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Paintbrush-Cascade Canyon Loop 산행을 마친 우리는 이튿날 Grand Teton을 떠나 Yellowstone 으로 향했다. 인접한 이 두 국립공원 사이로 Continental Divide가 지나가고 있다. 남북 아메리카 대륙을 동서로 나누는 이 Divide를 경계로 물들이 각각 태평양과 대서양으로 흘러 들어 가는 것이다. 비슷한 지점에서 발원하지만 Grand Teton의 Snake River은 흘러흘러 태평양으로, Yellowstone의 Yellowstone River은 흘러흘러 대서양으로..
(02) 산짐승이 많은 Grand Teton에서는 예상외로 동물들을 많이 만나지 못했다. 예년보다 기온이 높아 동물들이 잘 움직이지 않는단다. Yellowstone에 들어서자 뿔이 아주 근사하게 생긴 엘크가 먼저 선을 보인다.
(03) 예약해 놓은 캠프장으로 가기전 광활한 Yellowstone Lake 의 서쪽 호변에 있는 West Thumb Geyser Basin을 돌아본다. 전에도 그랬지만 여기서는 맑은 호수속 바닥에서 귀여운 모양을 하고 온천수를 뽀글뽀글 뿜고 있는 이 녀석 (Fishing Cone) 한테 가장 끌린다.
(04) 우리의 Yellowstone Home. 별장이란게 뭐 따로 있더냐.. 가고 싶은 곳에 가서 걍 세우면 되는 것을… ㅎㅎ
(05) 근데 이건 뭥미?? 앞집 캠프 곁에 천연덕스럽게 쭈그리고 앉아 풀을 뜯고 있는 버팔로 (bison) 들. 이 넘들을 보니 우리가 정말 Yellowstone에 와 있구나 하는 것을 실감.
(06) Yellowstone에서의 첫 아침. 오늘은 호수 건너편에 있는 Avalanche Peak으로 산행가는 날. 빡세지만 길지 않은 코스라 가기전 Yellowstone Lake 에서 준비운동 삼아 두어 시간 kayaking. 이른 아침 햇살속에서 고요한 호숫물 가르는 소리가 참 듣기 좋다.
(07) Yellowstone의 East Gate 쪽에 있는 Avalanche Peak Trailhead. 왕복 5 마일의 짧은 산행이지만 상당히 빡센 곳. Yellowstone에서 panoramic view가 가장 좋은 봉우리 중의 하나라고 알려져 있다. 산행 코스의 성격이 이래저래 요세미티의 Mt Dana 스타일이다.
(08) Trail 초반부는 Mt Dana 처럼 숲길이지만 여기도 1988년 Yellowstone Fire의 피해 지역이라 죽은 나무들이 즐비하다. 그러나 새 생명들이 파릇파릇하게 성장하는 모습들도 완연하다. (이번 Yellowstone 여행중 무척이나 인상 깊었던 한 가지는 새로운 나무들이 자라 1988 산불로 떼죽음을 한 나무들을 이미 많이 대체하고 있던 반가운 모습이었다.)
(09) 예끼 이 노~옴! 숙녀가 볼 일을 보시거늘… 암튼 사슴들 중에서는
Yellowstone 사슴들 빛깔이 최고로 고운 것 같다.
(10) 숲길 오르막을 벗어나자 홀연히 나무들이 몽땅 없어지는 treeline. 오른쪽 능선의 가장 높은 곳이 Avalanche Peak이다. 이처럼 멀리서 보면 그저 평범한 민둥산으로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그렇지 않다.
(11) Treeline부터는 이같은 돌무더기 길이 구불구불 정상으로 이어진다. 이 구간은 가파르기도 하거니와 내딛는 발걸음마다 자꾸 미끄러져 내리니 에너지도 많이 소요되고 성가시기도 하다. 내가 왜 사서 이런 데서 이런 고생을 하고 있나 싶다. 알다가도 모를 일은 그러고도 다음에 또 찾아서 간다는 사실. 그것도 잔뜩 신나고 즐거운 마음으로…
(12) 드디어 오르막 switchback이 끝나는 꼭대기 능선에 올랐다. 사방으로 모든 시야가 확 트이며 아래편 호숫가에서는 끝도 없어 보이던 Yellowstone Lake의 전체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호수의 뒷쪽으로는 반가운 Grand Teton의 봉우리들도 보이고..
