孟子對曰: “王好戰, 請以戰喩. 塡然鼓之, 兵刃旣接, 棄甲曳兵而走.(왕호전 청이전유 전연고지 병인기접 기갑예병이주) 或百步而後止, 或五十步而後止, 以五十步笑百步, 則何如?”(혹백보이후지 혹오십보이후지 이오십보소백보 즉하여)
맹자가 대답하여 말하길(孟子對曰): “왕께서 전쟁을 좋아하니(王好戰), 전쟁으로 비유하겠습니다(以戰喩). 둥둥(塡然) 큰북을 두드리며(鼓之), 병기와 칼이(兵刃) 이미 맞닿았는데(旣接), 갑옷을 버리고(棄甲) 병기를 끌면서 도망갔습니다(曳兵而走). 누군가는(或) 100보를 가고 나서 멈추고(百步而後止), 누군가는 50보를 가고 나서 멈췄는데(或五十步而後止), 50보를 간 사람이(以五十步) 100보 간 사람을 비웃는다면(笑百步, 則) 어떤가요(何如)?”
* 塡然(전연): 큰 북을 치거나 큰 북 소리가 울리는 모양.
* 鼓之(고지): 명사+之의 형태에서 之는 앞의 명사를 타동사로 만드는 역할을 하므로, 이것은 '북을 치다'라는 동사로 해석합니다.
曰: “不可, 直不百步耳, 是亦走也.”(불가 직불백보이 시역주야)
말하기를(曰): “안되지요.(不可), 단지(直) 100보가 아닐 뿐(不百步耳), 이 또한(是亦) 도망간 것입니다(走也).”
曰: “王如知此, 則無望民之多於鄰國也.(왕여지차 즉무망민지다어인국야)
曰: “왕께서(王) 만약(如) 이것을 아신다면(知此, 則) 백성이(民之) 이웃 나라보다 많아지기를(多於鄰國) 바라지 마소서. (無望也).
* 양혜왕은 맹자의 유도 질문에 넘어가서 맹자의 의도대로 답을 하고 말았습니다. 백성에게 얼마간의 구호물자를 공급하였다고 해서 선정을 베풀었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하는 것을 오십보를 간 사람이 백보 간 사람을 비웃는 것으로 비유하였습니다. 이런 작은 편의를 제공하고 이웃 나라의 백성들이 몰려올 것으로 기대하지 말라는 충언입니다. 이제 다음 편부터는 왕도정치에 대한 맹자의 탁견이 전개됩니다. 현 시대와는 맞지 않는 상황도 있지만, 내용을 보시면 납득할만한 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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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이야기 11
오늘은 오랜만에 한국 방문을 하는 날입니다. 약 2주 간은 자리를 비우게 되니 안그래도 요즘 이래저래 글 올리는게 뜸해서 이건 꼭하고 가리라 마음먹고 올립니다. 맹자가 고서이다보니 원문 해석본조차 이해가 어렵다는 민원이 들어와서 원문을 올리되 쉽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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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이야기 10
梁惠王曰: “寡人願安承敎.”(양혜왕왈 과인원안승교) 양혜왕이 말하길(梁惠王曰): “과인이(寡人) 원컨대(願) 편안히(安) 가르침 받기를 바랍니다(承敎)." * 왕의 이상정치 실현은 인구증가로 이룰 수 있다고하자, 맹자에게 그 구체적 방안을 묻고 있습니다. 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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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이야기 9
어느새 2024년도 마지막날입니다. 뜻하지 않은 큰 사고로 인하여 연말 분위기가 많이 무겁습니다. 저도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오늘은 아홉번째 글로서 이민이속장(移民移粟章)이라는 별명을 가진 문단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七十者衣帛食肉, 黎民不飢不寒, 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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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이야기 8
不違農時, 穀不可勝食也;(불위농시 곡불가승식야) 數罟不入洿池, 魚鼈不可勝食也;(촉고불입오지 어별불가승식야) 斧斤以時入山林, 材木不可勝用也.(부근이시입산림 임목불가승용야) 穀與魚鼈不可勝食, 材木不可勝用, 是使民養生喪死無憾也.(곡여어별불가승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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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이야기 7
孟子對曰: “王好戰, 請以戰喩. 塡然鼓之, 兵刃旣接, 棄甲曳兵而走.(왕호전 청이전유 전연고지 병인기접 기갑예병이주) 或百步而後止, 或五十步而後止, 以五十步笑百步, 則何如?”(혹백보이후지 혹오십보이후지 이오십보소백보 즉하여) 맹자가 대답하여 말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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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이야기 6
梁惠王曰: “寡人之於國也, 盡心焉耳矣.(과인지어국야 진심언이의) 河內凶, 則移其民於河東, 移其粟於河內.(하내흉 즉사민이어하동 사기속어하내) 河東凶亦然. 察鄰國之政, 無如寡人之用心者.(하도흉역연 찰인국지정 무여과인지용심자) 양혜왕이 말하길(梁惠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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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이야기 5
이제부터는 제목을 맹자 이야기로 변경해서 올립니다. 내용이 어렵다는 민원이 들어와서 좀더 현대적인 표현으로 해석하고, 주희의 해석 부분은 필요하지 않으면 생략해서 내용을 간단하게 작성하겠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주셔서 감읍할 따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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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시작하는 맹자이야기 4
3편의 조회수가 줄어든 걸로 보아 맹자이야기의 관심도가 점차 정상으로 가는 거 같습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끝까지 가봐야겠습니다. 5 년 이상 걸릴 겁니다. 이제부터는 제후와 백성이 함께 즐기는 것에 대하여 양혜왕과 맹자간의 연못가에서 대화가 전개됩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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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시작하는 맹자이야기 3
未有仁而遺其親者也, 未有義而後其君者也.(미유인이유기친자야 미유의이후기군자야) 인하면서도(仁而) 그 부모를 버린 사람은(遺其親者) 아직 있지 않고(未有也), 의로우면서도(義而) 그 임금을 뒤로한 사람은(後其君者) 아직 있지 않습니다(未有也). 한자 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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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시작하는 맹자이야기 2
맹자집주를 보아가면서 진행하려니 본문이 상당히 길어집니다. 주희의 해석이 절대적이라고는 할수 없겠지만, 조선을 디자인한 정도전 선생으로 시작한 조선 성리학이 주희본을 텍스트로 선택하여 그것이 거의 바이블처럼 되어 있다보니 자연히 주희본을 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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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보 백보' 성어의 출처가 바로 여기 맹자이군요. 엣날에 학교 다닐 때 선생님들아 자주 썼던 표현인데 원출처가 맹자인지는 몰랐어요.
다른 사람의 잘못은 비웃어도 자기 잘못을 절 못 보는 것, "The pot calling the kettle black" (차 끓이는 솥이 주전자보고 검다고 한다)'는 영어 속담도 생각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