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3일 토요일...
다른 사람들이 불평을 하던 어쨌던...ㅎㅎ, 난 푸욱 잘 잤다.
이른 시간이라 아침을 안 먹고 올라가겠다는 횐님들도 계셨지만... 난 따뜻한 국물을 먹었음 좋겠다.
누룽지 국밥에, 요세미티 Half Dome 산행 아침에 못 마신 게 한이 되어버린 커피까지 마시느라 조금 지체 되었다. Sorry!!
4시 50분,
스무하루 달과 별과 온천지 하얀 눈이 나름 빛을 내고, 앞선 이들의 몇몇 헤드라이트 불이 깜박인다.
5시 20분, 날이 밝아 온다.
5시 30분, 한시간 가량 올라 갔을까...
멀리 발 밑으로 Helen Lake 캠프가 보인다. 왼쪽에서 2~4번째 점이 우리 텐트들.
이런 가파른 눈길을 직선으로 혹은 지그재그로 취향대로 올라간다. Red Bank 꼭대기까지 앞으로 두시간 더...
정말 맘에 안드는 사진이지만... 나를 빼고 보면 나름 괜찮다.
이날 내 사진은... 휴우~ 한숨에다 욕까지 나온다. ㅈ.ㄱ.ㄹ.
이런 곳에선 후세에 길이 남길 만한 사진 하나 남겨야 하는데, 비쥬얼이 여~엉 엉망이다.
산행당일엔 전혀 모르다가, 사진을 로딩하고는 컴화면에서 처음 발견한 내 모습... 억~ 뒤로 넘어갔다.
두꺼운 비니위에 쓴 大 자 바이크헬멧 땜에 완전히 E.T.다.
머리만 큰 게 아니라 뒤뚱거리기까지....
(만약 앞으로의 산행에서 제가 잘 안보이면 쪽팔려서 못 가고 있다고 생각하시길....)
그래서 생각중이다, 다음에 갈 땐 멋지게 코디를 해야지 하고... 다시 샤스타에 가야 할 이유 하나 추가.
Red Bank 바로 밑이고 금방 꼭대기에 올라갈 수 있을 듯이 보이지만... 일단 가보면 안다.
그냥 계속, 쭈욱, 하염없이 올라가야 한다는 걸.
새벽에도 날씨는 계속 바뀌어 맑다가 구름 가득하다가...
이제 한시간 반쯤 올라왔으니... 언제나 즐거운, 그렇지만 짧은 휴식 ^ ^
Helen Lake 이 점점 멀어지고... 저 세 사람, 늘 저만치 떨어져서 열심히 올라온다.
가파른 경사 땜에 앞으로 숙이고 묵묵히 걷는 모습에서, Rodin 의 조각상이 겹쳐 보인다.
제목은 기억나지 않는데, 네명인가 다섯명 정도 고뇌에 찬 혹은 지친 상태로 둘러 서 있는...
7시 10분.
두시간 반을 올라온 지금, 이제 Red Bank 의 발가락 사이를 통과하기 직전.
가파른 경사의 절정이다.
우리가 오른 길은 샤스타의 남서루트, 저 능선 뒤 동쪽 하늘로부터 파란 빛이 번지기 시작한다.
7시 40분,
Red Bank, 발가락 사이를 빠져 나왔다.
(오~ 이 감격!!)
먼저 도착해 뒤늦게 올라오는 사람들을 느긋하게 구경하는 것도 한 재미할 듯 싶은데, 그런건 내 몫이 아닌가보다.
난 그저 저기 저렇게 앉아 있는 사람들이 부러울 뿐이고.... 어여 가야쥐.
능선에 올라서니 이미 중천에 뜬 태양이 모습을 드러낸다.
아침 7시 50분, 출발한지 3시간 20분째.
이제 Misery Hill 까지 가파른 능선길이다.
특히 능선의 오른쪽(동향)은 절벽 또는 가늠할 수 없는 깊이의 눈이 바람결대로 몰려있다.
눈이 얼마큼 쌓였는지 실험해 보시지는 말길... 그냥 쑤욱 빠진다.
