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izona Trekking (3): Grand Canyon Up
어제 South Rim의 Mather Campground (7000 ft)에는 아침 일찍 살얼음이 살짝 얼 정도였지만 고도가 훨씬 낮은 Bright Angel Campground (2500 ft) 는 훨씬 포근했다. 모든 팀원들이 심한 일교차와 고도차로 인한 기온변화에도 잘 적응하여 아무 탈없이 새 날을 맞았다.
(01) Bright Angel Campground에서 떠날 준비를 마친 횐님들. 자, 오늘은 Bright Angel Trail로 Indian Garden까지 올라간다. 어제의 하강길을 무사히 그리고 거침없이 내려온 횐님들 얼굴에는 이제 Grand Canyon 산행에 대한 자신감과 여유가 가득하다.
(02) 캠프장을 떠나 곧 콜로라도강을 만나자 모두들 강가로 쪼르르.. 강변에 들고 있는 아침 햇살과 더불어 표정들이 모두 소녀처럼 밝고 맑다.
(03) 잠시후 Silver Bridge위의 이분들. 이 역시 가벼운 차림으로 소풍나온 명랑한 소녀들의 모습이지 지금 등에다 묵직한 짐들을 메고 그랜드 캐년의 back country를 산행하고 있는 사람들이라 여기기는 어렵다.
(04) trail을 따라가며 어제와 오늘 우리가 건넜던 콜로라도강의 두 다리 Black Bridge와 Silver Bridge에게 작별을 고한다. 언제 또 만날 수 있으려나..
(05) 이제 곧 trail은 콜로라도강을 떠나 Bright Angel Canyon을 따라 Rim 쪽으로 오르게 된다. 콜로라도강과 이렇게 불쑥 헤어져 버린다는 것이 웬지 아쉽다. 자주 만날 것도 아닌데.. 우리는 콜로라도강가의 Pipe Creek Beach로 내려가 이런 아쉬움을 조금이라도 달래고 가기로..
(06) 기분 같으면 이 강물에 걍 첨벙 뛰어들어 헤엄이라도 한번 신나게 치고 싶지만 여기는 수영금지이기도 하거니와 물이 무지 차다. 콜로라도의 눈녹은 물이 흘러와서 그런가.. 두루님은 지금 두발이 엄청 시리지만 그래도 콜로라도강이 좋아 꾹 참고 한없이 담그고 있는 중.
(07) 강가의 휴식으로 상큼하게 충전된 우리는 힘있게 Bright Angel Canyon으로 다시 들어선다. 콜로라도강은 떠났지만 계속 Pipe Creek 물소리와 벗하여 걸을 수 있으니 정겹고 좋다. 고개를 들면 위로 South Rim의 Mather Point쪽이 보인다. 여기서야 아직 까마득하지만 걷다보면 다시 저기에 이를 것이다.
(08) 오던 길을 되돌아 보니 뒤쪽은 이미 햇살이 가득하다. Canyon 끄트머리로 North Rim 의 자락도 보인다. North Rim 경치가 South Rim보다 더 쥐기더라고 하니 즉각 길동무가 다음에는 거기로 가서 함 내려오자고 벌써 보챈다. 첫 backpacking으로 요세미티에 따라가서는 울다시피 하던 사람이 이젠 내가 산행에 관한 무슨 말 꺼내기가 무서울 지경. 암튼 조아요...
(09) 지금까지 완만하게 올라오던 Bright Angel Trail이 첫 switchback으로 고도를 높인다. 햇살도 점점 많이 들기 시작하며 슬슬 지열을 높이고 있다.
(10) 그러나 이 정도의 switchback은 이제 식은 죽먹기. 모두들 단숨에 오른다.
(11) 점차 기온이 오르면서 온몸에 땀은 흐르지만 모두 꾸준히 걸어서 어느새 오늘의 숙영지인 Indian Garden에 가까와 온다. 쉬엄쉬엄 왔는데도 아직 시간이 채 정오가 되지 않았다. 대단들 하다. 이 정도면 내일 올라갈 Bright Angel Trail의 본격적인 오르막길도 모두에게 문제 없을 거라고 나는 내심으로 좋아라 한다.
