의 이 노래를 들으면 이 설이 맞을 것 같습니다.
이 노래는 엉뚱하게 고고학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최초의 인간이라 일컬어지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루시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사연은 오스틀랄로피테쿠스 화석을 발굴한 도날드 조핸슨은 그날 저녁 환희에 차 비틀즈의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를 반복하여 들었습니다.
그리고 여자였던 그 화석에게 학명과는 별도로 루시라는 애칭을 선사했습니다.
당시 도날드 조핸슨은 다른 고인류학자인 리차드 리키에게 고인류 화석 발굴이 뒤져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상황에 루시를 발굴해 무척 기뻤던 것입니다.
이러한 내용은 조핸슨이 자신의 저서 "루시, 최초의 인류"에서 기술되어 있습니다.
책에서 조핸슨은 은근히 리차드 리키를 까는데 인간적인 모습이라 오히려 더 호감이 갔습니다.
반대로 리차드 리키는 "오리진"이라는 자신의 저서에서 오스트랄피테쿠스가 최초의 인류라고 볼 수 없다고 조핸슨의 업적을 낮게 평가하였습니다.
사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만 잠깐 언급하고, 발굴한 조핸슨에 대해서는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유치하지만 너무도 인간적인 학자들 세계의 단면입니다.
다음 루시는 별 이야기입니다.
우주에는 다이아몬드로 이루어진 별도 존재합니다.
BPM 37093 이름의 이 별은 약 50광년 거리의 지구 남쪽 켄타우로스 자리에 있는, 지구 크기의 약 3분의 1인지름 4,500km의 작은 별입니다.
왜 이런 별이 생겼는지는 재미 없으니 생략하겠습니다.
하여간 천문학자들은 비틀즈의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에게서 영감을 받아, 이 별에게 루시라는 이름도 지어 주었습니다.
한 때 제 친구 중 하나가 하늘에 있는 별을 파는 사업을 하였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뭔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했더니, 사업은 이러하였습니다.
고객이 카탈로그의 별을 선택하고 구매하면 별의 좌표와 간단한 설명이 있는 세계천문학회가 발행한 인증서를 줍니다.
물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북극성 같은 별은 안되고 눈으로 보이지 않는 별들만 판매합니다.
유명한 별자리 주변과 낮은 배율의 망원경으로라도 볼 수 있는 별이면 더욱 비싸집니다.
별 파는 장사에도 좋은 위치 큰 집이 비싸지는 부동산의 원리가 적용되는 것 같아 좀 씁쓸했습니다.
어쨌든 그 사업은 하늘의 별을 따다 주지는 못하지만 사서 줄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그 때 친구에게 별 루시를 사둘 걸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늘에 8.34976E+26 캐럿의 다이아몬드를 가지고 있으면 꽤 든든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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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1: 미국 자본주의 끝장 경험
선배와 둘이서 공연을 보기로 하고 티켓을 예약했는데 좀 늦어 무대와 떨어진 좌석만 남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티켓 가격이 $39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꽤 싼 데라고 생각했는데 세금 수수료 그 외 이해 안되는 비용을 더하니 $52가 되었습니다.
그나마 무슨 티켓 보험을 권유하는데 그것을 빼서 거기서 막았지요.
공연 당일 평소 무료이던 winery의 주차장은 돈을 받습니다. $25.
뭐 그럴 수 있지 하고 공연장으로 갑니다.
이번에는 G7 정상회의장 같은 삼엄한 경비와 X-ray 검사대를 지나야 했습니다.
알고 보니 특히 음식물을 못 들고 가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공연장에서 파는 음식물만이 허용되었습니다.
역시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였습니다.
Winery왔으니 와인 1병 사고 출출하니 피자 하나 사고, 팁도 주고
그러니 계산서가 $145.
결산해 보니 1인당 총비용 $140.
좋은 공연 즐겼으니 적절한 비용이었지만 $39에서 시작해 $140으로 끝내는 미국 자본주의의 집요함을 새삼 느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며칠 뒤 본적 없는 요상한 site에서 요청한 subscription fee transaction $19.
알고 보니 인터넷으로 티켓팅을 하며 부지불식간에 이 곳을 subscription을 해 버렸더군요.
