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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15 21:44

Winnemucca Lake 산행

조회 수 4046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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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만에 Lake Tahoe 쪽으로 떠나는 산행길은 어린아이가 소풍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듯이 무척 설레임을 느꼈다. 이민 왔을 때, 관광 겸 취직 관계를 알아보러 몇 번 다녀 본 이후로는 타호쪽 으로는 갈 일이 없었다. 그래서 산행공지가 올랐을 때 C급 체력으로 장시간 운전을 마치고 꽃 구경을 겸한 산행을 할 수 있을까 하고 걱정도 되었지만 한주 전부터 몸 관리를 하며, 떠나는 날에는 4시에 기상하여 동이 트기 전의 선선한 날씨와 함께 기분이 상쾌하였다. 5시쯤 약간은 희미한 도로에서 오늘같이 부지런을 떨며 운전을 하기는 무척 오랜만이다. 쭈욱 곧게 뻗은 고속도로 에서의 이런저런 세상 사는 이야기를 하며 가는 새벽길은 새댁님을 맞이한 신랑이 푸듯 한 이야기를 나누기에 좋은 시간이리라...  언제나 집에서의 두 사람과 자동차 안에서의 두 사람의 말벗은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딱히 뭐라고 표현 할 수는 없지만, 좁은 공간에서의 대화는 더 생각하며 진지한 말을 하게 되는듯싶다.
 
어느덧 싸크라 멘또! 시간을 보니 7시를 치러간다. 토요일 이른 시간에는 맥다방에서의 커피와 간단한 요기에 익숙했던 때라 후리웨이 선상에 있는 맥다방에 차를 대고 들어선다. 한적한 동네에 있는 맥다방은 꾸밈새가 떨어지는 순수함이 더욱 정겹다. 투박해 보이는 의자와 오래된 소품들, 한쪽에는 잠이 없는 황혼의 노인분들이 이른 아침에 옹기종기 모여서 대화를 나눈다. 그 모습이  자꾸 눈에 밟히는 것은 왜일까! 잊어버리자 하면서도 커피를 마시며 힐긋힐긋 쳐다 보게 된다.
 
30분간의 여유로움을 가질 수 있게 부지럼을 떨었던 나 자신을 칭찬하며 한 시간 남짓 남은 시간을 향해 출발이다. 오랜만에 높은 산을 향해 굽이굽이 도는 운전이 스릴과 젊음을 느끼게 해서 좋았다. 산사나이님 지시대로 싸크라 멘또에서 70마일을 더 가니 사업체인 gas station이 보인다. 그곳에 도착한 우리 팀과 다른 일행인 교회 식구분 들과의 인사를 나누니 대략 열일곱 분으로 생각되는 분과 함께 하는 산행이 시작되었다. 차 4대로 산행지의 출발점으로 떠나는 호수와 함께하는 길과, 잠시 쉬어가며 산사나이님의 안내로 위에서 내려다본 호수는 환상적이었다.
 
자! 이제는 도착해서 오르는 길이다. 맑은 하늘, 상쾌한 공기, 녹아내리기 싫어서 머물고 있는 산등성이의 잔설들, 산에 넓게 드리운 야생화, 적당히 군데군데 드리운 바위들, 하나님이 만들어 놓으신 이 자연님을 누가 감탄하지 않겠는가. 등산화에 부딪히는 돌님과의 오랜만의 산행은 시작되었고, 유머러스한 말을 잘하는 뫼산님과의 산행도 더욱 귀를 즐겁게 하였으며, 오늘따라 고산증이란 무엇인가를 어렴풋이 느껴도 본다.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을 준비하며 약속한 날짜에 정확히 시행한 산사이님의 배려를 본드님의 접착제로 늘 그 분의 마음속에 굳게 붙여 주시리라. 오늘은  오르면서 종 종 만나는 맑은 호수, 그리고 9000 Feet의 산등성이의 잔설에 앉아보는 소중한 경험을 가졌다. 점심 후 내려오는 길에 산지기님이 잠시 보이질 않는다. 아마도 산과의 이별이 싫어서 더 데이트하는 시간을 가지셨으리라...
오늘 같이한 산사나이님의 친구분과 교회식구분 모두 반가웠습니다.

산행을 이끌어 주신 산사나이님,
모임이 다른 두 팀을 행복한 하루로 마무리 짓도록 하신 보살핌과 더욱이 산처녀님은 정을 듬뿍 담아 여러 흰님에게 베풀어 주신 뒷풀이를 고맙게 생각합니다. 두 분 늘 건강하시고 편안하세요.

P.S. 우리는 리노를 거쳐서 월요일 오후에 도착한 관계로 지금에야 몇 자 적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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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싸 2013.07.15 21:56

    차근차근 글을 읽어 내려 오니까, 무심님과 함께
    한발한발 걷고 있는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담에는 무심님과 함께 카풀을 해 보아야 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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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nbee 2013.07.15 23:56
    무심님

    차분해지는  글, 따뜻하게 잘 읽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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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드 2013.07.16 00:27
    겨우내 하얀 고독을
    쌓아 놓고 기다렸다.
    구름 뒤로 태양이 빛나고 있듯
    얼어붙은 땅속으로도
    이듬해를 위한 꽃은
    준비되어 가고 있었다.
    한낮이 길어져 가면
    훈풍 불 날도 있겠지.
    칠월의 태양이
    꽃을 만나러 온 어느 날
    사라졌어야 할 잔설 한 더미가
    녹아내리기 싫어
    산등성이에 머물고 있다.

    ... 무심님 글의 한 귀절을 인용해 끄적여 봅니다.


    (이상은 http://speller.cs.pusan.ac.kr/ 제공으로 표준맞춤법으로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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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지랑 2013.08.05 20:56
    본드님은 시도 잘쓰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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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sim 2013.08.06 11:50
    아지랑님,
    이번 산행에서 잘 쓰셨다고 본드님에게 칭찬을 했습니다.
    그동안 누군가 댓글을 달겠지 했는데 드디어 아지랑님이...  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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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지랑 2013.08.06 13:08
    저는 시 잘쓰시는 분들이 제일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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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싸 2013.08.06 15:26

    이제 와서 얘기지만...
    너무 좋은 글을 보면 말문이 막힐때도 있습니다.
    댓글조차 달기 어려울 정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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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드 2013.08.06 22:00
    저도 말문이 막히네요. ^^ 좋게 보셨다면 안목이 높으신 걸로... ㅎㅎ (상생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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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은 2013.07.16 11:02

    무심님 글솜씨 여전하십니다.  모두들 안녕하시지요. 저는 아직도 한국에서 무더운 여름날을 보내고 있답니다. 이제 한달후에는
    산행을 함께 할수있다는 생각을 하며 기다립니다.  횐님들 건강을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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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송 2013.07.16 18:50
    동영상이나 사진을 통한것과는 또 다른 감동이 있는 후기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작년 아지랑님 후기이후 무척 가고 싶은데 였는데 
    올해는 놓쳐 버렸네요. 집사람이랑 둘만 가보기에는 애들 땜시 부담도 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