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기

Alta Peak, Day -1 (7/17/09)

by mysong posted Jul 2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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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기운에 자다가 먹다가... 거의 대여섯시간을 잡고 있던 산행후기를 역시 약기운에 덜커덕 날려 버렸네요.emoticon
어제 Alta Peak 산행 이후 증세가 급격히 악화(?)되어 아침 일찍 응급실도 다녀와야 했답니다.
아이였을 때 이후론 처음 가보는 응급실을 '가슴이 아파요' 도 '숨을 못 쉬겠어요' 도 아닌
'가려워서 죽을 거 같아요...차라리 아픈 게 나아요'  이렇게 시덥잖은 Poison Oak Allergy 로 가리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정말 괴롭습니다.
베이 산악회 회원님들도 산행시 각별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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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공지를 내지 않아 죄송스런 맘도 있었지만 그래도 총 10명이 참가했다.

먼저 출발한 7명은 차 두대에 나누어 타고 Giloy 152번 도로로 해서 -> 99번 -> 180번 General Highway를 타고 Kings Canyon NP 로
들어간다.
일박하게 될 Three Rivers 까지 내려가는 길, 몇군데를 패키지 관광처럼 들려본다.

처음 간 곳은 General Grant Grove. 
산 아래 동네인 Fresno 에 비하면 시원한 편이지만 그래도 그늘이 더 좋은 날, 나무 속에서 오랫동안 무더위도 피해본다.
이 곳 사진만 올리긴 했지만 그래도 loop 한바퀴 빙~ 돌았답니다.

Alta 027.JPG

Alta 028.JPG

수명이 2000년 정도인 Coast Redwood 에 비해 얘네 Giant Sequoia 는 3400년 까지 산다고 한다.
더군다나 벌레, 곰팡이나 박테리아 등이 먹질(?) 못하기 때문에 썩어 없어지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이 쓰러져 터널이 되어 버린 나무는 100년 전에도 이 모습과 거의 비슷한 모양이었다고....
그렇담, 얼마나 저렇게 누워 있었고 또 언제 세상에 태어났을까.

Alta 034.JPG
남자분들은 뛰어 올라 저기에 매달리기도 하더만... 도움닿기 거리가 짧아서인지, 팔다리가 짧아서인지 1차 시기 실패.
그냥 뒤로 돌아가서 기념 촬영.


General Grant Grove 에서 동쪽으로 좁은 길 굽이굽이 올라가면, Panoramic Point .
북쪽의 Hume Lake 과 근처 숲이 시원하다. 저기서 캠핑하면서 며칠 푹 쉬어도 좋겠다고 생각해 본다.

Alta 046.JPG


여기 이 바위에 오르는 걸 시작으로...  산행내내 트레일 옆에 바위만 있으면 배낭 내려놓고 올라들 간다.
어쨌건, 조금이라도 높은 데서 보는 게 경치도 좋고 바람도 더 시원스러운 듯...

Alta 050.JPG

Alta 053.JPG

Alta 056.JPG

Panoramic Point 를 내려 오는 길, 오른 쪽 야생화 가득한 자그마한 들판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Alta 069.JPG


180번 도로를 따라 내려오다가, Overlook 에서 잠시 쉰다.
풍경이 한국 산을 닮았다고 좋아들 한다.  인물 & 풍경 사진은 산제비님 카메라에만 있는 듯...
꽃사진만 몇 장 찍어버렸다.

한국에도 이맘때면 피기 시작할까.... 잘 눈에 띄지는 않지만 가을에 없어서는 안될- 그대로 가을 풍경이 되어버리는,
Aster, 쑥부쟁이.

Alta 074.JPG

Jewelflower.   보라색꽃이 더 흔합니다.

Alta 077.JPG


다음 코스, General Sherman Tree.  세상에서 가장 크다는 나무다.

Alta 100.JPG

Alta 102.JPG
키마저 높은 이 나무를 한 컷에 모두 담으려고... 온갖 포즈가 동원되었다.

Alta Peak 561.JPG
제 사진을 올릴까 하다가,  특.별.히. 베이 산악회 차기 회장에 선출된 축하 선물로...ㅎㅎㅎ


Tunnel Log 에 들려 차로 한번 통과해 보고는 이제 공원을 떠날 시간.
내려오는 길이 장난이 아니다.  경사지고 좁고... 운전하는 사람은 힘들겠지만,  밑으로 내려다 보이는 계곡과 산에 절로 눈길이 간다.
길가 오른쪽 산 등성이에 Yucca 가 상당히 많이 보이는데, 철이 지난 때라 아쉽다. 크고 하얀 꽃들이 만개할 땐 정말 장관일 듯.

내려오는 길, 7시가 되어가는데도 온도가 점점 올라가더니 100도를 넘어선다.
Lodge 에 도착해 차문은 여니, 허~억.  장난이 아니다.
700미터 고지에서 태어나 어린시절을 보낸 산골처자라 더위엔 유독 약하답니다.

그래도 능소화 (Morning Calm, Trumpet Creeper) 가 만발해서 조금은 용서가 된다.

Alta 119.JPG

오후에 출발한 팀들은 이미 한시간전인 6시쯤 도착해 체크인을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서둘러 챠콜을 피우고, 이어 푸짐한 저녁시간... (Sting 님이 갈비와 와인을, 여장부님과 산이슬님이 밥과 반찬, 과일, 샐러드등을 준비해
오셨고, Duke 님이 맥주와 와인을... 그리고 일일이 다 기억 못해서 그냥 etc..)
더위에 다섯잔씩이나 마셔버린 와인에, 정신이 혼미해 진다.

Alta 128.JPG
(그.런.데.  음식 준비도 안 해간 벼룩과인 나, 그러고 보니 뒷정리도 하나도 안했다. 다음날도 마찬가지... 정말 면목없습니다.)emoticon

풀장에 들어가 잠시 물놀이를 했더니 그나마 개운해 지고, 다음 날의 거사를 위해 잠을 청해 보지만...
지난번 Shasta 에서의 기억이 되살아나서 불안불안. (아닌 게 아니라, 그냥 독방을 쓸까도 생각했었다. - -;;)
룸메이트였던 Pika & Sooji 님, 시끄러웠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에어콘 모터 소리만큼은 아니었기를...


오늘은 그냥 첫 날 얘기만...
이 지독한 가려움증을 극복하고 오늘밤 살아 남는다면...
내일 Alta Peak 후기 올리지요.

Mys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