(13) 옛날 인디언들이 작물 재배를 했다는 곳에 자리잡은 Indian Garden 캠프장은 back country 캠프장으로서는 여러가지가 분에 넘칠 정도로 훌륭하다. 각 사이트마다 지붕이 있는 식탁까지 갖추어 놓았으니.. 일찍 도착한 덕분에 넓고 편리한 곳에 자리를 잡아 텐트를 친 후 나는 시원한 그늘 아래서 오수를 즐겼다. 일어나 보니 수다떨기로 휴식을 하시던 이분들은 어느새 저녁식사 모드로..
(14) 더위가 적당히 가라앉은 시간 Plateau Point로 출발. Indian Garden에서 왕복 3마일의 거리. 말그대로 평탄한 곳이고 짐도 없어 산보같은 길이다.
(16) 사방으로 트인 이곳. 지난번에 왔을 때는 시간이 부족해 여기서 오래 머무르지 못했었다. 오늘은 보름달 뜨기를 기다려 이 광활한 Plateau를 가로지르며 Full Moon Walking까지 해 볼 작정이다. 어두워지기를 기다리는 동안 실컷 여기저기를 올려다 보기도 하고 내려다 보기도 한다. 우선 우리가 내려온 South Kaibab Trail 쪽과 또 올라갈 Bright Angel Trail 쪽을 파노라마로 담아 보고..
(17) 또 누군가가 한바퀴 휘 돌다가 오늘 우리가 올라온 trail곁으로 trail에서는 보이지 않던 숨은 폭포를 찾아내기도 하고..
(18) 날이 어스럼해 질 무렵, 한켠에서 콜로라도강쪽을 내려다보고 있던 아지랑님이 갑자기 와우~ 하고 소리를 지르신다. 너댓마리의 콘돌가족이 나와 콜로라도강의 깊은 협곡을 따라 한바탕 비행쇼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모두들 와우~
(19) 비행하는 콘돌들을 쫒아다니던 내 스마트폰 화면에 뭔가의 선명한 금빛 한점이 들어온다. 알고보니 마지막 석양빛을 받고 있는 아래쪽 암벽산의 끄트머리였다. 찍은 사진을 보니 카메라 화면속에 있던 그 영롱한 금빛은 아니지만 덕분에 아름다운 콜로라도강과 강변으로부터 우리가 걸어 올라온 Bright Angel Trail을 한번 더 볼 수 있어 좋다.
(20) South Rim쪽에도 오늘의 마지막 햇살이 드리워 진다. 이제 곧 어둠이 내리면 이번 산행에서는 다시 못 보게 될 곳들에게 작별인사를 하며 마지막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어제 우리에게 즐거움을 듬뿍 안겨다 주었던 South Kaibab Trail의 Ooh Aah Point, Cedar Ridge, Skeleton Point…
우리는 밤이 늦도록 Plateau Point의 널찍하고 평평한 바위에 드러누워 보름달 뜨기를 기다렸다. 시간이 깊어질수록 수많은 별들이 맑은 하늘을 수놓기는 했지만 보름달은 결국 그곳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고요한 Grand Canyon의 Plateau에서 Full Moon Walking까지 할 수 있었더라면 이번 산행은 그야말로 더할 나위 없는 환상이었으리라.. 그러나 아쉽지는 않다. 그것 없이도 Grand Canyon의 대자연은 우리에게 이미 과분하도록 베풀어 주었으니까..
(22) 산행의 마지막 날이 왔다. 동시에 오늘은 이번 산행의 클라이맥스. Bright Angel Trail의 그 유명한 switchback들을 올라가야하는 날이다. Indian Garden 캠프장을 떠나는 팀원들의 컨디션과 사기는 한마디로 자신만만. 특히 아지랑님은 지난밤 Plateau Point를 다녀오며 신내림을 받으신 듯 잠재해 있던 知性(?) 과 에너지가 작렬!
(23) Trail에 들어 서서 우리가 가야 할 South Rim쪽을 올려다 본다. 여러층의 어마어마한 절벽들이 우람하게 버티고 있어 비집고 올라갈 작은 틈새도 없어 보인다. 암튼 분명한 것은 이제는 단지 저 위에까지 힘겹게 오르기만 해야한다는 사실..
