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캠핑
2009.06.21 03:24

Climbing Mt. Shasta, 정상에 서다

https://www.bayalpineclub.net/trail_log/17694 조회 수 2973 추천 수 0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6월 13일 토요일...

다른 사람들이 불평을 하던 어쨌던...ㅎㅎ, 난 푸욱 잘 잤다.
이른 시간이라 아침을 안 먹고 올라가겠다는 횐님들도 계셨지만... 난 따뜻한 국물을 먹었음 좋겠다.
누룽지 국밥에, 요세미티 Half Dome 산행 아침에 못 마신 게 한이 되어버린 커피까지 마시느라 조금 지체 되었다.  Sorry!!

4시 50분,  
스무하루 달과 별과 온천지 하얀 눈이 나름 빛을 내고, 앞선 이들의 몇몇 헤드라이트 불이 깜박인다.

mt. Shasta 505.JPG

5시 20분, 날이 밝아 온다.

mt. Shasta 511.JPG

5시 30분,  한시간 가량 올라 갔을까...
멀리 발 밑으로 Helen Lake 캠프가 보인다.  왼쪽에서 2~4번째 점이 우리 텐트들.
이런 가파른 눈길을 직선으로 혹은 지그재그로 취향대로 올라간다. Red Bank 꼭대기까지 앞으로 두시간 더...

mt. Shasta 516.JPG

mt. Shasta 520.JPG

정말 맘에 안드는 사진이지만...   나를 빼고 보면 나름 괜찮다.
이날 내 사진은... 휴우~ 한숨에다 욕까지 나온다. ㅈ.ㄱ.ㄹ.
이런 곳에선 후세에 길이 남길 만한 사진 하나 남겨야 하는데, 비쥬얼이 여~엉 엉망이다.
산행당일엔 전혀 모르다가, 사진을 로딩하고는 컴화면에서 처음 발견한 내 모습... 억~ 뒤로 넘어갔다.
두꺼운 비니위에 쓴 大 자 바이크헬멧 땜에 완전히 E.T.다.
머리만 큰 게 아니라 뒤뚱거리기까지....emoticon
(만약 앞으로의 산행에서 제가 잘 안보이면 쪽팔려서 못 가고 있다고 생각하시길....)

그래서 생각중이다, 다음에 갈 땐 멋지게 코디를 해야지 하고... 다시 샤스타에 가야 할 이유 하나 추가.

Mt. Shasta 263.JPG


Red Bank 바로 밑이고 금방 꼭대기에 올라갈 수 있을 듯이 보이지만... 일단 가보면 안다.
그냥 계속, 쭈욱, 하염없이 올라가야 한다는 걸. emoticon

새벽에도 날씨는 계속 바뀌어 맑다가 구름 가득하다가...

Mt. Shasta 265.JPG


이제 한시간 반쯤 올라왔으니... 언제나 즐거운, 그렇지만 짧은 휴식 ^ ^

mt. Shasta 522.JPG

Mt. Shasta 267.JPG

Mt. Shasta 268.JPG

Mt. Shasta 270.JPG


Helen Lake 이 점점 멀어지고...  저 세 사람, 늘 저만치 떨어져서 열심히 올라온다.

mt. Shasta 524.JPG

mt. Shasta 526.JPG

mt. Shasta 527.JPG

mt. Shasta 530.JPG
가파른 경사 땜에 앞으로 숙이고 묵묵히 걷는 모습에서, Rodin 의 조각상이 겹쳐 보인다.
제목은 기억나지 않는데, 네명인가 다섯명 정도 고뇌에 찬 혹은 지친 상태로 둘러 서 있는...

