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배움
2024.10.04 07:10

뜬금없이 시작하는 맹자이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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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집주를 보아가면서 진행하려니 본문이 상당히 길어집니다. 주희의 해석이 절대적이라고는 할수 없겠지만, 조선을 디자인한 정도전 선생으로 시작한 조선 성리학이 주희본을 텍스트로 선택하여 그것이 거의 바이블처럼 되어 있다보니 자연히 주희본을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저같은 범부가 더 좋은 선택을 찾아볼 정도의 실력은 되지 못함을 아쉽게 생각하며 두번째 글을 올립니다. 

萬乘之國弑其君者, 必千乘之家(만승지국시기군자 필천승지가); 千乘之國弑其君者, 必百乘之家.(천승지국시기군자 필백승지가) 萬取千焉, 千取百焉, 不爲不多矣, 苟爲後義而先利, 不奪不饜.(만취천언 천취백언 불위불다의 구위후의이선리 불탈불렴)

만승지국에서(萬乘之國) 그 임금을 시해하는 것은(弑其君者), 반드시(必), 필경, 천승지가이고(千乘之家); 천승지국에서(千乘之國) 그 임금을 시해하는 것은(弑其君者), 반드시(必), 필경, 백승지가입니다(百乘之家). 만에서 천을 취하고(萬取千焉), 천에서 백을 취하는 것은(千取百焉), 많지 않다고 할 수 없지만(不爲不多矣), (꽤 많다고 볼 수 있지만) 진실로(苟) 의를 뒤로 하고(爲後義而) 이익을 앞세운다면(先利), 빼앗지 않으면(不奪) 만족하지 못합니다(不饜).

토막 한자상식 

者 : 크게 두가지 뜻을 가집니다. 1. 사람을 칭하는 대명사 2. 사물을 칭하는 대명사로서 "~~하는 것"으로 해석하면 됩니다.  그러므로, "시기군자"는 그 임금을 시해한다는 것 혹은 그 임금을 시해하는 사람 등 두가지로 모두 해석이 됩니다.   

之 :  ~의 (갈 지는 몇가지 다른 의미가 있는데 그때 그때 추가로 각주하겠습니다.)

而 : ~해서 그리고 (~ 하지만 그러나 라는 용례도 있습니다.)

* 주희의 해설

○ 이것은(此) 이익을 구하는 해로움을 말해서(言求利之害, 以) 윗글에 있는(上文) 하필왈리의 뜻을 밝혔습니다.(明何必曰利之意也). 정은(征), 싸워서취하는 것이니(取也). 윗사람이(上) 아랫사람에게 취하고(取乎下), 아랫사람이(下) 윗사람에게 취하고(取乎上), 그러므로 말하길(故曰): ‘서로 빼앗는다고(交征)’ 하였습니다. 나라의 위태로움이란(國危), 장차(將) 임금을 시해하는 화기 있음을(有弑奪之禍) 말하는 것입니다(謂). 승은(乘), 전차 대수를 칭합니다.(車數也). 만승지국이란(萬乘之國者), 천자의(天子) 기내에서(畿內) 땅이 사방 천리이고(地方千里), 전차 만 대를 낼 수 있는 규모를 말합니다.(出車萬乘). 천승지가란(千乘之家者), 천자의(天子之) 공경 중에서(公卿) 채지(푸성귀밭)가 사방 백 리이고(采地方百里), 전차 천 대를 낼 수 있는 나라입니다.(出車千乘也). 천승지국은(千乘之國), 제후의 나라이고(諸侯之國), 백승지가는(百乘之家), 제후의 대부를 말합니다.(諸侯之大夫也). 시란(弑), 아랫사람이(下) 윗사람을 죽이는 것이고(殺上也). 렴은(饜), 만족함을 뜻합니다.(足也). 신하가 임금에게(臣之於君), 늘(每) 열 등분해서(十分而) 그 하나를 취하니(取其一分), 또한(亦) 이미 많다는(已多) 뜻입니다.(言矣). 만약(若) 또(又) 의를 뒤로 여기고(以義爲後而) 리를 앞세우면(以利爲先, 則) 그 임금을 죽여(弑其君而) 모두 빼앗지 않으면(不盡奪之), 그 마음이(其心) 아직(未) 만족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肯以爲足也). 즉, 돈이 결부된 사안이라면 임금이라도 죽이고, 모두 빼앗아야만 비로소 직성이 풀리게 된다는 사람의 욕심을 표현하였습니다.   

(此言求利之害, 以明上文何必曰利之意也. 征, 取也. 上取乎下, 下取乎上, 故曰: ‘交征’. 國危, 謂將有弑奪之禍. 乘, 車數也. 萬乘之國者, 天子畿內地方千里, 出車萬乘. 千乘之家者, 天子之公卿采地方百里, 出車千乘也. 千乘之國, 諸侯之國, 百乘之家, 諸侯之大夫也. 弑, 下殺上也. 饜, 足也. 言臣之於君, 每十分而取其一分, 亦已多矣. 若又以義爲後而以利爲先, 則不弑其君而盡奪之, 其心未肯以爲足也.)

전편의 후반부의 스토리는 이러했습니다.   왕이 말하길, ‘우리나라를 무엇으로 이롭게 할까?’라고 합니다. 대부가 말하길, ‘우리 집안을 무엇으로 이롭게 할까?’라고 합니다. 사와 서인이 말하길, ‘내 몸을 무엇으로 이롭게 할까?’라고 합니다.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서로 이익을 빼앗는다면 나라가 위태롭습니다.

이익만을 앞세운다면 제후가 천자를 시해하는 하극상 내지는 쿠데타도 있을 수 있다는 경종을 나타내는 문장입니다. 절대 왕조시대에 돈에 결부된(후의선리) 경제적 하극상(쿠데타)를 언급하는 맹자의 시각이 남다름을 느낍니다. 하극상(쿠데타)에 대한 맹자의 견해는 정치적 쿠데타를 내용으로하여 좀더 과감한 내용으로 한번 더 소개가 있을 예정입니다. 

* 초장부터 하극상이 기술되는 연고로 맹자는 실상 일종의 금서 비스름한 취급을 받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 몇 달 후에 소개하게 될 제후와 왕도정치에 대한 내용에 가서는 4000년 전에 이런 생각을 글로 써서 책으로 발표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할 정도로 과감한 내용이 소개될 것입니다.  프랑스 부르봉 왕가에서 모찰트의 피가로의 결혼을 프랑스에서 공연금지시켰던 사실을 떠오르게 하는 맹자의 엄청난 사상을 기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