(25) trail을 턱 가로 막고 있는 높다란 붉은 절벽이 아무리 위협적으로 보여도 두루님과 길동무의 당당한 보무를 당해낼 재간은 없다.
(26) 우리의 Four Ladies가 내 스마트폰의 한 화면에 함께 들어 온다. 헐~ 이런 사진들을 찍다보니 지나가던 어떤 hiker들의 눈에 우리가 Mormon 가족으로 비치기도 했다는...
(27) 꽤 올라온 것 같은데 여전 South Rim은 까마득해 보인다. 그래도 새파란 아침 하늘을 배경으로 한 그랜드 캐년은 산뜻하고 싱그럽다.
(28) 3-Mile Resthouse 위의 굽이에서 지나온 길을 돌아 본다 . 어젯밤 널따란 바위에 드러누워 도란도란 얘기하며 밤하늘을 감상했던 Plateau Point, 그리고 우리에게 훌륭한 숙식처가 되어 주었던 Indian Garden.. 이제 모두 점점 멀어져 간다.
(29) 마지막 지층 한겹을 올라가는 좁고 가파른 switchback을 앞두고 잠시 숨고르기. 짐도 벗지 않고 쉬고 있는 이분들 아직 끄뜩도 없다. 장하십니다 . 힘내세요. 이제 거의 다 올라왔어요..
(30) 좁은 switchback 끝머리에 있는 first tunnel. 무사히 1차 관문을 통과하다.
(32) 마침내 솔바람님께서 Kolb Studio 앞을 돌고 계신다. Trailhead에 다 온 것이다. 이번 산행동안 특히 솔바람님께서 보여주신 체력과 정신력과 매너는 나에게는 그랜드 캐년에 못지 않은 또 하나의 경이로움이었다. 이번 산행을 위해 오랫동안 꾸준히 준비하고 연습하신 노력을 굳이 말씀은 안 하셨지만 나는 같이 산행하면서 잘 알아볼 수 있었다. 원거리의 팀산행을 할 사람들이 실로 본 받고 실천해야 할 훌륭한 귀감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33) 팀원 모두가 무사히 Bright Angel Trailhead로 올라왔다. 아주 멋있게 산행을 마친 것이다. 모두들 크게 hug를 하며 축하를 하고 동료들에 대한 감사도 서로 나눈다. 무엇보다 스스로 해 냈다는 자신에 대한 뿌듯함이 가장 크고 깊은 순간이다.
(34) 이제 Bright Angel Trailhead에서 우리가 올라온 쪽을 향해 나의 마지막 눈길을 보내며 이곳에 작별을 고한다. 2박3일이라는 그리 길지 않은 backpacking 이었지만 여기처럼 이렇게 모든 것이 intensive한 코스도 드물 것이다. 여기서 만났던 한순간 한순간 여기서 보았던 한장면 한장면들은 나의 기억에 그리고 같이 산행한 동료들의 기억에 그만큼 오래오래 남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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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동무님의 열혈팬 아리송 즐감하고 갑니다. 화려한 글솜씨에 빼어난 사진들 나이를 잊게하는 4명의 깃털낭자들이 한데 어울려서 어디에서도 볼수없는 멋진 산행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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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동무님이 멋진곳에서 하나하나 세워놓고 독사진을 찍어 주는것을 본
미국 아줌마 " 저 사람들은 몰몬 인가봐.."
미국 아저씨 " 왜 그런데? "
미국 아줌마 " 저 남자는 여자 셋을 데리고 다녀 , 와이프들인가봐."
그들 옆을 방금 스쳐 지나가던 아지랑 " 제가 넷째 와아프인데요.... " 하고... 말하려다가 꾸~욱 참았읍니다.
역사적으로 주변에 몰몬 신자들이 세운 작은 타운이 많다보니 이런 헤프닝도....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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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이라도 사진속으로 뛰어들어가 함께 산행하고 싶군요. 산행후기 일이삼탄 감탄사를 연발하며 눈요기(호강)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축하드립니다. 수고많이하셨습니다. 건강한모습으로 뵙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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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산동무님.
2,3일차 후기도 분명 올리실꺼라는 믿음을 가졌는데 예측이 맞았네요.