누군가는 자살충동을 일으키는 곳이라고 하기도 했지만, 눈땜에 숨막혀 죽고 싶진 않다.
... 그 눈속에 뭔가 (frozen body?) 있진 않을까, 방정맞은 생각도 해 본다.
뒤로 보이는 길을 따라 또 줄기차게 한시간 반 가량 오르면 Misery Hill 의 끝, 마침내 Mt. Shasta 의 정상을 볼 수 있다.
(사진이 뿌옇다, 습기가 찬 듯...)
13000 ft 에서 내려다 보는 세상.
아마도 저 세사람이 오늘 처음으로 정상을 밟은 사람들인듯. 오메~ 부러븐 거...
가림막도 없는 허허벌판... 엉덩이를 내 놓지 않고도 일을 볼 수 있는 male 도 부럽다.
다음 생엔 부디 남자로 태어나길...
Misery Hill 가는 길 왼쪽으로. 넓은 평지같은 공간이 나온다. Parking Lot.
저쪽 끝에서 올라오는 사람도 어쩌다 보인다.
Misery Hill 꼭대기에 서면...
보인다. 저 앞 높은 바위산, Summit - 14179 ft.
사진 오른쪽부터, 산제비 - 여장부 - 사나이님.
Hchung, 네바다, 시에라님은 그 앞 &꼭대기에 보이는 9여명의 사람중 누구...
심심하신 분들은 누가 누군지 한번 맞쳐 보시던지... ㅎㅎ
헉~ 이건 먼 풍경? 쉬하는 분보다 뒤에서 넋을 놓고 바라보는 두 분이 더 재밌다는...
그리고 정상을 저만치 앞두고 막판 눈밭에서 뒹굴며 놀기.
먼저 올라가신 세 분은 시간과 날씨땜에 그리고 태평스런 뒤의 五인 땜에 걱정이 많으셨다고... 죄송합니당.
걱정 같은 건 리더의 몫일까?
정상에 못 오를 거라던지, 구름 때문에 시야를 가려 길을 잃거나 glacier 에 빠진다는 건 그저 기우이거나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사람은 팔자대로 주어진 운명대로 산다(는 게 내 생각).
태양에 그만큼 가까와서인가, 아님 공기오염이 없는 곳이어서일까 햇볕이 너무 뜨겁다.
예전에 이미 고산증세를 두번이나 겪었고 한번은 12000 ft정도에서도 나타났었기 때문에 좀 걱정되었었는데, 이번엔 거뜬했다.
대신 사고능력 제로 상태.
머리랑 귀가 너무 뜨거웠는데도, 헬멧이나 모자, 겉옷을 벗어야 겠다는 생각은 한번도 들지 않았다.
시원한 눈밭에 드러누우니.... 아~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한잠 잠이라도 자고 싶었지만, 입 돌아갈까봐서리....
이제 정상을 향한 마지막 가파른 경사길이다. 돌아 돌아 오르는 길, 30여분이 걸린다.
두통이 생기길래, 드뎌 올 것이 왔나 했는데, 다행히도 Sulphur Springs 때문.
10시 50분, The Summit - 14179 ft / 4316 m
에고고~ 다 왔다. Helen Lake 을 떠난지 6시간 하고도 20분.
방명록에 쓴 것처럼 정말 감격스런 날, 흐믓한 순간이다.
'Behind bars' 에서 보냈던 22년전 6월 13일, 것도 금요일의 하루가 머릿속을 스친다. 그 때가 기억나는 같은 날, 최악의 하루였다면
지금은 당연 더 베스트.
아까 무거운 (한짝에 7 lbs?) 산악스키를 메고도 오르막 길에서 나를 앞질러 오른 멋찐 아자씨...
한달에 한번 꼴로 스키타러 온다고. (또 부럽다 ;;)
우리 단체 사진을 부탁했더니, 셔터를 연속으로 누른다, 7번씩이나. ㅎㅎ 어쨌던 thanks!!
정상에 오르느라 숨차고, 그리고 졸려요.
Mysong.
다른 사람들이 불평을 하던 어쨌던...ㅎㅎ, 난 푸욱 잘 잤다.