Mt. Shasta 282.JPG



7시 10분.
두시간 반을 올라온 지금, 이제 Red Bank 의 발가락 사이를 통과하기 직전.
가파른 경사의 절정이다.
우리가 오른 길은 샤스타의 남서루트, 저 능선 뒤 동쪽 하늘로부터 파란 빛이 번지기 시작한다.

mt. Shasta 531.JPG

Mt. Shasta 285.JPG

Mt. Shasta 288.JPG

Mt. Shasta 291.JPG

mt. Shasta 536.JPG

mt. Shasta 537.JPG

mt. Shasta 538.JPG

7시 40분,
Red Bank, 발가락 사이를 빠져 나왔다.

Mt. Shasta 304.JPG

Mt. Shasta 300.JPG
(오~ 이 감격!!)

먼저 도착해 뒤늦게 올라오는 사람들을 느긋하게 구경하는 것도 한 재미할 듯 싶은데, 그런건 내 몫이 아닌가보다.
난 그저 저기 저렇게 앉아 있는 사람들이 부러울 뿐이고....   어여 가야쥐.

Mt. Shasta 306.JPG

능선에 올라서니 이미 중천에 뜬 태양이 모습을 드러낸다.  
아침 7시 50분,  출발한지 3시간 20분째.

Mt. Shasta 312.JPG

Mt. Shasta 315.JPG


이제 Misery Hill 까지 가파른 능선길이다.
특히 능선의 오른쪽(동향)은 절벽 또는 가늠할 수 없는 깊이의 눈이 바람결대로 몰려있다.
눈이 얼마큼 쌓였는지 실험해 보시지는 말길... 그냥 쑤욱 빠진다.
누군가는 자살충동을 일으키는 곳이라고 하기도 했지만,  눈땜에 숨막혀 죽고 싶진 않다.
... 그 눈속에 뭔가 (frozen body?) 있진 않을까, 방정맞은 생각도 해 본다.

Mt. Shasta 326.JPG


뒤로 보이는 길을 따라 또 줄기차게 한시간 반 가량 오르면 Misery Hill 의 끝, 마침내 Mt. Shasta 의 정상을 볼 수 있다.

mt. Shasta 556.JPG

Mt. Shasta 329.JPG
(사진이 뿌옇다, 습기가 찬 듯...)

mt. Shasta 551.JPG



13000 ft 에서 내려다 보는 세상.

mt. Shasta 555.JPG

Mt. Shasta 344.JPG

아마도 저 세사람이 오늘 처음으로 정상을 밟은 사람들인듯.  오메~ 부러븐 거...
가림막도 없는 허허벌판... 엉덩이를 내 놓지 않고도 일을 볼 수 있는 male 도 부럽다.  
다음 생엔 부디 남자로 태어나길...

mt. Shasta 557.JPG

Misery Hill 가는 길 왼쪽으로.  넓은 평지같은 공간이 나온다. Parking Lot.
저쪽 끝에서 올라오는 사람도 어쩌다 보인다.

mt. Shasta 558.JPG


Misery Hill 꼭대기에 서면...
보인다.  저 앞 높은 바위산, Summit - 14179 ft.

사진 오른쪽부터, 산제비 - 여장부 - 사나이님. 
Hchung, 네바다, 시에라님은 그 앞 &꼭대기에 보이는 9여명의 사람중 누구...
심심하신 분들은 누가 누군지 한번 맞쳐 보시던지... ㅎㅎ

Mt. Shasta 353.JPG

Mt. Shasta 354.JPG

mt. Shasta 562.JPG


헉~  이건 먼 풍경?  쉬하는 분보다 뒤에서 넋을 놓고 바라보는 두 분이 더 재밌다는...
그리고 정상을 저만치 앞두고 막판 눈밭에서 뒹굴며 놀기.

먼저 올라가신 세 분은 시간과 날씨땜에 그리고 태평스런 뒤의 五인 땜에 걱정이 많으셨다고... 죄송합니당.
걱정 같은 건 리더의 몫일까?  
정상에 못 오를 거라던지, 구름 때문에 시야를 가려 길을 잃거나 glacier 에 빠진다는 건 그저 기우이거나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사람은 팔자대로 주어진 운명대로 산다(는 게 내 생각).