(13) 우리가 올라온 trail 쪽의 산군들. 고봉들이라 아직 눈을 머금고 있는 곳이 많다.
(14) Avalanche Peak 정상에 서 기념 사진 한 장. 근데 여기는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15) 바람때문에 점심 먹기도 힘들 정도인데 이처럼 돌을 쌓아 만들어 놓은 shelter가 Avalanche Peak에 몇 개나 만들어져 있다.
Shelter 속에 앉아 있으면 거짓말처럼 바람을 못 느낀다. 산행을 하다보면 외진 곳에서 험한 환경에 속절없이 노출되기가 일쑤인데 이런 배려들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 지 모른다. 누가 만들어 놓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산행하면서 참으로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 것들이다.
(16) 완전 돌무더기인 꼭대기 능선의 한켠으로 흙이 살짝 덮혀 있고 그 위로 이런 꽃밭이 만들어져 있다 . 자연의 생명력은 위대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17) 산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Fishing Bridge Visitor
Center에 들러
Yellowstone 동물들의 여러가지 박제들을 구경. 천정에 걸린 온갖 뿔들로 만든샹들리에가 흥미롭다. Yellowstone은 워낙 방대하고 다양한 곳이라 곳곳에 있는 Visitor Center들이Yellowstone에 관한 각각 다른 주제의 정보를 담당하며 전시도 하고 있다. 시간을 내어 하나씩 둘러 보는 것도 재미있다.
(18) 그 다음 방문지는 Hayden Valley에 있는 Mud Volcano.
그야말로 부글부글 끓고 있는 진흙탕.
(19) Mud Volcano 지역에서는 Dragon Mouth Spring이 라는 이 간헐천이 아주 재미있다. 용의 입처럼 연기를 뿜으며 용이 포효하는 듯한 소리까지 낸다. 누구나 여기서 잠시나마 상상의 세계를 즐기는 듯.
(20) 그러나 오늘은 여기가 최고의 인기를 누린다. 집채만한 대빵 버팔로 한 마리가 온천가에서 유유자적 스팀사우나를 즐기고 있다. 온천수의 온도가 높아 피어오르는 증기 옆에 서 있기만 해도 후끈후끈한데 이 녀석은 그 중앙에 꿈쩍 않고 앉아 있다. 아주 재미있고 우스꽝스러운 한 장면.
(21) Grand Canyon of Yellowstone. 내일의 좀 긴 산행을 앞두고 오늘은 이
Canyon의 South 와 North Rim Trail들을 한가롭게 소요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22) North Rime의 Inspiration Point 에서 보는 Yellowstone 강과 Canyon.
(23) Upper Yellowstone Falls. Yellowstone Lake 에서 흘러내려 온 강물이라 수량이 대단하다.
(24) South Rim에 있는 Uncle Tom’s Trail. 지난날 Uncle Tom이라는 사람이 사다리와 밧줄을 이용해 돈을 받고 관광객들을 Lower Falls 의 base까지 내려가 구경하게 했던 곳. 지금은 철계단으로 바뀌었지만 Lower Falls 가 만들어 내는 물보라와 무지개를 보며 오르내리는 재미가 정말 쏠쏠한 곳이다.
(25) Uncle Tom’s Trail의 최하단에서 보는 Yellowstone Lower Falls.
(26) Artist Point에서 보는 Lower Falls.
볼 때마다 여기의 setting은 역시 대자연이 만든 한 폭의 완벽한 그림이다. 내가 지금까지 보아온 폭포중에서 Yellowstone Lower Falls를 가장 좋아하는 까닭이다.
(27) 이미 수많은 화가들이 그러했듯 오늘은 이 사람도 이곳을 그의 화폭에 담고 있다.
(28) 못 생긴 사람들이 들어가서 이 형용할 수 없는 대자연의 경관을 망치고 있는 경향이 농후하지만 그래도 기념으로 한 장… (사진 찍으면서 자연에게 대단히 죄송스럽더라는…)
(29) 아직 해가 중천이라 드라이브 삼아 Norris Geyser Basin으로. 여기서는 이 Steam Boat 라는 온천이 돋보인다. 자주 분출되는 온천수도 볼 만하고 Basin을 휘이 한 바퀴 돌아 여기까지 오는 trail도 유유자적한 기분으로 걸어 볼 만하다.