치팅같은 그 회사의 불의한 행동을 순간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 회사로 전화를 걸어 당신들이 얼마나 치사하고 정당하지 못한 비즈니스를 하는지 충고와 협박을,
나름 논리 정연하게 연설하고 당장 transaction을 취소하라고 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제 열변을 받아 내는 전화상담원은 뭔 죄인가 싶었습니다.
그래서 당신 잘못은 아니지만 사회 정의를 위해 내 이야기는 매니저에게 꼭 전달해 달라고 마무리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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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2: 페니 래인과 우키요에
동네에서 개를 산책 시키다 이 밴을 보았습니다.
달콤하고 알록달록한 색으로 칠해져 있고 "Sweets and Treats"라고 쓰인 것으로 보아 무슨 캔디 회사 차량인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글자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Penny Lane !
폴 매카트니와 존 레넌이 어렸을 때 살았다는 동네의 이름을 따 온 노래 제목이기도 하죠.
Penny Lane도 지난 콘서트에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밴에 그려진 그림을 보니 욱일기와 일본 우키요에 화가 가쓰시카 호쿠사이 "가나가와의 거대한 파도"라는 그림이 언뜻 보입니다.
페니 래인, 사탕, 가나가와 파도.
무슨 연관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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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 마약, 고고학, 천문학, 자본주의, 그리고 우키요에 .
제 의식의 흐름이었습니다.
제임스 조이스가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쓰면 문학이 되는데
제가 적은 것을 보니 헛소리이네요.
- ?
-
"제임스 조이스가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쓰면 문학이 되는데 제가 적은 것을 보니 헛소리이네요." 아닙니다. 근사한 YC 문학입니다. 재미있게 잘 읽고 갑니다.
"가나가와의 거대한 파도" 설명 https://blog.naver.com/mbastudy/223182375540
-
생각의 흐름을 잘 정돈해서 나열하면 문학적 의식의 흐름 기법이요, 아무런 주제 없이 주절되면 잡생각 내지 헛소리이겠지요?
이점에서 이번 와이씨님님의 글은 절대 '헛소리'는 아닙니다.
비틀즈의 광팬은 아니었지만, 다시는 나오기 힘든, 대중문화의 한 시대를 거대하고도 강렬하게 주름 잡압던 아티스트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의 음악에서 한 때 주름 잡았던 히피 문화의 대명사 LSD를 연결시키고, 첫 인류의 족속 이야기로 갔다가 우주탐사와 일본의 화가까지 연결시킨 후에, 더러운(?) 자본주의의 속성까지 끌어오는 재주는 과잉 의식이기도 하지만 많은 경험과 사색의 결과인 바, 그 풍부한 지식과 감수성 등이 참 부럽습니다.
특히, 전 일본 쪽 경험은 전무해서 일본 문화를 언급할 때마다 이게 뭔가해서 들여다 보겠습니다.
하지만, 저도 페니 레인과 일본 화가의 그림, 그리고 맥카트니의 노래가 그냥 우연적 나열인지 아님 정말로 여떤 상관성이 있는지도 궁금해집니다.
브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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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YC 님 좋아 하시는Lucy in the sky with diamonds 곡이 있는 앨범 Sgt.paper’s lonely hearts club band 에는 많은 사연이 있고 프로그레시브 락을 좋아 하는 사람에겐 비틀즈의 기념비적인 음반으로 꼽습니다 특히 이 앨범을 녹음할 당시 같은녹음실 에서 벽 하나를 두고 옆에서는 그 유명한 핑크 플로이드가 초 창기 데뷰전 멤버 인 시드발렛과 로저웨터스 가 비틀즈 광펜 으로써 찾아가 인사를 하였다는 유명한 여담이 있고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 에 가사에 나오는 Tangerine Tree 생각해 프로그레시브 락 에 선두 주자인 텐저린 드림 의 팀 이름을 여기서 따왔다고 했습니다 제가 생각 하기에 Penny lane 은 과거 폴 과 존 이 항상 지나 다니고 만나서 다니던 추억의 거리 장소를 존과 폴의 만남의 거리를 생각하며 지은 폴의 곡이 아닌가 싶네요 거대한 파도는 