Mt. Shasta 361.JPG

태양에 그만큼 가까와서인가, 아님 공기오염이 없는 곳이어서일까 햇볕이 너무 뜨겁다.
예전에 이미 고산증세를 두번이나 겪었고 한번은 12000 ft정도에서도 나타났었기 때문에 좀 걱정되었었는데, 이번엔 거뜬했다.
대신 사고능력 제로 상태.
머리랑 귀가 너무 뜨거웠는데도, 헬멧이나 모자, 겉옷을 벗어야 겠다는 생각은 한번도 들지 않았다.
시원한 눈밭에 드러누우니.... 아~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한잠 잠이라도 자고 싶었지만, 입 돌아갈까봐서리....

Mt. Shasta 362.JPG


이제 정상을 향한 마지막 가파른 경사길이다. 돌아 돌아 오르는 길, 30여분이 걸린다.

Mt. Shasta 377.JPG

mt. Shasta 567.JPG

두통이 생기길래, 드뎌 올 것이 왔나 했는데, 다행히도 Sulphur Springs 때문.

mt. Shasta 563.JPG



10시 50분,  The Summit - 14179 ft / 4316 m

에고고~ 다 왔다. Helen Lake 을 떠난지 6시간 하고도 20분.
방명록에 쓴 것처럼 정말 감격스런 날, 흐믓한 순간이다.
'Behind bars' 에서 보냈던 22년전 6월 13일, 것도 금요일의 하루가 머릿속을 스친다. 그 때가 기억나는 같은 날, 최악의 하루였다면
지금은 당연 더 베스트.

Mt. Shasta 391.JPG

아까 무거운 (한짝에 7 lbs?) 산악스키를 메고도 오르막 길에서 나를 앞질러 오른 멋찐 아자씨...
한달에 한번 꼴로 스키타러 온다고. (또 부럽다 ;;)
우리 단체 사진을 부탁했더니, 셔터를 연속으로 누른다, 7번씩이나. ㅎㅎ 어쨌던 thanks!!

Mt. Shasta 388.JPG

Mt. Shasta 396.JPG



정상에 오르느라 숨차고, 그리고 졸려요.

Mysong.
  • ?
    시에라 2009.06.21 09:32
    마이송님, 후기 3탄 감사합니다. 언제나 올라올까 기다리다, 숨막혀 죽는줄 알았어요. 저처럼 성질급한사람, 숨넘어가요. 일주일밖에 안되었는데,
    한 라이프타임이 지난것 처럼 아주 아득하게 느껴지네요.
    아무튼 재이있게 읽고 갑니다. 탱큐.
  • ?
    생수 2009.06.21 10:28

    우선 Mt. Shasta 등반을 성공적으로 마치신 네바다 산행 대장님을 비롯 일곱분
    (
    사나이, 여장부, 제비,스팅, 마이송, 시에라, 노바디님) 축하 박수을 보내며 함께 기쁨 나눕니다..

    험난한 산행을 한분의 낙오자도 없이 거뜬히 정상을 탈환하고 오신 여러분들 정말 대단 하신분들입니다
    금번 등반을 통하여 베이 산악회의 명성과 저력이 다른 프로급의 산악회 못지 않음을 보여 주신줄 압니다


    같은 아마츄어뿐만 아니라  여러분들같은 자랑스런 회원들이 있는 베이 산악회,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품어주는 베이 산악회 이기에,
    그중의 멤버됨을 항상 기쁘게 생각합니다.