이른 시간이라 아침을 안 먹고 올라가겠다는 횐님들도 계셨지만... 난 따뜻한 국물을 먹었음 좋겠다.
누룽지 국밥에, 요세미티 Half Dome 산행 아침에 못 마신 게 한이 되어버린 커피까지 마시느라 조금 지체 되었다. Sorry!!
4시 50분,
스무하루 달과 별과 온천지 하얀 눈이 나름 빛을 내고, 앞선 이들의 몇몇 헤드라이트 불이 깜박인다.
5시 20분, 날이 밝아 온다.
5시 30분, 한시간 가량 올라 갔을까...
멀리 발 밑으로 Helen Lake 캠프가 보인다. 왼쪽에서 2~4번째 점이 우리 텐트들.
이런 가파른 눈길을 직선으로 혹은 지그재그로 취향대로 올라간다. Red Bank 꼭대기까지 앞으로 두시간 더...
정말 맘에 안드는 사진이지만... 나를 빼고 보면 나름 괜찮다.
이날 내 사진은... 휴우~ 한숨에다 욕까지 나온다. ㅈ.ㄱ.ㄹ.
이런 곳에선 후세에 길이 남길 만한 사진 하나 남겨야 하는데, 비쥬얼이 여~엉 엉망이다.
산행당일엔 전혀 모르다가, 사진을 로딩하고는 컴화면에서 처음 발견한 내 모습... 억~ 뒤로 넘어갔다.
두꺼운 비니위에 쓴 大 자 바이크헬멧 땜에 완전히 E.T.다.
머리만 큰 게 아니라 뒤뚱거리기까지....
(만약 앞으로의 산행에서 제가 잘 안보이면 쪽팔려서 못 가고 있다고 생각하시길....)
그래서 생각중이다, 다음에 갈 땐 멋지게 코디를 해야지 하고... 다시 샤스타에 가야 할 이유 하나 추가.
Red Bank 바로 밑이고 금방 꼭대기에 올라갈 수 있을 듯이 보이지만... 일단 가보면 안다.
그냥 계속, 쭈욱, 하염없이 올라가야 한다는 걸.
새벽에도 날씨는 계속 바뀌어 맑다가 구름 가득하다가...
이제 한시간 반쯤 올라왔으니... 언제나 즐거운, 그렇지만 짧은 휴식 ^ ^
Helen Lake 이 점점 멀어지고... 저 세 사람, 늘 저만치 떨어져서 열심히 올라온다.
가파른 경사 땜에 앞으로 숙이고 묵묵히 걷는 모습에서, Rodin 의 조각상이 겹쳐 보인다.
제목은 기억나지 않는데, 네명인가 다섯명 정도 고뇌에 찬 혹은 지친 상태로 둘러 서 있는...
7시 10분.
두시간 반을 올라온 지금, 이제 Red Bank 의 발가락 사이를 통과하기 직전.
가파른 경사의 절정이다.
우리가 오른 길은 샤스타의 남서루트, 저 능선 뒤 동쪽 하늘로부터 파란 빛이 번지기 시작한다.
7시 40분,
Red Bank, 발가락 사이를 빠져 나왔다.
(오~ 이 감격!!)
먼저 도착해 뒤늦게 올라오는 사람들을 느긋하게 구경하는 것도 한 재미할 듯 싶은데, 그런건 내 몫이 아닌가보다.
난 그저 저기 저렇게 앉아 있는 사람들이 부러울 뿐이고.... 어여 가야쥐.
능선에 올라서니 이미 중천에 뜬 태양이 모습을 드러낸다.
아침 7시 50분, 출발한지 3시간 20분째.
이제 Misery Hill 까지 가파른 능선길이다.
특히 능선의 오른쪽(동향)은 절벽 또는 가늠할 수 없는 깊이의 눈이 바람결대로 몰려있다.
눈이 얼마큼 쌓였는지 실험해 보시지는 말길... 그냥 쑤욱 빠진다.
누군가는 자살충동을 일으키는 곳이라고 하기도 했지만, 눈땜에 숨막혀 죽고 싶진 않다.
