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초여름 답지 않은 선선한 날씨가 이어졌다. 어제 오후부터는 더워지는가 싶더니 아침부터 햇빛이 쏟아지는 느낌은 여름 날씨로 접어들었지 싶다. 생각보다 먼 듯한 오늘의 부타노 산행은 오늘로써 세 번째이다. 오랜만에 나온 산동무님,길동무님, 나야님, 그리고 처음 뵌 돈키오테님과 인사를 나누며 둥그렇게 모여 인원 점검을 하니 31명이나 되었다. 이곳은 언제나 걷고 싶은 Trail의 하나로 마음에 흡족하다. 적당히 밟히는 낙엽의 느낌과 하늘을 가려버린 울창한 나무들의 쭉쭉 빵빵의 모습은 가슴을 후련하게 해준다.
한 줄로 오르는 흰님들의 가방은 오늘따라 유난히 커 보이며 무거워 보인다. 아 ! 오늘이 비비고의 산행이었지 ㅎㅎ
그리 힘들지 않은 길을 시간 반쯤 오르니 삼거리가 나오며 한쪽은 제법 큰길로 소방도로인듯하다. 우리는 그곳을 택해서
약간의 경사진 길을 오른다. 얼마후, 뒤를 돌아보니 이즈리와 보스톤님, 불루문님이 중간 구룹을 형성하고 있었다. 선두 구룹은 먼저 떠나 보내고 뒤에 오는 네명(벽송님, 한솔님, 아리송님, 삼순이님)을 기다릴 겸 잠시 쉬면서 가기로 했다. 올 시간이 됐는데도 보이지 않아서 연락을 해보니 아래 삼거리에서 다른 길로 가고 있는 중이었다. 즉시 선두 구룹인 베어님과 연락해서 우리는 바로 위에 있는 선두 구룹으로 가기로 하고 베어님이 내려가서 같이 올라 오기로 했다. 한 오 분 쯤 오르니 벌써 좌판 벌여 놓고 흰님들의 비비고의 웃음소리가 산등성을 넘어 가득하다.
모든 것은 준비가 되었는데 제일 중요한 것을 맡으신 벽송님의 고추장과 김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항상 그랬지만, 오늘만큼 31명의 흰님들이 벽송님을 기다려 본적은 없었을것을 ㅎㅎ 오늘 자연님이 있다면 능숙한 솜씨로 해치울것을, Vinyl장갑을 끼고 있는 강토님과 나야님의 손이 유난히 커 보인다. 귀한 비빔밥이 넘쳐 땅에 떨어질 것 같은 느낌도 들면서... 곧이어 쏜살같이 내려간 베어님은 네 명의 흰님을 인도하여 도착이 되어 비비고의 전쟁은 시작되었다. 한 쪽에서는 이른비님, 베어님, 아리송님의 미소 Soup의 구수한 조선사람 냄새가 식욕을 돋운다. 흘러넘치는 사랑과 우애를 담은 비빔밥은 이렇게 깊은 산 속에서 만들어져간다. 뭐라 해도 즐거움의 으뜸은 먹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며 양푼(?)에서 떠준 특별한 점심을 먹으면서 유쾌한 시간도 저물어져 간다. 점심후의 하산길은 꼬불꼬불한 내리막길이 되어진다.
좋지않은 경제로 말미암은 정비가 잘 안된 하산길이다. 간혹 팔뚝을 찌르는 앳된 나뭇가지들은 다시 찾아오라는 애교스러운 아픔 으로변한다.한시간 반가량의 특이한 내리막길은 이곳만의 산행의 묘미라고 하겠다. 얼마쯤 왔을까 언제나 숲속 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파킹장의 자동차의 모습은 반가움과 아쉬움을 남겨 놓는다. 우리들은 잠시 후에 적당한 공간에 놓여진 테블위에 길동무님이 준비한 시원한 수박과 케잌을 먹으며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눈다. 그것이 비록 하찮은 이야기라해도... 우리에게는 이 순간이 더 소중해 보인다. 아니 그것이 더 솔찍하고 담백한 이야기들이 아닐까!
헤어짐은 만남을 기약하는것을 알기에 우리는 오늘의 하루해를 마감한다.
아디오스 .........!
P.S. 직장 관계로 바쁜날에도 산행을 이끌어주신 강토님에게 고맙습니다.
조은님과 모모님의 안부는 새벽소리님으로부터 잘 전해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