    특별히 오늘 아버지 주일을 맞아,  회장님을 비롯 베이 산악회에 아버지 되시는 모든 회원님들께
    하나님의 크신 평강이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 profile
    보리수 2009.06.21 14:26
    mysongs님,
    감동의 산행후기,
    잘 읽고 갑니다.
    읽는 순간 내내 같이 산행하는 기분이었어요.
    정상 등반 하신분들 모두 축하드립니다.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주중 일반후기/ 정회원 후기 게시판 이용안내 4 보해 1235
캠핑 Doran Beach 캠핑 후기 (4/09/10) 지지난 주 정기 산행에서 지나가는 말로 꺼낸 얘기가 불씨가 되어, 지난 금욜 Bodega Bay 바로 밑에 있는 Doran Regional Park 으로 캠핑을 갔다. 산악회 홈페이... 1 file 지다 4400
캠핑 Climbing Mt. Shasta, 마무리 간밤에 또 다리에 쥐가 내렸다. 샤스타 이후의 일정이 나름 힘들었거나 혹은 몸풀기 산행이 필요하다는 징조다. 후자라고 생각해 근처 Skyline Ridge O.S.P. 엘 ... 5 file mysong 2678
캠핑 Climbing Mt. Shasta, 정상에 서다 6월 13일 토요일... 다른 사람들이 불평을 하던 어쨌던...ㅎㅎ, 난 푸욱 잘 잤다. 이른 시간이라 아침을 안 먹고 올라가겠다는 횐님들도 계셨지만... 난 따뜻한 ... 3 file mysong 2973
캠핑 Climbing Mt. Shasta, 둘째날 2 아직 6월 12일, 11시 30분경 Avanlanch Gulch 를 통해 Helen Lake 가는 중입니다. 잠깐의 휴식 후 다시 출발~ 휴식 후 먼저 시작해도 결과는 매번 꼴찌다. 아예 ... 6 file mysong 2883
캠핑 Climbing Mt. Shasta, 둘째날 1 6월 12일 금요일... 긴장 반 바뀐 잠자리 반- 잠이 잘 안온다. 2시 반, 옆자리 여장부님도 마침 깨어 있는 분위기여서 부시럭대면서 텐트를 나왔다. 몇번 바람소... 3 file mysong 3172
캠핑 Climbing Mt. Shasta, 첫날 ( 네바다 &시에라, 여장부 &사나이, hchung(정박사님), mysong, sting, 산제비 - June 13, 2009. Mt. Shasta, 14,179 ft) "샤스타 산행에 관심있는 분들은 연락 ... 5 file mysong 3651
캠핑 Half Dome 마무리 12시 22분,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캐이블을 잡는다. 그런데 이건 너무하다. 맨 윗부분에서 꼼짝않고 20분을 오도 가도 못하고 있는 상황... 그냥 주저 앉아 쉬... 4 file mysong 2793
캠핑 셋, Half Dome 정상에 서다 11시 15분, 드디어 Half Dome 마지막 코스가 코 앞이다. 힘든 고비를 넘겼으니 이젠 무서울 게 없다. 모두들 배낭을 벗어놓고 올라간다고 한다. 정상에서 점심을 ... 16 file mysong 2866
캠핑 Half Dome 두번째 이야기 Vernal Fall 에서 Nevada Fall 까지는 미스트 트레일로 1.9 마일. Merced River 를 오른쪽으로 끼고 올라간다. 한참 오르면 웅장한 물소리, 드디어 나무 사이로 N... file mysong 2829
캠핑 Half Dome 올라가기 첫번째 5월 24일, 밤새 옆 사이트 소란에다 간간이 코고는 소리, 누구라고 굳이 꼬집어 쓰지는 않겠지만 알 사람은 다 아는 새벽녘 소곤소곤... 더군다나 밤새 추울줄 알... 4 file mysong 3051
캠핑 5/24 yosemite half dome 산행 data입니다. 일래잼입니다. 요세미티 해프돔 산행 데이타 입니다. Total Time: 12:47:57 ->총산행시간(주차장에서 부터) ** Track 0001 ** Cartographic Length = 14.364 mi -... 1 file 일래잼 3165
캠핑 요세미티 캠핑 첫날 드디어 오랫동안 기다렸던 요세미티 캠핑 출발하는 날. 뜻밖의 비보에 잠을 설치고는 부은 눈으로 5시경 집을 나선다. 일차 목적지인 솔바람님 댁에 5시 35분에 ... 12 file mysong 652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Nex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