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뜬금이 없지만, 뭐, 여기는 자유로이 글을 쓰는 공간이니깐 시작해보려 합니다. 제가 산악회를 위해 할 수 있는게 뭘까 생각하다가 "맹자"라는 책을 장기간에 걸쳐 주 1회 올려보는 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아마도 4,5 년 정도는 걸릴꺼 같습니다. 어려운 한자가 들어가고, 우리 시대와 맞지 않는 관념들도 많이 있지만, 2000 여년 전에 살던 양반이 이런 생각을 했고, 오늘날까지도 우리에게 던지는 울림이 이럴 수 있다니하는 감동도 참 많이 있는 명저입니다. 제가 실력이 많이 부족하지만 이번 주부터 시간나는 대로 주 1회 맹자를 올려보겠습니다. 저에게도이 참에 맹자를 좀더 심층적으로 공부하는 기회가 되겠습니다.
오늘부터 시작합니다. 본문의 해석은 주희의 맹자집주를 주로 인용하였고 역사적 사실은 사마천의 사기를 주로 인용하였습니다.
1. 양혜왕장구 상
*孟子見梁惠王.(맹자현양혜왕) : 맹자가(孟子) 양혜왕을 만났습니다(見梁惠王). : 여기에서 見은 볼 견이지만, 제후나 임금을 볼 때에는 "현"으로 읽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맹자현량혜왕이 됩니다.
사기에 의하면, 양혜왕은(梁惠王), 위나라 제후 앵입니다.(魏侯罃也). 대량에 도읍하고(都大梁), 주제넘게 왕을 칭했고(僭稱王), 시호를 혜라 했습니다.(溢曰惠). “혜왕 35년에(惠王三十五年), 낮추는 예와 많은 예물로(卑禮厚幣以) 어진이를 초청한 일이 있어서(招賢者, 而) 맹가가 양나라에 이르렀다(孟軻至梁).”라고 했습니다. (梁惠王, 魏侯罃也. 都大梁, 僭稱王, 溢曰惠. 『史記』: “惠王三十五年, 卑禮厚幣以招賢者, 而孟軻至梁.”)
*王曰: “叟不遠千里而來, 亦將有以利吾國乎?”(수불원천리래 역장유이리오국호) : 왕이 말하길(王曰): “어른께서(叟) 천리를 멀다 여기지 않고(不遠千里而) 왔으니(來), 또한(亦) 장차(將) 우리나라에 이로운 것이 있을까요(有以利吾國乎)?”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잘아는 "불원천리"는 맹자에서 비롯된 성어입니다.
수란(叟), 나이든 사람의 호칭입니다(長老之稱). 왕이 이익을 말한 것은(王所謂利), 대개(蓋) 부국강병의 종류(富國彊兵之類)라고 주희는 해석하고 있습니다. (叟, 長老之稱. 王所謂利, 蓋富國彊兵之類.)
孟子對曰: “王何必曰利?(왕하필왈리) 亦有仁義而已矣.(역유인의이이의) : 맹자가 대답하여 말하길(孟子對曰): “왕께서는(王) 하필(何必) 이익을 말하는가요(曰利)? 또한(亦) 인의가 있을 뿐입니다(有仁義而已矣). 而已는 ~~할 뿐이다 라는 관용어입니다. 矣는 문장을 마무리짓는 어조사로서 해석하지 않아도 됩니다.
인이란(仁者), 마음의 덕이고(心之德), 사랑의 이치이고(愛之理); 의란(義者), 마음의 절제이고(心之制), 일의 마땅함입니다(事之宜也). 이 두 구절은 곧(此二句乃) 이 한 장의 큰 뜻이니(一章之大指), 아래 글은(下文) 곧(乃) 상세히 말한 것입니다(詳言之). 뒤에(後) 많은 것이(多) 이것을 따랐습니다(放此) (仁者, 心之德, 愛之理; 義者, 心之制, 事之宜也. 此二句乃一章之大指, 下文乃詳言之. 後多放此.)
王曰, ‘何以利吾國?’.(왕왈 하이리국호) 大夫曰, ‘何以利吾家?’(대부왈 하이리오가). 士庶人曰, ‘何以利吾身?’.(사서인왈 하이리오신) 上下交征利而國危矣.(상하교정리이국위의) : 왕이 말하길(王曰), ‘우리나라를 무엇으로 이롭게 할까(何以利吾國)?’라고 합니다. 대부가 말하길(大夫曰), ‘우리 집안을 무엇으로 이롭게 할까(何以利吾家)?’라고 합니다. 사와 서인이 말하길(士庶人曰), ‘내 몸을 무엇으로 이롭게 할까(何以利吾身)?’라고 합니다. 윗사람과 아랫사람이(上下) 서로(交) 이익을 빼앗는다면(征利而) 나라가 위태롭습니다(國危矣).
이것은(此) 이익을 구하는 해로움을 말해서(言求利之害, 以) 윗글에 있는(上文) 하필왈리의 뜻을 밝혔습니다(明何必曰利之意也). 정은(征), 취함이니(取也) 윗사람이(上) 아랫사람에게 취하고(取乎下), 아랫사람이(下) 윗사람에게 취하고(取乎上), 그러므로 말하길(故曰): ‘서로 빼앗는다고(交征)’ 했습니다. 국위는(國危), 장차(將) 임금을 시해하는 화기 있음을(有弑奪之禍) 말한 것입니다.(謂). 이 부분을 읽으면서 사람사는 세상은 4000 년 전이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음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 한자 利를 다시보니 볏단 앞에서 칼싸움하는 무시무시한 장면이 연상됩니다. (此言求利之害, 以明上文何必曰利之意也. 征, 取也. 上取乎下, 下取乎上, 故曰: ‘交征’. 國危, 謂將有弑奪之禍)
필경, 이런 글은 거의 보실 분이 없을꺼라고 예상은 하지만, 명품 산악회로서 격을 좀 올려보는 의미가 있을꺼 같습니다.
인생 초반 때 두번 읽고, 최근에 한번 전문 필사를 했지만 맹자집주를 보아가면서 다시 읽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저도 이 기회에 제대로 공부 좀 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