폴 만든 곡중 1966 에 나온 유명한곡중 하나인 yellow submarine 의 훗날 인터뷰중에 그리스 에서 휴가중 달콤한 과자인 노란 잠수함 을 물속에 떨어 뜨리면 휴가를 즐겼던 기억으로 노란잠수함의 곡을 만들었다고 한걸보면 거대한 파도와 penny lane 과 달콤한과자 를 넣은것은 본명 폴 의 광펜인건 분명해 보이는것 같습니다 전 그차를 보니 그림 보다 예전에 그차와 비슷한 Volkswagen Camper van 을 갖고 있다 Old Car 라 ABS 가 없어 프리웨이 에서 큰사고 나서 죽음에 문턱까지 다녀와서 그차가 똥차 라는 것 밖에 보이지 않네요 확실히 어떤 관점에서 보는냐에 따라 보는시선이 틀리다는걸 학실히 깨우칩니다 내 눈엔 똥차 ! YC님 눈엔 시대 흐름까지 풀어내는 요상 궁금한차 ! 다음 또 어떤 야그가 나올지 궁금해 집니다 그땐 구독 좋아요 꾸~~욱 뉼러 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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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요즘 챙겨보는 삼프로 유튜브 중에 전원경 교수님이 미술을 매개로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풀어가는 "아트 앤 시티"가 있어요. 유럽 미국을 거쳐 시즌 1의 마지막으로 일본 미술에 얘기가 나오는데 여기에 우끼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네요. 저 그림은 익히 눈에 익은 것이었지만 그 이상은 몰랐는데 YC님께서 언급하시고 전원경 교수님이 설명을 해 주시니 머리에 콕 박혔어요. 그러니깐 우끼요가 목판화인거죠? 1800년대 후반부터 50여년정도 유럽 미술에 나름 주목할 만한 영향도 끼쳤던.
댓글에는 유튜브 영상 쉐어가 안 되서 링크 걸어요.https://youtu.be/XqxlpUEAuY0?si=iEX0t8AnqDcMXdx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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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호님은 비틀즈의 진짜 팬이시군요!
비틀즈가 활동하던 시기는 제가 "너무" 어려 잘 모르고 그 이후 10대 20대가 되어 차츰 비틀즈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가슴이 아닌 머리로 비틀즈 음악을 받아 들여 좀 한계가 있습니다.
나중에 같이 음악 들으며 한 수 가르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파피님이 말씀하신 전원경 교수 방송은 저도 얼마전 우연히 듣고 제가 우키요에에 대해 떠든 것과 우연의 일치인가 했습니다.
에도시대에 우키요에와 같은 서민 문화가 발달한 것은 임진왜란 이후 도쿠가와 막부 정책의 영향이라고 들었습니다.
자기 같은 지방 권력자인 다이묘에게 몰락한 도요토미 막부를 지켜 본 도쿠가와는
자신은 다이묘에게 당하지 않기 위해 1년 중 일정 기간도안 다이묘를 일종의 인질처럼 에도에 머무르게 강제했다고 합니다.
다이묘들은 많은 수행원을 데리고 와, 이들이 에도에서 돈을 쓰며 에도가 상업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우키요에는 말씀하신 대로 판화의 형태로 발전해 매우 흔해졌고,
요새로 치면 광고 전단 같은 것으로도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당시 일본은 유럽으로 도자기를 많이 수출하였는데 깨지지 않게 하기 위해 이런 우키요에로 도자기를 포장하였습니다.
이 포장지를 보고 고흐같은 화가들이 감명 받아 인상파가 되었다고 전해지죠.
대충 일본 찌라시 광고를 보고 유럽화가들이 영감을 받아 새로운 예술을 만들어 냈다입니다.
암스테르담의 고흐 미술관에서 화투의 2월 매화패와 비슷한 그림을 보고 이게 뭐지했던 생각이 납니다.
왼쪽 안도 히로시게의 '가메이도 매화', 오른쪽 고흐의 '꽃이 핀 자두 나무'
의식의 흐름을 더 확장해야겠습니다.
비틀즈, 마약, 고고학, 천문학, 자본주의, 우키요에, 임진왜란, 에도막부, 인상파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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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자꾸 댓글 달면 이 의식의 흐름은 계속되는 것인가요? 저도 어디선가 에도 막부 얘기를 흥미롭게 들었어요. 초밥이 유행한것도 도쿠가와가 누구죠? 그 다이묘를 황무지(늪지대?)인 에도에 보낸 거와 관련이 있다던데. 그들을 싸게 먹여 살리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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