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바다 &시에라, 여장부 &사나이, hchung(정박사님), mysong, sting, 산제비 - June 13, 2009. Mt. Shasta, 14,179 ft)
"샤스타 산행에 관심있는 분들은 연락 바랍니다."
이번 산행의 시발점이 된, 네바다님이 4월 20일 자유게시판에 올렸던 글이다.
Mt. Shasta.... 높이 14179ft / 4322m.
다른 산들과 연결된 것이 아니라 평지에 콘 모양으로 치솟아 있어 근방에선 어디에서나 잘 보이는 산이다.
California 에서 높이로는 다섯번째지만, 산행 난이도는 가장 or 아주 높은 산이라고 한다.
캘리 뿐만 아니라 미국 본토에서도 가장 높은 Mt. Whitney 보다도 훨씬 어렵다고...
5번 프리웨이를 지날 때, Lassen Peak 에 올라서 본 Mt. Shasta 는 차마 한번 가봐야 겠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을 만큼 위압적이었다.
샤스타 생각만 해도 약간씩 가슴이 뛰기 시작했고 그래서 스케쥴도 미리 조정해 놓았었지만, 선뜻 용기가 나질 않았다.
몇날을 고민하다가... 산행 일주일전에서야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그래도 '여차하면 그냥 베이스 캠프를 지킨다' 는 심정으로...
산행 2일전인 6월 9일, 네바다&시에라님 댁에서 예비 모임을 가졌다.
저녁식사를 하고는 샤스타 산행 사진 및 비디오를 보고 각자 장비를 재점검...
일기 예보가 여~엉 좋질 않다.
강수확율 60%이상에 13000 ft 온도 15도, 바람 30~40mph...
정말이지 베이스캠프로 할 Helen Lake (10443ft) 까지도 제대로 갈 수 있을까 걱정들을 한다.
에휴~ 정보가 많아질 수록 점점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날씨가 받쳐주지 않아 아예 정상을 밟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그냥 밑에서 놀지뭐, 오히려 맘이 편해 지기도 한다.
6월 11일, 첫 날.
최종인원 8명. (생수 & 샛별, 산이슬님은 개인사정으로 다음 기회에....)
네바다&시에라님, 정박사님은 일이 있어 각자 차로 오후에 올라가신다 하고...
나머지 인원인 5명은 산제비님 댁에서 아침 9시에 만나 Sting님의 픽업트럭 가득 짐을 채운다.
빗방울이 간간이 떨어지고, 하늘은 온통 찌뿌두둥하다.
여기마저 이렇다면.... 샤스타는 얼마나 안 좋을까? 기분이 우울해지려 한다.
산이슬님이 준비해 주신 따뜻한 차와 쿠키를 먹으면서 '유서' 얘기도 농담반 진담반으로 한다.
출발~
흐리던 날은 그래도 북쪽으로 가면서 혹은 시간이 지나면서 맑아진다.
일찍 떠난 탓에 시간도 넉넉하고... 조금은 지루한 5번 프리웨이를 빠져 299번 ->89번으로 돌아간다.
뒤쪽 오른편이 Lassen Volcanic N.P. 인데 Lassen Peak은 구름에 파묻혔고, 그냥 아무(?) 산을 배경으로...
(날씨도 더운데... 미리 snow camping 에 대비해 스키바지를 입고 오신 산제비님, 고생하셨쎄요~ ㅎㅎㅎ)
Sting 님의 강력 추천 여행지, Burney Falls (state park) 에 들려 잠깐 다리 풀기.
여긴 특히 남자분들.... 가을에 혼.자. 가면 더욱 운치가 있다고 합니다. ^ ^
노랗게 물든 가을색이 멋있을 거 같다.
바위틈에서 흘러나오는 것도, 규모도 꽤 인상적이다.
(돌 주위에 골뱅이 / 재첩 이 까맣게 붙어 있다. 큰 놈들도 꽤 많다)
(다행히 스키바지 옆지퍼가 있어 쭈~욱 열어놓은 산제비님, 한 ㅆ ㅔ ㄱ 시 하세요. 그리고 못 일어나고 있는 sting 님)
Burney Falls 를 나와서 Mt. Shasta 를 향하는 길.
오른쪽 샤스타 방향쪽은 완전히 잿빛 하늘이다.
간간이 소나기도 뿌리고...
잠시 이런 날씨에 정말 샤스타를 감행해야 할지, 좀전에 본 Burney Falls 가 이번 일정의 유일한 소득은 아닐까 걱정스런 말들을 주고 받는다.
그래도 계속 직진, 못 먹어도 GO!
약간의 헤매임끝에 드뎌 Mt. Shasta 시내에 도착하고, 먼저 장비대여점엘 들린다.
Mountaineering boots, ice axe, crampons 세트 3일 대여에 50불,
Taylor(?) 라는 직원, 인상도 좋고 정말 친절하다... 감탄감탄!!
Boots 를 빌린 산제님과 난, 이틀동안 발 고생 좀 시키긴 했다.
신발과 속옷은 좋은 걸로 사 입어야 한다는 옛 성현과 엄마의 말을 잠시 돈땜에 무시했다가 개고생할 뻔 했다.
말 그대로 '뼈저린' 교훈...
이제 Bunny Flat 으로 이동~
가다보니 샤스타가 점점 뒤로 밀려난다.
앞에 우뚝 선 건 Black Butte, 별로구만... 얘한테 끌리는 사람들이 많은갑다.ㅌㅌ
길을 물어, 시가지에서 14마일 오르막 길을 더 달려 도착한 곳은 Bunny Flat Trailhead, 오늘의 목적지다.
비가 세차다. 차에서 비가 그치거나 잦아질 때를 기다릴 수 밖에...
그런데 픽업트럭에 노오란색 trucktent 가 눈에 띈다, 정박사님이 먼저 와 계시다.
고맙게도 비는 조금씩 그치고...
National Forest 이고 곰도 살지 않는 곳이라서 아무곳에나 텐트를 쳐도 된다고 한다.
이번 산행을 위해 새로 장만들 하신 Four-season용 텐트 두 동을 열심히 치고,
산행 성공을 기원하면서 맥주 or 와인 한잔씩....
(아이스 박스에 먹을 걸 잔뜩 공수해 오신 Sting 님, 감사합니다. 먼 길 운전해 주신 것도 더불어...)
Mt. Shasta 는 볼 때마다 다른 모습이다.
Bunny Flat 에서 저녁 7시 30분에 보는 Mt. Shasta,
잘 보이다가, 어느 순간 저렇게 변했다.
밤 9시,
서서히 잘 준비를 한다.
아주 늦게서야 주무신다는 산제비님은 더 '놀아달라'고 텐트 주위를 배회하면서 잠시 소란을 피우다가 마지못해 Hchung님의 trucktent 로
돌아가고...
옆 텐트, 두 남자분의 왕수다에 쉬이 잠들 거 같지 않은 밤이다.
Mys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