... 그 눈속에 뭔가 (frozen body?) 있진 않을까, 방정맞은 생각도 해 본다.
뒤로 보이는 길을 따라 또 줄기차게 한시간 반 가량 오르면 Misery Hill 의 끝, 마침내 Mt. Shasta 의 정상을 볼 수 있다.
(사진이 뿌옇다, 습기가 찬 듯...)
13000 ft 에서 내려다 보는 세상.
아마도 저 세사람이 오늘 처음으로 정상을 밟은 사람들인듯. 오메~ 부러븐 거...
가림막도 없는 허허벌판... 엉덩이를 내 놓지 않고도 일을 볼 수 있는 male 도 부럽다.
다음 생엔 부디 남자로 태어나길...
Misery Hill 가는 길 왼쪽으로. 넓은 평지같은 공간이 나온다. Parking Lot.
저쪽 끝에서 올라오는 사람도 어쩌다 보인다.
Misery Hill 꼭대기에 서면...
보인다. 저 앞 높은 바위산, Summit - 14179 ft.
사진 오른쪽부터, 산제비 - 여장부 - 사나이님.
Hchung, 네바다, 시에라님은 그 앞 &꼭대기에 보이는 9여명의 사람중 누구...
심심하신 분들은 누가 누군지 한번 맞쳐 보시던지... ㅎㅎ
헉~ 이건 먼 풍경? 쉬하는 분보다 뒤에서 넋을 놓고 바라보는 두 분이 더 재밌다는...
그리고 정상을 저만치 앞두고 막판 눈밭에서 뒹굴며 놀기.
먼저 올라가신 세 분은 시간과 날씨땜에 그리고 태평스런 뒤의 五인 땜에 걱정이 많으셨다고... 죄송합니당.
걱정 같은 건 리더의 몫일까?
정상에 못 오를 거라던지, 구름 때문에 시야를 가려 길을 잃거나 glacier 에 빠진다는 건 그저 기우이거나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사람은 팔자대로 주어진 운명대로 산다(는 게 내 생각).
태양에 그만큼 가까와서인가, 아님 공기오염이 없는 곳이어서일까 햇볕이 너무 뜨겁다.
예전에 이미 고산증세를 두번이나 겪었고 한번은 12000 ft정도에서도 나타났었기 때문에 좀 걱정되었었는데, 이번엔 거뜬했다.
대신 사고능력 제로 상태.
머리랑 귀가 너무 뜨거웠는데도, 헬멧이나 모자, 겉옷을 벗어야 겠다는 생각은 한번도 들지 않았다.
시원한 눈밭에 드러누우니.... 아~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한잠 잠이라도 자고 싶었지만, 입 돌아갈까봐서리....
이제 정상을 향한 마지막 가파른 경사길이다. 돌아 돌아 오르는 길, 30여분이 걸린다.
두통이 생기길래, 드뎌 올 것이 왔나 했는데, 다행히도 Sulphur Springs 때문.
10시 50분, The Summit - 14179 ft / 4316 m
에고고~ 다 왔다. Helen Lake 을 떠난지 6시간 하고도 20분.
방명록에 쓴 것처럼 정말 감격스런 날, 흐믓한 순간이다.
'Behind bars' 에서 보냈던 22년전 6월 13일, 것도 금요일의 하루가 머릿속을 스친다. 그 때가 기억나는 같은 날, 최악의 하루였다면
지금은 당연 더 베스트.
아까 무거운 (한짝에 7 lbs?) 산악스키를 메고도 오르막 길에서 나를 앞질러 오른 멋찐 아자씨...
한달에 한번 꼴로 스키타러 온다고. (또 부럽다 ;;)
우리 단체 사진을 부탁했더니, 셔터를 연속으로 누른다, 7번씩이나. ㅎㅎ 어쨌던 thanks!!
정상에 오르느라 숨차고, 그리고 졸려요.
Mysong.
한 라이프타임이 지난것 처럼 아주 아득하게 느껴지네요.
아무튼 재이있게 읽고 갑니다. 탱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