저는 혹시 카메라 배터리 소진으로 2일차 3일차 후기 올리지 않으신건 아닌가 하는 기우가
있었는데 산동무님 같은 베테랑 분이 준비 철저히 하지 않을리가 없겠지요.
저희는 첫날 배터리 잔량 체크도 않고 너무 많이 사진 찍는 바람에
2,3일차 사진 제대로 못 찍었시유. 다행히 가을비님 카메라가 먼지 오염으로 줌 고장, 2일차에 다시 작동해서
계속 사진 찍을 수 있었시유.
그리고 한솔님 카메라가 백업 역활을 톡톡히 했구요?( 늦은 조우로 아마 빨리 내려 오는데 신경 쓰시느라 사진 찍을 여유가 없으셨든듯)
먹을것은 너무 넉넉해서 다 먹지 못하고 가져 온것도 꽤나 됨
이른비님 위험한 곳 내려 오시지 못해 폭포 보지 못하셨는데 잘 보셨으리라 생각 됩니다.
아뭏튼 사진이 최고인기라. 일주일 전에 같다왔는데도 생각이 나질 않아 생각이.
좋은 사진 즐감하고 좋은 경험 리마인드 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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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바람님은 저보다 훨씬 무거운 베낭을 지고도 어떻게나 빠르게 걸으시는지.. 오마이갓..
정말 나이는숫자에 불구하다는것을 이번에 확실히 깨달았읍니다. 솔바람님, 존경 합니다.
제가 20 대때 그랜드 케년을 내려다 보면서, 저 밑에 보이는 콜로라도 강까지 내려 갔다가 올라오지 못하면
큰일나는 곳 인줄만 알았읍니다.
그 당시에는 백퍀킹 등산 기구도 지금처럼 발달되어 있지 않아서 인지,
무거운 베낭메고 트레일을 올라오는사람을 딱 한명밖에 못 봤읍니다.
그사람 얼굴이..아래로 내려 갈때는 젊은남자 였었는데, 올라 올때는 너무 힘들어서 늙은이로 변한것 처럼 보였읍니다.
다시 10 여년전에 그랜드 케년을 갔을때도 내가 저기 아래로 내려 갔다 올라 오는건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읍니다.
지금은 제가 그곳을 다녀 갔었다는게 꿈만 같읍니다. 산동무님께 감사 드립니다.
여러분도 꼭 한번 도전해 보세요. 정말 멋진 트레일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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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도 산행이지만, 셔터를 누르고 싶은 장면들이 많이 있네요.
애들 한테서 자유(?) 할때 까지는 아마도 그림의 떡일듯....ㅠㅠㅠㅠㅠㅠ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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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동무님, 사진 찍으시랴 산행 리드하시며 우리들을 챙겨 주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셧습니다.
그리고 산동무님의 경험과 잘 짜여진 산행 계획으로 저는 너무도 편한 잊지못할 산행을 했습니다.
덕택에 저도 많은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Bucket List 에서 한가지 줄었습니다.
그리고 아지랑님의 Plateau Point 에서 바람처럽 빠른속도, 아마 두고두고 생각날것 같습니다.
다시 고개드는 욕심, 다음은 north rim?
아지랑님 말대로 가보시지 않은 분들께 강추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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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teau Point 에서는 달도없는 밤이라서 트레일은 점점 캄캄해지고,
방울뱀 귀신이 뒤에서 다리 종아리를 꽉 물을까봐 저는 혼비백산이 되어서 그만.... 평소의 제가 아니었읍니다.
솔바람님, North Dome 이 더 멋지다고 누가 귀뜸을 해주던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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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습니다대자연이...함께하는 솔바람님 산동문님 길동무님 아지랑님 두루님아름답네요.이번 기회가 참 좋았는데, 무척이나 아쉽고 부럽고 막 그러네요...축하드립니다. 모두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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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살을 조금더 보탠다면 아침 일찍
Bright Angels 로 내려와 충분한 휴식 그리고 1~2박
담날은 14마일의 North Rim으로가 또 1~2박 그리고
다시 Bright Angels 로 되돌아와 1박
담날 Indian Garden 에서 마지막 밤
이른 아침 Switch Back 으로 마무리 4박 5일이나
6박 7일로 여정을 꾸렷으면 좋겠다는 계획을 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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