(30) 다음날 Yellowstone의 북동쪽 끄트머리에 있는 Pebble Creek Trail 산행에 나섰다. 이른 아침 시원한 Lamar Valley를 드라이브하는 것이 기분을 아주 상쾌하게 한다. 길게 뻗은 널찍한 초원을 끼고 있는 Lamar Valley에는 Yellowstone 에서 가장 많은 동물들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1) 수많은 버팔로가 초원 여기저기에서 무리를 지어 있는 것은 Lamar Valley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정경이다.
(32) 유유자적 이동하며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는 버팔로 가족. 어린 새끼들은 보통 소의 송아지와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비슷하고 귀엽다.
(33) Yellowstone은 flying 낚시의 천국이기도 하다. 특히 동북쪽에 있는 Lamar River과 Soda Butte Creek 에서 낚시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의외로 여성들이 상당히 많다.
(34) Trailhead 가 가까와 올 무렵 한 무리의 사람들이 큼직한 망원경을 펼쳐 놓고 멋있는 바위산 (Barronette Peak, 10442ft)
앞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보고 있다. 육안으로는 특별한 것이 보이지 않는데 한 친절한 아저씨가 망원경을 맞추어 주면서 우리에게도 보도록 해 준다. 까마득하고 험준한 바위벽을 타고 걸어가고 있는 하얀 산양 가족들이다. 이렇게 열정적으로 야생 동물들을 찾고 관찰하는 모습도 Yellowstone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광경.
(35) Yellowstone의 Northeast Entrance (Montana주) 에 가까이 있는 Pebble Creek Trailhead에 도착.
(36) Trail에 들어서자말자 가득 피어 있는 노란 들꽃들이 우리를 맞이한다.
(37) 초반의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노라면 이 trail이 상당히 빡세고 틀림없이 고도변화가 클 것 같다. 그러나 1 마일쯤 오르면 갑자기 오르막이 끝나면서 온갖 들꽃이 그야말로 가득한 고산 평원이 계속 펼쳐진다. Trail의 변화가 이처럼 dramatic하고 상상을 뛰어넘는 곳은 처음이다.
(38) 봄철의 이 트레일은 처음부터 끝까지가 들꽃, 들꽃, 들꽃의 천지라고 여기면 된다. 내 생애 한 지역에서 이렇게 많은 들꽃을 이처럼 한꺼번에 본 것도 처음이다. 이곳은 Yellowstone에서 좀 구석진 곳에 있어 산행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우리가 산행중에 유일하게 만난 사람들은 1박2일 가족 backpacking으로 들꽃 나들이에 나선 이곳을 잘 아는 몬타나주 토박이들 뿐이었다.
(39) 이곳은 들꽃뿐만 아니라 자연 경관도 아주 수려하다. 우리가 여기 오면서 망원경으로 산양을 봤던 Barronette Peak과 그와 흡사하게 생긴 멋진 바위산인 Cutoff Mt 사이의 valley. 그 valley에 펼쳐진 들꽃 초원 사이로 Pebble Creek 이 흐르고 있다.
(40) 본래 우리는 교통편때문에 여기 (Bliss Pass Trail Junction)
까지만 산행하고 오던 길을 되돌아 가려고 했다 (왕복 11 마일). 하지만 이미 들꽃 재미에 홀라당 빠져버린 우리는 여기서 중단을 못하고 Pebble Creek Campground 까지 계속 나아가기로 (12 마일). 그쪽은 두고 온 우리 자동차와 반대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에라, 가고 보자!
Hitchhiking 하면 되겠지..
(41) 고지평원이 산록으로 바뀌어도 들꽃의 향연은 그칠 줄 모른다. 길동무의 얼굴에도 내내 행복한 함박 웃음이 떠날 줄을 모르고…
(한동안 길동무한테 꽃 한송이 안 사 주어도 별탈 없지 싶다.)
(42) 이 trail을 산행하는 동안 Pebble Creek을 모두 4 번 건너야 한다. 잠시 잠시 귀찮을 수도 있지만 비교적 장거리인 산행에서 자연스럽게 발의 피로도 풀어 주고 휴식도 할 수 있는 기회다.